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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바이오디젤 보급을 위한 선결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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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디젤 보급을 위한 선결과제


- 김 신 석유가스신문 편집국장 -

"국제유가의 상승은 국내물가와 무역수지, 그리고 경제성장률 등 국내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국제유가의 상승은 원유를 중간재로 사용하는 모든 상품가격을 상승시킬 뿐만 아니라 이들 제품을 다시 중간재로 사용하는 관련제품의 가격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쳐 국내 물가를 상승시킨다. 또한 국제유가의 상승은 원유수입 증가와 수출감소를 초래함으로써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원유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국제유가가 상승하더라도 원유 수입물량을 크게 줄이기가 곤란하여 국제유가 상승은 바로 원유수입 금액 증가로 연결된다. 반면, 수출은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 저하로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수입증가, 수출감소, 그리고 국내물가의 상승에 따른 소비 및 투자의 위축은 국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성장 둔화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의 지속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두 가지 측면에서 나타난다."


이처럼 중요한 시점에서 바이오디젤시장이 안고 있는 문제점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의무화 앞선 마지막 실험무대, 시장에 맡겨라

지난 3월 2일 정유사는 바이오디젤 자발적 의무 구매와 관련해 정부와 협약을 맺었다.
오는 7월 이후 2008년 상반기까지 해마다 9만톤의 바이오디젤을 의무적으로 구매해 경유에 혼합해 공급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당시의 이벤트에는 2002년 바이오디젤의 시범보급사업부터 몸을 담아온 가야에너지와 BDK 등 2개사와 비앤디에너지, 쓰리엠안전환경개발, 단석산업 등 모두 8개의 바이오디젤 생산 관련 회사가 참여했다.
이 당시까지만 해도 바이오디젤 생산사업에 대기업이 공식적으로 참여하려는 움직임은 최소한 외형적으로는 포착되지 않았고 당시 협약식에 참석했던 8개 중소업체들은 정유사들이 약속한 구매물량을 자신들이 나눠 갖게 될 것으로 확신했을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그 이후 대기업군의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서 판도변화가 불가피하게 됐고 기득권 공방이 본격화되고 있다.
가야에너지(구 신한에너지)와 BDK(구 신양현미유)는 지난 4년여의 시범보급사업에서 바이오디젤의 환경친화적인 기능과 시장성, 유통 타당성 등을 직접 검증하는 선도기업의 역할을 수행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과정에서 바이오디젤 특유의 저온성능 결함과 경유와의 혼합비율 미 준수에 따른 유통질서 문란행위 같은 다양한 문제점이 도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범보급사업이라는 것이 본 보급에 앞서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개선점을 찾는 것이 목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현실적인 바이오디젤의 보급 모델로 ‘BD5’를 선택하고 ‘BD20’의 주유소 유통을 7월 이후부터 제한키로 한 것 역시 시범보급사업의 성과였고 그 사업을 주도했던 가야에너지와 BDK의 역할은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나머지 중소 업체들 역시 품질기준 설정 등 정부가 주도하는 법제화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왔고 정유사의 바이오디젤 자발적 구매 협약에도 주빈(主賓)으로 참여했다.
이들 업체들이 지난 3월 정부와 정유사간 맺은 구매협약과 관련해서 일정 수준의 지분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가격·품질·수급안정에 냉철한 검증 이뤄져야

심정적으로는 이들 중소업체들에게 기득권을 보장해주는 것이 상당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다만 자유시장경제에서 법률에 규정되지 않는 기득권은 특혜가 될 수 밖에 없고 두고 두고 시비꺼리를 제공하게 된다.
특히 오는 7월 정유사들이 경유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는 것은 법률적인 근거에 의존하지 않고 자발적인 의사로 이뤄지는 것들로 공급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의 자유로움도 보장되는 것이 맞다.
대기업의 사업다각화에서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제정된 중소기업 고유업종에는 바이오디젤 산업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있고 그나마 올해안에 모든 중소기업 고유업종이 해제될 예정이다.
바이오디젤 생산사업 진입을 추진중인 대기업들이 기업공개된 회사들로 수많은 주주들의 이익이 걸려 있는 중요한 사업을 단순한 인정상의 이유로 포기하는 것도 시장 논리상 맞지 않다.
더구나 바이오디젤은 석유대체개념의 연료로 안정적인 품질이 요구되고 철저한 수급안보가 필수적이다.
구매자 입장인 정유사들이 바이오디젤 공급사업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회사의 재무제표와 안정적인 원료수급, 품질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것은 에너지는 곧 국가안보와 직결되고 품질은 자동차의 성능이나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정유사가 올해 하반기에 구매해야 하는 쿼터물량을 동절기 진입 이전의 3개월 동안 모두 구매해 소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는데는 바이오디젤의 저온성능이 떨어져 정유사가 생산하는 동절기 경유의 품질에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경유의 대표적인 저온성능인 유동점과 필터막힘점의 동절기 법정 기준이 각각 -17.5℃와 -16℃ 이하이지만 정유사들은 -20℃이하로 훨씬 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출시하고 있다.
비록 소량이기는 하지만 저온성능이 열악한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경유가 동절기 이상을 일으킬 경우 그 모든 책임은 정유사가 질 수 밖에 없고 신뢰성에도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
PL(Product Liability, 제조물 책임)법 시행으로 품질관리에 대한 정유사들의 압박강도는 더 크다.
생산업체들이 원료를 안정적으로 조달하지 못할 경우 바이오디젤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할 수 있다는 점도 정유사들이 우려하는 대목이다.
업체간의 가격경쟁력도 관건이다.
이 때문에 정유사들은 바이오디젤 생산업체를 복수로 선정해 최소한의 안정성을 담보받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복수로 선정되는 업체중에는 수급이나 품질안정성에 대한 신뢰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대기업이 포함되기를 내심 바라는 눈치다.
하지만 최근 정부의 행보는 대기업들의 바이오디젤 시장 진입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오해받을 수 있는 여지들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산자부 이원걸차관은 최근의 기자브리핑에서 "일부 대기업이 팜유로부터 추출한 바이오디젤 원액 등 열대성 바이오 원료의 수입을 추진 중이지만 자동차 연료로 적합한지 등에 대한 실증연구가 필요하다"며 "실증연구가 끝나기 전까지는 도입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오디젤 생산업체중 팜유를 원료로 제시한 회사는 모 대기업이 유일하고 결국 이 회사의 시장 진입을 당장은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유채나 대두유에 비해 팜유의 저온성능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별도의 실증실험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궁색한 점이 없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간 정부는 별도의 실증실험과정도 거치지 않고 대두유나 폐식용유를 원료로 하는 BD20의 주유소 유통을 허용해왔다.
시범보급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진행된 이 과정에서 불특정 다수의 자동차 운전자들은 정부의 바이오연료 보급정책의 실험대상이 되어 왔고 동절기 저온 성능 저하로 자동차 시동꺼짐 등의 고장이 발생하는 피해를 입어 왔던 것이 사실인데 팜유에 대해서는 느닷없이 보급 이전에 별도의 실증실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바이오디젤 원액에 대한 권장 품질기준을 설정해놓고 원료에 대한 특별한 규제를 하지 않아 왔던 정부가 정유사들의 구매입찰절차가 진행중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특정 원료에 대한 실증실험을 운운하며 시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시장은 의혹의 눈길을 보내는 것은 당연하다.
더구나 이 대기업은 팜유를 원료로 바이오디젤의 품질기준을 이미 통과한 상태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정유사들이 바이오디젤을 구매하는데 엄격한 품질 기준을 설정하고 최적의 선택을 하겠다는데는 정부의 바이오디젤 보급 정책을 차질없이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는 명쾌하지 않은 이유로 공급 시장에 개입하며 특정 원료 즉 특정 회사의 진입을 차단하려 한다는 오해를 불러 일으키고 정유사들의 자유로운 공급사 선택을 방해하려 하고 있다.
정부는 바이오디젤 정책을 펼치는 목적이 환경친화성과 석유대체성이 고려된 신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하려는데 있는지 아니면 중소 생산업체들의 시장을 보호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상생협력을 지원하는 이벤트 장으로 육성하는데 있는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할 때다.


면세유지·부정유통 방지 대책도 마련돼야

재경부는 부처간의 협의과정에서 바이오디젤의 보급이 본격화될 경우 현재와 같은 면세혜택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바이오디젤이 기후변화협약의 규제물질인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산화탄소를 저감할 수 있는 다른 에너지도 많다’며 바이오디젤에 대한 비과세만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만약 바이오디젤에 대한 면세혜택이 철회되면 그 부담은 모두 소비자들이 져야 한다.
바이오디젤의 원료가 되는 유채유의 양산 시스템 구축을 책임지는 농림부의 입장도 허전하기는 마찬가지다.
농림부가 추진하는 바이오디젤 원료용 유채 생산 시범사업은 내년부터나 시작된다.
약 3년동안 진행될 시범사업에는 26억원이 투입되는데 경작 면적도 1500ha에 불과하다.
농림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의 유채유 양산 시스템 구축은 한계가 분명하다.
농림부의 계획대로 바이오디젤 원료용 유채의 재배가 본격화되더라도 오는 2014년 재배가능한 농경지는 10만ha 수준에 머무르고 생산 가능한 바이오디젤은 16만톤에 그치게 된다.
결국 대부분의 원료를 수입해야 하는데 상대적으로 값이 싼 석유를 대체하겠다고 남의 나라 농민들이 재배한 곡물자원을 들여 오는 것은 국내 유휴 농경지를 활용도를 높여 농민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와도 맞지 않다.
해외 플렌테이션도 시장 선점이 중요하고 특히 곡물이 자원 무기화되는 상황에서는 현재의 해외유전개발처럼 국가간 경쟁이 치열하고 프리미엄이 얼마나 치솟을지도 모른다.
바이오디젤 원액을 수입하거나 생산하는 업체에서 부정적으로 유통되는 탈세 바이오디젤을 어떻게 막아야 하는가도 과제다.
신재생에너지 보급 주무부처인 산업자원부의 입장에서는 어느 것 하나 순탄하게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없다.
산자부도 이같은 분위기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5월 17일 에너지 전문신문 편집국장 포럼이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을 초청해 가진 정책토론회에서 바이오디젤의 경제성 등을 묻는 질문에 “바이오디젤 시장이 어느 정도 형성되기까지는 면세혜택이 주어져야 하지만 향후 보급물량이 확대되는 경우 재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바이오디젤의 원료를 완전 자급하기 어려운 실정임을 고려할 때 향후에도 바이오디젤 보급물량의 급격한 확대보다는 보조연료로서 일부 석유를 대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도 말했다.
신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을 해결할 수 있는 대표적인 수단으로 바이오연료를 전면에 내세웠던 그간의 정부 입장에서 상당히 후퇴한 듯한 느낌이다.
오는 7월이면 정유사들의 바이오디젤 자발적 보급이 시작된다.
바이오연료를 포함한 신재생에너지를 개발하고 보급을 확대하는 과정은 아직까지도 현실보다는 이상에 가깝다는 사실을 이제라도 산자부가 인정하고 서두르지 않는 침착한 접근이 필요하다.
마음만 앞서다가는 유관 정부부처를 비롯한 주변의 지원이나 동조는 커녕 비웃음만 당할 수 있고 섣부른 시장개입에 나서게 되면 시장 실패의 모든 책임을 뒤집어 써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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