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경유차를 재조명한다
1. 경유자동차의 환경성에 관한 재평가
2. 경유차에 대한 인식과 정책을 바꾸어야 한다
3. 디젤하이브리드자동차의 개발 현황과 전망
경유자동차의 환경성에 관한 재평가
글 | 박심수_고려대학교 교수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경유는 휘발유 및 LPG에 비해 연비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CO2(이산화탄소) 배출 측면에서 훨씬 우수하지만 PM(매연, 입자상물질, Particulate matters)으로 인해 대기질 오염의 주원인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친환경 경유자동차 제작을 천명한 제작사들은 수십 년에 걸쳐 이루어진 휘발유자동차의 환경대책기술 및 엔진성능기술을 훌쩍 뛰어넘어 국내·외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커먼레일을 사용한 연료고압분사 기술은 연료를 1,600bar 이상의 고압으로 미립화시켜 연소실내에 분사하고 고성능 엔진제어컴퓨터로 연료분사시기와 분사량을 운전조건에 맞게 정밀하게 제어함으로써 엔진에서 배출되는 PM을 급격히 감소시키고 있다. 최근 주목받는 PM저감 기술인 매연정화장치(DPF, Diesel Particulate Filter)를 경유산화촉매(DOC, Diesel Oxidation Catalyst)와 함께 사용하면 경유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유해 배출가스를 가장 최신의 휘발유 자동차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 특히 DPF를 적용한 경유자동차의 경우 휘발유 및 LPG와 동등한 수준으로 PM을 저감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미국을 비롯한 유럽과 일본에서 발표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06년 유럽의 배출가스 허용기준인 유로-4가 적용된 이래 경유 승용차에서 배출하는 가시매연(눈에 보이는 PM)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또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나노 크기의 PM의 인체 유해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되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기존의 PM 중량규제에 수량규제(6.0×1011개/km)까지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2007년 UN/ECE Inter-lab test 결과는 DPF가 부착된 경유자동차에서 배출되는 PM이 휘발유 자동차보다 적게 배출된다고 발표하였다. 배출가스 문제만 해결되면 상대적으로 휘발유, LPG 및 CNG 등에 비해 좋은 연비를 나타내는 경유 자동차가 향후 기후변화협약 대응을 위한 자동차분야의 CO2 저감에 아주 좋은 방안이 될 것이 자명한데도 아직 이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가 미흡한 실정이다.
이에 국내에서 경유자동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인식된 오명을 불식시키고자 연료별 환경성 평가에 대한 기술적인 시험자료를 바탕으로 경유자동차의 환경적 우수성을 입증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각종연료를 사용하는 엔진과 자동차 시험을 수행하여 배출가스의 정량적인 평가를 수행하였다. 엔진시험에서는 휘발유, 경유, LPG 및 바이오 에탄올을 사용하여 PM의 배출수준을 평가하였으며 자동차 시험에서는 국내 대표적인 휘발유(2,000cc), 경유(DPF:2,000cc, non-DPF:1,500cc), LPG(2,000cc) 자동차를 선정하여 유럽주행모드(NEDC, New European Driving Cycle), 국내주행모드(CVS-75, Constant Volume Sampler), 고속도로주행모드(HWFET, Highway Fuel Economy Test) 시험을 통해 유해배출물질 수준을 확인하였다.
□ 엔진시험결과
엔진에서 유해배출물이 가장 많이 배출되는 구간은 냉시동 및 가속구간이다. 초기 엔진 시동 시 휘발유 및 LPG 엔진의 경우 촉매의 활성화가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PM을 포함한 유해배출물은 정화되지 않고 대기중으로 방출된다. 그러나 매연정화장치가 부착되어 있는 경유 엔진의 경우 냉시동 및 가속시 PM은 필터에 포집되어 대기중으로 배출되는 수준은 상당히 줄어들게 된다. 그림 1은 냉시동 및 가속시 연료별 배출되는 PM의 수준을 나타낸 그림으로 입경분포별 배출되는 개수농도 수준으로 나타낸 결과이다.
그림 1 냉시동 및 가속시 PM의 배출수준
시험결과에서 매연정화장치 전단에서 측정된 PM의 최대 배출수준은 1×108개/cm3 수준이며 매연정화장치 후단에서 측정된 결과는 1×104개/cm3 수준이다. 또한 휘발유, LPG, 바이오 에탄올 엔진의 경우 냉시동 및 가속시 배출되는 수준은 최대 1×107개/cm3 ~ 1×108개/cm3 수준이다. 매연정화장치 전단에서 측정된 PM의 배출수준이 가장 높지만 매연정화장치 후단에서 측정된 결과를 휘발유, LPG 및 바이오 에탄올와 비교했을 때 1,000배 정도 저감됨을 시험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자동차 시험결과
자동차 시험은 국내 대표적인 자동차 회사의 휘발유, LPG 및 경유자동차를 대상으로 3가지 시험모드(NEDC, CVS-75, HWFET)에서 시행되었으며 PM, 이산화탄소 등 유해배출물질을 측정하여 비교하였다. 그림 2, 3 및 4는 각 시험모드별 배출된 유해배출물, PM의 중량 및 개수농도를 연료별로 비교한 결과이다. 시험결과에서 PM의 배출수준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경유자동차에서 가장 낮게 배출되었고 연비도 경유자동차에서 가장 높게 평가되었다.
그림 2 NEDC 시험모드에서의 유해물질 및 PM 측정 결과
그림 3 CVS-75 시험모드에서의 유해물질 및 PM 측정 결과
그림 4 HWFET 시험모드에서의 유해물질 및 PM 측정 결과
□ 맺음말
엔진 및 자동차 시험을 통해 매연정화장치가 부착된 경유자동차에서 배출되는 PM은 냉시동시 휘발유, LPG 등의 연료와 비교했을 때 약 1,000배 정도 저감되었으며 주행모드시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수준은 휘발유 및 LPG 연료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또한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경유자동차에서 가장 낮게 배출되었으며 연비는 가장 높게 평가되었다. 이상의 시험결과를 정리하면 표1과 같다. 연료별 유해배출물 및 PM 시험결과 매연여과장치가 부착된 경유자동차의 환경적 우수성이 입증되었다.
표1 연료별 유해물질 및 PM 배출량 비교
Test mode | Vehicles | Emissions | ||||||
Particle (#/km) | THC (g/km) | CO (g/km) | NOx (g/km) | CO2 (g/km) | PM (g/km) | F/E (km/L) | ||
NEDC | LPG | 9.95×1010 | 0.023 | 0.150 | 0.010 | 202.150 | 0.002 | 8.739 |
Gasoline | 1.44×1011 | 0.032 | 0.341 | 0.007 | 199.167 | 0.004 | 11.733 | |
Diesel (w/ DPF) | 1.09×1011 | 0.01 | 0.039 | 0.1615 | 193.015 | 0.003 | 13.937 | |
Diesel (w/o DPF) | 3.06×1013 | 0.021 | 0.113 | 0.165 | 155.820 | 0.022 | 17.237 | |
CVS-75 | LPG | 9.05×1010 | 0.055 | 0.143 | 0.029 | 204.358 | 0.003 | 8.640 |
Gasoline | 1.48×1011 | 0.011 | 0.153 | 0.006 | 204.856 | 0.003 | 11.428 | |
Diesel (w/ DPF) | 1.50×1011 | 0.020 | 0.023 | 0.257 | 202.076 | 0.003 | 13.302 | |
Diesel (w/o DPF) | 3.09×1013 | 0.018 | 0.015 | 0.219 | 153.605 | 0.024 | 17.499 | |
HWFET | LPG | 4.01×1010 | 0.012 | 0.008 | 0.044 | 133.174 | - | 13.280 |
Gasoline | 3.25×1010 | - | 0.016 | 0.034 | 131.676 | - | 17.800 | |
Diesel (w/ DPF) | 4.88×1010 | - | 0.001 | 0.122 | 114.524 | - | 23.476 | |
Diesel (w/o DPF) | 2.21×1013 | 0.003 | 0.001 | 0.134 | 108.597 | - | 24.756 |
세계 주요 국가에서는 기후변화협약 이행과 대기환경개선을 위한 자동차 연비 규제 강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금년에 EU집행위는 현재 160g/km인 CO2 배출량을 2012년까지 120g/km으로 줄이는 새로운 연비 규제를 발표했다. 미국도 연비 규제를 강화하여 CAFE(기업평균연비) 기준을 현재 27.5mpg(mile/gallon)에서 2015년에 31.6mpg로 확정하고 2020년에 35mpg로 강화시켰다. 일본은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이 공동으로 2015년까지 승용차의 평균 연비를 2004년 실적 대비 23.5% 향상시키는 새로운 연비 규제를 최종 결정하였다.
우리나라는 금년에 정부가 에너지절약 대책으로 자동차 연비를 2015년까지 15% 정도 높이도록 완성차 업체를 유도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에너지를 절약하자는 취지에는 공감이 되지만 강력한 대책이라고 보기에는 미흡하여 당장 기후변화협약의 의무감축국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2년부터 외부의 강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자동차분야 CO2 저감에 대한 대응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거론하지만 일본에서 시작된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2007년에 생산이 시작되어 11년이 지났지만 미국에서 조차 1%도 안 되는 보유율을 보이고 있다. CO2 전체 저감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약간의 기여는 하겠지만 경유승용차의 도움이 없이는 2012년 또는 2015년의 목표달성을 할 수 없게 된다. 전문가들은 2015년 이전에 경유자동차가 화석연료 자동차 가운데 가장 우수한 친환경자동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하면서 에너지 세제를 비롯하여 각종 친환경자동차 지원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에서 PM에 의한 건강 위해성만을 중점적으로 부각시키며 경유를 배제한 환경정책을 재고 할 필요가 있고 오히려 CO2 저감을 고려해 볼 때 경유에 초점을 맞추는 수송부문의 에너지 정책으로 친환경 경유엔진(수퍼클린디젤)의 개발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