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침대 하나 만들어 줄까?
‘DIY 친환경 가구만들기

김영철_대한석유협회 국제협력팀 차장

image광진구 성내동 주택가 골목 빌딩 지하에 있는 반쪽이공방 광진구 지점, 공방 한 쪽에서 요란한 소리와 먼지를 뒤집어 쓴 조미숙씨가 결혼 후 사용할 침대를 만들기 위해 원목 표면을 기계 사포로 다듬고 있다. 옆에서는 요란한 핸드드릴 소리와 함께 황병태씨가 아이들에게 줄 책상을 조립하고 있는 중이다.

대도시의 주거환경이 대부분 아파트로 변하고 있는 요즘, 새집증후군, 아토피 등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가족들에게는 최선이 될 수 있는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DIY 가구만들기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조미숙씨는 결혼 한 달여를 앞두고 신혼집에서 사용할 가구를 직접 만들고 있는 중이다. 먼저 번에는 탁자를 만들었고 이번엔 침대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지난해 인터넷에서 알게 된 이 곳 공방에서 3달간 가구설계며 기본공구사용법, 페이트칠하기 등을 익히고 직접 가구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인들이 가구를 직접 만들기가 쉽지 않아 보이지만 기본 공구사용법과 가구설계 기법 등 1,2달만 공방에 나가서 익히면 누구나 쉽게 가구를 직접 만들 수 있다.

지난해 1월 둘째가 태어나고 얼마 지나지 않은 4월 어렵게 공방을 찾아갔다. 몇 주일 전 구입한지 얼마 안된 장롱을 버린 직후였다. 새로 산 가구에서 나는 페인트 냄새 때문이었다. 냄새가 심해 별 짓을 다하다가 하루 종일 집에서 생활하는 아내와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새로 산 가구를 그냥 내다 버렸다. 아까워도 할 수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만든 냄새 안 나는 가구를 집에 들여 놓고 싶었다. 인터넷을 뒤져 몇 군데 공방을 찾아내고 집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 온 것이다.

공방에는 조미숙씨와 황병태씨 외에 대학생, 주부 등 여러 명이 있었다. 처음 한 두달은 교육비를 내고 가구만들기 교육을 받고 이후에는 가구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공방에서 사는 조건으로 마음대로 공방에서 가구를 만들 수 있다.

처음에 홍송이니, 미송이니, 오크니 처음들어 보는 나무의 종류 설명에서부터 시작하여 톱의 종류및 사용법, 공구의 사용법에 대한 몇 시간의 이론교육에 이어 소형 필기구함 제작 실습에 들어갔다. 원래는 설계를 먼저 해야 하는데 아직 초보라 강사님이 해준 설계에 따라 나무 판을 자르는 실습에 들어갔다.

image처음 접해보는 전기톱날 소리, 강사님의 시범에 톱날에서 나는 쇳소리가 귓가에 쨍하고 다가올 땐 몸이 바짝 긴장 되었지만 강사님의 지시에 따라 나무합판을 잘라보니 의외로 간단했다. 약간의 흥분감과 함께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에는 가구의 모양을 내는 일이다. 가는 전기 톱에 나무합판을 서서히 밀어 넣어가면서 자기가 원하는 모양을 내는데 실습에 들어가기 전에 못쓰는 합판으로 연습을 거친 후에 자신이 붙으면 시작한다. 말처럼 쉽진 않았지만 몇 번 해보니 언제 힘을 주고, 강약을 조절할 지 하나하나 알아가는 느낌이 새롭다.

어떤 이는 아이들 이름을 어떤 이는 하트모양, 이외에도 꽃, 나비 등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모양을 냈다. 자기가 만드는 모양대로 가구가 된다니 신기했는데…’이것 참 예상외로 재미있는 걸,,,,’

이어지는 작업은 나무 표면 다듬기, 사포로 거친 나무 표면을 문질러 페인트 칠하기 좋은 상태로 다듬는 것이다. 그런데 초보자에게는 아직 기계 사포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종이사포를 가지고 열심히 문질러야 했다.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강사님은 사포로 가구 표면을 다듬는 일이 가구 만들기의 반을 차지한다고 했다. 강사님께 검사를 맡는 과정을 몇 번 거친 후에 겨우 통과했다.

다음은 칠 작업. 페인트 칠은 가구보호용 페인트로 1차로 칠을 하고 이를 말린 다음, 2차로 자신이 원하는 색깔을 칠하는 것이다. 소재는 친환경 페인트로 요즘에는 웬만한 곳이면 다 구입할 수 있단다.

이번에는 준비된 여러 개의 나무합판을 이어 붙이는 작업, 이 작업에는 핸드드릴이 필요한데 이또한 처음으로 사용해보는 나는 신기하기만 했는데 몇 번 하다 보니 재미있었다. 드릴 작업 시작 시 정확하게 구멍을 뚫어야 할 곳에 뚫지 못하면 재료를 버리기 때문에 가장 주의해야 할 단계이다.

마지막으로 색을 칠하는 칠 작업이 끝나고 하루 이틀 말리면 가구가 완성된다. 말릴 때는 먼지 등이 묻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마를 때까지 기다릴 줄 아는 인내심도 필요하다.

가구 하나를 만드는 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가구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직장인이자 초보자인 경우에는 1-2달 걸려 가구 하나를 만드는데 1-2년 숙련된 사람은 몇 일 사이에 가구 하나를 뚝딱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하여 완성된 가구는 집으로 가져가는데, 처음으로 만든 조그만 모형가구를 집에 들고 가니 아내가 에게 이게 뭐야한다. ‘여보 다음에는 침대 만들어 줄께, 어떤 모양으로 만들어 줄까? 얘기 해 봐. 애들 것은 이층침대로 만들어야겠지이 정도면 좋은 아빠 아닐까

나는 공방에 가는 걸 좋아한다. 무엇보다도 원목에서 나오는 냄새가 그리 좋을 수가 없다. 가을 낙엽 태우는 냄새 저리 가랄까? 또 거기에 가면 작업을 통해 땀을 흘리는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나만의 가구를 만들 수도 있다.

인생은 참 짧은 것 같다. 살면서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한 번 해보고 죽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살고 싶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먹은 대로 되면야…. 별일 아닌 것부터 한번 질러보자.

‘DIY 가구만들기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지금 당당 한번 해보자. 더욱 좋은 것은 기성 원목가구가 1,2백만원을 호가하는데 반해 DIY가구는 원목 구입하는데 재료비만 들이면 근사한 원목가구를 집에 들여 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원목가구가 집안에 있으면 겨울에 가습기 역할도 하고, 나무 자체에서 나오는 냄새가자연 방향제 역할도 해서 좋다. 공방에 있는 어떤 이는 집안에서 제일 빛나는 가구는 자기가 만든 원목가구란다.

내가 다닌 반쪽이공방의 경우에는 처음 두달간 매월 10만원 교육비만 들고 이후에는 자기가 만드는 가구의 원목재료를 공방에서 구입하면 언제든지 공방의 공구와 물품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인터넷에 공방, DIY라고 치면 내 주위에 있는 공방은 언제든지 찾을 수 있다.

[가구만들기를 배울 수 있는 곳들]

반쪽이공방(www.banzzogi.net)=전국 30여개 지점 운영중

나무풍경(http://www.woodscape.co.kr)

생각을 담은 가구(cafe.daum.net/gounson)=서울 송파·목동, 인천, 경기 안양·파주 등에 체험방 운영

생활목공클럽(www.diyclub.co.kr)=서울·경기·충청 등지의 협력 공방에서 정규교실과 동호회 운영

▲MY-DIY(www.my-diy.co.kr)=서울·경기·대구·광주 등에 지점 운영 1588-7893

나무와 나무(www.namu.name)=경기 일산 (031)359-83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