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협약과 수송용 연료의 적정성
정동수_한국과학재단 국책연구본부장
한국기계연구원 책임연구원
한국자동차공학회 SI 엔진부문 위원장
1.에너지 수요 보급과 유가 급등
원유가격이 2004년 초반의 배럴당 $35 수준에서 계속 상승하여 2005년대에 $50선을 진입할 때만 해도 미국 에너지성에서는 향후 2020년경 까지 배럴당 약 $50 수준이상이 유지되거나 조금 더 상승할 것으로 발표하였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2007년에 이미 $100을 넘어 섰고 이제는 $200의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료의 매장량으로 천연가스의 경우는 전체 생산량의 39%가 러시아에서 생산되며 가용연수가 약 70년 정도로 분석되고 있는데 비하여, 원유의 경우 매장량은 가용연수가 약 40년 정도로 분석되어 이미 한계가 예상되고 있는데다가 원유의 경우 전세계 생산량의 65%가 중동에서 생산되며 원유의 예상 매장량 중 1/3 정도만이 경제적으로 이용 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현재 매장량의 약 60% 이상이 OPEC 손에 달려 있고 중국과 인도 등의 산업 급성장으로 에너지의 대량 소비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원유 가격의 상승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2.기후변화협약 발효
이와 같이 고유가 시대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2005년 2월을 기점으로 교토의정서가 발효됨에 따라 각국의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으므로, 자동차 산업계는 당연히 연료소비율을 줄이기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교토의정서 1차 의무부담기간(2008~12년) 이행국에 포함되지 않지만 이산화탄소 발생량이 세계 9위임을 감안할 때 2차 의무부담기간(2013~17년) 이행국에 편입될 것이 확실시 되어 이 경우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을 져야 하므로 사회경제적 파장이 심각할 수 밖에 없다.
자동차 부문의 기후변화협약 대응 대책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자동차 생산부터 폐차 단계까지 다각적인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마련한다든지, 분야별로 생산 설비의 에너지 효율성도 높이는 것은 물론 에너지원을 다원화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마는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국내실정을 감안해서 저연비 차량개발 및 보급대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함으로써 2차 의무부담기간 이행 일정을 고려하여 CO2감축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3. 디젤엔진의 개발역사
소형디젤엔진이 매우 경제적이고 가솔린엔진 대용으로 받아들이거나 더 선호하게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몇 세대를 거치면서 디젤 기술자들이 성능이나 배기공해 저감 등을 향상시키는데 노력을 기울인 덕택이다.
디젤엔진이 1893년 처음 개발되어 트럭엔진으로 수송수단에 첫 발을 내딛기까지는 약 30년이라는 세월이 걸렸다. 그 때까지 가솔린 엔진이 잘 정착되어 왔으며 점차 차량이 증가함에 따라 1920년 중반에 조만간 석유가 고갈 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특히 유럽 지역에서 연비가 유리한 디젤엔진을 승용차용으로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디젤엔진은 역사적으로 항상 가솔린엔진과 경쟁적으로 비교되어 왔는데 디젤엔진의 경우 가시적으로 배출되는 검은 입자상물질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위험한 엔진’으로 여겨져 왔고 또한 촉매를 장착한 가솔린 엔진에 비해서 NOx를 더 많이 배출하므로 도심지나 지구 환경의 오염원으로 여겨져 왔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경유차에 대해서는 환경부담금을 부가하고 있다.
1935년 첫 디젤엔진 차량은 출력 면에서 취약하였으나, 연비 면에서는 매우 유리한 장점이 있었으므로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초의 오일 파동으로 인해 오스틴(Austin), 피아트(Fiat), 뿌죠(Peugeot)사에서 디젤차량 모델을 생산하여 소형 디젤엔진에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했으나 본격적으로 보급이 시작된 것은 연료 가격이 하루 밤새 2배 이상으로 인상된 1973년의 오일 파동 때 이후였으며 이 시기에는 미국 자동차 회사에서도 디젤승용차 생산을 고려할 정도였다.
그 동안 디젤엔진은 간접분사식(IDI)과 과급기술을 거쳐 직접분사식(DI)에 전자제어식 고압분사기술, 4밸브, 후처리기술 등이 적용되어 출력과 저공해성도 크게 향상되었고 동급 가솔린 엔진에 비해 35%정도 연료절감 효과를 내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지속적인 성능향상으로 미세먼지 주범과 대기오염원의 오명에서 점차 벗어나 유럽 시장에서 디젤차량의 점유율은 1997년에 25% 정도로 상승하게 되었고 2007년에는 50%를 넘어서게 되었다.
4.향후 유망 자동차의 선택
최근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고 있고, 지구온난화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국가별 CO2 배출량을 규제하려는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되어 자동차의 경우 지금까지 비중을 두어 왔던 배출공해 저감 외에 CO2 배출이 향후 자동차 기술경쟁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효율향상을 위한 전략적 기술개발 사업이 이미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적극적으로 추진되어 왔다.
그림1. 친환경성과 고유가/CO2저감성을 동시고려한 향후 연료전망
따라서 그 동력원으로는 유럽의 경우 고속직접분사식 디젤엔진이 선호되고 있으며, 미국과 일본의 경우는 승용 디젤기술은 취약하고 기존의 가솔린엔진 동력시스템으로는 목표달성이 어려워 향후 청정대체연료 사용과 병행하여 대체동력원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나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방향 전환을 시도하고 있지마는 디젤엔진의 비중도 점차 높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은 그 동안 풍요로운 석유자원의 여건으로 디젤엔진이나 하이브리드 차와 같은 고효율 동력시스템 개발에 소홀히 한 결과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게 되었고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개발의 열풍으로 재기를 시도하였으나 미국 자동차산업의 침체와 유엔기후변화협약 가입의 보류라는 초라한 결과를 초래하였으며 최근에는 미국 내 거대 가솔린 시장을 겨낭한 옥수수 바이오 에탄올 정책을 추진하였으나 곧바로 세계 식량위기와 환경파괴 역풍을 맞고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실정이다.
수소연료전지자동차는 도로주행 시에 배출공해가 없고 에너지 소비가 적겠지마는 천연가스나 가솔린, 메타놀 등의 탄화수소계 연료로부터 수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기존 에너지를 사용해야 하고 그린하우스 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또한 수소제조 가격이 너무 고가이어서 원자력에의 의존도를 높여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연구개발이 활발한 이루어진다 해도 조만간 실용화하기는 어렵다고 판단되고 있으며, 미국 MIT 연구분석에서도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경우 2020년 전에는 전체에너지 사용량과 그린하우스 가스 배출 측면에서 디젤 하이브리드 보다는 유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경우, 기술면에서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Toyota사는 현재 운행 중인 모든 차종에 대해 하이브리드 기종으로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고 향후 20년 내지 40년 동안 Toyota사는 전 차종을 하이브리드화 하겠다고 최근 발표를 하고 있으므로 미래는 하이브리드 시대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하이브리드 자동차 중에서도 그 시스템의 종류에 따라 그림2에서와 같이 성능이나 생산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고 있으므로, 결국 실용화를 위한 중요한 조건은 출력, 연비 등 각종 성능과 함께 생산가격이 고려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 Volkswagen 회장이 원칙적으로 장사가 안되는 차는 만들기 싫으므로, 하이브리드 승용차는 제작비가 비싸 일부 기종에 국한하여 생산할 것이며, 고효율 디젤엔진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공언하면서 디젤 대체연료인 Bio-diesel이나 GTL(Gas To Liquid) 사용 엔진개발에도 관심이 많다고 Green Car Congress 등 공식석상에서 발표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현실을 잘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림2. 디젤차량 대비 가솔린, 하이브리드 차량과의 가격/연비 성능 비교
5.맺 는 말
고유가 시대가 계속되고 있고, 지구온난화 문제로 국제사회에서 국가별 CO2 배출량을 규제하려는 기후변화협약이 발효되어 이제는 전 세계 승용차는 물론 상용차 시장에서도 CO2저감(연비향상)이 최우선인 것임에 틀림이 없으므로 결국 20년 내지 30년 후 쯤 각종 규제가 더욱 엄격해지면 자연스럽게 세계 자동차 시장이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거쳐 연료전지 시스템으로 찾아 갈 가능성도 있겠지마는 현실적으로 그 동안에 실용화하기에는 CO2 저감효과와 emission, 가격을 고려 할 때 기존 디젤엔진의 성능과 경유의 품질을 향상시키면서 그대로 사용하거나 기존 디젤엔진에 바이오디젤과 같은 혼합연료나 GTL(Gas to Liquid), BTL(Biomass to Liquid)같은 대체연료의 사용을 점차 확대 할 것이라는 결론은 부정하기 어려운 추세임을 유럽의 자동차시장은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국제추세에 맞추어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원천기술개발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하고 당분간 활성화가 지속 될 경유차 시장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국내 경유차 내수시장이 활성화 되어야 하므로 경유차의 고효율성과 친환경성을 인정하여 경유차를 대상으로 한 환경부담금 부가와 효율이 저하되는 LPG개조 지원사업을 우선적으로 시정해야 하고, 아울러 수입의존도가 높은 특정 연료에 대한 과잉지원 특혜도 시정해서 디젤택시의 보급지원 및 유류세 재조정 등 고효율 자동차에 대한 보급 활성화정책을 보완하여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 시대라는 어려운 현실을 올바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