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기의 유증기 회수 의무화 실시 의미와 과제
- 2008년 STAGE Ⅱ 실시 내용 -

윤은정_환경부 대기관리과 사무관

2년이 넘는 긴 여정 끝에 주유 단계에서 배출되는 유증기를 회수하기 위한 유증기 회수설비(STAGEII)의 설치가 2008년 1월1일부터 의무화되었다. 정부가 STAGE II 도입을 결정한 이후, 주유 업계 관계자들의 적극적인 협조 끝에 얻어진 성과이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 이후에도 STAGE II 추진을 위한 각종 준비 부족을 이유로 STAGE II 도입에 대한 회의적인 의견도 일부 있으나 도심 오존의 주범이자, 인체 건강에 영향이 큰 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의 대도시 내 주요 배출원 중 하나인 주유소에 대한 VOC 관리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1. 국내 VOC 배출 현황

1996년 여천지역으로 시작으로 국내 VOC 관리를 실시한 이래, VOC 배출시설의 종류를 확대하고, 도료에 포함되는 VOC의 함유 기준을 강화하는 등 VOC 저감을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와 사업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VOC 배출량은 1999년 이후 2004년까지 지속 증가하였고, 2005년에 약간 감소하였다. 이와 함께 대기 중 오존오염도 역시 지속적으로 악화되어, 2004년에 시간최고 농도가 0.234ppm을 기록하고, 2007년도에는 오존주의보(기준농도 0.12ppm 이상시) 발령일수가 30회에 이르렀다.

이는 VOC 추가 저감을 위하여 정부와 업계의 노력이 절실함을 나타내는 바, 정부는 VOC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는 배출원을 추가로 발굴하고, 기존의 VOC 관리를 더욱 강화하게 되었다. 2005년도 배출원별 VOC 배출량을 살펴보면 도장시설, 세탁시설, 가정용 유기용제 등 유기용제 사용 분야에서 총 VOC 배출량(756,421톤)의 57.2%가 배출되고, 이동오염원에서 약 15.9%가 배출된다. 

이에 따라 정부는 VOC 배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도장시설에서의 VOC 배출을 원천적으로 저감시키고자, 도료에 적용되는 VOC 함유기준을 2007년에 한 차례 강화시켰고, 2010년에는 더욱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고자 함유기준을 마련하여 사전 예고하였다. 또한, 가정용 소비자 용품에서 배출되는 VOC는 배출비율은 크지 않으나, 제품을 직접 사용하는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선진국에서도 이미 관리중인 배출원으로 국내에서도 이를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실시 중이다. 이와 같이 VOC 관리 강화를 위해 정부는 다양한 관리 방안을 추진 중으로, STAGE II 역시 이러한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이 결정되었다.

2. STAGE II 의 주요 내용

(1) 도입 경과

STAGE II 의무 설치는 신규주유소를 시작으로 2008년도부터 시행되나, 이미 2005년부터 STAGE II 의무 설치의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사전 작업이 진행되었다. 먼저, 선진국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 동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실제 국내에 도입 시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기 위하여 2005년도에 연구 용역을 실시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2006년도에는 STAGE II 도입을 위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을 함께 개정하고자 관계자 회의를 여러 차례 개최하였으나, 설비의 처리 효율 기준, 설치기한 등의 이견으로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만 개정하게 되었다.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에 VOC 배출시설의 한 종류로 주유소의 주유시설을 추가하였으나, 동 항의 시행은 “환경부령이 정하는 날”로 하여 시행시기를 구체적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법적 근거만 마련하게 되었다. 2007년에 이르러서야 정부와 업계의 협의 끝에 기존 주유소의 경우 판매량에 따라 2012년까지 5단계로 STAGE II를 의무 설치하는 현행 제도(안)을 마련하고 2008년부터 신규주유소에 대해 STAGE II 의무 설치를 시행하게 된 것이다.

(2) 주요 내용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2008년1월1일부터 새로 생기는 주유소에는 STAGE II를 무조건 설치해야 하고, 기존 주유소는 2006년도 연간판매량을 기준으로 다음 단계별로 STAGE II를 설치해야 한다.

이 외에 2006년도 연간판매량이 300m3 미만에 해당되어 STAGEII 설치 예외 주유소라 할지라도 2010년도 이후에 연간판매량이 300m3를 초과하는 경우에는 300m3를 초과한 해로부터 2년 이내에 STAGE II를 설치해야만 한다.

또한, 연간 판매량이 2,000m3 이상인 주유소에 설치된 천장형 주유기는 위의 표에 있는 설치기한에도 불구하고 2009년6월30일까지 STAGE II 설치가 유예된다.

2006년도 휘발유 연간판매량을 기준으로 판매량 구분을 하다보니 2006년도 이전에 영업을 시작한 주유소는 문제가 없지만, 2006년도 또는 2007년도에 영업을 시작한 주유소의 경우에는 2006년도 1년간의 판매량이 없기 때문에 설치 기한을 따지는데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주유소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07.12.31 개정 공포) 부칙 제8조에 따라 영업을 시작한 날로부터 2007년12월31일까지의 휘발유 판매량을 1년간의 판매량으로 환산하여 연간 판매량을 산정하면 된다. 예를 들어 2006년7월9일에 영업을 시작한 주유소가 2007년12월31일까지 판매한 휘발유의 양, 즉 영업을 시작한 이후 540일 동안 판매한 휘발유의 양이 3,500m3 일 경우, 이 주유소의 연간 판매량은 (3,500m3÷540)×365일로 계산하여 약 2,366m3 이 되고, 이 주유소는 2008년12월31일까지 STAGE II를 설치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명확히 할 것은 VOC 배출시설 규제는 대기환경규제지역과 대기보전특별대책지역에 위치한 시설에만 적용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주유소의 주유시설에 대한 VOC 배출억제․방지시설인 STAGE II 역시 동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에 한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또한, STAGE II 의무 설치는 동 지역 내의 주유소 중 STAGE I 설치가 완료된 저장용량 20m3`이상인 주유소에만 적용된다

(3) STAGE II 검사 방법 주요 내용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16 제3호나목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장 고시「유증기 회수설비 검사 방법 등에 관한 규정」이 2008년1월16일 제정․공포되었다. 동 규정에 따르면 국내에서 STAGE II를 판매하고자 하는 자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별표16 제3호나목에서 정하고 있는 STAGE II의 처리효율 90%를 만족하는지 판정하기 위해 먼저 국립환경과학원장에게 「유증기 회수설비 서류 심사 신청서」와 미국 캘리포니아 대기보전국(CARB), 독일 기술협회(TUV) 또는 기타 국가에서 발급받은 인증서 사본 등 첨부서류를 함께 제출하고 적합여부 판정을 받아야만 한다. 국립환경과학원장은 해당 설비가 적합하다고 판정될 경우 적합통지서를 신청인에게 교부하게 되는데, STAGE II를 설치하고자 하는 자는 설치 하려는 설비가 국립환경과학원장으로부터 이 적합통지서를 발급받은 설비인지를 사전에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또한 STAGE II를 설치하려는 자는 시공 시 회수배관 액체막힘 검사를 받아야 하며, 시공 후에는 유증기 회수율(A/L비)검사 및 회수배관 압력감쇄․누설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한 운영시에는 반기별로 유증기 회수율(A/L비)검사를 4년마다 회수배관 압력감쇄․누설 검사를 받아야 한다. 상기 검사 항목들은 STAGE II 제도가 안정화될 때까지 수수료 없이 환경관리공단에서 실시할 예정으로, 검사를 원하는 날을 정하여 7일 이전에 환경관리공단에 신청하여야 한다.

(4) STAGE II 설치비 국고 보조 사업 주요 내용

STAGE II 관련 업계 협의 시 지속적으로 건의되었던 STAGE II 설치비 지원을 위해 2008년도 예산을 확보하고 의무 설치 기한보다 1~3년 조기 설치하는 주유소에 한해 설치비중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법적 의무에 따라 설치하는 방지시설에 설치비를 지원하는 것에 일부 반대 의견도 있었으나, 판매량이 적은 주유소를 대상으로 경제적 부담을 완화시켜주고, 조기 설치를 적극 유도한다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됨에 따라 STAGE II 설치비 국고 보조 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STAGE II 국고 보조 사업의 대상은 대기환경규제지역 및 대기보전특별대책 지역 내에 위치한 주유소 중 1~3년 이상 STAGE II를 조기 설치하는 주유소, 즉 2006년도 연간판매량 기준 2000m3 미만인 주유소만 해당되며, 설치 기한보다 조기 설치하는 년 수에 따라 보조금 비율이 차등 적용된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편, 환경부에서는 보조금의 적정선을 파악하기 위하여 지난 11월에 STAGE II 예정원가계산을 위한 연구를 실시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STAGE II의 형식별로 최대 지원 한도를 설정하였다. 형식별 원가는 스탠드형은 1기당 150만원, 천장형은 1기당 200만원으로 주유소별로 최대 8기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집중식의 원가는 주유소당 720만원으로 산정되었다. 예를 들어 2년 조기 설치하고자 하는 주유소에 스탠드형 6기, 천장형 4기가 설치되어 있는 경우 지원되는 국비를 산정해 보면, {(150X4) + (200X4)}X40%로 계산하면 국비 560만원을 지원받게 되는 것이다. 주유소당 최대 8기가 지원가능 하며국비가 많이 지원되는 쪽으로 계산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2006년도 연간판매량 기준 2000m3 미만인 주유소 중 2008년에 STAGE II를 설치하고자 하는 주유소는(또는 STAGE II 제작․판매업자)「‘08년도 주유소 주유시설의 유증기 회수설비 설치 사업 보조금 업무 처리 지침」(환경부 홈페이지 게시)에 따라 「유증기 회수설비 설치 계획서」를 작성하여 시․도지사에게 접수하면, 시․도지사는 접수된 주유소 중 보조금 지급 대상 주유소를 선정하여 보조금 지급 대상 여부를 통보하게 된다.

<보조금 지급 대상 주유소 선정 절차>

보조금의 실지급은 주유소가 아닌 제작․판매업체에 직접 지급하게 되는데, 보조금 지원대상 주유소에 STAGE II 설치를 한 제작․판매업체는 설치 후 30일이내에 관할 시․도지사에 보조급 지급 청구서와 첨부 서류를 함께 제출하면 시․도지사는 이를 접수한 후 3개월 이내에 제작․판매업체의 계좌에 보조금을 직접지급하게 된다.

3. STAGE II 의 안정적 추진을 위한 향후 과제

2008년도부터 STAGE II 의무 설치가 시행됨에 따라, 관련 고시가 제정되고, 국고보조금 처리지침 마련 등 후속조치가 추진되었으나, 해결 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남아있다.

먼저, 주유 업계 관계자들이 이구동성(異口同聲)으로 요구하는 국내 인증 제도의 마련이다. 현재는 인증기준이 비교적 엄격한 CARB 및 TUV에서 인증받은 해외 제품에 한해 국내에서 판매를 허용하고 있으나, 국산화를 통한 STAGE II 원가 절감, 국내 천장형 주유기를 위한 STAGE II 개발 등을 위해서는 국내 인증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환경부에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고, 환경관리공단 유증기 관리팀과 인증제도 마련을 위한 준비 작업을 추진 중에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국내 인증 제도가 시행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현재 각 지자체 및 관련 협회에 STAGE II 홍보 리플렛 및 포스터를 배포하였으나, 보다 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STAGE II를 홍보할 필요가 있다. 이는 환경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정유사, 주유소의 협조가 필요하다. 국민들의 STAGE II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수록 STAGE II의 효과를 몸소 체험한 국민들의 STAGE II 설치 주유소 재방문이 이어질 것이고, 이는 STAGE II를 설치한 주유소 및 해당 정유사의 직접적인 매출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실제로 STAGE II를 설치한 경기도의 한 주유소는 설치 전 대비 3배 이상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2008년부터 시행되는 STAGE II 의무 설치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검토하였다. 아직까지도 STAGE II 의무 설치에 대한 업계의 불만섞인 목소리도 들리고 일부에서는 전체 VOC 배출량에 비해 주유소에서 배출되는 VOC의 양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데 왜 규제를 하는가 하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한다. 하지만, 주유소는 대도시 한가운데, 주민들이 오고가는 거리 한복판에 위치해 있다. 우리 동네에 주유소가 생긴다하면 들고 일어나는 주민들, 주유소 앞을 지나갈 때면 얼굴을 찌푸리고, 코를 막는 행인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주유소에서 배출되는 VOC를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이제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리는 유해한 장소에서 국민 모두가 환영하고, 칭찬하는 건강한 주유소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정부와 업계가 노력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