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 오염 방지 및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법제도 마련

 해양수산부 해양환경과 법규T/F 팀장  임  송  학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였고, 바다를 통해 외국문물을 받아들이는 등 바다로부터 수많은 혜택을 받아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중요시 하지 않는 풍토로 인해 아직도 해양을 육상의 일부로, 해양환경 관리를 육상환경관리의 한 분야로 인식되고 있다. 이로 인해 오랜 세월 해양은 육상 오염원의 처리공간으로 이용되어 각종 오염원으로 인한 해양오염은 불가피한 것으로 치부되었으며, 국가정책 수립에 있어서도 해양오염방지 및 해양환경보전을 위한 해양환경관리정책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뒤쳐져 있었다. 더우기 70년대 이후 개발경제시대에 따른 급속한 산업화, 도시화 및 연안개발과 인구증가로 인한 생활 오염물질, 해상기인 오염원의 배출 증가 등으로 해양은 수질 악화는 물론 자체정화능력의 한계를 넘어서 환경훼손이 심각한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국제기구 및 환경전문가들은 지구표면의 70%를 차지하는 해양은 고유의 자정능력과 완충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일단 자정능력의 한계를 넘어 해양생태계가 파괴될 경우, 원상복구가 거의 불가능하거나, 원상회복이 되더라도 그 때까지는 막대한 노력과 비용 및 시간이 소요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그 대표적 징후로 전지구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구온난화, 해수면 상승 등 기후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1. 해양환경 법체계의 변화

우리나라에서는 해양오염 방지 및 해양환경의 보전.관리와 관련한 법률은『해양오염방지법』이라고 할 수 있으나 동법은 지난 1977년 12월 국제해사기구(IMO)를 중심으로 체결된『선박으로부터의 해양오염방지를 위한 국제협약(MARPOL)』을 국내법에 수용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동법은 제정 이후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13차례의 법 개정을 통해 우리나라 연안의 해양오염방지 및 해양환경보전.관리에 필요한 정책적 사항을 계속해서 반영한 바 있고, 특히 지난‘96년 7월 전남 여수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Sea Prince호 침몰사고로 인해 해양환경관리의 취약점과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해양오염방 제조합 설립, 해역이용협의, 해양환경기준 및 해양오염영향조사제 등을 반영하여 당초 제정 입법취지와는 상당히 다른 입법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한편, 국제적으로는 해양환경의 보호를 위해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국제해사기구 (IMO)에서는 선박의 안전 및 인명구조를 위한 설비 협약에서 이중선체, 유해방오도료(TBT) 사용규제, 선박대기오염물질(SOx, NOx), 선박 밸러스트수 배출규제, HNS(위험유해물질) 방제 등 점차 해양환경의 보전을 위한 협약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선박기인 오염관리를 다루는 현행『해양오염방지법』으로서는 날로 증대되는 국내외의 다양한 해양환경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어렵고, 육상오염원의 규제 등 해양환경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기본법적 성격의 법체계로서『해양환경관리법』의 필요성이 요청되었던 것이다.

2. 해양환경관리법의 주요내용

가. 제정이유

해양환경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해양오염방지법』을 전면 개편하여 오염원인자 책임원칙, 해양환경개선부담금 부과, 해양유입 또는 해양발생 오염원 등에 대한 관리 강화, 해양시설 및 해양공간에서의 오염방지활동, 바다골재채취 등 각종 해양이용 행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등 해양환경의 종합적 관리기반을 구축할 수 있도록 입법체계를 정비하게 되었다. 즉 환경친화적 해양자원의 지속가능한 이용.개발을 도모하고, 해양환경의 효과적인 보전.관리를 위하여 국가차원의 해양환경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시행하며, 해양유입 또는 해양발생 각종 오염원을 통합관리하게 하는 등 해양환경 및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고려한 해양환경정책을 종합적.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인체에 유해한 다이옥신 등 12종의 환경호르몬)에 의한 해양 오염의 실태조사 및 대응조치의 근거를 마련하고, 무분별한 바다골재채취.해양자원개발 등에 따른 해양환경의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각종 해역이용행위에 대한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며, 현행「해양오염방제조합」을「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확대.개편하여 기름방제사업 및 해양환경사업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해양환경의 훼손 또는 해양오염을 방지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해양환경을 조성 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현행『해양오염방지법』을『해양환경관리법』체제로 전면 개편하여 국민수요에 부응하는 해양환경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였다.

나. 주요내용

첫째, 해양환경의 현황 및 장래예측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된「해양환경관리종합계 획」을 5년 마다 수립하여 해양환경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시행토록 하였고,

둘째,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로 하여금 해양오염으로 인한 위해 예방 및 훼손된 해양환경을 복원하는 등 해양 환경의 적정한 보전.관리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시행토록 하는 책무를 부여하고, 또한 자기의 행위 또는 사업 활동으로 인해 해양환경을 오염시킨 경우에는 오염원인자가 복원에 대한 책임을 지고 비용을 부담하는「오염원인자 책임원칙」을 도입하였으며,

셋째, 정확하고 신뢰성 있는 해양환경자료의 생산을 위해 해양환경측정.분석기관에 대한 정도관리(精度管理, QA.QC)제도를 도입하고, 자료의 검증 등 평가를 통해 기준에 부합되는 측정.분석기관에 대해 국가의 공인증명서를 발급하는「측정.분석능력 인증제」를 도입하도록 하였다.

넷째, 해양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폐기물해양배출행위 등에 대해 해양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를 기금으로 조성하여 해양환경개선사업과 더불어 해양오염에 따른 어업인 피해지원 사업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부담금의 사용용도를 명확히 하였으며,

다섯째, 육상폐기물의 해양배출을 규제하기 위해 해양배출허용품목을 축소(종전14종→9종)하고, 사전에 배출가능여부를 검사하는 등 폐기물의 해양투기를 규제하여 육상에서의 재처리 및 재활용을 유도하고 있고,

여섯째, 해양환경산업의 육성 발전을 위하여 기존의 폐기물해양배출업, 유창청소업 및 방제업 외에 폐기물해양수거업 및 퇴적오염물질수거업(환경준설업)을 새로이 신설하여 이를「해양환경관리업」으로 통합 관리하여 등록 및 관리기준을 정비하였고, 나아가서 해양환경산업분야의 고용창출 및 시장진입을 위한 기술개발 등을 유도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일곱째, 바다골재채취 등 각종 해역이용행위에 의한 해양환경 훼손을 방지하기 위하여 해역이용협의제 강화 및 해양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여 분쟁의 사전조정 및 해양환경의 훼손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여덟째, 해양오염방지 및 방제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해양오염방제조합을 해양환경 관리공단으로 개편하여 민간부문에서 전국단위의 해양환경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전문종합기관으로 육성.발전할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해양오염방제조합의 경우 법인특성상 회원사로 구성되고, 회원사에서 방제 분담금을 납부하면서 조합의 의사결정기구(운영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법률적 지위를 고려하여 해양오염방제조합이 해양환경관리공단으로 전환하는 경우 회원사에 대해 사외이사로서 해양환경관리공단의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하거나 정관으로 가칭 방제분과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여 방제분야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해경청과 해양수산부에서 행하는 선박에 대한 항만국통제와 출입검사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선박출입검사를 해양수산부로 일원화하되, 해양오염사고등 긴급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해양경찰청에서도 이를 행할 수 있도록 하였다.

3. 결어

동 법안은 지난 2년 여 동안 환경부 등 관계부처 협의와 이해단체의 의견수렴을 거쳐‘06년 5월 3일 정부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하였고, ’07년 1월 19일 법률 제8260호로 공포하였으며, 동법의 시행시기(공포 후 1년)를 고려하여 하위법령을 정비하여, 동법 시행에 따른 제도개선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해양환경 분야의 기본법적인 성격을 갖는 이 법의 제정은 우리나라의 해양환경정책의 큰 획을 긋는 중요한 사건이라 할 것이며, 해양수산부와 같은 통합해양행정을 담당하는 부처가 부재한 전 세계에 해양환경관리를 위한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으며, 해양환경 관련 국가간 국제협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으리라 보여진다. 또한 이 법의 제정을 통하여 육상환경과 연계한 통합적 해양환경정책을 수행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해양환경을 유지.관리하고, 지속가능한 해양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민관협력의 해양관리시스템이 마련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