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석유수출시장 진단과 과제

1. 석유제품 수출호조의 국제배경 / 오세신
2. 최근 석유화학시장 동향과 전망 / 문홍실
3. 석유 순수출국의 꿈을 위하여 / 김현무


석유제품 수출호조의 국제배경

오세신_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원

2006년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이 최초로 200억$을 돌파하였다. 2003년까지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 총액은 60억$대에 머물렀으나 2004년 국제유가가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었다. 2004년 수출액이 전년대비 53.1% 증가한 것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51.1%, 2006년에는 34.1%의 높은 증가율을 이어왔으며 2007년 5월까지 약 82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대비 14.4%의 신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편 고유가에 따른 수출제품의 가격 상승효과를 제거하고 수출물량 측면에서 살펴보더라도 2004년 전년대비 12.6% 증가를 시작으로 2006년에는 10.0% 증가하였으며 2007년 5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12.2% 증가하여 석유제품 수출 물량규모도 크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 호조세 배경에는 국내 정유업계의 해외시장 개척, 수출제품 다각화, 품질개선 그리고 고도화설비 확대를 통한 제품의 고부가가치화 등의 노력이 크게 작용하였겠으나 고유가 원인으로 작용한 최근 세계 경제 변화와 국제 석유시장 구조 및 환경이 밑거름이 되고 있음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국제 환경 변화

1990년대 국제유가는 낮은 가격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였으나 새로운 유전 탐사 및 개발 투자에 대한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해 세계 석유 잉여생산 능력이 정체되는 원인이 되었으며, 저유가는 세계 석유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더구나 2000년대 들어서 세계 인구의 1/5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의 급격한 성장으로 세계 석유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기 시작하였으며 2004년부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특히 OPEC의 지난해 11월과 올 2월, 두 차례에 걸친 감산결정(170만b/d)과 이란 핵사태 및 나이지리아 내정 불안 등의 지정학적 요인으로 원유공급에 차질이 예상됨에 따라 작년과 같은 기록적인 고유가는 유지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경제권 확대는 세계 석유소비 증가를 견인하고 있는데 IEA에 따르면 올해 세계 석유수요는 전년대비 153만b/d(1.8%)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수급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동안 원유정제 설비에 대한 투자부족으로 석유제품 공급능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 하에서 미국의 정제가동률 부진은 올해 고유가의 주요 원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2000년

2001년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연평균 증가율

'00-'06

'00-'04

'04-'06

82,265

83,107

83,650

83,956

85,349

85,929

87,238

1.0%

0.9%

1.1%

자료 : BP Statistic Review 2007

2002년부터 2006년까지의 세계 원유정제능력은 연평균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유가급등이 시작된 2004년에서 2006년까지는 연평균 1.1% 증가로, 같은 기간 연평균 1.3%의 세계 석유 소비 증가율을 하회하였다. 따라서 그동안 원유정제시설 증설이 세계 석유수요 증가를 감당하기에 부족하다는 인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석유제품 수급 불안감을 증폭 시켰다. 이에 따라 질 좋은 석유제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연스레 석유제품 가격상승으로 이어졌으며 정제마진도 커지게 되었다. 특히 중국과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성장과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경질제품의 수요가 증가하였으며 중질제품과의 가격 격차가 점차 확대되는 현상이 나타나면서 석유제품 수출단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에도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수출 호조세는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이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으로의 수출이 주춤하고 있는데 반해 중국과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올해 미국으로의 수출 증가세는 유난히 두드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07년 5월까지 누적된 국가별 석유제품 수출 총액을 살펴보면 일본과 중국은 전년과 비교하여 전체에서 차지하는 수출비중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미국으로의 수출비중은 크게 증가하여 對 일본 수출액을 압도하고 있다.

구분

일본

중국

미국

물량(천배럴)

금액(천$)

물량(천배럴)

금액(천$)

물량(천배럴)

금액(천$)

2002년

88,945

2,415,311

47,052

1,139,792

21,476

591,478

(비중, %)

(37.7)

(38.3)

(20.0)

(18.1)

(9.1)

(9.4)

2003년

81,439

2,669,920

60,405

1,727,177

13,929

467,402

(비중, %)

(39.4)

(40.8)

(29.2)

(26.4)

(6.7)

(7.1)

2004년

73,512

3,306,899

73,728

2,615,979

21,676

1,099,090

(비중, %)

(31.4)

(32.8)

(31.5)

(25.9)

(9.3)

(10.9)

2005년

64,008

3,717,071

69,998

3,223,237

30,674

2,147,223

(비중, %)

(25.6)

(25.6)

(28.0)

(22.2)

(12.3)

(14.8)

2006년

57,839

4,087,048

86,357

5,090,609

36,631

3,035,026

(비중, %)

(20.9)

(20.9)

(31.2)

(26.0)

(13.2)

(15.5)

2007년 1-5월

18,055

1,330,257

33,170

2,005,583

22,187

1,736,006

(비중, %)

(16.0)

(16.5)

(29.4)

(24.9)

(19.6)

(21.5)

자료 : 한국석유공사

이러한 對미 수출 신장세는 단순히 유가 상승에 따른 수출금액 증가만이 아닌 수출 물량 자체의 두드러진 증가에도 기인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정제가동률 부진으로 석유제품 수급 여건이 악화되면서 석유제품수입이 증가한 것이 우리나라의 미국 수출비중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현재 세계 최대 석유소비국으로 전체 석유소비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국제 석유시장의 변동이 미국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에 우리나라의 석유제품 대외교역 조건과 규모에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

미국 정제가동률 부진에 따른 국내 석유제품 수출 확대

미국의 2006년 석유제품 소비는 약 67억배럴로 전년대비 1.2% 감소하였으나,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1.3%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가 미국으로 수출하는 주요 품목인 휘발유와 중간유분(경유포함)은 미국 전체 석유제품 소비 가운데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미국 내에서는 매우 비중이 큰 품목이다.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4월까지)

연평균 증가율

'02-'06

'05-'06

'06-'07

휘발유

3,229

3,261

3,333

3,343

3,370

1,090

1.1%

0.8%

1.3%

중간유분

1,378

1,433

1,485

1,503

1,523

522

2.5%

1.3%

2.1%

항공유

591

576

597

613

593

194

0.1%

-3.3%

2.7%

총석유제품

6,397

6,515

6,770

6,807

6,726

2,186

1.3%

-1.2%

0.6%

주 : ‘06-’07 연평균 증가율은 4월까지 누적치를 산정함.
자료 : EIA

미국의 휘발유 소비는 2006년까지 최근 5년간 연평균 0.8% 증가하여 왔으나 특히 2007년 4월까지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1.3%를 기록하며 고유가임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소비는 주춤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있다. 중간유분 소비는 특히 최근 5년간 각각 2.5%의 증가율을 보여 왔으며 2007년 4월까지 전년 동기에 비해 2.1 % 소비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정제시설이 그동안 얼마나 확충되어 왔는가를 살펴보면 <표 3>과 같다.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2007년

연평균 증가율

'02-'07

'06-'07

상압증류

17.68

17.68

17.82

18.03

18.31

18.43

0.83%

0.64%

감압증류

7.78

7.79

7.96

8.12

8.40

8.25

1.19%

-1.75%

열분해

6.94

7.10

7.27

7.45

7.59

7.67

2.00%

1.00%

촉매분해

6.07

6.13

6.19

6.24

6.28

6.30

0.75%

0.41%

수첨분해

1.63

1.64

3.20

3.25

3.27

3.58

17.01%

9.37%

접촉개질

3.75

3.78

3.81

3.84

3.86

3.91

0.81%

1.26%

탈황설비

11.84

11.99

13.50

14.09

14.81

15.45

5.45%

4.32%

자료 : EIA

2002년에 상압증류 설비는 17.7 백만b/sd에서 2007년 현재 18.4백만b/sd로 최근 5년간 연평균 0.8% 증가하는데 그치고 있다.

탈황설비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최근 5년 간 5.5% 증가하였으며, 2006년 대비 4.3% 증설되었다. 상압증류 설비의 증설이 미국 내 석유소비 증가 추세에 비추어 충분하게 이루어지고 있지 못함에 따라 중간제품의 수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하류부문의 정제시설 확충에 치중하고 있는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2006년 미국 정제가동률 추이를 살펴보면 2002년~2006년까지의 5년 평균치를 하회하고 있어 2006년 국제 유가 사상 최고치 달성에 일조하였으며, 이러한 미국 정제가동률 부진은 2007년에 들어 더욱 악화된 모습을 보이며 4월에 휘발유 재고가 2005년 10월 이후 최저치 수준인 194.2백만배럴까지 감소하기도 하였다.

 

2002년

2003년

2004년

2005년

2006년

5년평균

2007년

1월

88.0

88.1

90.5

92.0

87.4

89.2

88.5

2월

86.5

85.8

89.1

90.3

85.9

87.5

86.3

3월

86.0

89.0

88.3

90.4

85.6

87.9

86.2

4월

90.6

92.8

90.3

91.9

87.2

90.6

88.7

5월

92.1

94.8

95.2

94.1

90.3

93.3

90.2

6월

93.1

94.6

96.0

95.7

92.7

94.4

89.0

7월

93.4

93.8

95.8

95.1

91.7

94.0

-

8월

92.2

93.0

95.5

94.7

92.2

93.5

-

9월

91.4

93.3

91.0

87.9

93.1

91.3

-

10월

84.4

91.6

88.3

79.3

87.7

86.3

-

11월

90.0

92.2

93.2

86.9

87.6

90.0

-

12월

89.7

92.4

93.8

89.3

90.3

91.1

-

자료 : EIA

특히 6월에 시작되는 휘발유 집중 수요기를 바로 앞둔 5월부터 미국 휘발유 소비는 증가추세를 나타내기 시작하는데 5월과 6월의 미국 정제가동률은 5년 최저치를 밑돌고 있어 미국 내 석유제품 수급 불안을 가중시키며 올해 고유가 행진에 주요 원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같은 미국 정제가동률 부진은 정제시설의 유지보수와 화재, 누유 및 전력문제 등에 기인하고 있으며 Exxon Mobil, ConocoPhillips, BP사의 대형 정제시설의 복구가 상당히 지연되고 있어 7월 현재까지 미국 정제가동률은 약 90%에 머무르고 있다.

 image

미국 수송 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에 휘발유 수급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정제가동률이

90% 중반 대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이나, 현재 가동률 수준을 고려할 때 이를 위해서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그동안 미국은 일정 수준의 석유제품 재고를 확보하기 위하여 5월부터 수입을 대폭 확대하였으며, 6월과 7월 현재까지도 여전히 수입 규모는 높게 유지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본격적인 휘발유 성수기 한 가운데 놓여있으며 정제시설 가동이 정상화되기까지 석유제품 수입은 당분간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하반기에도 우리나라의 對미국에 대한 석유제품 수출에는 긍정적인 여건을 제공해 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콜로라도 주립대의 기상학자 Phillip Klotzbach는 올해 미국 멕시코 만에 대형 허리케인이 강타할 가능성이 예년 보다 매우 높다고 한다. 멕시코 만은 미국 내 석유제품 수요의 약 1/3을 담당하는 정제시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이 지역이 허리케인 피해를 입을 경우 올해 미국의 석유제품 수입의존도는 기록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참고 문헌

「고유가의 원인과 대응방안」, 에너지경제연구원 2005. 12
안정권, 우리나라 석유제품 수출성과와 과제, 한국석유공사, 2007. 7
Oil Market Report, IEA, 200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