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석유수출시장 진단과 과제

1. 석유제품 수출호조의 국제배경 / 오세신
2. 최근 석유화학시장 동향과 전망 / 문홍실
3. 석유 순수출국의 꿈을 위하여 / 김현무


석유 순수출국의 꿈을 위하여

김현무_SK에너지주식회사 상무

발등의 불 – 불안정한 해외석유시장

불행하게도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선택의 폭이 매우 좁은 한계를 안고 있는 동시에 100% 수입에너지에 의존해야 하는 취약한 자립구조를 안고 있다. 지난 4년여 약 2.5배 이상 급등된 국제 고유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우리 산업의 향후 당면과제는, 에너지 공급선 확보 자체보다는 전략적 차원의 에너지 안보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는 문제일 것이다.
이에 따라 참여정부의 National Agenda로서, 자주개발 석유확보 이슈가 부각되었고, 에너지원 다변화와 대체에너지 개발과 더불어 중장기 에너지 공급의 안정성 (Security) 확보 측면에서 해외석유개발이란 이슈는 더욱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99년 외환위기 시, 국내 기업들의 구조조정 와중에 그대로 노출되었던 국내 석유개발산업은 그 뿌리가 송두리째 흔들린 이래, 지난 4년여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대기업 중심의 경영정책 변화에 힘입어, 양적인 면에서 일정 성장을 이루었지만, 질적인 성과를 챙기기에는 아직도 요원한 현실적인 문제가 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국제 석유시장의 불안정성과 변동성은 지속되고 있어, 상당 규모의 석유화학/석유제품 수출이 급증하며, 무역수지를 보완하고 있지만, 수출정책 측면에서 볼 때, 아직도 원유수입이란 이슈는, 국내경제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국 정유 업계의 선택 – 해외시장 직접투자

2010년 이전 자주적인 해외자원 확보 가시화가 당면 과제로서, 정부정책 지원에만 목을 매달수 없는, 치열한 국제 자원개발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10년후 국가성장 지속을 위한 Natural Resource 확보 전제, 실리적인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면에서 추구할 가치는, 해외자원개발 만큼은 어느 산업 못지않게 뛰어난 외화가득률과 투자 수익성 측면에서 단연 우위를 점하고 있다.

문제는 과거 정부투자기관 중심의 관주도 정책지원으로는, 급변하는 국제 경영 환경하에서 효율성 측면만 볼 때도, 이미 한계에 봉착하였다는 판단이며, 정유사 및 민간자원 개발기업과의 획기적인 인력교류 및 정보/기술공유등 자발적인 노력과 어느 기업이든 초기투자 규모를 보다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점, 그리고, 보유인력의 전문화를 통한 신규인력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과정에 지난 30-40여년간 국내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한 국내 정유업계의 ‘국내에너지 안정공급’의 책임과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글로벌시장으로의 관심 확대 등 적극적인 투자유도가 절실한 상황 임을 부인치 않는다.

일부에서는 국내 정유업계가, 국내 소매시장만을 수익의 원천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지만, SK 에너지㈜의 경우만 보더라도, 석유/화학의 해외매출 비중이 이미 50%를 육박하고 있고,해외자원개발/ 기유 및 아스팔트 수출등 비소매 부문의 이익기여율이 전체 수익의 40~50% 수준인 점은, 국내 석유산업의 급격한 변화가 오래전부터 준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일부 국내회사들은, 아직도 투자를 유도하는 정부의 정책지원을 우선적으로 강조하고 있고, 본격적인 투자를 미루고 있다는 느낌이 있는데, 이는 홍시가 익어 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느낌이다. 이제는 우리 업계에 주어진 시간과 신규 사업기회가 더는 없다는 절박감을, 석유관련 기업과 일반 민간기업 경영진들이 절실하게 느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한편, 일부 소수지만, 국내 정유업계의 이와 같은 노력과 고민을 폄하하거나 해외 자원개발이라는 투자목적의 순수성을 의심케 하는 일부의 벤처성 경영 행태가, 세간의 혼선을 야기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나, 아직은 섣부른 판단을 하기보다는 기업인들의 자발성에 기인한 해외 투자정신을 긴 안목에서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줘야 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한국은, 미래의 에너지원 확보가 그만큼 중요하고 안보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소홀히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당부말씀

한국석유공사 및 SK 에너지㈜, 대우인터내셔널, 삼성물산/LG/ 대성을 중심으로 한 한국의 해외자원개발 업계는, ‘80년대 초 어렵사리 잉태된 이래, 굴곡이 있는 가운데 경영진들의 인내와 기업가정신에 바탕을 두고 많은 실패를 반복하는 속에 조용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최근 고유가 논쟁의 중심에 업계와 정부정책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의구심을 갖게 하는 면이 있었지만, 지난 24년여 꾸준히 그리고 일관되게, 한국 ‘해외석유개발’ 업계에 대한 식지않는 국민들의 애정과 국가의 정책적 지원에서 보여주었듯이, 우리의 10년후 또는 20년뒤 국가에너지 미래를 이야기 할 때, 한국도 ‘순석유수출국’ 이 될 수도 있음을, 그리고 후손들에게 에너지안보에 대한 보다 큰 희망을 갖다 줄 수 있도록 더욱 큰 신뢰를 부탁 드리고자 한다.

동시에 에너지 관련 기업인들에게도 원칙에 충실한 식지 않는 모험가 정신의 부활과 함께, 마지막으로 우리 한국의 소비자들께도 애정어린 성원을 보내주시기를 이 지면을 빌려 부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