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하이드레이트 발견의 의미와 향후 개발계획
하윤호_산업자원부 유전개발팀 사무관
지난 6월 19일 오후 2시경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이 동해에서 지질시료 채취(피스톤 코아링) 작업 중에 가스하이드레이트 실물 채취에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가능성으로만 존재했던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실체가 드디어 우리 눈앞에 그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그동안 많은 예산을 투입하면서도 실체를 확인하지 못해 남몰래 애를 태워야 했던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 관계자들로서는 그동안 쌓였던 애증이 일순간에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출현은 전 세계 에너지자원분야 종사자들에게는 21세기 화석연료를 대체할 새로운 대체 에너지원으로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다. 미국, 일본 등은 이미 1980년대에 자국의 심해저에서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부존을 확인하고 생산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미래 에너지자원 확보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인도는 2006.7월, 중국은 2007.6월에 가스하이드레이트 심해저 심부시추를 통해 자국의 심해저에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을 입증하고 본격적으로 개발경쟁에 뛰어 들었다.
가스하이드레이트는 매장량이 엄청난 청정에너지원이다
그럼 21세기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으로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엄청난 매장량을 들 수 있다. 전세계의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량은 약 10조톤으로 이중 10%만 생산이 된다고 가정하더라도 전 세계가 500년 동안 쓸 수 있는 양이란 계산이 나온다. 둘째로는 석유나 천연가스와는 달리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지역은 지역적 편중이 심하지 않고 골고루 분포되어 있다는 점이며 셋째는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주성분인 메탄은 연소시, 화석연료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환경친화적 청정에너지라는 점이 꼽힌다
가스하이드레이트의 국내 개발은 1995년부터 국책연구소를 비롯한 일부 대학에 관련 연구가 시작되어 기초연구 및 탐사를 수행한 바 있으나 이는 동해에서 수심이 낮은 지역을 대상으로 이루어 졌으며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부존될 수 있는 물리적 조건이 충족되는 심해저 지역에 대한 탐사실적은 극히 미미하였다. 2000년부터는 정부의 지원하에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및 한국석유공사가 공동으로 국내 동해심해저 울릉분지 전지역을 대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 가능성과 부존 유망지역을 규명하기 위해 2004년까지 5년간 약 48억원을 투자하여 광역물리탐사 14,345L-㎞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동해 심해저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가능성을 간접적으로 지시하는 해저모방반사면(BSR, Bottom Simulating Reflector) 등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토대로 광역적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 유망 Ⅰ지역과 Ⅱ지역을 도출해 내었다. 그리고 광역 기초 물리탐사의 결과로는 정확한 매장량 산정이 어려우나 그 당시의 평가된 부존면적으로 보아 약 6억톤 정도의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매장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이는 우리나라가 최소한 30년간을 사용할 수 있는 양으로 평가되었다.
2015년에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기초조사 결과에 따라 정부는 에너지의 97%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면서도 에너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우리의 취약한 에너지자원 환경을 극복하고 동해 심해저에 막대한 부존량을 가진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을 통한 미래의 청정에너지원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한국석유공사 및 한국가스공사로 구성된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을 2005.7월에 출범시켰다. 이에 따라 각 기관에서 실시해오던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을 일원화 시키고 2015년도에 가스하이드레이트 상업생산을 목표로 하는「가스하이드레이트개발 10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하여 더욱 심층적이고 체계적으로 사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10개년 기본계획은 3단계로 추진될 예정이며 총 2,257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계획으로 있다. 1단계(’05-’07)사업은 가스하이드레이트부존 유망Ⅰ지역에 대한 정밀탐사와 시추를 통해 가스하이레이트 부존확인, 매장량 평가를 실시하며, 2단계(’08-’11)사업은 유망 Ⅱ지역에 대한 매장량 평가를 실시하면서, 생산기술의 현장 접목을 위한 현장생산시험을 할 지역을 선정할 예정이다. 3단계(’12-’14)사업은 생산량 평가를 실시하고 최적의 상업적 생산기법을 도출할 예정으로 있다. 1단계 사업은 정부의 정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2단계부터는 부존지역 확인과 매장량 평가를 토대로 사업의 경제성 등을 감안하여 1단계 사업 참여기관과 민간사와의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사업을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는 1단계 사업의 마지막 해로서 가스하이드레이트 사업의 분수령이 되는 해라고 하겠다. 1단계 사업의 결과로 파악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지역과 부존형태, 부존량 등이 2, 3단계 사업의 규모와 추진력에 큰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은 2005년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물리탐사선 탐해 2호를 이용하여 유망Ⅰ지역에 대해 기초물리탐사 및 암심코아 5개공을 실시하여 가스하이드레이트 분포지역과 3D탐사 지역을 도출하였고 2006년도에는 3D탐사 실시 및 지질·지화학 등의 심도있는 연구를 통해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을 암시하는 다양한 물리화학적 단서를 확보하여 동해안에 14곳의 시추후보지를 선정하였다.
올해에는 고유가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심해 시추선의 활황으로 용선이 어려웠으나, 우여곡절 끝에 네덜란드 Fugro사와 가스하이드레이트 심해시추선 용선 계약을 체결하였고, 6월초순에는 14개 지역의 시추후보지 중 5개 지역을 최종 선정하면서 이의 검증을 위해 가스하이드레이트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전문가인 카나다의 Roy Hyndman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시추후보지에 대한 공개토론을 거쳐 검증을 완료하였다.
이번의 발견은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실체를 우리 기술로 직접 확인했다는 의미가 있다
6월 중순부터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단은 9월 중순경에 실시할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확인 및 매장량 평가를 위한 5개 최종 시추지역에 대한 사전 정밀 지질·지화학 조사를 위해 탐해2호를 이용하여 피스톤 코아링 탐사작업을 수행하고 있던 중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등 국내 기술진에 의해 해석된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을 지시하는 지시인자가 해저면 표면까지 발달된 지역을 대상으로 탐사를 실시하도록 하여 6.19일(화) 13:15에 동해 울릉분지 포항기점 동북방 135㎞, 울릉도 남방 약100㎞ 해상에서 국내 최초로 자연상태의 가스하이드레이트 실물채취에 성공하였다.
금번 발견한 가스하이드레이트는 수심 2,072m 지점의 해저면하 7.8m까지 채취한 지질시료 중 채취시료 6.5m부터 산발적으로 존재하다 최하부에서 약 2㎝두께로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였으며, 6.20(수)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존재를 재확인하기 위해 인근 지점에서 추가 피스톤 코아링을 실시한 결과 6.19(화)보다 더 많은 5㎝두께의 가스하이드레이트 실물을 채취하였으며 성분분석 결과, 약 99%정도가 메탄성분으로 구성되어 있어 최상의 가스하이드레이트임을 확인하였으며 그 이후부터 7월초까지 최초의 발견지점 반경 16㎞ 이내의 6개의 지점에서 하이드레이트의 부존을 확인하고 실물을 채취하였다.
이번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발견은 그동안 가능성으로만 존재했던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실체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과 실물채취 시까지 순수한 국내 독자기술을 활용한 점과 국내 기술진에 의해 수행되었 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우리의 기술력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측면에서 향후 가스하이드레이트 개발사업의 추진에 더욱 탄력을 부여해 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5번째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국이 되었다고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보다 앞서 부존을 확인한 미국, 일본, 인도, 중국 등은 해저면에서 300m이상을 시추하는 심부시추를 통해 가스하이드레이트의 부존을 확인하였으며 우리는 해저면에 8m이내에서 발견하여 5번째 보유국이라고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생각하며, 올해 9월에 동해 울릉분지내에서 실시하는 5개지역에 대한 심부시추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가 발견되면 명실상부한 5번째 부존국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상업적 생산까지는 상당기간 소요된다
가스하이드레이트 발견 소식은 전 방송과 언론으로부터 집중적인 조명을 받았고 이 소식을 들은 국민들은 ‘우리나라도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국이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라는 희망섞인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했다. 분명 이번 발견은 우리나라의 에너지史에 한 획을 긋는 중대한 사건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아직 전세계적으로도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상업적 생산기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로 상업적 생산까지는 앞으로도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며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언론과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보니 미 LPGA에 혜성처럼 나타나 많은 화제를 뿌리며 언론매체의 관심에 초점에 서 있다가 현재는 슬럼프에 빠져있는 천재 골프소녀 미셸 위의 모습이 떠오른다.
우리나라가 우리의 영해에서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실물을 채취했다는 것은 기쁘고 가슴뿌듯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은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확인이란 “작은 첫걸음”을 내 딛은 것에 불과하다. 앞으로 매장량을 확인하고 매장형태에 따른 안전한 생산기술을 개발하는데 까지는 또다시 수많은 시간과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조급한 기대와 장미 빛 환상은 잠시 접어 두고 넉넉한 기다림과 은근한 애정을 가지고 지켜보면 우리의 눈앞에 가스하이드레이트의 상업생산의 힘찬 출발소식이 반드시 날아 들 것이다.
정부는 우리 국민들이 동해에서의 가스하이드레이트 채취 성공에 얼마나 기뻐하는지 잘 알고 있으며 정부의 다음 행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가스하이드레이트 부존확인 및 매장량 평가를 위한 시추, 생산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개발, 환경재해의 안전성에 관한 연구 등 모든 사업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 차분히 인내심을 갖고 한걸음 한걸음 우직한 황소걸음으로 가스하이드레이트 상업생산이라는 다음의 목표를 향해 정진해 나갈 계획이다.
※ 가스하이드레이트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21세기의 새로운 청정에너지원으로써 천연가스가 영구동토나 심해저의 저온·고압상태에서 물과 결합하여 형성된 고체 에너지원으로서 외관이 드라이아이스와 비슷하며 불을 붙이면 타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불타는 얼음(Burning Ice)이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