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해외석유개발 정책방향


산업자원부

유전개발팀장 이승우


Ⅰ. 해외자원개발의 중요성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화석에너지원에 대한 세계 소비량의 최대 정점이 2050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는 적어도 고유가가 21세기 전반 내내 지속될 것이고 이에 따라 자원확보를 둘러싼 세계 각국의 경쟁이 어느때보다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의미한다. 여기에 중국, 인도의 경제력 팽창에 따른 폭발적 수요 증가와 해외자원개발에 대한 공격적 투자는 이러한 자원 전쟁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자원은 시장의 수급관계에 따라 가격이 자유롭게 결정되는 일반 재화와 달리 OPEC 등 생산자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공급과 가격이 조절되는 전략상품의 속성을 지니고 있다. 지난 두 번의 석유 파동과 2000년대 들어 60달러를 넘어서는 초유의 유가 급등 사례를 통해 우리는 자주개발 공급원의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 사안인가를 절실히 깨달을 수 있었다. 이같은 세계적 상황을 직시하여 ‘07년에는 보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자원개발 정책이 필요하다.


Ⅱ.‘06년 추진사업 현황과 주요성과


 지난해는 사상최대규모의 해외유전개발 투자 달성으로 자주개발 역량이 비약적으로 증대된 한해였다. 고유가 및 자원외교 등 정부지원에 힘입어 ’06년 들어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뛰어넘었으며, 신규진출 사업수가 24개에 달하는 등 현재 유전개발사업은 31개국에서 83개 사업이 진행중에 있다.

 ‘06년 유전개발사업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광구 등 추정매장량 10억배럴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탐사권 확보가 많았다는 점이다. 이들 대형 프로젝트는 대부분 정상자원외교를 통해 확보한 것으로서 우리의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하는 계기가 되었다.






<‘06년 확보한 주요 대형 프로젝트>

정상자원외교5대성과사업

주요내용

추정매장량(한국지분)

 카자흐 잠빌광구

 ‘06.9, 공동개발합의의정서 체결

 16억배럴(4.5억b)

 러시아 서캄차카 해상

 ‘11년 개발 생산 목표

 37억배럴(15억b)

 나이지리아 OPL 광구

 ‘06.3월 본계약 체결

 20억배럴(12억b)

 우즈벡 아랄해 가스전

 ‘06.8월 본계약 체결

 14억배럴(2.8억b)

 아제르 이남광구

 ‘06.5, 지분참여독점협상권 확보

 20억배럴(최대4억b)


 자원개발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큰 두각을 나타냈다. 기존의 단순 지분참여 형태에서 벗어나 우리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운영권을 확보한 사업수가 ‘02년도에 비해 2배로 증가하는 큰 성장을 이루었다. 이 중 베트남 11-2광구는 탐사에서부터 개발·생산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성공한 첫 사례로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또한 고유가 시대로 진입하면서 세계적 석유 대체에너지원으로 각광받기 시작한 캐나다 오일샌드를 확보하여 대체 원유자원의 진출토대를 마련하였다.


 에너지자원 안보가 국제사회의 가장 주목받는 의제로 부상하면서 ‘06년에는 보다 적극적인 해외자원개발 정상외교가 이루어졌다. 그동안 자원개발 진출이 없었던 나이지리아, 아제르바이잔 등 6개국 정상과의 자원외교를 통해 미개척국과의 새로운 협력채널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정상외교 외에도 아프리카 5개국 등에 민·관 합동 자원협력단 파견을 통해 앙골라, 쌍투메와 같은 미개척 신흥 유망국가와의 자원협력채널을 확대하였다. ‘04년 9월 대통령 러시아 국빈방문시 합의한 이후 2년동안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던 한-러 가스협력 협정의 극적 타결은 ’06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 중 하나이다. 이는 러시아 천연가스 개발사업 진출의 교두보가 되어 향후 가스 도입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Ⅲ. 2007년 해외자원개발 정책 방향 및 중점 추진과제


1. 생산자산 확보 방안 강구


  정상자원외교에 기인한 대규모 탐사광구 확보에도 불구하고 유전발견에서 생산에 착수하기까지 통상 5~10년이 걸리는 유전개발사업의 특성상 단기간내에 획기적으로 원유․가스 자주개발률을 제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또한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탐사광구 위주의 유전개발사업은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를 담보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대안으로 개발․생산광구나 중․소규모 독립계 석유개발 전문기업의 인수․합병(M&A)과 같은 이른바 생산자산의 매입을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석유개발전문기업의 M&A는 일정 생산규모와 운영능력 및 기술인력, 글로벌 네트워크를 동시에 확보할 수 있어 우리 기업이 석유메이저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의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대내적 여건을 고려할 때 생산자산의 확보가 용이한 상황은 아니다. 생산자산의 가격은 ‘04년부터 급등하여 최근에는 5배이상 폭등한 상황이며 국내적으로도 대형생산자산을 확보를 위한 재원마련이 쉽지 않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인식하에 생산자산의 효과적 확보 방안과 규모, 향후 유가추세를 고려한 적정 매입시기 등에 대해 전략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유망국가와의 자원외교, 재정지원 확대 등도 추진할 계획이다.


2. 한국형 동반진출모델을 활용한 유전 확보


  최근 고유가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해외자원개발을 둘러싼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 일부 자원부국은 안정적 국가발전 기반 구축을 위해 자국의 경제개발에 필요한 SOC, 에너지 설비 등의 건설을 조건으로 자원개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형동반진출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나이지리아에서 확보한 20억배럴 규모의 OPL해상광구 2개는 전력사정이 열악한 현지에 우리의 발전사업 진출을 연계하여 얻은 대표적인 한국형 동반진출모델이다. 이에 이어 작년 11월에 체결된 나이지리아 철도현대화 사업과 생산유전 확보 연계 사업을 금년에는 제2의 한국형 동반진출 프로젝트로 중점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그간 우리 정부가 적극 노력해왔던 생산유전 확보의 길을 열 것이다.    

 이밖에도 아프리카, CIS, 동남아 등 동반진출 가능성이 높은 지역에 조사단을 파견하여 진출가능성을 분석하고, 발굴된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자원외교와 함께 관련업종 회사간 컨소시엄 구성 및 위험․수익의 합리적 배분시스템 구성 등 정부의 조정·중재가 필요한 부분에 참여하여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다.


3. 신규 사업 확보를 위한 자원협력 강화


 정부는 참여정부 출범이후 총 17개국에서 활발한 정상 자원외교를 펼쳐왔다. 이 때 단순히 협력 대상국을 늘리는 양적 팽창에 만족하지 않고, 지역 안배와 이에 따른 전략적 특성을 고려하면서, 그동안 정상 자원외교를 통해 확보한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어 실질적으로 성과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이에 대한 후속조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실례로 정상 자원외교로 획득한 카자흐스탄 잠빌광구, 아제르바이잔 이남광구 등에 대한 국내 주요기업의 인수 협상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금년내에 최종 본계약 체결을 이끌어 낼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 신흥 자원부국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동, 아프리카는 우리가 석유 메이저사들에 앞서 선도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핵심 전략 대상국이다. 따라서 미개척 자원부국에 고위급 자원협력사절단을 파견하여 새로운 자원협력채널을 구축하고, 신규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데 주력할 것이다.


4. 자주개발역량 확충을 위한 유전개발 R&D 기반 구축


 탐사, 개발, 생산사업의 독자적 수행을 가능하게 하는 고도의 기술력과 인력 확보 여부는 중장기적으로 석유 메이저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가를 판단하는 관건이 된다. 그러나 우리는 참여정부 이후, 대규모 탐사광구의 개발권 확보에 주력하여 이후 탐사, 개발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자원확보사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체계적인 유전개발 R&D 로드맵 작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로드맵 작성의 첫걸음은 해외자원개발 기술 향상 및 인력양성체계 구축을 위해 현단계 기술수준이 어떠한지에 대한 엄정한 평가와 분석이다. 그 다음 단계별로 필요한 기술 달성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작업을 수행하게 된다. 특히 로드맵 작성시 관련기관별로 육성할 기술의 전문화, 분업화하여 분류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기술향상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 확보 및 전문가 육성 사업은 단기간내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정부차원에서의 안정적 재원 확보와 지속적 추진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유전개발기술 중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할 과제를 선정하고, 이에 대한 예산지원 확대를 통해 자주개발역량 확충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5. 유전개발 투자 촉진 및 차세대 에너지원 개발 노력 강화


 국내 주요자원개발업체들이 금년 유·가스전 개발에 총 32억불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됨에 따라 정부는 이를 적극 지원하고자, 해외유전개발 관련 예산을 지난해 대비 86% 증액하였다. 특히 개발·생산광구 확보 및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 유전개발 출자금을 지난해 대비 2배이상 확대하였으며, 유전개발펀드 도입과 함께 융자규모도 대폭 확대되었다. 융자심의 운영에 있어서도 개별사업을 직접 관리하는 팀으로 이관함에 따라 그동안 실질적 심의가 미흡했다는 문제점을 보완, 사업지원의 전문성과 공정성을 제고하도록 하였다. 지원 규모를 결정할 때도 자원외교 성과사업이나 운영권 확보사업 등에 대해서는 지원시 가점을 부여하도록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유전개발사업이 내실화될 수 있도록 하였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안정적 공급원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오일샌드 진출전략을 수립할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는 캐나다측이 오일샌드 정제시설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기업의 투자를 적극 희망함에 따라 관련 에너지산업 동반진출을 적극 고려할 전망이다.


Ⅳ. 맺음말


 최근 석유 및 각종 원자재 가격 급등의 고착화 현상은 2004년 초부터 시작된 국제적인 자원수급 불균형에 의한 구조적 원인에 따른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남미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의 자원국유화 움직임, 자원확보 분야에서의 러시아 재부상, 주요 자원 매장지인 중동과 아프리카의 정정불안 등으로 자원의 수출과 개발에 대한 투자가 전략적으로 활용되고 있어 자원가격에 내재된 심리적 요소들의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고없이 급작스럽게 닥칠 수 있는 에너지 위기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외자원개발을 ‘안정적 에너지 도입’ 위주에서 ‘적극적인 해외자원 개발’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부는 적극적인 자원외교 활동의 추진과 함께 우리 기업들이 활발히 해외자원개발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술력 확보, 자금 지원, 제도 개선 등의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