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디젤 상용화의 의미와 정책방향
- 박 재 영 산업자원부 석유산업팀 서기관 -
석유대체연료중 최초의 상용화
마침내 7월 1일부터 바이오디젤(대두유 등 식물성유를 이용하여 제조한 석유대체연료)의 상용화가 시작되었다. 이번 바이오디젤의 상용화는 아시아에서는 최초이며 국내에서 석유대체연료 중 최초로 상용화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으며, 2005년말 2.2%에 불과한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율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그동안 바이오디젤, 바이오에탄올 등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연료의 개발과 보급을 위하여 기술개발, 제도적 기반 조성 등다방면의 노력을 전개하여 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 어느 대체연료도 상용화되지는 못한 상황이었다.
이에 정부는 원료조달이 상대적으로 쉽고,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 감축효과가 우수한 것으로 알려진 바이오디젤을 우선적으로 상용화하기로 결정하였다. 정부는 바이오디젤의 상용화를 위해 2002년 5월부터 2006년 6월까지 시범보급사업을 추진하여 왔으며, 7월 1일부터 경유에 5% 이하의 바이오디젤이 혼합된 BD5가 모든 경유차량에 보급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적어도 연간 9만kℓ의 바이오디젤이 일반 소비자에게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왜 BD5인가? 시범사업기간 동안에는 경유에 20%의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BD20을 보급하였으나, 그동안 발견된 기술적 문제를 비롯한 다음의 몇 가지 이유로 불가피 BD5를 우선 보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첫째, 시범사업기간 동안 BD20을 사용한 차량에서 혹한기 필터막힘 현상 등에 따른 시동불량, 운행정지 등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다. 보급 초기에는 무엇보다 바이오디젤의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가 중요한데, 이러한 품질상의 문제점은 바이오디젤의 보급 확대를 어렵게 할 수 있다. 즉 품질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BD20을 모든 경유 차량에 일률적으로 보급할 경우 바이오디젤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을 초래하고 차량의 시동불량이나 운행정지로 사고와 분쟁이 증가할 우려가 있으며, 이는 다시 바이오디젤의 품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자동차업계, 자동차부품업계, 소비자보호단체 및 바이오디젤전문가 등으로부터 제기된 바이오디젤의 품질과 관련된 제반문제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도입 초기에는 우선 BD5를 보급하기로 하였다.
둘째, BD5는 미국, EU 등 일부 바이오디젤 선진국에서 실증실험을 통해 품질이 검증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BD5를 모든 경유차량에 사용하고 있는 나라는 독일, 프랑스 이외에는 거의 없다. BD20이나 BD30의 경우 1990년부터 바이오디젤을 사용 중인 선진국에서도 일반 경유 차량에는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관공서 차량이나 도심버스, 대형특수트럭 등에 한하여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일반경유차량에는 5% 이하의 바이오디젤이 혼합된 BD5를 보급하기로 결정하였다. 다만 환경개선효과가 크지만 품질상의 문제가 있는 BD20은 주유소에서 일반 경유차량에 판매할 경우 품질과 안전상의 문제가 있으므로 예외적으로 자가정비시설과 자가주유시설을 갖춘 사업장의 버스, 트럭, 건설기계 등에 한해 보급할 수 있도록 하였다. 기술적 측면과 주행상의 안전 등 소비자편익, 그리고 환경을 고려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보급을 위한 인프라환경도 고려 마지막으로 바이오디젤의 안정적 보급과 보급제도의 성공적 정착을 고려하였다. 바이오디젤은 이제 보급초기단계에 있기 때문에 바이오디젤이 석유대체연료로 잘 착근되기 위해서는 바이오디젤의 안정적 공급과 유통 및 품질의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경유 저장시설과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고 있는 정유사로 하여금 품질, 유통 등의 책임을 지고 BD5를 혼합하여 보급토록 하였다. 아울러, BD5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막대한 경유의 물동량과 혼합을 위한 수송비용도 고려하였다.
지난 3월 정부와 정유사는 연간 최소 9만kℓ의 바이오디젤을 경유와 혼합하여 보급하기로 합의하였다. 이는 2005년 시범보급사업 형태로 소비된 1만5천kℓ에 비해 6배 증가한 규모이며, 우리나라의 전체 수송용 경유에 혼합할 경우 바이오디젤의 비중은 0.5% 수준이 된다. 환경개선효과를 고려하여 가급적 많은 물량의 바이오디젤이 보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정유사가 보급물량을 합의한 작년말 국내 바이오디젤 생산업자의 생산물량은 약 9만 5천kℓ수준이었다. 또한, 바이오디젤의 보급을 위해서는 경유와 바이오디젤을 혼합하는 시설과 저장시설 등을 갖추기 위한 정유사의 투자와 준비기간이 필요하다. 결국, 바이오디젤 생산업자의 바이오디젤 생산능력, 정유사의 혼합설비능력, 바이오디젤의 안정적 공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바이오디젤의 최소 공급물량이 결정된 것이다.
또한, 바이오디젤의 품질과 유통 관리를 위해서는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일정하게 유지하여 균질의 BD5를 보급할 필요가 있는데, 정유사와 합의한 최소 보급물량을 감안 보급 초기에는 혼합비율이 0.5% 수준으로 유지된다. 그러나, 바이오디젤 혼합비율은 바이오디젤의 생산 및 수요 증가에 따라 5% 이하의 범위에서 단계적으로 높여 나갈 수 있으며, 필터막힘 현상 등 품질문제가 개선되면 그 개선 정도에 따라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5% 이상으로 점진적으로 제고해 나가는 방안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성공적 정착을 위한 해결과제 바이오디젤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함께 우려도 있는 만큼 앞으로 바이오디젤이 석유대체연료로서 성공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몇 가지 남아 있다.
첫째, 바이오디젤의 품질 개선 문제이다. 바이오디젤의 환경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가급적 높여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바이오디젤의 품질, 특히 혹한기 품질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도 실증실험을 실시하여 바이오디젤의 품질기준을 지속 개선·보완해 나갈 예정이다.
둘째, 바이오디젤의 보급 확대를 위한 혼합비율 확대와 사용의무화 방안이다. 바이오디젤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바이오디젤 생산업자의 생산능력 확충 및 공급물량 증대, 정유사의 혼합설비 증설 등에 비례하여 혼합비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조치가 필요하다. 혼합비율은 바이오디젤의 보급현황, 품질수준 향상 등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BD5의 보급추이를 보아가며 2008년 하반기 이후에는 BD5의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생각이다.
셋째, 바이오디젤의 가격경쟁력 유지 문제이다. 바이오디젤은 기본적으로 값비싼 원료이고, 가격을 맞추기 위해서 BD사용자들이 추가비용을 지불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비과세로 BD가격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러나 BD5에 대한 비과세조치는 2007년 12월말이면 종료될 예정이다. 2007년말 이후에 BD5에 대한 비과세를 연장하는 방안은 바이오디젤 가격, 환경개선효과의 내부화, 세수에 미치는 영향, 국제유가 동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석유에 대한 세계적 수요증가에 따라 가격급등을 우려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고유가 시대에 대응하고 환경도 개선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보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리나라도 바이오디젤이 이제 상용화의 첫발을 내딛으려 하고 있다. 이의 성공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소비자는 물론 정부와 정유업계, 바이오디젤 생산업계 등이 합심하여 노력하여야 한다. 이제 “절반의 성공”을 바탕으로 첫발을 대딛는 바이오디젤의 보급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함으로써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인 바이오디젤이 전국 방방곡곡에 보급되기를 함께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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