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 시대의 대응방안


문 신 학 산업자원부 석유산업팀 서기관


최근 국제유가 동향 및 전망

국제유가는 2003년 하반기 이후 산유국 정정불안, 세계 경기 회복, OPEC 감산 우려, 허리케인 등의 요인에 기인하여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다가, 금년 들어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공급차질, 투기자금 유입 증가 등에 따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과거 1,2차 오일쇼크가 중동전쟁 등 공급측의 였다면 최근의 新고유가 상황은 산유국의 정정불안에 따른 공급차질 우려, 중국의 대개발에 따른 수요 급증 등 수요·공급측면의 복합적 작용에 기인한다고 할 것이다.
최근의 고유가는 지난 3.31일 이후 60불대(Dubai油 기준)를 돌파한 이래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이는 세계 석유공급이 충분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란 핵문제, 나이지리아 생산차질, 성수기 미국 휘발유 공급부족 우려 등에 기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주요 전문기관들은 유가전망을 잇달아 상향조정하고 있으며,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 또한 당분간 60불대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향후 국제유가는 당분간 60불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UN 안보리에서 이란에 대한 제재방안 등이 구체화될 경우 추가적으로 급등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고유가 상황이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면, 명목유가는 사상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으나, 실질유가는 2차오일쇼크 때 보다 낮고, 1차 때 보다 높은 수준으로 일시적 고유가일 경우 당장은 우리경제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국내외 전문기관들은 국제유가가 약 80~85불 수준일 경우 국내경제 및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응방안

최근의 고유가는 과거 초단기적 현상과는 달리 수요증가와 공급여력 감소에 의한 구조적인 원인에 기인한 것으로서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 경우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 지속적인 대책과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급측면에서 두차례에 걸쳐 정유사 및 에너지공기업사장단과 함께 에너지수급에 대한 점검을 하였으며, 수요측면에서는 에너지다소비 제조업체·서비스업체·공공기관 등과 간담회 개최, 에너지절약 자발적 협약식 등을 개최한 바 있다.
그 결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4.17일 시나리오별·에너지원별 고유가 대책을 발표하였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유가 대응의 기본방향은 민간중심의 자율적 에너지절약을 추진하되, 홍보부터 점차 강화된 대책 순서로 추진하여 ‘집중과 선택’을 통해 대책의 실효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우선, 대국민 캠페인을 적극 전개하여 자율적인 에너지절약 유도를 통해 충격을 완화하고 합리적 에너지 소비패턴이 정착되도록 추진할 것이다.
아울러, 에너지절약 체질 개선을 위해 효율향상제도 등 각종 에너지이용합리화 시책을 강화하는 한편, 공공부문에 대해서도 승용차 요일제 자율실시 등 에너지절약 활동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그 밖에 옥외조명 사용 제한, 승강기 사용 제한, 승용차 요일제 등 강제조치 추진 여부는 UN안보리의 이란핵문제 대응, 유가 및 수급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신중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산자부에 「新고유가 민관합동 모니터링팀」을 설치하여 대책을 적기에 수립할 수 있도록 대응하고 있으며, 산자부 제2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민관합동의「고유가대책기획단」을 구성하여 국제유가·에너지수급상황·업종별 및 거시경제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여 단계별 고유가 대책을 차질없이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상시 고유가 대응시스템을 통해 점검한 결과 강제적 시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강제적 조치를 시행하는 경우에도 최대한 경제활동을 위축시키지 않고 국민생활에 불편을 주지 않는 불요불급한 범위내에서 운용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고유가 대응방안으로는 ① 합리적인 에너지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홍보 강화, ② 체질개선을 위한 효율향상 제도 및 시책 강화, ③ 新고유가 민관합동 모니터링팀 운영, ④ 석유비축량 확충 및 해외자원개발 시스템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상황이 악화될 경우 신중한 검토를 거쳐 강제적 조치를 추진하게 될 것이다.

우선은 국민들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절약방안 3개와 관심을 갖고 실천할 수 있는 절약방안 6개를 선정하여 에너지절약을 생활화·습관화할 수 있도록 범국민 실천운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장기적 대응방안으로는 수요측면에서 旣 시행중인 「에너지원단위 3개년 계획(2003~2007년)」의 지속 추진을 통해 에너지 효율 향상 등 경제체질을 개선해 나가고 있다.
공급측면에서 비축기지 증설, 국제공동비축사업 확대를 통한 비상시 석유수급위기에 대한 대응능력을 제고하고, 자원부국과의 협력을 통한 해외 대형광구 개발, 유전개발펀드 도입 등 해외자원 개발을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또한, 태양광, 바이오디젤,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개발 및 보급 확대를 통해 석유의존도를 감소시켜 나가고 있다.
이러한 고유가에 따른 위기극복을 위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를 전제로하여 정부가 앞장서 대응방안을 추진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바, 정부는 물론 에너지공급자 및 소비자, 국민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