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석유물류의 중심이며 국내 최대규모인
서산 지상탱크 비축기지를 완공하고서
글·노시대|한국석유공사 제3건설사무소 부장
■ 석유비축기지 건설배경
석유는 우리나라 전체 에너지 소비의 45% 이상을 차지하는 경제의 혈액으로서 국민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에너지 자원이다.
그러나 석유수입 세계 5위, 석유소비 세계 7위라는 수치가 말해주듯이 우리의 에너지 자립구조는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최근의 고유가 상황은 우리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안정적인 석유자원의 확보와 공급이 무엇보다도 중요함을 일깨워주고 있다.
지난 1970년대 1,2차 석유파동 이후 한국석유공사는 석유위기 대응능력을 갖추고자 3차에 걸쳐 석유비축사업을 추진하여 왔다.
1980년부터 1999년까지 제1,2차 석유비축사업을 통해 구리, 울산, 거제, 여수, 곡성 등에 8개 기지를 건설하여 9천6백만배럴 규모의 저장시설을 확보하였고 이번 제3차 석유비축사업을 통해 서산, 여수, 거제, 동해 등 4개 기지에 총 2천70만배럴 규모의 지상탱크 저장용량을 추가로 확보하였으며 서산지상탱크 준공에 이어 지하비축기지인 울산·거제 등 추가비축기지가 건설되어 제3차 석유비축사업이 최종 완료되는 2007년에는 총 1억4천6백만배럴 규모의 정부석유류 저장시설을 확보하게 된다.
■ 서산비축기지 건설사업의 개요
충청권 최초의 석유비축기지인 서산기지는 인천에서 목포를 잇는 서해안 중심에 위치하며 200여만평의 바다를 메워 조성된 부지위에 현대오일뱅크, 롯데유화, LG유화, 씨텍, 삼성토탈 등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공장과 함께 대산공단에 인접해 있으며 행정구역상 충청남도 서산시 대산읍 대죽리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지형은 높은 산맥이나 하천이 없는 구릉지대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공사중인 서산비축기지 입·출하부두에서 언로딩 암(unloaing arm)을 통해 지상탱크기지의 입출하가 가능하여 해상운송이 원활하고 인근 정유공장인 현대오일뱅크와 입출하시설을 연계함으로써 국내석유류 소비에 대한 안정적 공급에 기여하고 유사시 비축유의 원활한 공급기능을 갖춘 국가기간시설로써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여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지로의 역할을 담당 할 수 있는 최적의 부지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사업은 1999년 10월부터 약 28만평의 부지에 총사업비 2,595억을 들여 직경이 98m, 높이가 22m, 저장용량이 91.7만배럴인 원유탱크 12기와 직경이 58m, 높이가 19.5m, 저장용량이 30만배럴인 제품유탱크 12기(등유탱크 4기, 경유탱크 6기, 휘발유탱크 2기) 그리고 1기당 저장용량이 약 2.5만배럴인 서비스유 탱크 2기등 총 26기에 1,465만배럴 저장시설로서 3개의 공구로 나뉘어 공사가 진행되었다.
한국석유공사가 시행하고 설계 및 감리는 ㈜대우엔지니어링이, 시공은 삼성물산(A공구)과 쌍용건설 및 대우건설(B공구, 추가탱크)이 맡아 연인원 52만명, 덤프트럭등 중장비 6만대, 탱크철판 4만톤을 투입하여 마침내 2005년 7월 31일 준공하게 된 것이다.
■ 사업효과
서산 석유비축기지가 완공됨에 따라 국내 석유수급 및 가격안정을 통해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국제유가 상승시 비축유 방출 및 대여를 통해 석유도입 비용 절감과 함께 산유국과 국제공동 비축사업 추진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였다. 또한, 공사기간중 지역공익사업 지원등으로 지역경제 발전을 촉진하였고 국내기술에 의한 기지건설로 입증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도, 중국, 싱가폴등 해외 진출기반을 마련하였다.
■ 공사의 특징
ㅇ 공법 및 품질개선
서산석유비축기지는 지상 저장시설이고 저장방식은 유종에 따라CRT(Cone Roof Type), FRT(Floating Roof Type), CFRT(Covered Floating Roof Type)로 구분되는데 원유의 경우 FRT 방식을, 제품유중 등·경유는 CRT 방식, 휘발유는 CFR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Floating Roof Type의 Roof(또는 Deck)를 시공함에 있어 서산비축기지 건설에서는 Air Raising 공법을 채택해 업무능률 향상과 함께 약 4억원의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었다.
Air Raising 공법은 탱크지붕을 설치하기 위한 공법으로서 가설 Support를 바닥에서 0.45m 높이로 낮게 설치한 후 용접 완료된 탱크지붕을 공기압으로 1.8m까지 부상시켜 영구 Support인 Deck Post에 고정핀을 끼워 지붕설치를 완료하는 방법이다.
서산비축기지 건설사업은 Deck 시공시 Air Raising 공법을 적용한 것 외에도 탱크 기초설계에 있어 탱크기초의 지반조건을 파악하기 위해 설계단계에서 이용되던 표준관입시험(SPT)에 PDA(Pile Driving Analyzer, 에너지전달효율시험)을 적용해 품질을 향상시켰다.
ㅇ 화재 등 안전환경 시스템 구축
서산비축기지는 탱크 화재등 유사시 화재사고에 대비하여 완벽한 소화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주요 소화설비로는 탱크상부의 화재부위에 산소공급을 차단하여 질식 소화를 할 수 있는 고정포 방출기(원유 16개/기, 제품유 : 8개/기)와 포소화전 등이 설치되어 있고 인접 탱크로 화재가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탱크철판을 냉각시키는 물 분무설비를 갖추고 있어 화재의 초기진화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환경피해 예방시설로는 탱크 파괴시 유류의 유출 및 확산을 방지하도록 탱크주변에 높이 3m의 방유제를 설치하고, 각 탱크마다 2공씩의 관측공을 설치하여 탱크 누유에 의한 토양이나 수질오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유류저장관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Oily Water(함유수)는 용존불순물 처리에 유리한 물리·화학적 처리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수질환경 규제치 보다 훨씬 낮은 기준으로 처리(BOD, COD, SS : 각 10ppm 이하)후 기지외로 방류토록 되어있어 석유저장시설 운영으로 인한 환경오염 요인을 최소화 할 것이다.
■ 공사중 에피소드
하나. 제비를 살려주세요
2000년 5월 사업지구에 살던 주민들이 하나, 둘 고향을 떠나고 무자비한 포크레인의 발톱에 허름한 농가들이 순서대로 맥없이 사라져 가는데 갑자기 한 주민이 자기 집 처마 밑에 살던 제비가 무사한지 확인하겠다고 야단법석을 치며 공사중단을 요구해와 우여곡절 끝에 제비집을 확인하고 살던 제비가 집주인보다 먼저 고향을 등졌다고 생각하며 안도감과 아쉬움을 뒤로하면서 힘없이 발걸음을 옮기는데 어릴 적 초가집 처마 밑에서 제비엄마와 새끼들이 재잘거리며 평화를 더해 갔던 그때가 그리워진다.
둘. C8 또 오네
“아이 C8 또 오네! 잉! 도대체 은제까징 똥개 훈련시킬끼여어~~!”
“야! 요번 달에 도대체 을매나 눈이 오는겨?”
“아이고! 안과장님! 내가 뭐라했소 하나마나라고 안했소?”
2001년 정초부터 매일 눈이 오는데 어디 눈에 굶주린 사람있어 서운해 할까봐 낮에 안오면 하다못해 밤에라도 꼭꼭 어김없이 와준다. 게다가 쉽게 치우는걸 시기하는 빗물까지 섞여서 오고 다음날에는 어김없이 강추위로 얼려 놓는다. 눈을 안치울수도 없는 게 눈을 치워야 탱크내부의 용접작업 등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눈이 바닥에 얼어붙어서 잘 치워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아픈자리 골라 때리듯이 치운자리 또 쌓인다.
“김반장! 얼마 안있으면 구정인데 주머니 가벼운 사람들 눈이라도 풍족하게 쓰라고 하늘에서 뿌려주는가 보네.”
“아이고! 우리가 자선사업하는 사람들 입니까?”
“정작 제 일은 하덜덜 못하고 비싼 크레인까지 동원해서 눈을 치우는데!”
눈을 쓸어 모으는 사람들에게도 쌓인 눈만큼 많은 행운이 깃들기를 소망해 본다.
■ 맺음말
연일 배럴당 60달러를 상회하는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어 우리 경제에 주름살이 더욱 깊어만 가고 있는 가운데 서산비축기지가 준공되어 국내 석유수급의 안정을 통해 국민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이곳 서산에 국내 최대규모의 석유비축기지가 건설됨으로써 입지적,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게 되었고 서해안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비축기지의 착공부터 준공까지 참여하였던 건설기술인 모두는 그간의 힘들었던 여정을 자부심과 보람으로 승화시키며 또다른 임무에 도전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역할을 담담하게 받아 들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