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도 대기보전 정책방향

글·김대만|환경부 대기정책과 사무관

Ⅰ. 대기환경 여건 및 전망

1. 대기환경 여건

그러나 본격적인 대기정책의 출발은 1980년대 중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1986년에 울산지역이 아황산가스저감을 위한 특별대책지역으로 지정되고, 1987년에는 삼원촉매장치 의무화, 무연휘발유 보급 등 자동차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1990년 이후에는 배출허용기준 강화, 연료 황함량 규제 등 사업장에 대한 대책도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1차 오염물질로 인한 대기오염은 크게 개선되었다. 산업화 과정에서 야기된 대표적인 오염물질인 아황산가스는 산업과 난방부문의 저황연료 공급 등 청정연료 공급정책에 힘입어 확실하게 줄었으며 일산화탄소의 오염도도 낮아지는 등 1차오염물질은 상당히 개선되었다.

<세계 주요도시 대기오염도 비교>

그러나 1990년 이후 급격히 증가(1990년 340만대→2004년 1,500만대)한 자동차로 인하여 질소산화물의 배출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광화학 대기오염이 심화되는 등 새로운 오염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오염도는 OECD 국가중 최하위 수준으로 인체 및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서울시 대기오염도 추이>

특히, 인구와 차량이 밀집한 수도권의 대기오염도는 국내 타도시에 비해서 높은 수준으로서 SO₂ 및 CO는 크게 개선되었으나, PM10은 자동차 배출량 및 황사 발생빈도의 증가에 따라 증가추세이며, NO₂ 및 O₃은 자동차 배출가스로 인하여 증가 또는 미 감소 추세에 있다.

2. 향후전망

우리나라는 향후에도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따라 사업장, 자동차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산업단지를 제외하고는 아황산가스 오염도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을 전망이나, 미세먼지 오염도 증가, 오존주의보 발령횟수 증가, 시정거리 감소 등으로 국민이 체감하는 대기오염도는 당분간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우리나라 인구와 자동차의 거의 절반이 집중되어 있는 수도권 지역의 대기질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하지 않을 경우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Ⅱ. 대기보전을 위한 정책방향

1. 대기환경정책의 통합추진

그간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기환경정책은 배출규제, 연료규제 등 직접규제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국민들의 대기환경개선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면서 다양한 정책적 수단들이 개발, 시행되어왔다. 천연가스 보급, 실내공기질 관리, 악취관리, 기후변화 방지 등 대책이 각기 다른 목표와 일정에 따라 수립되다 보니 정책간의 연계성과 조정성이 미흡한 점이 많았다.

이에 정부는 금년 내에 「대기환경 개선 10개년 종합계획(2006~2015)」을 마련하여 향후 10년간의 오염도 개선을 위한 목표 및 오염물질 삭감계획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향후 10년간의 장기전략에 따라 사업장, 교통, 실내공기 등 각 분야별 대책을 통합적으로 연계시키고, 각 권역 특성에 맞는 대기환경개선대책을 수립할 것이다. 특히 현재 추진중인 수도권 대기개선대책과 함께 수도권외 지역에 대하여도 정책시각을 확대하여 각 지역의 오염원, 대기환경용량 등을 기초로 대기영향권역도 설정해 나갈 것이다.

또한 대기오염과 상관성이 큰 에너지정책, 산업정책 등 관련정책과의 통합적 접근이 여전히 미흡하다. 대기오염은 에너지정책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특히 경유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휘발유가격 대비 경유가격을 단계적으로 확대(2004.12월말 100:70수준에서 2007.7 100:85수준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또한 기존 전통적 대기오염물질 저감정책 추진과 더불어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동시에 추진하여 통합하는 대기오염-온실가스 감축 통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금년 4월1일 온실가스 감축추진기획단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2. 수도권대기환경개선 특별대책의 본격 추진

현재 수도권의 대기환경은 OECD 최하위수준이다. 설상가상으로 금년부터 경유승용차가 시판되면서 대기오염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해까지 “수도권대기환경개선에관한특별법”과 하위법령을 제정하였으며, 초저황경유 조기 보급. 에너지 상대가격 조정 등 경유차 시판에 대비한 보완대책을 정비하였다. 아울러 대책기관인 수도권대기환경청도 신설(2005.1.1)하고 예산도 지난해 159억원에서 금년도에 1,300억으로 크게 늘렸다.

금년부터는 수도권대책을 본격 시행한다. 우선 자동차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수도권대책 예산(총 2,247억원, 국고 1,300억원)중 84%인 1,895억원(국고 947억원)을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저공해 엔진 개조 등 운행차 저공해화사업에 투입한다. 아울러 저공해자동차의 보급을 확산시키기 위해 일반 휘발유차보다 오염물질을 30% 저감 배출(50% 연비개선)하는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보급하는 한편, 차기 규제기준(2008년부터 적용) 수준의 선진국형 저공해 경유차와 무공해 전기이륜차 보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장별로 책임지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여나가는 사업장 총량관리제 도입(2007.7)에 대비하여 배출권 모의거래 실시 등 산업계가 사전에 준비하고 적응하도록 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3. 새집증후군, 소음, 악취 등 생활주변 오염원 저감

최근 건강하고 질 높은 생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실내공기질, 소음, 악취 등 쾌적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한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지난해 환경부는 실태조사 등을 통해서 새집증후군의 실체를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오염물질을 기준이상으로 방출하는 접착제, 벽지 등 유해 건축자재를 병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사용을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2004.5)하였다. 금년에는 신축 공동주택의 “새집증후군” 방지를 위해 신축공동주택까지 오염물질 방출건축자재 사용제한을 확대하고 실내공기질 권고기준도 설정할 예정이다.

도로, 공사장, 항공기 등 생활소음의 획기적 저감을 위한 생활소음 줄이기 종합대책을 금년 중에 마련하고, 시화·반월, 울산산단 등 악취민원 다발지역에 대하여는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지역 실정 및 현장여건에 적합한 악취 방지대책도 수립할 계획이다.

4. 과학적이고 사전예방적인 대기환경 관리 강화

산업발전의 가속화로 인한 대기오염물질 배출원이 다변화함에 따라 배출사업장 관리체계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환경부는 사업장 배출허용기준의 합리적 조정, 대기배출시설의 설치허가 및 신고제도 개선,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사업장에 대한 관리방식을 과학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특정대기유해물질 확대 지정, 석유정제업 등에 대한 시설기준 마련 등을 통해 특정대기유해물질 관리강화를 통해 환경성 질환을 예방해 나갈 것이다.

2007년 오염총량제 실시 등에 대비하여 사업장으로부터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굴뚝 원격감시체계(TMS)를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미세먼지 예·경보제 시행, 오존 예보모델 강화, 대기오염 측정망 재조정 등 대기오염 측정 및 예경보시스템을 합리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5. 국제 대기환경문제에의 능동적 대응체계 구축

최근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에 대해 우려가 많다. 2002년에는 항공기가 결항되고 학교가 휴교하는 등 약 5조5천억의 피해를 입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사에 대한 조기 예보체계를 강화하고, 인체 유해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등을 통해서 황사피해를 최소화하는 대책을 추진중에 있다. 특히 황사의 근원지인 중국 서부지역 조림사업 지원, 생태환경복원사업 실시, 중국내 황사 관측소(5개소) 등으로 통해 국제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그 밖에도 「한·중·일 장거리이동 대기오염물질 공동연구사업」 실시 등을 통해서 동북아지역에서의 장거리이동오염원에 대한 지역협력도 강화해나고 있다.

Ⅲ. 맺음말

우리가 매일 숨쉬고 마시는 공기는 대표적인 공유재이다. 우리는 이 공유재를 적절하게 이용하지 못한 채, 물질적 풍요를 위한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공유재의 비극(The Tragedy of Commons)”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서울 등 수도권지역의 대기질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피해가 10조원이라는 연구결과도 있다.

정부는 이러한 비극을 벗어나, 말 그대로 ‘공유재’를 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도록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은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말할 필요도 없이 ‘공기’라는 소중한 공유재는 사회 구성원 일부만의 노력으로는 그것을 올바르게 보존할 수 없다.

우리 모두가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라는 인식아래 더 이상 대기오염을 방치할 경우 복구불능의 상태로 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당장의 부담은 감내할 수 있다는 절연한 의지가 필요하다. 이러한 의지와 함께 장기적인 안목에서 무엇이 우리의 미래를 위해 진정으로 필요한 것인지 깊이 성찰하는 자세로 우리가 직면한 “공유재의 비극(The Tragedy of Commons)”을 벗어나기 위한 절실한 노력을 경주해 나가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