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유유분이 다량 혼합된 유사경유의 문제점


글·조인호|SK기술원 에너지연구소 수석연구원


경유

의 가격은 2001년 660원/리터 수준에서 2005년 9월 현재 1200원/리터 수준으로 급상승 하였으며, 2007년까지 휘발유의 85% 수준으로 인상될 예정이다. 또한 경유승용차 출시로 인하여 경유 사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로 인하여 휘발유시장에서 탈세의 유혹에 의하여 생겨났던 유사제품과 같은 유형의 유사경유 출현 가능성이 높아졌으며, 실제로 유사경유 유통이 증가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석유품질관리원이 2004년 11월까지 석유유통업체 3만 5019곳을 대상으로 경유 품질를 검사한 결과, 유사경유로 적발된 건수는 총 460건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003년 354건보다 30% 가량 늘어난 것이다.1)

유사경유 제조를 위하여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것은, 육안식별이 어려우면서도 세금차이가 큰, 등유유분이다. 그러나 등유유분을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아래와 같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위 사항들중 가장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윤활성 저하 문제와 세탄가 감소에 의한 문제를 살펴보기로 한다.

  - 제품의 윤활성 감소로 인한 엔진부품 파손.

  - 제품의 세탄가 감소로 인한 연소 불량.

  - 출력 저하.



1. 제품의 윤활성 감소로 인한 엔진부품 파손


경유엔진의 연료계통은 연료에 의하여 적절한 윤활성이 제공되어야 한다. 특히 강화된 배기가스규격을 만족시켜야 하는 EuroⅢ 이후의 엔진은 고온/고압 하에서 작동하게 되므로 윤활성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그런데 등유의 윤활성은 상대적으로 낮으므로(HFRR 600~700㎛), 등유유분이 다량으로 혼합된 유사경유의 윤활성은 규격(HFRR 460㎛ 이하)을 만족시키지 못할 수 있다. 윤활성이 불량할 경우 엔진부품중 연료펌프와 인젝터의 손상을 유발하게 된다.


가. 윤활성 부족에 따른 연료펌프 손상


고압의 연료를 인젝터로 공급해야하는 연료펌프는 연료의 윤활성이 부족할 경우 마찰부위에 손상을 입게 되는데, 기계식엔진의 로터리 펌프와 커먼레일엔진의 고압연료펌프의 손상사례가 아래의 그림 1, 2에 나타나있다.


<그림 1> 연료 융활성에 따른 로터리펌프 마찰부위 마모사례 2)

a) HFRR 400㎛ 연료


b) HFRR 650㎛ 연


<그림 2> 커먼레일렌진에서 연료의 윤활성 부족으로 인한 고압연료펌프 마모사례 2)


특히 커먼레일엔진의 경우 1300기압 이상의 고압에서 운전되므로, 연료펌프 마찰부위의 경미한 손상도 연료공급 중단 및 이에 따른 엔진정지를 유발시켜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러한 윤활성 부족 현상은 선진국에서 초저유황경유를 도입한 초기에 많이 발생하여 혼란을 일으켰지만 적절한 첨가제 사용으로 해결되었다.


나. 윤활성 부족에 따른 인젝터 및 엔진 손상


인젝터에서 연료는 seat와 needle 사이를 통하여 분사되는데, 고온/고압에서 작동되므로, 연료의 윤활성이 부족할 경우 어느 부위에서 seat와 needle이 고착되어 버릴 수 있다. 이 경우 연료의 분사가 정상적으로 되지 못하는데,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연료가 무화되지 못하고 액체방울 상태로 분사될 수도 있게 된다.


<그림 3> Seat와 needle이 고착된 인젝터의 연료 spray pattern 사례3)


이 경우 액체연료는 실린더 벽면의 윤활막을 씻어내려, 피스톤링과 실린더 벽면의 마찰을 심화시키게 되고, 그림 4와 같이 피스톤 파손 및 상단부가 융해되는 손상을 발생시킬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손상은 실제 정비과정에서도 발견되었으며, 윤활성이 부족한 연료를 사용한 실험에서도 재현될 수 있다.3)


<그림 4> 피스톤과 실린더라이닝 seizing에 의한 피스톤 파손 및 피스톤 크라운 융해사례3)



2. 제품의 세탄가 감소로 인한 연소 불량.


등유의 세탄가는 40 수준으로, 일반경유(52 수준)보다 크게 낮을뿐 아니라 경유의 세탄가 규격(45 이상) 보다도 낮으므로, 등유유분이 다량 함유된 유사경유가 사용되면, 엔진내에서 과도한 점화지연이 발생하게 되고, 점화지연으로 누적된 연료가 결국 한꺼번에 연소되면서 폭발음을 동반하는 불완전연소가 일어나게 된다. 이러한 현상을 노킹이라 하는데, 노킹은 엔진의 열화를 촉진하고 유해배기가스의 배출도 증가 시킨다. 노킹은 휘발유엔진에서 흔히 일어나는 문제이지만 디젤엔진에서도 연료의 세탄가가 부족할 경우 나타나게 된다.

이상에서 본 바와 같이 등유유분이 과도하게 혼합된 유사경유의 사용은, 심할 경우 엔진파손 및 이로 인한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음을 충분히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정유사의 정상적인 경유제품은 윤활성이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으나, 경유가격 상승에 기인한 탈세의 유혹으로, 유사경유를 유통시키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므로, 당국에서는 이를 철저히 근절하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겠으며, 소비자는 불법적인 경로로 판매되는 유사제품이나 비정상적인가격으로 판매되는 제품은 사용하지 않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때이다.


참고자료

1. 서울신문 2005.1.13.

2. BOSCH, Diesel fule lubricity requirements for light duty fuel injection equipments, CARB Fuel Workshop, 2003

3. A.J. von Wielligh, Diesel engine failures due to fuel with insufficient lubricity, Proceedings Seventh International Tribology Congress, March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