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변동 및 정유사의 대응전략


글·이영환|GS칼텍스 주식회사 원유제품부분장 상무


1. 서론


2004년 후반기 이후 시작된 고유가 상황의 원인과 향후 전망에 대해 시장 예측 기관간의 의견 차이가 다소 있으나 과거 고유가 상황이 중동 지역의 정치적 불안 및 전쟁 등의 요인으로 인한 일시적인 유가 급등과 이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및 수요 감소, 이후 유가 하락의 순으로 이어진 반면, 현재의 고유가 상황은 산유국의 갈등 구조에 더하여 세계적인 수요 증가와 생산 및 정제 능력의 제약에 따른 석유제품 수급 불균형 등의 복합적 요인으로 발생 하였음을 감안할 때 현재의 고유가 상황은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표 1> 최근 4년간 WTI 가격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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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유가상황에서도 미국등 선진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기 성장세가 지속 되고 있으며, 수요 또한 크게 감소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고유가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판단되며 이에 따라 장기간 고유가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 강구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표 2> 세계 경제 성장률 추이 및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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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2005(E)

2006(E)

Korea

4.6

4.5

5.3

China

9.5

8.8

8.5

Japan

2.7

2.0

2.8

US

4.2

3.4

3.1

Euroland

1.7

1.1

1.7

Russia

7.2

5.6

5.0

Taiwan

5.7

4.5

5.0

India

8.2

6.3

6.7

Canada

2.9

2.7

2.9

Brazil

4.9

3.9

4.1

World

4.7

3.9

3.9

                      Source : Goldman Sachs Economics Research, Aug. 17, 2005



2. 유가 변동 요인


과거와 달리 현재의 고유가 상황을 유지시키는 주요 요소들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나누어 정리해 보고자 한다.

첫째, 먼저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한 신흥 공업국의 급속한 경제 성장은 향후 10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 되고 있으며, 서방 선진국들도 지속적인 경제 성장기로 진입함에 따라 향후 원유 및 석유제품 수요의 비약적인 증가 및 수급 불균형의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유력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 현재의 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해 필요한 원유 탐사 및 개발에 대한 비용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유전 개발 전문가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 인력 자원 확보 어려움 및 관련 기자재 가격 인상이 원유 개발 원가의 상승으로 이어 지고 있으며 이 또한 유가 상승의 주요인으로 작용 하고 있는 실정이다.

향후 유전 개발 가능 지역으로 예상되는 소련과 중동,서아프리카 지역의 반 서방 정서 및 해당국가들의 법률상 제약으로 인하여 투자 이익 회수 가능성이 점차 낮아 지고 있다는 점 또한 향후 신규 유전 개발의 저해요소로 작용하여 유가 하락의 장애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셋째, 최근 이라크 정정 불안 및 이란의 핵개발과 관련된 갈등에서 보듯이 중동지역의 정치적 불안 요소는 단기적으로 해결되기 어려운 실정이며, 이러한 정치/경제적 갈등 상황에 따른 불안감은 유가를 자극하는 주요 요소로서 작용할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

넷째, 非OPEC 산유국의 생산 능력이 점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OPEC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강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한 앞서 언급한 저조한 신규 유전 개발 상황의 영향으로 단기간내 非OPEC의 신규 추가 생산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되어 공급량 증가 예상에 따른 향후 가격 안정화 가능성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다섯째, 투기 자본의 원유 시장 유입을 들 수 있다. 경제 성장에 따른 수요증가와 생산 및 Refinery 설비 부족에 따른 수급 불균형과 상황에 더하여, 저금리 기조와 주식 시장의 상대적인 약세로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기자본의 유입은 유가의 추가적인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환경 규제에 관한 법률 강화로 탈황 등 고도화 시설에 대한 증설 요구가 증가되고 있는 상황을 들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시설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하나 적기에 시설 도입이 불가능한 현실로 인하여 원유 자체의 물성으로 강화된 석유 제품 규격을 해결해야 하는 현실을 감안 할 때, 공급가능 물량이 제한적인 가운데 발생하고 있는 저유황 경질원유의 수요 증가 역시 유가 상승의 또 다른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 되고 있다.


3. 유가 구조의 변화


다음은 고유가 상황에 더하여 과거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유가 구조의 변화 부분을 살펴 보고자 한다.

첫번째, 앞서 기술한 유가 변동 요소들의 유기적인 영향으로 과거와 달리 유가의 변동성 역시 높아진 상태라는 점이다. NYMEX 및 IPE 의 거래제품의 일간,주간,월간 가격 변동 차이가 급격히 확대되고 있으며 <표 3 참조>, 이러한 변동성 증가는 정제 Margin 을 추구하는 정유사의 원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표 3> WTI 일간 가격 변동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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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같이 공장 운전 기준에 적합한 원유의 안정적 확보 중심으로 운영 되어온 정유사의 구매 전략 만으로는 더 이상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으며, 정확한 유가 예측,선물 시장 참여를 통한 위험 요소 분산 등을 통한 경쟁력 제고의 필요성이 증가 하다고 할 것이다.

두번째, 중질 원유와 경질 유종간의 가격차이가 점차 확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저유황 경질유 수요 증가 상황하에서 북해 및 아시아지역 원유의 생산량 감소를 감안할 때 이러한 상대 유종간 가격 차이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며 <표 4> 에서 보듯이 중동지역의 경질유종과 중질 유종간 가격 차이 또한 확대 유지될 전망 된다.


<표 4> Murban/AH 가격 차이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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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경제 성장 및 환경 변화에 기인하여 제품별 가격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경제 발전에 따른 수송 연료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반면, Bunker C 등 중질 유분은 LNG등으로 대체 되어 수요감소 및 가격 약세 상황의 지속이 예상 되고 있어 개별제품별 상대 가격 차이의 확대는 불가피 할 것으로 예상된다. <표 5>에서 요약 하였듯이 경유와 고유황 중유 가격 차이의 확대는 이러한 시장 상황 변화를 설명하는 자료로 이해 가능할 것이다.


<표 5> 경유/고유황 중유 가격 차이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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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6> 고유황/저유황 경유 가격 차이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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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최근 유가에서 보듯이 경질 유분의 Premium 상승 및 유황 함량 차이에 따른 가격 차이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표 6>에서 보듯이 경유의 유황함량에 따른 가격 차이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며, 환경 관련 규정 강화의 영향으로 이러한 추세는 더욱 공고히 될 전망이다. 따라서, 기업의 생존을 위한 시설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나, 최근의 정제 마진으로는 적기 투자를 위한 재원 마련에 상당한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4. 정유업계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요소


마지막으로 정유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기타 요소에 대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첫번째, 환경 규제와 관련된 상황 변화에 대한 부분이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규정한 교토 의정서가 2005년 2월 16일부터 발효되면서 선진 38개국은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부터 2012년까지 1990년 대비 평균 5.2% 감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록 한국은 해당 기간 중 감축 의무는 없으나 OECD 회원국인 동시에 세계 9위의 온실 가스 배출국인 현실을 감안할 때 2013년 이후에는 감축 의무를 부여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대비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규제 강화에 따라, 석유 소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친 재편이 불가피 할 것으로 판단되어 이에 대한 대비책 및 기술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두번째 아시아 지역의 수요와 공급에 대한 부분이다.

중국 및 인도의 경제성장 및 전반적인 아시아 지역의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아시아지역의 제품 부족 상황은 지속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현재 아시아 및 세계의 수요/공급 균형의 최대 결정 국가인 중국은 향후 수요를 충당할 정제시설 확충의 지연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최근의 납사 가격의 상대적 하락이 인도의 수출 물량 증가가 주요인 이었다는 사례에서 보듯이 수요 증가 예측에 따른 신규 시설의 급격한 증설의 영향으로 인도는 자국의 경제 발전에 따른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석유 제품 수출국으로 중국과는 상반된 역할을 당분간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5. 장기 유가 예측


앞서 언급한 석유 시장 상황에 기초하여 유가 예측 기관들의 향후 유가에 관한 의견을 아래와 같이 공유하고자 한다. 아래 표에서 보듯이 PIRA, FACTS등 전문 유가 예측 기관들은 향후 15년 동안 현재와 같은 고유가 상황이 지속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지난 Goldman Sachs 보고서에서 보듯이 유가 100$ 시대의 도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와 달리 세계 경제는 지속적인 경제 성장과 함께 현재의 고유가 상황을 견딜 수 있는 규모와 구조로 성장하여 단기적으로 급속한 경제침체 및 이에 따른 유가 하락 가능성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고유가 상황의 지속 가능성은 과거에 비해 한층 증가 되고 있는 현실이다.


<표 7> 유가 예측기관의 WTI 장기 가격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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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대응 전략


이러한 상황하에서 정유사로서의 생존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최소한의 전략과 상호 협력 방안을 다음과 같이 요약해 보고자 한다.

첫째 정제 고도화 시설의 확충의 필요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대규모 투자금액 및 시설 확보에 장시간이 소요되는 장치 산업의 구조적 특성상 미래 환경에 대비한 선도적인 시설 투자 계획의 수립 및 시행은 정유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요소로 판단된다.


<표 8> 국내 정유사 고도화시설 현황 및 증설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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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표 8>에서 보듯이 경제성장 기조에 따라 수요 충족을 위해 정제 규모 증설 위주의 투자 전략을 구사해온 국내 정유사의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고도화 시설의 신증설은 새로운 경영 환경에 대응 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작업으로, GS 칼텍스의 경우도 2007년 완공을 목표로 일산 15만배럴 규모의 감압 증류시설(Vacuum Distillate Unit) 및 5만5천배럴 규모의 수소첨가 분해 시설(Hydrocraker)의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추가 탈황시설 건설 및 시설 고도화 작업에 지속적인 투자를 계획하여 급변하는 시장상황에 대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제품 규격 강화에 따라 저장시설 및 국내 공급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정유사 간의 상호 협조 방안 모색을 통한 상호 원가 절감 및 효율성 증가 부분도 적극적인 검토의 필요성 또한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번째 에너지 사업의 다각화 추진의 필요성에 대한 부분이다.

향후 국내 정유 사업자들은 국내 석유시장의 수요증가 둔화 가능성 및 석유 화학의 발전 가능성, 환경 규제와 주 에너지원 변화 추세를 감안하여 석유 화학 및 천연가스,전력, 연료 전지 등의 사업 다각화를 통한 위험 분산 및 미래 성장 사업 참여를 통한 경쟁력 확보 노력이 필요 할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이러한 신규 사업의 추진은 막대한 투자 자원 및 위험성이 내재된 현실을 감안할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사전 검토가 선행 되어야 할 사안일 것이다.

세번째 원유 구매 도입선의 다변화에 관한 부분이다.

가격 위험 요소를 분산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존의 특정지역 위주의 구매 방식을 탈피하여 신규 유종의 도입 가능성, 특히 생산량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카스피해, 서아프리카 원유 및 최근 유가 상승에 따라 개발 경제성이 확보되어 생산량 증가가 가시화 되고 있는 오일샌드 등의 도입이 적극 검토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해당 유종들의 원거리 수송에 따른 단점을 극복 하기 위해 정유사간의 공동 수송 등 물류 비용 절감을 위한 적극적인 상호 협력이 필요로 하며, 동시베리아 송유관 관련 시설 투자 역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원유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공동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네번째, 적극적인 유전 개발 사업 참여를 통한 수입 의존도 축소의 문제를 들고자 한다.

한/중/일 삼국의 원유 수입량은 전세계 원유 수입량의 24% 차지 하고 있으며, 에너지 수입규모가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임을 감안시 국가 및 기업의 적극적인 유전개발을 통한 에너지 자립도 향상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시아 주요 원유 생산국인 말레이시아의 해외 유전 개발 성공 사례에서 보듯이 서방국가와의 정치적인 갈등으로 개발이 제한되고 있는 특정 국가(차드, 수단)에 대한 선별적 탐사 투자 전략은 유전 개발전략 수립시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GS 칼텍스의 경우 2010년까지 원유 도입량의 10%를 지분 원유로 확보 한다는 목표로 2003년부터 해외 석유 탐사 및 개발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여, 15% 지분을 보유한 캄보디아 블록A 광구에서 4개 탐사 유정에서 양질의 원유층을 발견 하였으며, 현재 추가로 2개 유정의 탐사작업 및 상업생산 경제성 검토를 진행 하고 있어 근시일내 유전개발 사업 결과의 가시화가 예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시장 확보와 주변 국가간의 협력 강화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중화 경제권은 한국의 최대의 시장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으며 향후 교역 비중의 증가와 더불어 원유 및 제품 수출입 부분의 상호 협력 확대의 필요성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 되며, 기존의 상호 경제 협력국인 일본과의 기술 및 자본 교류 협력 또한 지속 발전 시켜야 할 것이다. 또한 한/중/일 삼국의 높은 원유 수입의존도를 감안할 때 삼국의 유가 안정을 위한 공동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특히 Asia Premium 등과 같은 가격 문제에 대해 공동 대처 하여 원유 수입 비용을 절감 하고 이를 통한 시설 투자 재원 확보로 이어질 때, 안정적인 수요의 바탕에서 양질의 경쟁력 있는 석유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 한다는 정유사 로서의 기본 책무를 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 현재의 국제 석유 시장상황 및 환경 변화에 대한 공유와 급변하는 시장 상황하에서 기업의 생존을 위한 고려 사항에 대한 의견을 공유 하였다. 대한민국 현 100대 기업 중 최근 40년간 기업활동을 유지한 기업의 수가 12개사에 불과하다는 보도를 굳이 참고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경쟁력 향상을 위한 노력의 중요성은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정확한 현상분석 및 선택과 집중에 기반한 차별화 정책의 시행을 통하여 현재의 급변하는 시장상황이 세계 정유업계 내에서 비교 우위의 경쟁력을 확보 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될 수 있기 바라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