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미소는 동료에게 기쁨을 준다


글·황인선 |서울경제신문 여론독자부장



기분이 좋으면 웃는다.

마음이 통한 사람과 더불어 그냥 웃으면 즐겁다.  

웃으면 복이 온다(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는 속담도 있다. 몸에는 내장을 지배하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등 자율신경이 있다. 놀람과 불안, 초조, 짜증은 교감신경을 예민하게 만들어 심장에 악영향을 준 반면 웃음은 스트레스와 분노, 긴장을 풀어줘 건강을 돕는다. 각종 웃음 연구결과에 의하면 즐겁게 웃을 때 뇌하수체에서 모르핀보다 200배 이상 효과가 강하다는 엔도르핀이 늘어나 통증과 근심걱정을 감소시키고 감기 예방과 심장병, 고혈압, 암 치료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한다. 특히 1분간 신나게 웃으며 10분 조깅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만병치료의 감초로 알려진 웃음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자연스럽게 조용히 웃는 미소를 비롯, 활짝 크게 웃는 파안대소, 박수를 치며 크게 웃는 박장대소, 비웃는 조소, 실없이 웃는 실소,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도록 차갑게 웃는 냉소 등 심리 상태에 따른 웃음 종류가 무수히 많다. 아마 이런 웃음 가운데 가장 건강한 것은 더불어 허물없이 즐겁고 크게 웃는 웃음이 아닐까.

삶이 아무리 힘들어도 자신에게서 웃음이 끝 없이 샘 솟는 한 희망이 있고 미래가 밝다. 

하지만 요즘 직장인의 경우 웃을 일이 별로 없다고 한다.

수출 위축과 국내 투자 저조, 내수 부진 등으로 나라경제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지않다. 가정 살림살이도 갈수록 어려운데다 고용 불안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요동치는 부동산값 급등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과 국정운영 지도층의 무능, 각종 게이트에 연루된 정권핵심부의 부도덕한 사례가 고통스런 국민들을 더욱 짜증나게 한다.

특히 갈팡질팡한 교육정책으로 학부모뿐 아니라 장래의 꿈인 청소년을 혼란스럽게 만들고있다. 

조직생활에서 오는 복잡미묘한 갈등도 만만치 않다. 업무상 과도한 목표를 향해 서로 쫓기다 보니 여유가 없다.

직장 상사는 상사대로 아래 사람은 아래 사람대로 너무 힘들게 생활한다. 이에 따라 상대방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기대하기 어렵다. 자신의 내적인 문제도 적지않다.      

우리는 서로 만나면 자연스럽게 “요즘 재미가 어떤지요”라는 인사말을 건넨다. 이럴 때 대체로 “재미는커녕 갈수록 살기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다시 말해 웃을 일이 별로 없다는 것. 

현대인의 생활이 고달픈 탓인지 성인들의 웃는 횟수가 매우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웃음연구 전문가에 의하면 세상물정 모르는 여섯 살 난 어린이는 하루 평균 300회, 성인은 7회 정도 웃는다고 한다.

하루 적어도 15시간(수면시간 제외) 활동하는데 7번 웃는다면 지극히 적은 횟수다.

그래도 의학의 꾸준한 발달과 건강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우리의 평균수명이 80세에 이르고 있다. 우리는 언젠가는 싫든 좋든 고령화사회의 주인공이 된다. 예전엔 오래 사는 것이 축복이었는데 최근에는 부채로 여기는 사람들도 적지않다. 수명 연장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걱정한다. 이런 추세를 감안할 때 건강의 묘약인 웃음에 대해 냉정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않을까.

따라서 돈이 들지않고 즐거움을 주는 웃음에 인색해서는 안 된다. 정말 그렇게 웃을 일이 적은가.

지난 2002년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축구 경기 때 얼마나 자주 신나게 웃었는가 되새겨보자.

세계 16강 안착에 이어 8강 진출, 4강 확보에 온 국민이 얼싸안고 환호했다.

요즘 인공배아 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힘입어 세계적인 스타 과학자로 떠오른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와 독일 월드컵 진출을 위한 쿠웨이트와 경기에서 두각을 나타낸 박주영 선수, 세계반도체 시장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있는 삼성전자 황창규 사장 등이 우리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고있는 것은 아닌지. 이들은 한민족의 자부심을 드높이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 스타로 꼽힌다. 

아울러 우리 주변에도 웃을 일이 적지않다.

천진난만한 어린이의 재롱을 보면서 미소 짓는 노인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주 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주말이면 가족이나 친구와 더불어 적은 돈으로 땀을 흘리면서 명산을 오르내릴 수 있다. 달이 밝게 떠오른 밤, 잠시 자연에 안기면 가슴이 벅차 오른다. 사계절에 따라 피고지는 꽃을 바라볼 때 즐거움이 찾아온다. 정직한 땅에서 자란 오이와 상추, 감자, 토마토를 먹으면 삶의 희열을 느낀다.

평소 함께 크게 웃으면 의학적인 효과뿐 아니라 경제적 효과가 커진다.

웃으면서 일할 경우 회사 구성원간에 신뢰의 폭이 넓어져 생산성이 향상된다. 아울러 하루동안 머무는 시간이 가장  많은 일터가 즐거운 광장이 된다. 미소는 상대방에게 잔잔한 기쁨을 준 반면 찡그린 표정은 주위 동료에게 무언의 불쾌감을 준다. 

건강을 위한 웃음 10계명(한국웃음연구소 제공)은 고달픈 현대인에게 많을 것을 시사한다.

1. 크게 웃어라 2. 억지로라도 웃어라 3. 일어나자마자 웃어라 4.시간을 정해놓고 웃어라 5. 마음까지 웃어라 6.즐거운 생각을 하며 웃어라 7.함께 웃어라 8. 힘들 때 더 웃어라 9. 한번 웃고 또 웃어라 10. 꿈을 이뤘을 때를 상상하며 웃어라

그렇다. 크게 웃자. 함께 웃자. 힘들 때 더 웃자.

우리에게 진정한 웃음과 희망을 주는 인물은 누구인가.

성실성과 겸손이 넘치는 황우석 교수, 볼 찬스 길목에 서 있는 박주영 선수, 도전정신이 투철한 기업인 황창규 사장, 꿈은 이뤄진다는 확신을 갖고 기쁨마음으로 뛰는 자신 등이 웃음을 제공하는 주인공이 아닐까.

도산 안창호 선생은 나라를 잃고 암담한 처지에 놓은 국민을 향해 ‘훈훈한 마음으로 빙그레 웃는 얼굴을 갖자’고 외쳤다. 서로 함께 웃으면서 즐겁게 뛰면 자기가 머문 곳이 행복한 장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