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기후변화협약>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의 실천방안
실생활에서의 배출 저감 . 배출 저감 에너지 개발의 현주소

김철경| 목원대학교 교수/ 녹색미래 환경연구소장

1. 서론

유럽연합 환경장관들이 2005년 3월 10일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제안서를 발표했다. 선진국들이 교토의정서가 효력을 다하는 2012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할 것을 제안한 것이다. 이 제안서에 따르면 선진국들은 1990년을 기준으로 2020년까지 15~30%, 2050년까지 60~80%의 온실가스를 각각 감축시키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며, 이 제안 사항은 구체적인 논의를 거쳐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제출되었다.

그러나 일부 유럽연합 국가들은 2005년 2월에 집행위원회에서 2012년 이후의 목표를 설정한다는 것이 미국과 개발도상국들을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합류시키는데 상당한 압박을 가할 것이라며 반대했었다. 선진국에 대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대비 5.2% 감축하도록 설정한 교토의정서는 올해 말까지 새로운 목표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도록 요구하고 있기에 작금 기후변화협약과 관련한 발표에 대한 대응과 이산화탄소 저감 실천방안이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계에서도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대다수의 국가, 연구기관이나 개인들은 그동안 현재의 에너지 시스템 경제로는 미래에 대한 보장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공감하면서도, 별다른 대응책을 적용하지 못하고 21세기를 맞이하고 말았다. 에너지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절박한 인식을 하면서 사전에 예방적인 차원에서의 조치를 해야 함에 있어 무방비 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모두가 다른 사람이 먼저 하기를 기다리고만 있는 실정이다.

19세기 이래 전 세계 인구는 6배 증가한 반면에 에너지 수요는 80배나 증가하였다. 유기 기인설에 의해서 100만년 정도 오랜 기간동안에 축적된 화석연료를 우리는 불과 1년에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현재의 에너지경제 시스템으로는 급속하게 밀려오는 생태적 재앙을 막을 수는 없다. 에너지 시스템의 대변혁이 있어야만 가능하다고 걱정하는 것이 결코 기우는 아닐 것이다.

세계는 심한 불균형에 놓여 있으면서도, 현재의 불균형 보다는 미래에 대한 걱정을 먼저 하고 있다. 선진국은 과도한 소비로 인한 화석연료나 핵에너지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반면에 지구 다른 한쪽에서는 인간 생명 유지의 원초적인 끼니문제로 걱정하며, 심지어 요리를 할 에너지조차 부족한 빈곤국가가 있을 정도로 지금 지구촌은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어 있다.

2. 실생활 및 산업체에서의 배출 저감

각국의 NGO들은 화석연료의 사용으로 발생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에 대한 저감 실천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세세한 실천방안이 나오고 있다. 주로 에너지 낭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의 생활의식과 생활방식의 개선에 의한 전략들이다.

시민단체들이 주장하고 있는 에너지 절약운동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자동차 공회전 금지, 장바구니 가지고 쇼핑하기, 일회용 물품사용 안하기, 한등 끄기, 화장실 절수시스템 적용하기, 세탁물 몰아서 한꺼번에 하기, 여름철 30도, 겨울철 18도 실내 온도 유지하며 냉난방 사용 억제하기, 근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하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신규 분양 아파트 내부 장식 최소 3년 유지하기, 집집마다 태양열 이용 온수시스템 설치하기, 빗물 받아 활용하기, 공공건물에서 중수도 시스템 적용하기, 한집 TV 1대씩만 시청하기, 절전형 형광등 이용하기, 모든 제품에 에너지원단위 계수화 표기하기, 특히 의류제품에 에너지 사용 원단위를 표기하여 검소한 의류 입기 등등 수없이 많은 생활속에서의 절약 아이디어들이 나오고 있다. 이 모든 것은 에너지원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당연히 이산화탄소 저감과 깊게 관련이 있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부로 깊게 느끼며 절약실천운동에 참여하고 있는지는 의문이 간다. 가장 큰 원인은 우리나라의 전력 사용료와 수도사용료 등이 아직은 저렴하다는 것이 서민들의 가계부에서 읽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산업체에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고 본다. 제조공정에서의 원가절감을 위한 에너지절약 제조공정 시스템 유지는 필수적인 것이다. 이것은 어느 제조공정에서나 모두가 하고 있는 것이다. 제조 공정에서의 에너지 절감 차원이 아닌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제조공정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단순한 에너지원의 대체만이 아닌 근본적인 생산 방식의 개선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일조해야 한다.

한 가지 예를 들면, 제조공정에서 직접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을 저감시키는 차원이 아닌, 공정에서 발생되는 폐수, 폐기물의 발생 제로화를 유도하여 2차 처리에 의한 에너지원 사용이 억제되도록 하는 것이다.

염색공장에서 발생되는 염색폐수의 수처리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난분해성 염색 폐수내의 유기물질 분해를 위해서 많은 연구와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데, 기존의 습식 제조 공정이 아닌 건식제조공정으로 염색을 하는 시스템으로의 전환 등이 바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을 위한 노력이다. 물론 제조공정 개선으로 해당 공정에서는 폐기물의 발생도 억제되고, 원단위도 절감된다면 바람직한 것이지만, 종전 공정 보다 에너지원을 더 사용하게 된다면 이것은 바람직한 개선책은 아닐 것이다. 결국 총체적으로 에너지원을 줄이는 제조 공정 시스템 개발이 요구되며, 제품 자체의 개선도 필요하다.

얼마 전 어떤 연구소와 산업체가 공동으로 연구하여 나프타 분해공정의 운전 조건중 반응온도를 150℃ 정도 낮추어서 에너지를 20% 절약하고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140만톤 줄여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을 연구 개발하였다고 하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이런 신기술은 이제 시작에 불과해야 하다. 모든 산업체들이 에너지를 절약하는 공정 개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저감시키는 것은 결국 화석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는 것이다. 이제 수많은 산업체에서 에너지원을 줄이는 것이 필수적인 과제가 되었다.

기존의 화석에너지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특히 산업체는 신재생 에너지 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특히 태양에너지에 대한 연구는 더욱 21세기에 각광을 받으리라 본다. 특히 산업체에서는 태양로 장치를 이용하여 단 시간 내에 몇 천도까지의 고온을 얻는 집광시스템의 산업 현장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자제품에 대한 한 예를 들어본다. 독일 한 국가에서만 수신용 기구들이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소모되는 전력이 200만 킬로와트라고 한다. 만약 시청자가 TV 시청을 위해서 리모콘을 사용하지 않고 소파에서 일어나서 TV 앞으로 갈려고 하는 적극적 자세가 있거나, 수신용 전자제품의 기구에 대기상태에서의 전기 소모량을 현격하게 줄이는 새로운 칩을 설치하게 한다면 수많은 전력 발전소를 폐쇄해도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낭비하는 시스템 속에서 우리들은 살고 있기에 생활양식을 개선한다는 것은 어느 시민단체의 절전운동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며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복잡한 시대가 되고만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리모콘과 같은 편리한 제품 개발은 일시적인 문화의 발전이라고 할 수는 있어도, 한치 앞을 예견하지 못한 인간들의 우둔한 전자제품 개발의 결과라고 본다.

따라서 현재의 에너지 구조를 지속 하려는 사회경제 분위기는 지구생태환경 측면에서나 사회경제시스템 측면에서나 결코 미래라는 장래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빨리 느끼고 혁신적인 구조개선을 실천해야 한다고 본다.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외국의 사례를 보게 되면 참으로 부럽다. 국가적인 차원, 지자체 차원에서 시행되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남부 코펜하겐 인근인 말뫼라는 도시에서 이스타드라는 도시까지 약 50킬로미터를 운행하는 전차를 타고 멀리 풍차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것은 ‘역시 앞서가는 나라는 다르다’라는 부러움을 갖게 될 것이다. 스웨덴 국철은 이 구간을 전철화하면서 인근 해상에 설치된 5곳의 풍력발전으로 공급되는 전력을 이용한 풍력발전에 의한 전차를 설치한 것이다.

문명이 발달할수록 인간들과 물품들의 이동은 폭넓어졌다. 이동수단인 교통으로 인한 에너지 사용량은 세계 에너지 소비의 17%를 차지한다고 한다. 미국은 특히 교통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가 모든 가정과 서비스부문에서의 에너지 사용량을 합한 것보다도 더 많다. 세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선진국들의 국민들은 교통부문에서의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65%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처럼 교통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량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교통부문에서 에너지 원단위가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은 철도이다. 철도의 경우가 한 사람이 이동하는 1킬로미터 기준 시 소모되는 연료를 대비하여 휘발유 승용차, 비행기보다도 약 1/3 수준의 원단위를 필요로 한다. 화물 수송의 경우에 있어서도 환경친화도 측면에서도 철도가 트럭이나 비행기에 비해서 우수한 통계치를 보이고 있다. 결국 철도를 이동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가장 환경친화적이며,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에 기여도가 높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Photovoltaic cell을 이용하여 태양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직접 변환시키는 태양광발전 시스템이 적용되고 있다. 소규모의 사무실 빌딩 옥상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여 태양광발전을 하고 있는 곳도 있다. 한전에 전기를 판매할 수 있는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한편, 태양에너지를 집중시켜 얻은 고열을 이용하여 증기터빈을 회전시켜 간접 변환으로 발전하는 기술은 이미 보급되고 있다. 태양열을 단지 흡수만하여 주택, 사무실 빌딩에서의 태양열 냉난방시스템은 더욱 보급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태양광의 광양자 에너지를 흡수하여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반도체접합시스템인 태양전지의 개발은 이제 상용화 단계로 발전되리라 본다.
현재 미래지향적인 신재생 에너지로는 태양에너지 외에도, 수소에너지, 해양에너지, 풍력발전, 지열시스템 응용, 바이오매스 에너지 등 많은 에너지원이 개발되어 가고 있다.

3. 미래의 확보를 위한 변화의 시작

인간들의 의지에 따라서 21세기는 빠른 속도로 변화할 것이다. 모든 열쇠는 인간들이 가지고 있다.
20세기 초부터 조선 말기 우리나라에서 각광을 받던 언더우드타자기 등 타자기 제품은 1960~1970년대에 절정기를 이루다가 1980년대에 개인용 컴퓨터의 보급으로 자취를 감추기 시작해서 이제는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철강산업의 발전과 함께 연소모터를 지닌 자동차는 20세기에 호황을 누렸지만 이제 자동차산업은 위기에 직면했음을 인식해야 한다. IT를 이용한 각종 장치들은 빠른 속도로 변환 개발되고 있으며, 신소재 분야에서는 새로운 소재를 하나씩 개발하고 있기에 자동차 산업도 언제 종말을 고할지 아무도 모른다. 에너지 연소방식의 자동차 생산은 아마도 조만간 중단될 것으로 예측한다.

섬유로 타월을 만들던 섬유공장은 이제 온풍으로 손을 건조시키는 기계를 생산하고 있는 전자제품회사로 변신했거나 종이타월 제조 제지회사로 바뀌었다. 이처럼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지만, 더 큰 변화 즉, 에너지 사용이 적은 제품들로 전환될 것이 분명하다. 기존 시장의 확보만으로는 기업의 미래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든 산업체들은 인식해야 하며, 역으로 에너지 소비를 적게 유발하는 제품으로 되돌아가야만 한다는 역류 현상의 미래를 감지해야할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웰빙의 바람 속에서 건강과 관련하여 옛것을 선호하는 풍토가 만들어져 가고 있다.
결국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은 결국 에너지와 직결되며, 에너지 저소비, 고효율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와 같은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 경제성장을 둔화시켜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현재의 경제구조가 에너지와의 깊은 관계성을 가지고 있기에 에너지 구조적인 문제를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변화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기능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본다. 스웨덴 남부 산림지대에 위치한 벡시외라는 도시는 호수가 오염된 것이 계기가 되어서 1994년부터 지속가능한 지자체를 만들어가는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시와 시민단체가 주축이 되어서 시작되었다. 벡시외 도시에서는 1996년에 지방의제 21을 발표하고 화석연료 제로화를 선언하였다. 벡시외는 특히 에너지와 교통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벡시외시는 지역에너지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시에서 직접 운영하는 “벡시외에너지”라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풍부한 산림자원을 바탕으로 바이오매스연료를 이용한 열병합발전을 이루어서 탈화석 연료를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도 지방정부의 강력한 기능 수행이 뒷받침되어야 전반적으로 이산화탄소 저감이 가능하리라 본다.

4. 마무리

이산화탄소 저감은 분명히 가능한 시나리오이다. 시나리오는 바로 인간의 의지에 달려 있기에 더욱 긍정적이다. 에너지 고효율과 저소비 두가지를 모두 실현할 수 있다고 본다.

미래에 도전하는 화석연료 제로화 선언 도시 벡시외는 어느 시민단체가 이룬 것이 아니며, 모두의 노력으로 가능해 진 것이다. 이산화탄소 저감은 모두의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특히 지자체나 정부의 강력한 제도와 지원책이 있을 때에 가능해진다고 본다.

시민들의 생활 속 절약 정신 함양과 시민들의 에너지 저감 방안에 대한 강력한 실천 의지가 특히 요구되며, 산업체에서는 저에너지 사용 생산 공정이 연구 개발되어야 하며 탈화석 에너지원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만 할 것이다.

만약에 21세기로 지구를 멸망하게 할 것이라면 우리의 노력은 필요하지 아니할 것이다. 그러나 분명 인간은 미래의 창출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며, 에너지도 미래의 창출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인간만을 위한 지구 생태계도 아니며, 현재만을 위한 오늘의 에너지 자원만도 아닐 것이다. 그러하기에 공존을 위한 전략이 요구되며,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친환경 마인드, 탈화석 에너지 정책이 요구되는 것이다.

미래의 보장은 지구 생태계가 스스로 제공해 주지는 아니할 것이다. 이미 지구 생태계 자체는 자정능력을 상실했다. 인간의 도움과 협력이 자연에게 영향을 줄때에 자정능력이 회복될 것이다. 인류 스스로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한 부단한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이 있을 때에만 22세기는 지속가능한 미래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