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로 날개를 단 칠레의 경제 및 석유산업 현황
대한석유협회 기획관리팀
지난 2월16일 칠레와의 FTA비준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이제 FTA대열에 동참하게 되었다. 칠레는 예로부터 3W의 국가라고도 하여 여자(women), 기후(weather), 포도주(wine)로 유명한 국가이며 동쪽으로는 만년설의 안데스산맥을, 서쪽으로는 장엄한 태평양을 안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긴 국가이기도 하다. 2002년의 인구는 1천5백만여명이며 GDP는 664억$(한국은 4,764억$)에 이른다. 최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힘입어 남미의 호랑이로 불리며 남미에서는 유일하게 국제경쟁력 부문에서 한국을 앞서고 있다. 본 告에서는 칠레의 경제 및 석유부문에서의 현황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주> |
칠레는 남미에서 경제안정성, 시장개혁, 시장기회 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국가로 개발도상국들에 있어서는 발전모델이자 선진국들에게는 신뢰할만한 교역상대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또한 2004년 1월부터 칠레와 미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됨에 따라 향후 십수년간 경이로운 경제성장과 이에 따른 견실한 석유수요증가도 예견되고 있다.
칠레와 미국은 12년간의 협상끝에 지난 2002년 12월에 FTA를 체결했다. 지난 1990년에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FTA를 위해 초청한 미주대륙의 국가중 칠레는 가장 먼저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으나, 미국은 FTA 상대국을 멕시코로 결정해 버렸다. 그 대신 미국은 1994년경 경제와 민주주의가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는 칠레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가입시키기 위해 미정부의 고위측 인사가 칠레를 방문까지 하였으나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의회의 빠른 승인을 얻지 못해 불발로 끝이 났다.
주미 칠레대사인 안드레스 비앙키(Andres Bianchi)는 칠레와 미국간 FTA 합의의 가장 큰 이유가 칠레는 이제 미국의 신뢰할만한 교역상대국이고 칠레의 경제, 사회, 정치 부분에서 이루어낸 발전 때문이며 단지 미국이 행했던 것에 대한 속죄의 의미가 담긴 “도덕적 속박”에 근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2004년 1월9일, 리카르도 라고스 에스코바 칠레 대통령은 美캘리포니아의 산디에고에서 미국학회(Institute of Americas)[1]가 수여하는 민주주의와 평화상 수상소감을 통해 “칠레는 경제를 개방하고 세계무대에서 경쟁하기로 결정했다. 민주주의제도 없이 세계 무대에서 생존하기란 매우 힘든 일이다. 현재 칠레는 미국, EU, 한국과 FTA를 체결했거나, 할 예정이며 이로 인해 GNP가 1% 가량 더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미에서 이렇게 할 수 있는 나라는 칠레뿐이며 우리는 자치적인 중앙은행과 독립금융정책을 가지고 있다. 칠레 경제는 세계와 함께 성장하고 있으며 수출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우리의 교육열은 매우 높으며 부패근절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국가 경쟁력이란 제품이나 노동력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법제도와 기업환경으로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라는 요지의 발언을 했다.
또한 1월 9일의 행사 분위기는 물론 칠레정부가 지난 2003년 12월에 펴낸 책 ‘성장을 위한 칠레와 미국의 파트너십’에 대한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외교적인 메시지는 희망에 부푼 것처럼 보인다.
경제성장과 석유수요증가
1990년대 최초 8년간 칠레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한 반면 많은 남미 국가들은 경제 침체기에 빠졌다. 1990년~1997년간 칠레의 연평균 성장률은 7.7%이며 1990년에 민주주의가 시작된 이후 2003년까지 칠레의 경제성장은 연평균 5.5%였다.[2]
【그림1】칠레와 세계의 GDP 성장율 및 석유수요 증가율 비교(1990~2003년)
주) 자료원 : 칠레, IMF, IEA, 2003년은 잠정임
반면 세계 경제성장율은 3.3%였다. 1990년~1997년간 칠레의 GDP성장율은 세계성장율보다 크게 초과하였으나 이는 인접한 아르헨티나의 최근 금융위기를 포함한 외생변수 때문은 아니다. 잠정통계 기준으로 칠레의 GDP성장율은 2003년 세계 GDP성장율과 같으며 2004년에는 다시 5%대의 견실한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칠레의 인플레이션율은 1.1%로 미국보다 낮았다.
1990년부터의 13년 동안 세계 석유수요의 연평균 증가율은 1.2%인데 반해 칠레는 세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는 4.9%로 거의 4배가 넘는 증가율을 나타내었다.
【그림2】는 칠레와 세계 GDP성장률의 연간추이를 나타낸 것으로 칠레는 1999년을 제외하고 항상 세계 평균을 웃도는 우수한 경제성장율을 기록하여 왔다[3]. IMF(국제금융기구)는 2004년의 세계 GDP성장율은 4%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칠레의 성장율은 5%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림2】칠레와 세계의 GDP 성장율 추이
주) 1. 자료원 : 칠레, IMF (2003년은 잠정이며 2004년은 칠레와 IMF의 추정치임.)
【그림3】에서는 1985년에서 2004년까지의 칠레의 연간석유수요[4]가 나타나있다. 칠레에서는 석유수요가 1990년에서 2003년까지 GDP가 성장울과 흡사한 매년 4.9%의 속도로 증가하였다. 하지만 1998년에서 2001년 동안에는 석유수요는 침체된 바 있다.
【그림3】칠레의 연간 석유수요 추이 (천B/D)
주) 1. 자료원 : 칠레 (2003~2005년간은 에너지데탕트 전망치임.)
한편 인구를 기준으로 할 때 칠레는 세계평균보다 더 많은 석유를 소비한다.
【그림4】를 살펴보면 1인당 석유소비량은 세계평균이 4.5배럴인데 비해 칠레는 평균 5.8배럴의 석유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은 1인당 15.9배럴, 미국은 24.3배럴의 석유를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4】칠레, 세계, 미국의 1인당 석유수요(2003년 기준)
지역적 비교
칠레는 남미에서 뛰어난 경제성장을 보이고 있다. ECLAC(남미 및 카리브해 경제위원회)에 따르면 동 지역의 GDP는 2003년에 1.5% 성장한 반면 칠레는 3%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그림5】남미국가의 GDP 증가현황 (2003년 기준)
주) 아르헨티나의 2002년 경제성장율은 ▲10.8%로 2003년의 증가는 이에 따른 반사효과임.
2003년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페루의 GDP는 칠레와 같은 3% 이상이었으나 대부분 남미 및 카리브해 연안 국가의 성장율은 거의 2%였다.
인구 230만명 규모로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풍부한 자연자원과 숱한 장점이 있는 남미국가들이 2003년의 1인당 경제성장율이 1997년보다 1.5% 낮다는 것은 실망스러운 결과이다. 하지만 많은 외국기업(IBM, 시티그룹, 굿이어, GM등)이 동지역에서 소비자들이 석유수요를 늘림에 따라 증가한 물품과 이에 따르는 금융기관을 칠레지사를 통해 부차적으로 수출하고 있다.
칠레의 석유상품시장
칠레는 석유 순수입국으로 석유필요량중에서 6%인 14,000b/d 정도를 생산하고 있다. 【그림6】은 2002년 칠레석유수요의 내역을 나타낸 것으로 경유가 44%를 차지하여 칠레의 석유제품수요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서유럽의 추이와 유사하며 칠레는 세제혜택 때문에 휘발유보다 경유소비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휘발유에 부과되는 세금은 경유의 2배에 이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제제도의 왜곡으로 인해 휘발유는 석유제품 수요중 27%에 미친다.
현재 칠레의 보통휘발유 소매가격이 갤런당 2.78달러(882원/ℓ)이며 국제원유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소비자가격의 반영으로 인해 2000년 12월의 2.36달러(759원/ℓ)보다 상승하였다. 반면에 경유가격은 갤런당 1.82달러(577원/ℓ)로 2000년 12월보다 약간 더 낮은 수준이다.
【그림6】칠레의 석유수요 (2002년)
칠레는 원유를 멕시코만 시장가격과 WTI선물계약 가격에 근거하여 수입하며 국영석유회사 ENAP(Empresa Nacional dal Petroleo)가 대부분 수입한다. ENAP는 칠레에서 유일한 정유회사로 최근 22만b/d에 달하는 정제시설을 한 곳으로 집중하였다. 반면에 도매업자와 소매업자는 자유시장 경쟁하에서 비수직적으로 통합된 환경에서 나름대로의 가격을 책정한다.
2003년 2월, 칠레정부는 석유산업 가격에 대해 전면조사를 벌였다.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국영기업으로서 ENAP는 칠레에서 유일하게 파이프라인을 제작하도록 허가를 받았으며 토지수용권 체제하에서 토지를 징발할 수 있다고 지난해 2월13일 UPI가 보도한 것이다. 세계의 몇몇 사례들에서 알 수 있듯이 과거 중앙 통제된 칠레 석유산업이 시장개방과 소비자에게 우호적인 민주주의 발전으로 인해 고통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동차 대수
【그림7】은 1995년부터 2003년까지 칠레의 자동차대수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1996년에서 2002년 사이 자동차대수는 연평균 2.2%(매년 50만대)의 속도로 성장하였다. 심지어 2003년은 232만대의 등록댓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직도 6.75명당 1대의 비율로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자동차대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에너지데탕트는 칠레의 자동차 증가대수가 지금부터 2005년까지 매년 10만대가 증가하며 2025년에는 450만대까지 무난히 이를 것으로 예상하였다.
【그림7】칠레의 자동차대수 증가현황(1995~2005년)
주) 자동차 대수는 연도말 기준이며 2003~2005년은 에너지데탕트 전망치임.
경제지표로 살펴보는 칠레의 현주소
1990년대 중반 칠레의 경제성장을 앞지른 국가는 중국, 싱가폴, 아일랜드 뿐이다. 칠레 국민의 73%가 자신의 집을 소유하고 있고 87%가 컬러텔레비젼을 소유하고 있으며 82%가 냉장고를 보유하고 있고 79%가 세탁기를 가지고 있다. 부패감시 국제민간기구인 국제투명성기구(TI)의 조사발표에 따르면 깨끗한 국가순위를 나타내는 부패지수(CPI)는 2003년 기준으로 칠레가 세계 133개국중에서 20위(한국은 50위)를 차지하였는데 이는 미국(18위)보다 아래이며 일본(21위), 프랑스(23위)보다는 앞선 수치로 남미 국가 및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 이스라엘을 통틀어 가장 투명성을 지녔다. 인터폴에 따르면 2000년에 칠레에서의 인구 10만명당 살인율은 4.9명인 반면 미국은 5.5명, 베네수엘라는 33.2명 콜롬비아는 69.9명으로 치안상황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美브라운大에 따르면 칠레의 전자정부 지수는 2002년에 미국에 이은 5위를 차지하였다. 라고스 대통령은 2004년 1월9일의 산디에고 연설에서 칠레 소득세의 70%를 인터넷을 통해 납부받았다고 발표했다.
최근 칠레의 성공은 남미가 과거 수십년전부터 예상했던 석유수요급증에 따른 공급난 해소를 포함한 다양한 방법으로 지역내에 적극적으로 영향을 미칠 필요성을 시사하는 긍정적인 변화의 지표라고도 할 수 있다.
(에너지데탕트誌 참고, 2004. 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