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보고서]
제1차 한중 에너지협력포럼에 다녀와서
대한석유협회 대외협력팀장/상무 이원철
지난 해 12월8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1차 ‘한중에너지 협력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포럼 참가를 위해 전날 방문한 중국에서 처음 느낀 점은 이 곳 공기가 매우 안좋다는 것이었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면서 보니 택시 등 낡은 차량이 많아 매연 탓도 큰 것 같았다. 2008년 올림픽 개최를 준비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대기관리에 상당히 신경을 써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서 베이징까지 비행시간은 약 2시간 정도. 그것도 베이징이 한국보다 시차로 1시간 늦기 때문에 오늘 하루는 24시간이 아닌 25시간이라는 뜻밖의 여유(?)도 가질 수 있었다. 저녁에는 한국 대표단 간담회가 천안문 부근의 전취덕에서 열려 그 유명하다는 베이징 오리구이도 맛보았다. 부시대통령를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이 여기서 식사를 했다는 설명은 그렇다 하더라도 전취덕에서 식사를 했다는 증명서까지 발급해주는 데는 다소 황당하기도 했다.
동북아 지역 에너지수급을 위해 역내 국가간 협조 필요성 인식
베이징 우의빈관 귀빈루에서 열린 한중에너지협력포럼에는 양국 정유사 대표 및 관련인사 70여명이 참여하였다. 사회는 중국 SINOPEC 왕지밍 총재가 맡았으며, 3분야로 나눠 동아시아 에너지 수급전망, 에너지개발사업 및 원유도입비용 절감방안 등에 대해 한중 양국대표가 각각 주제발표를 한 후 토론하는 형식으로 이어졌다..
필자는 동아시아 에너지 수급전망 파트에서 한국 측 대표로 ‘한국의 에너지수급 현황, 전망 및 중국과의 협력방안’이라는 주제발표를 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 동시통역상 약간의 애로가 있긴 했지만, 활발한 의견교환이 이뤄졌다. 사회를 맡은 SINOPEC 왕총재는 한국측 질문에 대해 거의 대부분을 직접 답변하는 등 상당히 자신감이 있고, 석유 전문가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토론과정에서 원유수입비용 절감을 위해 중국측에서도 아시아 프리미엄문제를 적극 제기하였으며, 현재 상업차원에서 진행 중인 석유비축시설 공동 활용방안을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데 한중 양국간 공감대를 형성했다. 에너지자원탐사 분야에서 중국측은 기초기술과 탐사경험에 대한 자신의 강점을 강조하면서 한국측의 자본참여를 요청하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중국 내륙지방의 석유 및 가스 탐사개발 시 한국기업의 참여를 요청하였다.
특히 중국은 지속적 경제성장을 위한 석유자원의 확보에 매우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이번 포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주요 원유 수송로인 말라카 해엽 안전을 위한 공동대응과 러시아 에너지 파이프라인 도입을 위해 공동보조를 요청한 것이다. 다만, 중국의 석유수요 급증이 국제유가 급등의 한 요인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즉각 부정하는 등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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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정유사 대표 및 관련인사 70여 명이 참여한 한·중 에너지포럼 회의 모습 |
이 같은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한중 양국은 동북아 지역의 원활한 에너지 수급을 위해 역내 국가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원유도입시의 비용절감, 에너지 탐사 및 개발 등에 있어서의 기술협력 및 정보공유와 차기회의는 2005년도 한국에서 개최한다는 4개항의 협력에 관한 비망록을 채택하면서 폐회를 선언하였다.
다음 날에는 베이징 부근에 있는 SINOPEC의 연산석유화학공장을 방문하였다. 연산공장은 1960년대 말 건설되었으며, 에틸렌 기준으로 중국 최대규모라고 한다. 중국이 자랑하는 연산 200만톤 규모 FCC 시설을 참관하였다.
민간업계 중심으로는 최초의 회의
이번 포럼이 개최된 배경은 2004년 6월 서울에서 개최된 한국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중국기업연합회간 제1차 한중재계회의에서 비롯되었다. 특히 한중재계회의에 참여한 중국 SINOPEC 총재는 에너지부문의 해외협력 추진을 희망하면서 “원유 수입부문의 공동대응”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이에 따라 전경련에서는 우리협회와 국내 정유5사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한중일 3국의 정유사 중심의 동북아 정유사 포럼을 추진했으나, 일본측의 참가가 어렵게 되자 우선 한중간 정유사 포럼을 개최하게 된 것이다.
한중일 3국은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약 17%를 차지하고 있으며, 동북아 지역의 경제성장에 따라 이 같은 소비비중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한중일 3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원유 수입 중동의존도가 평균 약 70%에 달한다는 점이다. 최근에는 WTI 원유가격의 급등으로 일시적으로 잠복해 있는 상태이지만, 이같이 높은 중동의존도로 인해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높은 가격으로 원유를 구매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한국 대표로 주제 발표중인 필자 | 연산 석유화학공장을 방문중인 한국대표단 |
따라서, 동북아 국가간 상호협력과 공조를 통해 이같은 불이익을 제거하고, 동북아지역의 석유공급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할 필요성이 있다. 이를 위해 그 동안 각국의 연구소 중심으로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져 왔으나, 민간업계 중심으로는 이번 포럼이 최초의 회의인 것이다. 이 포럼을 통해 한중 양국 정유사간 에너지 협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데 그 의의가 크다 하겠다.
석유소비 세계 2위인 중국과의 에너지분야 협력은 시급
중국에 있는 동안 계속 날씨가 흐려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그러나, 대형 건물이나 인민들의 옷차림 등을 볼 때 서울에서 상상했던 것과는 전혀 달랐다. 이 곳이 사회주의 국가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으며, 왕푸칭 거리는 서울 시내와 거의 다름이 없었다. 출퇴근 시간대의 차량정체도 심했다. 시내 곳곳에 있는 주유소에서는 휘발유를 옥탄가 90, 93, 97로 구분 판매하고 있었다. 고급승용차를 겨냥해 옥탄가 97 휘발유를 파는 것으로 보여, 빈부의 차도 훨씬 심한 것 같았다. 중국 정부의 개혁, 개방정책이 모든 인민에게 큰 자극과 동기를 부여하고 있는 것 같다.
인구 13억의 중국. 2004년 9.5%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여 1979년이래 연속 9%대의 놀라운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멀지않은 시일 내에 중국의 절대적 경제규모가 미국을 추월할 것이다. 주변 국가들의 ‘중국 위협론’에 대해서도 중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지만, 전세계 원자재와 에너지를 독식하고자 할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자명하다.
지난 해 4월 원자바오 총리의 금융긴축정책 시사로 인해 전세계 증시가 큰 충격에 빠지고, 우리나라도 수출대책 등을 긴급 점검한 바 있다. 이미 중국은 석유소비와 구매력 평가 GDP, 외환보유고 등이 세계 2위이고 대 미국흑자와 수출은 각각 세계 1위와 3위를 기록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세계2위의 경제규모로 평가되기도 한다. 세계 경제를 다루기 위해서는 G5(미국, 일본, EU ,영국, 중국)를 구성해야 된다는 주장도 대두되고 있어, 에너지분야에서의 중국과의 협력방안 구축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 포럼이 앞으로 중국과의 긴밀한 협조체계를 더욱 공고히하고 나아가 일본, 러시아 등을 포함한 동북아 전체의 에너지 협력포럼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본다.
第1次 東北亞 精油社 Forum 開催槪要
日時 : 2004.12. 8, 09:00~15:50
場所 : 北京友誼賓館
主管 : 全經聯(한국), 中企聯(중국)
參席 : 兩國 정유사 대표 및 관련인사 70명
(한국측) 신헌철 SK㈜ 사장 등 30명
SK(株), LG칼텍스정유, 인천정유, S-Oil, 현대오일뱅크
(중국측) 陳錦華 中企聯 會長, 王基銘 SINOPEC 總裁 등 40명
SINOPEC(中國石油化工集團), CNPC(中國石油天然가스集團)
CNOOC(中國海洋石油總公司), SINOCHEM(中國化工公司)
主題
- 동아시아 에너지 수급전망과 협력방향
- 동북아 에너지 개발사업과 협력방안
- 동아시아 지역 원유도입 비용절감 방안
第1次 韓中 에너지 協力 포럼 備忘錄
韓國의 全國經濟人聯合會와 中國企業聯合會는 2004年 12月 8日, 北京友誼賓館에서 第1次 韓中 에너지 協力 포럼을 開催하였다. 同 포럼에는 中國企業聯合會의 陳錦華 會長, 韓國 SK(株)의 申憲澈 社長, 中國石化(SINOPEC)의 王基銘 總裁를 비롯하여 政府, 關聯機關, 硏究所 等에서 약 70餘名이 參加하였다. 이번 포럼에서 兩側은 東北亞 地域의 圓滑한 에너지 需給을 위해 域內 國家間 緊密한 協助가 必要하다는데 認識을 같이하고 아래 事項에 대해 合意하였다.
1. 東아시아 地域의 原油需要가 急增하는 狀況에서 兩側은 原油輸入시 費用節減 등 效率性을 높이기 위해 購買, 輸送, 備蓄 等의 分野에서 共助體制를 취하기 위해 努力한다.
2. 國內外 에너지 探査 및 開發 等에 있어 兩側은 技術協力, 情報共有 等을 통한 協力方法을 摸索해 나가기로 한다.
3. 兩側은 東北亞 地域의 에너지 安保와 民間企業間 協力을 促進하기 위해서는 兩國 政府間의 協力이 要望된다는데 認識을 같이하고 各 政府에 에너지 政策 論議機構의 構成을 建議하기로 한다.
4. 次期會議는 2005年 韓國에서 兩側이 合意하는 時期에 開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