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여건악화, 투자세액공제 제도로 돌파해야

 

국회의원 엄 용 수

세계경제와 국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OECD9월 들어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Interim Economic Outlook)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9%로 전망,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예측하였다. 계속되고 있는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갈등으로 향후 경제에 대한 신뢰 하락과 투자심리 약화 및 불확실성 확대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금년도 경제성장률도 지난해 보다 0.7%포인트 낮춘 2.1%로 내다봤다. 내수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 중심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구조 상 세계경제 여건 악화의 영향은 충분히 예상했던 일이다. 실제로 9월 현재 수출은 10개월째 감소하고 있고, 특히 2분기의 경우 수출 감소폭이 G20 국가 중 두 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석유화학·정유 등 주력 수출 품목들의 수출 단가가 급락하면서 수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일본의 경제 보복으로 인해 기초 소재 확보 및 장기적인 주력산업 경쟁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작년부터 시작된 설비투자 감소 등 민간투자 부진으로 경제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 최근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EU 등 주요 선진국들은 감세정책 및 적극적 산업 정책 등 기업활성화 정책을 통해 투자 증가세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민간투자 부진으로 투자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시적 차원에서 수출 둔화와 민간 투자 위축에 대응하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 및 활력 촉진을 위한 정책 지원을 필요로 하는 시점이다. 그 대책으로 정부 예산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겠으나, 경제가 위기일수록 성급한 재정 투입에 유의하고 확실하게 경기 부양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부터 선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런 경우 효율적으로 비용 절감에 도움이 되는 감세 정책이나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할 수 있는 인센티브 확대를 위한 조세지원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기업의 투자 관련 조세지원제도를 규정한 조세특례제한법에는 중소기업에 대한 조세특례, 연구 및 인력개발에 대한 조세특례, 국제자본거래에 대한 조세특례, 투자촉진을 위한 조세특례가 있다. 이 중, 투자촉진을 위한 특정 시설 투자와 관련된 조세특례(25)는 연구시험용 시설 및 직업훈련용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1), 에너지절약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2), 환경보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3), 근로자복지 증진을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4), 안전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5), 생산성향성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6)와 그 외 의약품 품질관리 개선시설에 대한 세액공제(25조의 4), 신성장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25조의 5), 영상콘텐츠 제작비용에 대한 세액공제(25조의 6), 초연결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25조의 7) 등이 있다. 이를 정리하여 보면 우리나라의 시설투자에 대한 조세지원제도는 대부분 세액공제 방식이며 투자금액에 대하여 기업의 규모에 따라 1~10%의 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자세액공제를 통해 기업들은 납부해야할 비용을 되돌려 받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투자 수익률이 증가하게 되는데, 기업의 투자 계획 수립에는 수익률이 관건이므로 투자세액공제는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연구시험용 시설 및 직업훈련용 시설, 에너지절약시설 및 환경보전시설에 투자하는 경우 2021년까지 기업들이 혜택을 적용 받을 수 있다. 안전시설과 생산성향상 시설의 경우 투자 세액공제 제도가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었으나 이로 인해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될 것을 우려하여 과세특례 적용기한을 연장하는 다수의 개정안이 의원입법 발의되어 있다. 지난 7월 정부에서도 일몰을 2년간 연장하는 세제개편 방안을 발표하고 8월 개정안을 발의하여 기업들에게 계속적으로 투자를 독려하고 수혜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안전시설에 대한 투자의 필요성은 투자촉진을 통한 경제 활력 회복만큼이나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문제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국민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스포츠센터나 병원부터 많은 근로자들의 터전인 공장과 산업단지, 국가기반시설인 저유소와 발전소에 이르기까지 빈번하게 발생하는 안타까운 안전사고들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삶이 위협을 받고 있다. 시급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안전대책과 지원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특히, 산업현장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각종 의무와 규제가 엄격히 강화되어 적용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5년간 산업재해 사망자 수는 ‘14992, ’15955, ‘16969, ’17964, ‘18971명으로 그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망사고만인율 비교 시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으로, 근로자 안전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이다. 근로자들의 안전이 궁극적으로 기업의 자산이라는 인식 확립과 투자 확대가 요구된다. 안전에 대한 투자는 기업의 수익 창출이 아닌 사회적 편익의 향상이므로 대규모 사업을 시행하는 대상에게도 안전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를 보다 확대하여 투자를 촉진하여야 할 필요가 있다.

 

‘R의 공포(Recession·경기침체)’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의 안전에도 위기 대응이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 동력인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 및 혁신성장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회와 정부가 나서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유명 도서의 글귀처럼 기업의 투자를 장려하고 촉진할 수 있는 포용적 제도의 힘을 발휘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