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에너지 산업의 발전 방향

2019.04.14
건국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 박종배 교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이하 에기본)은 정부가 최종 결정하겠지만, 여기에서는 민간위원의 권고안을 중심으로 하여 향후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과 에너지 산업 방향에 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에기본 권고안의 비전은 ‘안전하고 깨끗한 국민참여형 에너지시스템 구현’으로 설정하였다. 또한, 핵심 가치는 안정, 안전, 환경, 공존, 성장을 키워드로 선정하여, 전통적인 에너지 정책의 가치에 다양한 새로운 가치가 추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6개의 정책 과제를 선정하여 제안하였다. 즉, ① 에너지 수요관리 혁신을 통한 고효율 에너지사회 구현, ② 재생에너지 중심의 통합 스마트에너지시스템 구축, ③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미래 에너지 산업 육성, ④ 국민참여·분권형 에너지 거버넌스 구현, ⑤ 에너지 안보 제고를 위한 에너지·자원협력 강화, ⑥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 전환시대에 걸맞는 인프라 구축 등이 이에 해당한다. 6대 정책 과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미래 에너지 산업은 현재와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산업의 미래 모습과 발전 방향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첫째, 에너지 공급에서는 전력믹스를 포괄하는 에너지믹스의 대 전환을 목표로 두고 있다. 이는 안전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함과 동시에 활발한 시민참여 및 이익 공유를 통한 공존형 생태계 구축을 목표한다. 둘째, 에너지 수요는 산업·건물·수송 등 각 분야의 소비구조 혁신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하여 에너지 신산업이 새로운 혁신 성장의 동력을 창출하도록 설정하고 있다. 한편 전력사업은 현재의 공기업 및 중앙집중식에서 시민과 지역 중심의 이익공유형으로 전환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에너지 수요에 대한 권고안의 정량 목표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최종 에너지 소비는 원료용 수요를 제외할(포함할) 경우 2040년 176.6백만 TOE(237.5백만 TOE)로서 2030년의 179.5백만 TOE(240.1백만 TOE) 보다 일정 수준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에너지 피크가 2030년 이후 곧 발생하는 것으로 상정한다. 이는 에너지 전 부문의 획기적인 수요관리를 통하여 2040년 약 16.3%(원료용을 포함할 경우 14.6%)의 감축을 전제한 것이다. 원별 최종소비 비중의 추이를 요약하면 석유는 급격한 감소, 석탄은 완만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한 반면, 도시가스는 일정 수준으로 포화하는 것으로, 반면에 전력과 신재생은 지속적인 성장을 추정하고 있다. 부문별 최종소비의 경우, 수송과 가정부문의 감소, 상업 부문의 포화, 산업과 공공 부문의 점진적인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한편, 전력에서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은 2017년 7.6% 수준에서 2030년 20%, 2040년에 25%∼40%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재생에너지 보급 개소는 2017년 43만에서 2040년 611∼1,039만 개소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에너지 연소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5년 601백만톤에서 2030년 536.5백만톤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을 전망하고 있다. 한편,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의 수정안(2018.6)에서 제시한 전환부문의 추가 감축잠재량은 이후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서 상세하게 확정하도록 권고하였다. 발전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2030년 13천톤으로 2017년 24천톤보다 대폭 감소를 목표하고 있다. 수송부문의 미세먼지 배출량은 2017년 34천톤에서, 2030년 27천톤, 2040년 21천톤 수준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하며 이는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의 적극적인 보급을 전제한 것이다. 

공급부문의 가장 큰 특징은 ‘재생에너지 중심의 통합 스마트 에너지시스템’으로 요약된다. 통합 스마트에너지시스템(Integrated Smart Energy System)은 분산형 재생에너지의 대폭적인 보급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에너지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 풍력 및 태양광 등이 생산한 전기에너지는 실시간 전력시장(도매 및 소매 전력시장) 정보를 바탕으로 전력시장에서 최적 활용하든지, 전기차를 충전하여 수송용으로 활용하든지, 열시장에서 가격을 기반으로 축열로 냉난방에 활용하든지, 전기분해를 통한 수소 생산으로 향후 전기 및 수소전기차에 사용하든지 등의 동적 의사결정이 가능한 능동형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는 실시간 생산 및 소비 정보의 획득과 더불어 에너지시장 전체가 매우 세분화된 시장의 구현을 전제로 한다. 재생에너지를 전력부문에서만 사용할 때보다 사용처의 확대를 통한 부문별 가치의 극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에너지시스템의 유연성이 극대화 된다. 전력과 에너지 시장 전체는 도매, 지역간 거래, 개인간(P2P) 거래도 가능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스마트에너지 시스템은 재생에너지 보급이 활발한 유럽을 중심으로 구현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비즈니스의 확산이 미흡하며, 재생에너지의 기술 수준과 산업 생태계는 보급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의 혁신적인 발전을 가져오기 위하여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하는 가상발전소, 국민DR, V2G 등 서비스 산업의 활성화와 더불어 비즈니스 모델 확산이 필요하다. E-Mobility 및 E-Market 인프라, 에너지안전 서비스, ESS 경쟁력 제고 및 규제 혁신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도 하다.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는 선도적 R&D 투자, 재생에너지 산업 국내 공급망의 구축, 통합 수출지원 체계 등이 마련되어야 하며, 재생에너지의 보급 확대가 관련 산업의 경쟁력 강화, 국내 일자리 창출 및 수출 경쟁력 강화와 연계되도록 선순환 구조를 정착해야 할 것이다. 제3차 에기본 권고안은 현재 전 세계에서 추진되고 있는 에너지 전환의 국내 추진과 과도기적으로 전통 에너지원의 최적 활용도 포함한다. 에너지 수요관리의 합리적 추진을 위한 세부 과제의 선정과 더불어 공급과 수요를 아우르는 시장 기반의 통합 스마트 에너지시스템의 구현도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구축하여 일상화 되어 있고, 일본에서도 현재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전기, 열, 가스 산업의 규제 완화가 제한적인 국내 환경에서 에너지 기술, 에너지 서비스, 인프라 혁신은 제한적일 수 있다. 또한, 산업용 소비자를 포함한 최종 소비자의 에너지 공급원과 공급자의 자율적인 선택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어떻게 도모할 것인가는 우리 시대에 주어진 숙제이며 슬기로운 해답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 이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