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산업계 지원방안 >

 

대한상공회의소 지속가능경영원

환경정책실장 황 동언

 

최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논란이 되었던 이슈 중 하나가 대기오염이다. 특히 미세먼지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심각해지면서 대기오염 저감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관한 국가, 도시간 비교를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오염수준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부의 대기환경 정책 또한 점차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 동향은 표와 같다

 

<> 최근 정부의 대기오염 관련 정책

일시

내용

2016.6.3

-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 발표

* 총량사업장 확대, 배출허용기준 강화, 간접배출물질 부과금제 개선

2017.9.26

- 미세먼지 관리 종합대책 발표

* 수도권 외 총량제, 먼지총량제, 배출허용기준 강화, 질소부과금 신설

2017.10.31

- 다량 배출사업장(발전,철강,정유,시멘트) 기준 강화 입법예고

2018.1.1

- 수도권 먼지총량제 시행 (공통연소시설부터 단계적 시행)

2018.5.4

- 질소부과금 시행 입법예고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시행규칙 일부개정)

2018.8.3

- 2020년 대기배출허용기준 30% 강화 입법예고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

2018년 하반기

~ 2020

- 수도권 외 총량제 시행

2019

- 미세먼지 다량배출사업장(석탄화력, 철강, 석유정제, 시멘트) 배출허용기준 최대 2배 강화

2020

- 질소부과금, 새로운 배출허용기준 시행

 

이 같은 환경 변화는 기업들에게도 다양한 변신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규제 강화 정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적응해나갈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들 규제를 준수해야 하는 피규제자의 입장에서 지나치게 과도하거나 성급하게 규제 강화가 이루어진다면 경제를 불안하게 할 수 있다. 성장과 분배의 적절한 조화가 이루어져야 하는 것처럼, 경제성장과 사회발전에도 균형과 조화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정부는 대기환경 정책 변화를 주도하면서도 정책 대상인 기업이 이러한 규제를 실제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기업이 규제를 적절히 준수할 수 있도록 몇가지 제언하고 싶다.

 

먼저, 사회 전반적으로 감내할 수 있는 규제 설계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도하게 목표에 집착하기 보다는 산업계의 실천가능성과 국제기준 등을 고려하여 목표를 적절히 높일 필요가 있다. 아울러 목표와 사회적 기준을 확정하기 까지, 산업계, 사회단체 등 이해관계자들 간에 충분한 공론화를 통해 협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사회적 신뢰에 바탕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기업의 각종 대기오염 저감시설 투자 등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의 대기환경 정책에 대응하여 기업은 저감시설을 갖추어나갈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기업의 행동은 두가지 측면 - 단기적인 비용 부담 증가, 중장기적인 투자 확대 에서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즉 기업에게는 비용이 되면서도, 사회적으로는 관련 환경산업의 성장을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환경 개선 및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

지금 우리 경제는 심각한 고용과 성장 절벽에 놓여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투자 활성화와 신산업 성장이 핵심 관건이다. 동시에 환경적으로는 심각한 대기오염을 줄여나가야할 상황에 놓여있다.

그런데 대기환경에 재정지출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효과도 미미하다. 특히 사업장이 국내 미세먼지의 38%를 배출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다량배출 사업장이 사업장 배출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환경시설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적극적으로 제공하는 것이 효과적인 저감 방안이 될 것이다. 점차 축소되고 있는 환경보전시설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상향조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셋째, 각종 규제의 영향에 가장 취약한 중소기업을 배려할 필요가 있다. 대형사업장에 대해서는 개별적인 관리를 통해 효과적으로 오염저감 문제에 대처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스스로 관리하기가 곤란하다.

이러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자발적인 노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세액공제 등 각종 조세지원과 더불어, 미세먼지, 악취 및 각종 오염원 방지·저감시설을 설치하거나 유지·개선하기 위한 활동에 대해 보조금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현재 정부의 환경분야 지원정책 중 대기환경과 관련된 지원은 환경개선자금 지원, 저녹스버너 설치 지원, TMS 지원, 비산배출시설 기술 지원 등에 불과한 실정이다.

아울러 소규모 사업장의 환경기술인은 전문자격을 가지거나 경력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들에 대해 전문성 향상을 위한 기술교육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4차 산업혁명 기반기술을 활용하여 대기환경을 관리, 감독하는 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이를 활용하는 기업에 대해 지원을 확대하는 것도 방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대기오염 저감 기술개발에 대한 체계적이고 시의적절한 지원이 필요하다. 국내 대기환경산업에 필요한 주요부품은 거의 해외에서 수입해오는 실정이다. 실증사업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핵심소재와 부품에 대한 원천기술개발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성급한 규제 도입으로 인해 외산 기술을 도입할 수 밖에 없다면, 원천기술을 확보하지 못해 국내 환경산업을 고사시킬 수도 있다. 현장조사 등을 통해 기술한계가 있는 설비에 대해서는 제도 시행을 유예하는 등 사업장이 국내 기술을 도입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의 국유기업이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환경기업의 내수시장 경쟁력과 일자리 창출 또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흔히 사회적 이슈가 발생하여 입법이라는 제도적 형태로 해결되는 경우 규제와 지원이라는 두가지 성격을 적절히 조합하는 경우가 많다. 무조건 규제만 하는 것은 그 부담을 받게 되는 피규제자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가 두바퀴가 균형있게 돌아가야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는 것처럼, 지속가능한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규제와 지원도 조화롭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