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정유업계 경영실적 분석 및 향후 전망
대한석유협회 산업정책팀 전재성 과장
1. 2017년 석유산업 시장 동향
2017년은 세계 경기 회복으로 석유수요가 증가하면서 국제유가도 상승세를 기록하였다. 국제유가는 6월까지 배럴당 40달러에서 50달러 구간에서 등락을 반복하였으나, 6월 중순 이후 OECD 석유재고 감소, 북해/리비아 송유관 가동 중단, 산유국 정정불안, 북미지역 한파 등의 영향과 함께 OPEC의 감산 기간 재연장 결정(’17.11)등으로 배럴당 60달러를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다.
세계 경기 회복은 세계 석유수요 증가도 견인했다. 세계 석유수요는 2016년 96.2백만B/D에서 2017년 97.8백만B/D로 1.7%가 증가했다. 특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수요는 2016년 32.8백만B/D에서 2017년 33.9백만B/D로 3.4%나 증가하여 아시아 역내의 석유제품 정제마진 개선 및 국내 정유사의 석유제품 수출 확대에 기여하였다.
2. 2017년 국내 정유사 경영실적 분석
’17년 정유업계 매출액은 ’16년 대비 23.8% 증가한 92조4,051억원을 기록하였다. 영업이익은 ’16년 대비 7.2% 감소한 5조5,035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5조원 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하였다. 정유업계의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넘어선 것은 ’11년 5조 3천억원, ’16년 5조 9천억원에 이어 ’17년까지 총 3번째로,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실적 호조세가 지속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매출액은 유가 상승으로 인해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소폭 감소하여 2017년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16년보다 1.9%p 떨어진 6.0%를 기록하였다.
(단위 : 억원, %) | ||||||
| SK에너지 | GS칼텍스 | S-OIL | 현대오일뱅크 | 계 | |
매출액 | 2017 | 288,852 | 286,237 | 208,913 | 140,049 | 924,051 |
2016 | 236,222 | 234,833 | 163,218 | 112,421 | 746,694 | |
증감(%) | 22.3% | 21.9% | 28.0% | 24.6% | 23.8% | |
영업이익 | 2017 | 13,319 | 19,484 | 13,746 | 8,485 | 55,035 |
2016 | 14,465 | 20,640 | 16,169 | 8,004 | 59,278 | |
증감(%) | △7.9% | △5.6% | △15.0% | 6.0% | △7.2% | |
영업이익률 (%) | 2017 | 4.6% | 6.8% | 6.6% | 6.1% | 6.0% |
2016 | 6.1% | 8.8% | 9.9% | 7.1% | 7.9% | |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2017년 정유업계 부문별 경영실적
(단위 : 억원, %) | ||||||
| 정 유 부 문 | 비 정 유 부 문 | 법 인 | |||
2016년 | 2017년 | 2016년 | 2017년 | 2016년 | 2017년 | |
매출액 (비중) | 652,518 (87%) | 812,795 (88%) | 94,175 (13%) | 111,256 (12%) | 746,694 (100%) | 924,051 (100%) |
영업이익 (비중) | 42,767 (72%) | 41,003 (75%) | 16,511 (28%) | 14,032 (25%) | 59,278 (100%) | 55,035 (100%) |
영업이익률 | 6.6% | 5.0% | 17.5% | 12.6% | 7.9% | 6.0% |
자료 : 정유사 |
2017년 정유사 매출액의 88%인 81조 2,795억원이 석유정제 및 판매 부문인 정유부문에서 발생했다. 영업이익도 정유부문은 4조 1,003억원, 석유화학과 윤활유 등의 비정유부문은 1조 4,032억원을 기록했다. 각 부문별 영업이익률은 정유부문 5.0%, 비정유부문 12.6%로 비정유부문 이익률이 정유부문보다 높게 나타났다.
각 부문을 살펴보면 정유부문과 비정유 부문 모두 2016년 대비 매출액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감소하였다. 특히, 정유부문의 경우 ’16년에 비해 ’17년에 유가가 상승하며 정제마진 증가와 수출 채산성 개선, 그리고 세계 석유수요 증가에 따른 수출 물량 증가 등 국내 정유업계에 우호적인 경영환경이 조성됐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발생했다.
이렇게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한 것은 2017년의 유가 상승폭이 2016년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발생한 래깅효과 축소 및 원화 강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나라는 원유를 전량 해외에서 도입하기 때문에 산유국에서 원유 구매 후 국내로 들여오는 데 통상 1개월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 기간 동안에도 원유가격은 계속 변동하며, 유가 상승기에는 원유 구매 시점보다 제품 판매 시점에 더욱 가격이 올라 제품 판매 이익이 증가하게 된다. 즉, 산유국 현지에서 원유를 구입한 시점과 실제로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시점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재고자산의 평가손익에 따른 이익 확대 또는 축소 효과를 래깅효과라고 말한다.
2016년의 경우 국제유가 상승폭이 배럴당 21.6달러에 달했으나, 2017년에는 국제유가 상승폭이 배럴당 10.5달러에 그치면서 ’16년 대비 ’17년에 래깅효과가 축소되며 영업이익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작년 말부터 원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의 비정유부문의 경우 정유부문과 마찬가지로 유가 상승으로 매출액은 증가하였으나, 석유화학제품 가격 스프레드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하였다.
석유화학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18.7% 상승한 8조4,209억원을 기록하였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1.2% 감소한 7,857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상승으로 석유화학산업의 원료인 나프타 및 석유화학제품 가격은 상승하였으나, 톨루엔, 자일렌, 파라자일렌 등 일부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원료인 나프타 가격 대비 상승폭이 낮아 석유화학제품 수익성이 낮아지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윤활유부문 역시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4% 증가한 2조7,046억원을 기록하였으나, 영업이익은 소폭(5.6%) 감소한 6,174억원을 기록하였다.
2017년 정유업계 비정유부문 경영실적
(단위 : 억원) | ||||||
| 석 유 화 학 부 문 | 윤 활 유 부 문 | 비 정 유 계 | |||
2016년 | 2017년 | 2016년 | 2017년 | 2016년 | 2017년 | |
매출액 | 70,936 | 84,209 | 23,239 | 27,046 | 94,175 | 111,256 |
영업이익 | 9,972 | 7,857 | 6,539 | 6,174 | 16,511 | 14,032 |
영업이익률 | 14.1% | 9.3% | 28.1% | 22.8% | 17.5% | 12.6% |
자료 : 정유사 |
이상에서 살펴봤듯이 2017년 정유사 매출액은 전년 대비 23.8% 증가한 92.4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 감소한 5.5조원으로 매출액대비 영업이익률은 6.0%를 기록하였다. 정유업계로서는 사상 최대 수준에 버금가는 영업이익 및 영업이익률을 시현하였으나, 한국거래소가 밝힌 2017년 12월 결산 상장법인 639개사의 영업이익률이 9.15%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정유업계의 영업이익률은 아직도 타 산업 대비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4. 2018년 정유산업 전망
2018년 국내 정유사의 경영환경은 그렇게 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 유가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고, 역내 가장 큰 수출국이자 경쟁국인 중국도 석유제품 품질 기준을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높였을 뿐만 아니라 중국내 정유사들의 수출 쿼터를 ’17년 대비 30% 가까이 증가한 1,624만톤으로 확대되며, 아시아 역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시아 역내의 제한적인 신규 증설 규모(순증 약 68만 배럴)에 비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수요가 더 크게 증가(약 80만 배럴) 할 것으로 보여 수요 우위의 시장 수급 상황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유사들도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고도화 시설 투자를 지속하고, 수익성 다각화를 위한 석유화학시설도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친환경기조에 맞춰 중질유 탈황시설 등의 투자도 진행 중이다.
정유업계의 투자와 노력을 통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여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또, 국가 주요 에너지 기간산업인 정유산업의 발전을 통해 국민경제 증진에도 기여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