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수출현황과 2018년 전망

대한석유협회 산업정책팀
 한성준 대리

2017년 국제석유시장 여건

2017년 1월부터 10월까지의 국제 석유시장을 쉽게 정리하자면 “~”이다. 중간에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처음과 끝은 비슷하다. 1월 국제원유가(dubai유)는 52.5$/b로 ’16년 8월부터 이어진 상승세의 연장이었다. 2월 55.1$/B로 고점을 찍은 후, 7월 47.4$/b로 하락하고, 다시 상승하여 10월 54.6$/b을 기록하였다.
예측된 유가의 흐름이었다. 국제유가가 상승하여 셰일오일 생산원가를 상회하면 원유 생산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원유공급이 증가하면 다시 유가가 하락한다. 이렇게 유가가 하락하면 석유수요가 늘어나서 다시 유가가 상승하고, 또 공급이 늘어나면 하락하고….

11월, 사우디에서 “피의 숙청 사태”가 발생하기 전까지 다들 그렇게 예상했다. “~” 의 형태로 마무리되고, 유가수준이 약간 오를 수는 있어도 대략적인 추세는 꾸준히 그럴 것으로 보였다.
피의 숙청은, 11월 4일 사우디 국왕의 칙령을 받은 왕세자 모하메드 빈살만(32세)이 반부패기구 구성 후, 왕자 11명‧현직 장관 4명‧전직 장관 11명 등을 검거한 사건이다. 부패를 뿌리뽑는다는 공식적 명분 이면에는 반대파 왕족 제거 및 자금 확보라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이후로 60$선을 갸웃거리던 국제유가는 60$선을 넘었다. 모하메드 빈살만 왕세자는 강도 높은 감산정책을 지지하던 인사이었기 때문에, 시장은 석유공급이 줄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면서 한동안 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졌지만, 피의 숙청사태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신문기사 구절을 그대로 옮겨 표현하자면, “(셰일오일로 인해 국제유가는 박스권 내에서만 움직일 것이라는) 전문가의 예측을 비웃듯” 국제유가는 오르기 시작했다.

[2017년 국제유가 동향]

   
     * 한국석유공사

이러한 최근의 움직임이 국제 석유시장과 글로벌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자세한 분석은 나중에 하더라도, 수출금액의 증가에 플러스적인 요소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50$ 후반에서 60$ 초반을 기록하던 석유제품 수출단가가 11월 66$/B로 높아졌다. 12월 단가도 68$/b이 예상된다.

길게 썼지만 짧게 요약하자면, ’17년 석유제품 수출에 있어서 금액‧단가 측면에서는 연말 단가 상승이라는 뉴스가 있었다.
이외에도 물량 측면에서는 수출물량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하였다는 뉴스가 있다.

2017년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5억 5천만 배럴로 전망되는데, 이는 ’16년 5.3억 배럴에서 2천만 배럴 증가한 수치이다. 최근 석유시장과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13년부터 4년 연속 증가세를 유지 ‧ ’15년부터 3년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수출물량이 꾸준히 증가할 수 있었던 대외적인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석유수요 상승이 있다. IEA에 따르면, 석유수요는 ’14년 9,290만b/d에서 ’15년 9,480만b/d, ‘16년 9,610만b/d, ’17년 9,770만b/d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한국 석유제품의 주수출국인 중국과 非OECD 아시아 국가 석유수요가 ‘14년 2,260만b/d에서 ’17년 2,570만b/d로 급증하여 석유제품 수출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미국 정제설비의 일시적 가동중단, 글로벌 정제설비 신증설의 지연 등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대외환경과 각종 사건을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정유업계가 꾸준히 수출다변화 전략을 모색하여 왔고, 안정적인 공장 가동에 힘 써왔기 때문이다. 특히 안정적이고 유연한 공장가동으로 수출시장 변화에 적극적인 대응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2017년 수출동향 분석

구체적인 수출동향을 분석해보면, 호주로의 수출이 ’16년 5,304만배럴에서 22.7% 증가한 6,508만배럴을 기록하여 크게 눈에 띈다. 호주의 경우 석유수요는 ’07년 94만b/d에서 ‘16년 104만b/d로 꾸준히 증가하지만, 노후화된 정제설비 폐쇄(’07년 73만b/d → ’16년 45만b/d)로 석유생산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17년 누적으로는 중국‧싱가폴에 이어 3순위이지만, 3분기에는 처음으로 싱가폴을 제치고 2순위를 기록‧향후에도 2순위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호주 경제는 특히 광대한 수송망에 기반한 물류‧항공산업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매력적인 수송용 유류 수출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수출증가 또한 특이한 현상이었다. 9월 허리케인 하비의 영향으로 한달간 미국 정유시설(1,896만b/d)의 13.5%를 차지하는 256만b/d 규모의 설비가 잠정 폐쇄되었고, 미국의 일평균 석유생산량이 1,800만b/d에서 1,500만b/d로 16.7% 감소하였다. 미국 내 석유생산 중단에 따라 수입으로 수요를 충당하게 되었고, 그 결과 9월의 항공유 수출은 월 평균 3백만배럴에서 560만배럴로 증가하였고, 이에 따라 ‘17년 전체로도 전년대비 300만배럴(12%)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싱가폴로의 수출은 ’16년 8,213만배럴에서 26.5% 감소한 6,036만배럴로 전망된다. 싱가폴은 중개시장이므로 직수출이 힘든 경우 거치는 유용한 시장이지만, 중개시장 이용(트레이더 활용)에 따른 수수료 때문에 마진이 높지는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싱가폴로의 수출감소는 수출물량이 증가‧유지되는 경우 직수출 증가를 의미한다. 하지만, 올해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제품별로 증감 동향이 상이하다. 주요 수출 품목 중 휘발유와 항공유 수출은 각각 1,200만배럴, 1,300만배럴 줄었지만, 경유는 500만배럴 늘었다.

항공유는 앞서 말했듯 여행수요가 증가하는 호주와 미국으로 수출이 늘어서 대체되었으며, 싱가폴로의 휘발유 수출 감소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로의 직수출 증가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은 급속한 산업화와 소득수준 향상에 따라 석유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최근 베트남 연평균 석유소비 증가율은 7.5% 정도로, 3~4%에 불과한 인도네시아‧태국‧말레이시아 등 타아세안 국가 대비 가장 높다. 그리고 자동차 시장은 연평균 34.7% 성장‧매년 역대 최다 판매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2011년 판매/수입된 자동차는 9.2만대/2.7만대였으나, ’16년 30만대/11.3만대로 크게 늘어났다. 기존에는 베트남 사람들이 자전거나 오토바이를 사용하였으나, 생활수준 개선에 따라 안전하고 구매력을 과시할 수 있는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 2017 년 주요제품 / 국가별 수출 금액 물량 >

( 천배럴 , 백만달러 )  

품목

구분

일본

중국

싱가폴

호주

미국

총계

휘발유

금액

342

362

897

90

4,978

증감률

43.0%

-100.0%

-47.3%

-6.5%

145.0%

31.9%

물량

5,187

5,445

13,257

1,299

74,840

증감률

15.1%

-100.0%

-60.7%

-24.2%

109.5%

5.2%

경유

금액

232

742

2,434

1,732

21

10,415

증감률

28.4%

58.2%

38.7%

69.2%

-48.8%

31.2%

물량

3,593

10,736

38,080

26,555

334

161,430

증감률

-1.6%

20.2%

6.7%

34.4%

-55.2%

1.3%

항공유

금액

492

1,075

298

1,010

2,214

7,197

증감률

199.9%

44.4%

-62.2%

137.5%

38.1%

35.3%

물량

7,429

16,700

4,622

15,735

34,566

112,506

증감률

129.5%

17.3%

-69.4%

91.6%

11.3%

9.8%

아스팔트

금액

126

974

86

1,238

증감률

73.2%

50.3%

139.6%

-100.0%

57.1%

물량

2,889

21,124

1,898

27,071

증감률

16.3%

-4.7%

49.0%

-100.0%

0.4%

윤활유

금액

43

211

126

19

205

1,479

증감률

0.4%

19.4%

36.5%

6.1%

68.1%

37.5%

물량

467

2,230

1,299

182

1,789

15,627

증감률

-11.1%

0.4%

12.9%

-7.5%

32.8%

14.2%

총계

금액

2,314

5,083

3,401

3,757

2,536

29,208

증감률

42.2%

41.1%

-1.3%

51.8%

39.6%

33.3%

물량

40,151

88,718

52,787

57,759

38,076

463,238

증감률

8.2%

5.3%

-23.1%

22.7%

11.8%

4.1%

 

* 한국석유공사(‘17.1~11 실적)

표의 실적 자료는 전망치와 다를 수 있음

 

경유 수출 동향은 사정이 복잡하다 . 경유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1% 정도 증가하여 큰 변화는 없어 보이나 , 국가별 / 제품별로 수출행태가 다양하다 .

환경성이 좋고 자동차 연료로 사용되는 황함량 10ppm 경유 수출은 전년대비 14%( 600 만배럴 )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 경제성장에 따른 물류이동량 증가로 호주 수요가 늘어나는 것 외에도 , 최근 유로 4 기준 도입 등 환경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 싱가폴 등 동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이 늘어났다 . 대신 ,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어 운임이 비경제적인 유럽으로의 수출은 감소하였다 .

환경성이 낮아 선박용 연료로 사용되는 500ppm 이하 경유의 경우 , 전체적으로는 전년대비 3.7% 감소하였으나 , 중국 대만의 경우 1,000 만배럴 (50%) 이 증가하였다 . 중국이 주강삼각주 (Pearl River Delta), 장강삼각주 (Yangtze River Delta), 보하이만 (Bohai Bay rim) ECA(Emission Control Area; 오염물질 배출규제해역 ) 로 설정함에 따라 해당지역을 통과하는 연료의 환경기준이 대폭 강화되었기 때문이다 . 중국의 해당지역 ECA 설정으로 기존 3.5% 이하 황함유 연료사용에서 0.5% 이하 황함유 연료를 사용해야 하는데 , [‘16 1 월부터는 ] ECA 권역내 항구 사정이 가능한 경우에 한해 접안이나 정박 시 , [’17 1 월부터는 ] 권역내 주요 항구에서 접안이나 정박 시 , [’18 1 월부터는 ] 권역내 모든 항구에서 접안 및 정박 시 , [’19 1 월부터는 ] 권역내 모든 선박의 항해 시로 도입 권역 범위가 넓어질 예정이다 . 또한 , 해당 제도가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될 경우 , ’19 12 31 일 이후 황함유량은 100ppm 으로 강화될 수도 있다 . 이러한 제도 변경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중국 및 인근 국가로의 저유황 선박용 연료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 용도별 경우 수출 현황 >

( 단위 : 천배럴 )

  

용도

대만

중국

필리핀

싱가폴

호주

유럽

총계

동기

31,874

10,736

1,244

31,385

985

-

108,480

전년동기

22,128

8,022

369

33,686

766

7,388

113,763

전년동기대비

44.0%

33.8%

237.1%

-6.8%

28.6%

-100.0%

-4.6%

동기

-

-

6,855

6,695

25,570

-

52,366

전년동기

1,114

909

4,524

2,018

18,993

3,765

45,500

전년동기대비

-100.0%

-100.0%

51.5%

231.8%

34.6%

-100.0%

15.1%

동기

31,874

10,736

8,682

38,080

26,555

-

161,430

전년동기

23,241

8,931

5,061

35,704

19,758

11,154

159,431

전년동기대비

37.1%

20.2%

71.5%

6.7%

34.4%

-100.0%

1.3%

 

* 한국석유공사 (‘17.1~11 실적 )  

 

2018 년 수출 전망

 

2018 년 수출전망도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

 

견고한 글로벌 석유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 , 안정적 공장가동으로 수출시장은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 ’17 97.7 백만 b/d 였던 석유수요가 ’18 년 상반기 98.5 백만 b/d, ’18 년 하반기 99.7 백만 b/d 로 예측되며 , 특히 한국 석유수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석유수요는 33.8 백만 b/d 에서 34.6 백만 b/d 로 증가하여 세계 석유수요 증가를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 또한 , 저유가 상황이 지속됨에 따라 석유수출 경쟁국의 신증설 속도가 감소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 ’14 년도 1.5 백만 b/d 수준에서 신증설이 이루어졌으나 , ‘15 14 b/d, ’16~‘18 년은 70 b/d 수준에서만 증설될 전망이다 . 이렇게 석유제품 수요 증가 규모가 설비증설 규모를 상회하는 와중에 OPEC 등 산유국 감산연장 합의로 원유공급 감소 및 석유제품 생산 증가속도는 둔화되어 수출환경은 긍정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며 , 수출물량은 전년대비 3.5% 증가한 5.7 억배럴로 전망된다 .

 

2018 년 국제유가의 경우 , OPEC 98% OPEC 76% 로 높았던 원유 감산 이행률이 내년에도 유지되어 ’17 년 대비 5% 내외 높은 55$/b 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 이에 따라 석유제품 수출단가 또한 ’17 년 대비 2~3$ 높은 65$/b 로 전망된다 .  

 

< EIA 유가 전망 >  

 

 

2015

2016

2017

2018 (E)

WTI

48.76

43.47

49.70

51.04

BRENT

53.60

45.13

53.01

55.61

* EIA(‘17.11)  

이에 따라 수출금액은 전년대비 7.1% 증가한 370 $ 로 예상된다 .  

 

 

< 2018 년 석유제품 수출 전망 >  

( 단위 : 천배럴 , 백만 $)  

 

2017

2018

전년대비 증감

수출 물량

551,339

570,636

3.5%

수출 단가

62.8

65.0

3.5%

수출 금액

34,630

37,091

7.1%

                 

                                                   

최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 포커스(12.1)에서 미국의 셰일오일 증산으로 인해 상승압력은 점차 완화될 것이며, 해외 예측기관들은 2018년 연평균 국제유가가 현 수준을 하회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소개하였다. 수출 전망을 담당하는 입장에서 유가변동이 마냥 즐거운 일은 아니다. 유가 하락은 수출단가 하락을 동반하고, 유가 상승은 석유수요 감소를 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유가 하락이 수출금액 하락을 가져올 수는 있지만, 수출물량 하락을 동반하는 것은 아니다. 유가 상승이 모든 곳의 수요를 감소시키는 것도 아니다. 2018년에도 강점을 단련하고 약점을 극복하여, 기회를 창출하고 위기를 돌파하여 또다시 석유제품 수출량 사상 최고실적을 경신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