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매력이 공존하는 도시

S-OIL 대외협력팀 한원일

독일 최고의 대문호로 꼽히는 괴테는 정치, 과학, 철학 등의 영역에서도 많은 업적을 세웠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브래드 피트는 배우로 유명하지만 감독과 제작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한 드웨인 존슨과 강호동은 엔터네이너로서 높이 평가받고 있지만,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였던 스포츠 선수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 분야의 커다란 강점이 다른 장점을 상대적으로 덜 두드러지게 하는 경우는 사람뿐만이 아닐 것이다. 산업수도, 혹은 공업의 도시로 알려진 울산도 그렇다. 울산은, 특히 가을의 울산은 매력적이고 멋진 것들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영남알프스 억새군락]

 필자가 근무하는 S-OIL 울산 Complex는 서쪽으로는 밀양, 남쪽으로는 부산과 접하고 있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하고 있다. 울주군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곳이 도처에 즐비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을의 영남알프스'는 누구에게나 자신있게 소개할 수 있는 곳이다. 짙은 녹음으로 청년처럼 활력 넘치던 산이 울긋불긋 완숙미 넘치는 모습이 되어, 말 그대로 색(色)다른 매력을 뽐내기 때문이다.

 단풍으로만 가을 산을 즐기기 아쉽다면, 영남알프스 중에서도 간월재와 신불산을 방문하길 권한다. 새하얀 억새로 가득한 경관이 펼쳐져 있어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울산 12경' 중 하나인 신불산 억새평원은 전국 최고의 억새평원 중 하나로 손꼽히는 명소이자 트레킹 코스로 유명하다.

 영남알프스의 다양한 등산코스 중 간월재와 억새평원 2곳을 체력적인 부담이 덜고 여유있게 즐기고 싶을 땐 억새바람길 코스를 선택하면 된다. 다른 코스에 비해 비교적 쉽게 억새밭 사이를 거닐 수 있다. 이 코스는 가족, 친구, 연인 등 여러 사람들과 함께 억새를 즐길 때에도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하늘 밑에 달린 단풍과, 땅 위에 솟은 갈대 사이 즈음에서 잠시 가을바람에 자연과 함께 흔들려보자. 세상이 주는 흔들림은 풍파만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을, 세상에 흔들릴 땐 나 혼자 흔들리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태화강 십리대숲]

 울산의 외곽에 억새가 있다면, 울산의 중심에는 태화강이 있다. 태화강에도 억새밭이 조성되어 있지만 가장 유명한 것은 역시 '십리대숲'이다.

 십리대숲은 울산의 무거동에서 태화동까지의 태화강변에 위치한 대나무숲을 지칭하며, 강물의 범람으로 인한 농경지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이 홍수 방지용으로 대나무를 심게 된 것이 유래가 되었다. 한때 다른 용도로 개발이 될 뻔 하였으나 울산시민들의 반대로 유지가 되었으며, 이후 산책로와 편의시설이 조성되어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울산의 대표적인 생태공원이 되었다.

 십리대숲은 태화동 방면 삼호교 밑에서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해 성남동 방향으로 즐기는 것이 가장 보편적이다. 최근 대숲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대도 있어 방문객들이 이용할 수 있다. 대숲은 거니는 것도 좋지만 전체적인 조망 역시 절경이다.

 이처럼 접근성이 좋고 편의시설과 운동시설이 잘 조성된 대숲은 남녀노소 많은 사람들이 즐겨 방문하는 곳이니, 울산을 방문하게 된다면 꼭 거닐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회색의 도시 안에서 이만한 규모의 푸른 대숲을 거니는 경험은 울산이 아니면 하기 힘든 경험이며, 가을에 푸르고 청아한 것은 하늘만이 아님을 알게 될 것이다.

[태화강대공원 + 태화루]

 대나무 숲이 끝나면 코스모스가 가득한 태화강 대공원이 펼쳐진다. 태화강 대공원 역시 울산의 자랑거리로 1년 내내 많은 행사와 축제가 가득한 곳이며, 가을엔 코스모스가 만개하여 감탄을 이끌어낸다. 이러한 대숲과 태화강 대공원의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있으니 그것이 영남을 대표하는 3대 누각 중 하나인 울산의 ‘태화루’이다.

 태화루는 울산의 전통성과 역사, 그리고 정체성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누각이다. 태화강변의 황룡연 절벽에 위치한 태화루는 당나라에서 불법을 구하고 돌아온 자장대사가 태화사와 함께 643년에 건립하였다. 절벽 위에 위치하여 태화강변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으며, 태화강변 산책로와 연결되어 누구나 편하게 방문할 수 있는 곳이다.

커다란 규모로 울산의 중심에 굳건히 자리잡은 태화루는 사실 임진왜란 도중 소실되었던 아픈 역사가 있다. 울산시는 사라진 태화루가 가진 문화적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2007년부터 복원사업을 진행하였고, S-OIL에서 울산시에 단독으로 100억원을 지원해 지난 2014년 복구가 완료되어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오래 두고 즐기기엔 가을은 너무나 짧다. 짧은 계절이기에 부지런히 쫓는 사람이 더 긴 가을을 누리는 특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복원된 태화루와 태화강 대공원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어 울산의 가을을 채워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울산의 자랑인 ‘처용문화제’와 ‘문화콘서트 풍류’가 태화루의 멋을 향유하게 해주고 있다.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에는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한다'는 말이 나온다. 울산은 산업이 발달한 도시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렇게만 알려지기엔 아까운 도시이기도 하다. 이 글이 울산이 산업시설과 자연이 공존하는 멋진 도시임을, 그것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온 사람들이 사는 도시임이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길 빌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