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유국 기행 (6) - 중국

 

송성용 여행작가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면서 산유국이기도 한 중국이 이번 기행지다. 그런데 의외로(?) 산유국으로는 유명하지 않고, 천혜의 자연환경 덕에 여행자들을 끌어 모으는 곳으로는 상당히 잘 알려져 있다. 빌딩 숲이 우겨진 첨단 미래형 도시를 자랑하기도 하고, 아마존만큼이나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광대한 자연도 넘쳐나는 거대한 대륙 중국으로 떠나보도록 하자.

 

 

산유국이자 최대 소비국인 중국

서두에 언급했듯이 중국은 세계 5위의 원유 생산국(2016BP통계 자료)이지만 산유국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많다. 중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들이 워낙 많기도 하거니와 생산량보다 더 많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석유를 수입·소비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중국이 전 세계 석유산업의 시조 격이라는 얘기를 들으면 더 놀랄지도 모르겠다. 대나무를 이용해 1.5km를 파내려간 중국의 소금 시추술 덕분이다. 1828년 프랑스 선교사가 이 기술을 유럽에 전파했고, 이를 기반으로 막대한 양의 석유 시추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처럼 관련 업계의 시발점이 된 중국 역시 산유국이 되기 위한 꾸준한 노력을 이어간다. 그리고 1950~60년대에 이르러 다칭 유전을 비롯한 대규모의 유전 탐사와 개발을 해내며 석유 자급자족을 실현하게 된다. 1960~70년대에는 중국 내 석유 생산량의 증가율이 200%를 훌쩍 넘어설 정도였다. 그리고 1978년에는 산유국 순위 9위를 달성하면서, 자급자족을 하고도 1억톤의 물량을 수출할 수 있었다. 수출이 정점을 찍은 시기는 1985년이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중국은 만성적인 에너지난을 해결하면서 공업화의 기틀도 다지게 된다.

 

그런데 석유 소비량이 급격히 증가한 1990년대 초반에 이르러 중국은 결국 생산량보다는 수입량이 더 많아지게 된다. 이 추세는 꺾이지 않고 증가해 결국 현재 중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소비국으로 올라섰다. 이후 중국은 해외 석유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석유를 관리하고 있는 중국 역시 최근 전 세계적인 유가 하락의 여파를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중국 최대의 석유·가스 생산업체 중국석유(페트로차이나)가 올해 1분기 사상 최초로 분기 기준 손실을 냈고, 중국해양석유(CNOOC) 역시 분기 매출이 처음으로 감소했고 생산량도 감축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유 한계 생산 비용이 배럴당 40달러 이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자국 내 수요를 충당하는데 석유산업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중국이지만, 그 수요가 전 세계시장을 흔드는 대단한 규모인 만큼 앞으로도 중국 석유업계의 움직임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봐야할 것임이 분명하다.

 

자금성과 만리장성을 만나는 베이징

중국을 처음 여행한다면 베이징(북경)을 가야하고, 또한 그곳에서 만리장성과 자금성을 들려봐야 한다고 말해주고 싶다. 물론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한번쯤은 접해봤을 곳이지만 실제 두 눈으로 보는 감흥은 남다르기 때문이다.

 

우선 만리장성은 중국여행의 최우선 필수 코스라 할 수 있다. 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이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이곳은 명칭처럼 워낙 큰 성벽이기에 멀리서 보면 더 장엄하고 신기하기까지 하다. 총 길이 6,350km로 실제로는 만리의 1.5배인 이곳을 여행자가 다 둘러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사실 훼손된 곳이 많아 베이징 근처의 4개 구역이 관광지로서 가장 유명하기 때문에 베이징 여행에서 필수가 된 곳이다. 긴 성벽을 따라 등산하는 기분으로 둘러보면 거대하고 아름다운 자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다만 능선을 따라 지어진 성벽을 오르내리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 수 있기 때문에 편안하게 구경하자면 케이블카나 슬라이딩카 등을 타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베이징에는 만리장성만큼이나 큰 것이 많다. 동서 길이 500m, 남북 길이가 800m 100만명도 너끈하게 수용할 수 있는 천안문 광장이 그 중 하나다. 세계에서 가장 큰 이 광장 중심에는 모택동의 초상화가 걸린 천안문이 자리하고 있다. 천안문을 지나면 황금색 지붕을 뽐내는 자금성을 만나볼 수 있다. 이후로는 대형 건축물의 향연이 펼쳐진다. 베이징의 중심에 위치한 자금성은 현재 고궁박물원으로 불리며, 과거 황실의 유적과 유물들을 그대로 간직한 신비로운 곳이다. 동서 길이 760m, 남북 길이는 960m 800채의 건물과 9천개에 가까운 방을 자랑해 궁궐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그만큼 볼거리가 많아 꼼꼼히 본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 중에서도 황제들의 즉위식이나 혼례 등이 진행된 태화전, 황제가 황후나 궁녀들과 일상생활을 즐기던 건청궁, 자금성의 유일한 정원인 어화원 등은 가장 인상적인 건축물이다. 특히 어화원은 자금성 내에서 가장 독특한 공간이다. 자금성 내에는 자객의 침입을 막기 위해 나무, 꽃 등을 거의 심지 않았기 때문에 화사함이 느껴지는 이곳은 그만큼 상대적으로 아름다운 공간으로 부각된다.

 

자금성을 둘러봤다면 근처에 위치한 중국국가박물관도 중국을 처음 방문하는 이들에게 추천할 만하다. 마치 중국공산당의 건물같이 딱딱해 보이는 외관이 더 인상적인 이곳에서는 선사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다양한 문화재들을 빠르게 만나볼 수 있다. 게다가 여권만 소지하면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전혀 부담이 없다. 2011년 리모델링 공사 이후 세계 최대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박물관은 48개의 전시관에 약 106만점의 소장품을 구비해놓고 있다. 상설전시로 진행하는 ‘고대중국’이 여행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콘텐츠이며, 상주시대의 청동기는 손꼽히는 유물이니 꼭 관람하도록 하자. 몇 시간만 보고나면 중국과 한층 친숙해진 느낌이 들 것이다.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인 베이징요리는 많은 것을 보고 즐긴 후 출출해진 배를 달래주기 안성맞춤이다. 왕부정거리에 가면 온갖 산해진미를 만나볼 수 있다. 깔끔한 식당부터 노점까지 다양하게 구비돼 있어 취향저격이 가능하다. 이곳은 황제가 있었던 지역적 특색답게 궁중요리가 특히 발달했다. 튀김과 볶음요리가 대표적인데 그 유명한 ‘베이징 덕’은 이곳에서 가장 추천하는 메뉴다. 면류와 만두도 유명하니 꼭 먹어보자.

중국인들은 요리가 우선이고 밥이나 면은 뒤에 즐기는 게 일반적이며, 술과 차를 빠지지 않고 곁들인다. 술의 종류가 워낙 다양하니 애주가들은 취향에 맞는 술을 고르는 재미가 있을법하다. 차는 기름진 중국음식을 먹는데 큰 도움을 주니 참고하자. 참고로 중국인들은 차가운 음료를 잘 마시지 않는다. 심지어 청량음료도 상온에 보관할 정도다. 물이 깨끗하지 못해 위생을 챙기기 위해 끓여 먹다보니 그렇게 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 제일의 국제도시 상하이

‘동양의 파리’, ‘동양의 진주’라 불리며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른 상하이(상해)는 중국 내에서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곳으로 대표적인 도시형 관광지다. 첨단도시 상하이를 가장 손쉽게 체감할 수 있는 지역은 바로 푸동이다. 동방명주탑, 금무대하, 상하이 월드파이낸스센터, 상하이 타워 등이 마천루를 형성하며 아름다운 스카이라인을 뽐낸다. 특히 동방명주탑은 2개의 구와 기둥으로 구성된 특이한 외관 덕분에 가장 명소로 통한다.

이들 고층빌딩들은 제각기 전망대를 갖추고 있는데, 상하이 타워가 현재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건물이라 가장 좋은 경치를 제공해준다. 다만 입장료가 다소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으니 각 전망대별로 비교해보고 타는 것도 좋을 듯하다(가격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다만 아름다운 동방명주탑의 외관을 제대로 감상하고자 한다면 동방명주탑의 전망대는 이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참고로 시간이 되면 아름다운 야경도 꼭 감상하길 권한다.

 

푸동이 첨단 빌딩으로 가득 차있다면 황푸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와이탄은 과거 상하이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다. 유럽의 흔적이 느껴지는 건물들이 즐비해 산책하면서 잠깐 동안의 과거시간여행을 즐길 수 있고 사진 촬영을 하기 좋은 곳도 많다. 이곳에서 강 건너편의 푸동 빌딩숲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도 추천한다.

와이탄에 위치한 난징루는 상하이의 대표적인 상점가이며 중국 최대의 번화가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5km 정도의 거리에 다양한 상점과 음식점들, 호텔과 백화점 등이 자리해 사람들이 북적인다. 인민공원을 기준으로 난징동루와 난징시루로 나뉘며, 난징동루에는 중국 최대 규모인 상하이 제일백화점 등 다양한 쇼핑몰이 자리하고 있다. 난징시루에는 전통시장 느낌의 상점들이 많으며 중국이 자랑하는 차와 공예품을 구입하기 좋다.

난징루에서는 중국 4대 요리 중 하나로 통하는 상하이 요리도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난징, 상하이, 양저우, 쑤저우 등의 요리를 보통 상하이 요리라 부르며 해산물을 이용한 찜, 조림 등이 주류를 이룬다. 게나 새우로 만든 요리를 꼭 먹어보길 권한다. 대부분의 음식이 달고 기름기가 많은 것이 특징인데, 국제도시를 표방하는 만큼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잘 맞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으로서 상하이를 찾는다면 가급적이면 짬을 내서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를 꼭 방문해보길 권한다.

 

 

몽환적인 절경이 유혹하는 장가계와 천하제일 산수가 반기는 계림

중국은 거대한 국토를 가진 만큼 볼만한 자연유산도 넘쳐난다. 그 중에서 하나만 보고 와야 한다면 추천하고 싶은 곳이 바로 장가계다. 심지어 중국인들조차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어 하는 곳이기도 하다. 장가계 남쪽에는 천문산이, 북쪽에는 장가계삼림공원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의 절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자신이 신선이 된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킬 정도다. 운해가 자욱한 날이면 더욱 그렇다. 수천 개의 봉우리가 도대체 어떻게 형성된 것인지 놀랍기조차 하다. 괜히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특급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 아니다. 전 세계에서 폭발적으로 흥행한 3D 영화 ‘아바타’의 배경이 이곳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공간에서 그야말로 찬사와 감탄이 이어지는 곳이 장가계다. 재미있는 것은 첩첩산중의 느낌을 주는 곳임에도 케이블카((세계 최장 길이인 7,455m)와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해 편리하게 볼 수 있어 어르신들에게 인기가 좋다. 바닥이 훤히 보이는 유리로 만들어진 등산로도 아찔하지만 꼭 체험해보도록 하자.

 

장가계 다음으로 추천하는 곳은 계림이다. 천하제일의 산수 도시로 불리는 계림의 지상에는 기묘한 산들이, 지하에는 수많은 석회동굴들이 자리하고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석회암 지대에 비가 자주 오다보니 자연스럽게 절경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많은 산들 가운데 상비산, 복파산, 첩채산이 3대 산으로 유명한데, 시간이 부족한 관광객들에게 첩채산이 가장 인기다. 꼭대기인 명월봉에서 바라보는 계림 전경이 가장 멋지기 때문이다. 계림을 관통하는 거대한 이강도 한눈에 들어온다.

수많은 산봉우리들을 휘감고 도는 이 강의 경치는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계림에 와야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람선, 보트, 대나무 뗏목 등을 타고 이 강을 유람하다 보면 웅장함이 절로 느껴진다. 강 바로 옆에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산이 수도 없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배를 타고 신선놀음을 하다보면 스트레스가 눈 녹듯 사라지는 경험도 가능할 것이다. 중국 20원 지폐의 뒷면에도 등장할 만큼 아름다운 이 강을 꼭 유람해 보시길 바란다.

계림의 석회암 동굴 중에서는 관암동굴, 은자암동굴 등을 추천할만하다. 12km로 가장 규모가 큰 관암동굴은 곰, 독수리, 두꺼비 등의 동물 모양 종유석이 유명하며, 모노레일과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절경을 감상하기에 좋다. ‘세계 카르스트 예술의 보고’로 불리기도 하는 은자암동굴은 지역마다 다른 지질년대에 생겨난 종유석이 다양하게 존재하는 곳이다. 파이프 오르간을 닮은 종유석과 여러 불상을 한데 모아놓은 듯한 종유석 등이 유명하며, 아름다운 조명 덕에 절경이 더 빛이 난다.

 

<중국 여행 팁>

중국 팁 문화는 우리나라와 비슷하므로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이상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중국에서는 SNS에 일반적인 방법으로 접속하기가 힘드니 VPN 등을 이용하면 된다. 비자는 국내 중국 비자 신청 서비스센터, 주한중국대사관 영사부, 국내 대행사 등에서 발급하면 된다. 중국 입국 24시간 이내에 본인 또는 숙박업체의 책임자가 반드시 관할 공안기관에 주숙등기를 실시해야 한다. 호텔 등에 숙박하면 따로 신경 쓸 필요는 없고,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니 유의하자. 마지막으로 티베트,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여행자제 구역이므로 주의를 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