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저유가 불구 생산량의 절반 수출

 

한성준(대한석유협회 대리)

 

2015년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8% 감소

저유가 상황에도 수출물량을 늘리고 생산제품 절반을 해외로 판매

2015년 한국의 수출실적이 좋지 않았다. 세계경기 둔화와 유가하락 등에 따라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대비 8% 감소한 5,272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무역수지 흑자는 904억 달러로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하였으나, 이는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큰 폭으로(17%)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유제품 수출 금액 또한 전년대비 41% 감소하여 2012년부터 1~2위를 차지하던 순위가 ‘157위로 급락하게 되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여전히 국내 정유업계는 생산 석유제품의 절반 가량을 수출하여 수출산업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15년 국내 정유사들은 석유제품 생산량 9.5억 배럴 중 45.5%에 달하는 4.3억 배럴을 수출한 것이다. 생산 중 수출 비중은 2011년부터 40%를 상회하여 2014년에는 최고치인 45.8%를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비록 금액은 감소하였으나, 수출 물량은 증가하였다. 제품가격 하락에 의한 수출단가 감소에 따라 수출 금액은 전년대비 41.1% 감소(464$ 273$)하였으나, 물량은 오히려 2.1% 증가(4.2억 배럴 4.3억 배럴)한 것이다.

경기침체 및 석유수요 부진에 따른 저유가 상황이 지속됨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유사들은 수출물량을 늘리고, 전체 생산제품의 절반을 해외로 판매한 것이다.

 

                                           [최근 석유제품 수출 동향] 

                                                                             (단위: 천배럴, 백만$, $/B) 

2011

2012

2013

2014

2015

생산 물량

998,646

1,030,093

958,749

924,171

951,707

(7.0%)

(3.1%)

(Δ6.9%)

(Δ3.6%)

(3.0%)

수출 물량

406,975

436,833

418,913

423,602

432,649

(19.3%)

(7.3%)

(Δ4.1%)

(1.1%)

(2.1%)

수출 비중

40.8%

42.4%

43.7%

45.8%

45.5%

수출 금액

48,954

53,282

49,328

46,361

27,327

(63.9%)

(8.8%)

(Δ7.4%)

(Δ6.0%)

(Δ41.1%)

수출 단가

120.3

122.0

117.8

109.4

63.2

(37.4%)

(1.4%)

(Δ3.5%)

(Δ7.1%)

(Δ42.3%)

* 한국석유공사(괄호안은 전년대비 증감률)

 


토고, 모로코, 몰디브 등 해외 판매처 다양화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고부가가치제품의 생산비율은 83%로 꾸준히 상승

수출상대국 수도 ‘1455개국에서 66개국으로 크게 늘어났다. 중국·일본 등 아시아뿐 아니라 미국·유럽, 사우디·UAE 등 중동 산유국으로도 석유제품을 수출했다. 그리고 토고, 모로코, 몰디브 등으로 해외 판매처를 더욱 다양화하였다.

해외 수출국 확대는 중국이라는 거대시장의 변화에 대한 전략의 변화라 볼 수 있다. 중국은 과거 한국의 석유제품 수출 1위 국가였으나, 최근 중국 석유 자급률 상승에 따라 한국산 제품의 수출이 감소하고 있다. 대신 싱가포르 석유거래 시장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거나, 몰디브 등 새로운 판매처를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2015년 주요국/주요제품 수출 분석]

                                                                                              (단위: 천배럴)

경유

항공유

휘발유

나프타

아스팔트

전체 합계

싱가포르

48,292

9,387

14,273

271

73,454

(17.0%)

중국

2,747

7,211

1,307

13,146

21,081

62,806

(14.5%)

호주

22,347

7,786

19,882

1,115

51,212

(11.8%)

일본

3,162

8,156

6,662

17,709

2,391

42,968

(9.9%)

미국

491

28,529

859

31,726

(7.3%)

전체 합계

164,332

(38%)

91,634

(21.2%)

78,349

(18.1%)

31,728

(7.3%)

26,887

(6.2%)

432,649

(100%)

 * 한국석유공사(괄호 안은 비중) 

 

 

이러한 수출 비중과 물량의 확대, 수출상대국 다양화 등은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신흥시장 개척 등 수출처 다변화 노력, 고부가 가치 제품 생산 확대 전략 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 정유사들은 단위공장당 정제능력이 세계 2(SK에너지), 4(GS칼텍스), 5(S-OIL)를 차지하는 등 규모의 경제에 있어 타국 정유사에 비해 우위를 가지고 있으며, 휘발유/경유/등유 등 고부가 가치 제품의 생산 비율은 200669%에 불과하였으나, 현재 83%로 꾸준히 상승하였다.

 

[세계 주요 정유사별 단위공정당 원유정제시설 규모 및 순위]

1

2

3

4

5

회사명

Paraguana

SK에너지

Abu Dhabi

GS칼텍스

S-OIL

국가

베네수엘라

한국(울산)

UAE

한국(여수)

한국(울산)

정제능력

(b/d)

940

840

800

775

669

자료 : Oil & Gas Journal

 

 

중국은 수출 상대국이 아닌 수출 경쟁국으로 변모

수출산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정책적 지원이 절실

그러나 향후 수출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중국·중동 등은 석유 자급률 향상을 위해 정제설비를 확충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은 ‘14년부터 순수출국으로 전환되어 한국의 수출 상대국이 아닌 수출 경쟁국이 되어 가고 있다. 현재 중국 정제능력은 1.4천만B/D로 한국(2.9백만B/D)5배 정도되며, ‘20년까지 꾸준히 확충될 계획이라 한다. 세계 정제설비 규모 7위 국가인 사우디 정제능력은 2.8백만B/D6위인 한국보다 한단계 낮은 수준이지만, 곧 한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발 셰일혁명, 이란 원유 생산량 증대에 따른 세계적인 석유 공급과잉 또한 한국의 석유 수출에 위협이 될 전망이다.

         [향후 글로벌 정유설비 용량 전망]

                                                                                         (단위: 백만B/D)

 

2015(a)

2018

2019

2020(b)

(b-a)

OECD

44.1

44.5

44.6

44.6

0.5

중국

12.9

14.4

14.4

14.4

1.5

중동

9.1

10.2

10.2

10.3

1.2

기타

30.5

31.8

32.3

32.8

2.3

총계

96.6

100.9

101.5

102.1

5.5

* IEA

 

이러한 위기상황을 타개하고 향후에도 정유산업이 수출산업으로서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도록 정부의 규제개혁과 세제지원 등 수출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시점이다. 업계 또한 더욱 다양한 지역으로 수출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수출확대 전략,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추세에 적극 대응한 고부가가치 제품 확대전략 등을 펼쳐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