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성용 여행작가

 

뜨거운 햇살 아래 선인장이 생각나는 멕시코가 산유국 기행 4편의 주인공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대중적인 여행지로는 꼽히진 않지만 차별화된 관광자원이 여행객을 유혹하는 곳이다. 멕시코는 더위와 함께 치안에 신경 쓴다면 즐거운 여행을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석유산업 개혁 한창인 멕시코

2012 CIA 발표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의 석유매장량은 104.2억 배럴로 세계 17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전 세계 10위에 달하는 석유생산국이며, 수출 품목 중 1위가 석유다. 1938년 에너지 산업의 국유화를 실시해 민간의 참여가 금지됐고 국유정유사인 PEMEX가 석유 생산을 독점해왔다. 덕분에 정부 세수의 1/3이 석유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유가변동에 매우 민감한 나라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독점적으로 운영되면서 멕시코의 석유산업은 위상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방만한 경영과 부정부패까지 겹쳤고, 관련 투자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기술 노화가 발생했다. 결국 자국이 보유한 유전도 탐사 및 시추를 할 수 없게 되면서 산유량이 크게 줄어드는 상황도 벌어졌다. 오히려 석유를 수입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까지 받게 됐다.

2013년 취임한 니에토 대통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에너지 개혁안을 내놓았다. 시장을 개방하고 외국에서 투자도 받겠다는 것이었다. 허나 상황은 호전적으로 흘러가지 않았다. 유전광구를 경매에 관심을 보이던 외국계 기업들이 매력적이지 못한 매물에 한걸음 물러선 상황이다. 향후 에너지 개혁안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멕시코 석유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될 것이다.

 

에메랄드빛 해변이 450

멕시코는 세계 최고로 꼽히는 해변들이 즐비한 곳이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함께 인접한 덕분에 450여개의 해변과 해양 관광지를 갖추고 있다. 이 중에서도 칸쿤, 로스 카보스, 리비에라 마야 등이 특히 유명하고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칸쿤은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신혼여행지로 각광받고 있다. 카리브해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곳에는 세계적인 호텔들이 즐비하고 다양한 리조트들이 들어서 휴양지로서 최상급의 환경을 갖췄다.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기면서 세계에서 3번째로 큰 산호 산맥을 구경하는 것을 잊지 말자. 온두라스까지 이어져 있어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하는 이들은 황홀경에 빠지기 일쑤다. 밤에는 세계적 수준의 클럽에도 꼭 들리도록 하자. 코코봉고는 가장 유명한 곳이다. 귀가 터질듯한 음악에 맞춰 한껏 몸을 흔들다 보면 스트레스가 절로 증발할 것이다.

로스 카보스는 두 얼굴의 여행지라 불린다. 사막과 바다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 과거 식민지 시대의 잔재와 럭셔리한 관광시설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곳에서는 골프와 스파가 특히 유명하며, 사막에서 지프차를 타고 오프로드를 달리는 체험도 추천할 만하다. 오토바이나 승마로 사막을 달릴 수도 있다.

리비에라 마야는 스쿠버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자연환경을 잘 보호한 지역이라 다양한 열대어들과 돌고래, 고래상어 등을 손쉽게 접할 수 있으며, 바다 동굴에 들어갈 수 있는 색다른 체험도 가능하다.

 

마야 문명과 피라미드의 중심지

고대 마야 문명과 피라미드를 보기 위해 멕시코로 향하는 관광객도 많다. 2012년 달력으로 잘 알려진 마야 문명은 멕시코 남부의 유카탄 주, 캄페체 주, 킨타나로오 주, 타바스코 주 그리고 치아파스 주 등 5개 지역에서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유카탄 반도에는새로운 세계 7대 불가사의이면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치첸이트사가 자리하고 있다. 마야 문명의 최대 유적지로 몇 개의 피라미드와 궁전, 공놀이 경기장 등으로 이뤄져 있다. 24m 높이의 엘카스티요 피라미드가 그 중심에 위치하는데 이집트의 피라미드에 비해 작은 편이다. 허나 총 365개의 계단, 춘분과 추분에 그들이 숭배하는 신의 형상을 그림자로 볼 수 있게 한 점 등은 마야의 놀라운 과학기술을 증명하고 있다.

이집트와 달리 멕시코의 피라미드는 전반적으로 작은 편이지만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피라미드가 멕시코에 존재한다. 바로 멕시코시티 인근의 테오티우아칸에 위치한 65m의 태양의 피라미드다. 46m 높이의 달의 피라미드와 각종 도시 시설들이 함께 남아 있어 과거의 흔적을 온몸으로 체험하기에 좋다.

이후에도 마야 문명에 대해 더 알고 싶거나 궁금증이 남아있다면, 아직까지 마야 언어를 사용하는 주민들을 유카탄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킨타나로오의 마을에서 마야인들이 즐긴 전통 음식을 맛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멕시코 여행 팁

세계적으로 멕시코의 범죄율은 높은 축에 속한다. 유명 휴양지는 정부에서 치안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항상 주변을 살피고 밤에는 걸어 다니는 것을 피하는 것이 좋다. 멕시코에서 팁은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주요 수입원이므로 팁 문화의 대표 격인 미국보다 요구하는 상황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멕시코는 아침식사가 8~11, 점심은 14~16, 저녁은 21시까지라는 점을 알아두면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