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장보고]

중국의 석유정책 변화를 엿보다


중국은 우리의 제1위 수출국, 제2위 투자국이면서, 우리는 중국의 제6위 투자국(한국기업 2.2만개 진출)으로 경제적으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지난 5월 협회는 한-중 FTA 발효 대비와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현황 조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하여 중국 산업현장을 둘러보았다.

중국 에너지 산업 환경
중국은 1차 에너지원인 석탄(67.5%)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그 비중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석유(18%), 천연가스(5.1%), 원자력, 수력,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리고 도시화 및 인프라 확대에 따라 천연가스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셰일가스 등 비전통가스 매장량 세계 1위 국가로서, 현재는 개발 기술이 부족하지만 국제협력 등을 통해 `15년까지 6.5bcm(4.7백만톤)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수립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에너지발전 12차 5개년 계획을 통해 `15년까지 에너지 소비총량을 40억톤(표준석탄 기준), 전력사용량 6.15조kWh, 단위 GDP당 에너지 소비량 16% 감소(2010년 기준), 비화석 에너지 소비 비중 11.4%, 비화석 에너지 전력 생산능력 30% 등을 목표로 제시하여 실행 중에 있다.


CNPC 경제 기술 연구소
  첫 번째로 방문한 CNPC Economics and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는 64년에 설립된 전략경제연구소로 석유 및 가스시장 분석과 자료개발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관계자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14년도 중국 석유시장은 성장률 둔화에도 불구하고 원유 수요는 500만톤을 초과하였다. 그리고 정제시설 가동률의 지속적인 감소(특히, 지방 소규모 정제시설)와 중국 정부의 품질 향상 및 대기오염 방지 정책으로 정유사의 투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디젤수요는 감소하고 휘발유 수요는 증가하는 구조적인 문제가 나타났다.
  올해는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는 가운데 중국 경제 및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였다. 하반기에는 사우디가 시장 점유율 유지를 위해 가격 및 생산 유지를 지속하고 러시아가 역사상 최고 생산량을 유지하는 등 현재의 공급과잉 요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저조한 수요로 인한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또한 중국은 몇 년간 셰일가스 시범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약 250여개의 유정이 개발 중에 있으나, 그 규모 및 경제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난통 석유 터미널
  두번째로 난통 석유터미널을(Nantong Winsway Petroleum & Chemical Co.,ltd.) 방문하였다.
난통에 위치한 Chung Hui 석유화학 및 보세창고를 운영하는 석유화학 대기업으로 장강유역 탱크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이었다. 2004년 해외자본과 중국 민간기업이 합작 설립한 곳으로, 이미 세계 주요 기업들과 중국 내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6만5천톤급 선박이 부두에 접안가능하며, 8개구역 47종 74개의 탱크를 가지고 있고, 다양한 개별탱크로 여러 형태의 원유 및 액체 화화물의 저장이 가능하다. 탱크, 가열탱크, 냉각탱크, 내부 부동 지붕탱크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한 HIF탱크 가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액체 아스팔트의 저장이 가능하며, 탱크는 고도의 전문적인 수준의 탐지 및 첨단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여 관리하고 있다.  
  Shell, BP, 중국석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이용하고 있으며, 한국기업으로는 SK에너지(아스팔트), GS칼텍스(윤활기유)가 이용하고 있다. 제품 저장 외에 블렌딩은 중국 세관 허가에 따라 보정은 가능하나, 이종 유류간 블렌딩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07년~’12년까지 크게 성장하여 많은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으나, ‘12년 이후에는 탱크 시설의 한계로 인하여 성장이 정체되고 있지만, 향후 탱크 시설을 증가시켜서 수익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가동률은 60% 정도, 보관수수료는 각 기업이 개별적으로 정하고 있으며, 난통 석유터미널의 경우에는 유종마다 다르지만 평균 30위안/ton/달 수준이다. 이는 다른 지역에 비하여 저렴한 수준인데, 난통지역은 다른 지역에 비하여 탱크 수가 많고, 이 지역 탱크의 2/3가 WINSWAY사가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있다고 한다.
 
 상해 국제 에너지 거래센터 
  마지막으로  상해 국제 에너지 거래센터를 방문하였다. 이곳은 원유, 천연가스, 석유화학제품 등 에너지 관련 파생상품을 거래하는 곳이다.
  현재 상해선물거래소에는 140개의 중개사가 참여하고 있다. 외국기업의 경우, 중국내 회사를 설립하여 1)특수비경제참여자로 참여할 수 있으며(한국의 정유사는 대기업이므로 거래소 회원에 준하는 대우도 가능) 2) 한국에서 선물거래 이력이 있을 경우, 한국거래소를 통해 참여 신청, 3) 한국 거래소를 통해 신청이 어려울 경우, 중국 선물거래를 위한 합자를 통한 신청, 4) 한국거래소가 지점으로서 신청하는 방법 등으로 참여할 수 있다.
  싱가포르 거래소와는 경쟁관계가 아닌 각각의 특색이 있고 거래 수요가 있으면 트레이더들은 자연히 모이게 되므로 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해 낮은 거래요율, 높은 서비스질, 투자자·거래자 이익 우선 환경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에도 유사한 거래소가 생길 경우 중국/한국간 협력체계 구축을 희망하였다.
  올 3월 거래소는 언론을 통해 중질원유(medium-heavy, sour oil) 시장을 대상으로 원유선물거래를 올해 안으로 상장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는 원유 수입의존도가 60%를 넘어서고 현재 국제 유가가 구미시장 주도로 결정되는 상황에서, 유가결정에 대해 자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거래될 주력 유종은 API 32이하, Wax 함량이 1.5%인 중질유로, 이라크, 아부다비, 카타르, 예멘 등 6개 유종을 거래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량이 많고 이 유종들은 중동지역에서 자유거래가 활발하여 공급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에필로그 -GS칼텍스 홍석표 대리-

- 중국을 모르다
耳聞不如目見(이문불여목견 : 귀로 남의 말을 듣는 것보다 자기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 더욱 명백하고 알기 쉽다)이라는 말이 한껏 피부에 와닿았던 ‘중국 석유정책 변화조사’ 출장이었다.
평소 생활할 때나 업무를 볼 때 중국에 대한 각양각색의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어, 기존에 알고 있었던 정보들(중국의 성장, 규모, 문화 그리고 미래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겠거니 했었다. 그러나 중국의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 잠재력을 접하고 나니 매우 충격으로 다가왔다.
 
- 중국의 잠재력
북경과 상해, 삼국시대 명분을 중시하는 위나라가 통치했던 북경 지방과 실리를 중시한 오나라의 상해는 지금도 그 특색이 명확했다. 기존에 사진이나 언론에서 보았던 규모는 실제 눈으로 확인한 웅장함과 화려함을 담지 못했고 그 속에서 중국의 경쟁력이 새삼 새로 보이게 되었다. 끝없이 이어지는 마천루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그 생산성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잠재적, 경쟁력 또한 가늠할 수 없을 것 같았다. 9~10% 수준의 경제성장률이 7%대로 하락했다고 해서 중국경기 침체 등의 발언이 나오지만 7%대도 엄청난 성장률이며 10년이면 현재의 2배 성장을 이룩할 수 있는 수치이다. 특히나 현재도 상당한 발전을 이룩한 중국의 경우에는 무시무시한 국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 우리의 지금 그리고 미래
중국이 주요 무역국인 우리나라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정유산업의 경우에는 중국이 주요 수출국이기 때문에 대중국 수출 및 경쟁력 확보를 위한 회사 그리고 국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출장 중 방문한 난통터미널의 경우, 현재 중국의 여러 터미널 중의 하나이며 활발한 거래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의 석유제품 저장규모는 약 400만 배럴로 70개 이상의 탱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국내 정유사들의 하루 생산능력을 훌쩍 넘는 규모이다. 향후에도 추가건설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이 터미널을 채우고 있는 석유제품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비용절감과 효율성 개선 등 피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되고 우리나라의 석유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상호협력하여 미래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야 될 것이다.
또한,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는 중국의 정책과 성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여 실질적인 대응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미 세계시장의 큰손이 된 중국에서 한국 주요기업이 밀려나는 것은 변화하는 시장에 즉각적이고 유효한 대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중FTA의 발효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경쟁력을 확보하고 우리나라 국가 경쟁력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각 경제주체들이 경영기조와 정책을 환경변화에 따라 유연하고 선제적으로 적용해야 할 것이다.
 
중국이 가까이 다가왔다. 적절한 대응과 발전을 위하여 현재를 돌아보고 필요한 조치 및 개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