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의 산업계 대응방향

- 아주대학교 박영구

1. 국내 배출권거래제도의 출범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항상 시작은 새로운 희망을 가지는 기회가 되기도 하지만, 국내 산업이 마주할 금년 한해의 대내외 여건은 그리 만만하지는 않은 듯 보인다.
특히 준비과정에서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으나 법적 시행시기가 2015년 1월로 정해져 있던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가 온실가스 다배출 526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출범하였다.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도가 4년 전부터 시행되었고, EU 배출권거래제도의 많은 경험을 활용하기도 하였으나, 새로운 제도가 가지는 불완전성은 논쟁과 이의신청 등으로 나타나고 있고, 이의 해결을 위한 정부노력은 제도의 시행과 무관하게 점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국내 배출권거래제도의 핵심 이해당사자인 국내 다소비사업장 및 기업은 제도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나아가 지속적인 경영성과를 담보하기 위하여 새로운 전략과 체제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도 논쟁이 되고 있는 핵심쟁점을 중심으로 EU기업의 선험적 사례와  제도 준비과정에서 보인 국내 기업의 입장에 기초하여 국내 배출권거래제도에 대한 기업의 향후 대응방향을 제안한다.

2. 결정된 배출권 할당량

1차계획기간( ’15～’17년) 중 정유업종내 할당대상업체는 5개 기업으로, 동 기간 중 업종 총 할당량은 총 56.3백만톤CO2-eq이며, 이는 전체업종 총 할당량(예비분 포함)의 3.3% 수준이다.

업체별 할당량은 대부분의 업종의 경우 목표관리제도와 같이 과거배출량 기반 할당방식(Grandfathering)으로 결정하는 반면, 정유업종(시멘트, 항공업종  동일)의 석유정제시설의 경우 벤치마크 방식으로 업체별 할당량을 결정한다. 신·증설시설에 대해서는 시설 인증시 사전 혹은 사후적으로 추가 할당량을 제공하는데, 사후적 할당량 제공을 위해 정부는 기타용도로 33.1백만KAU를, 그리고 시장안정화를 위해서도 14.3백만KAU의 예비분을 보유하게 된다.

3. 국내 배출권거래제도의 핵심쟁점

지금까지 배출권거래제도 준비과정에 나타난 주요쟁점은 할당량의 적절성과 결정과정의 투명성, 그리고 간접배출의 처리방식이다. 
정부가 업종별 할당량을 결정하기 위해 사용한 산업구조 전망자료와 업종별 에너지수요전망 및 온실가스 배출전망이 현실의 경제상황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업종별 할당량 및 업체별 할당량 결정과정과 산출방식에 대한 투명하지 못한 공개방식도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며, 국회의원 입법발의까지 진행되고 있는 간접배출량에 대한 이중규제 문제, 즉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모두에게 전기생산로부터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약하는 모순적인 제도체제에 대한 개선 필요성이 점증하고 있다. 이외에도 할당량 결정에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는 업종별 감축율 온실가스 감축로드맵(’14.1)의 업종별 년도별 감축율
 결정시 고려된 업종별 감축수단에 대한 이행책임 CCS, 스마트그리드 등과 같이 정부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하는 수단들에 대한 이행 책임
문제와 적정성이 주요 검토대상으로 부각되고 있다.

4. 향후 대응방향

제도 시행시기가 확정된 만큼 업체는 배출권거래제도 대응을 위한 체계적인 내부 시스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EU의 배출권거래제도 사례를 보면 초기 기업내 배출권거래제도에 관한 주요결정을 이사회에서 결정한 기업이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높은 수준의 의사결정 권한이 요구되었다. 우리나라도 예측컨대 1차계획기간 중 관련 의사결정을 높은 수준의 권한에서 취급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를 위해 전사적인 의사결정지원 및 수립체계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이 체계 내에는 목표협상 및 배출권거래, 내외부 감축잠재량 탐색 및 감축활동 이행, 재무, 회계, 홍보, 교육 등 다양한 부서가 포함되어야 하며, 정보흐름과 역할분담 등이 체계화되고 조직화될 필요가 있다.
또한, 2차 계획기간에 대한 업종별 업체별 할당량 결정이 ’17년에 계획되어 있고, 정부가 1차계획기간의 주요쟁점 중 하나인 업종별 할당량 수준의 적절성 검토를 Post2020 정부계획 수립 UN 기후변화협약에서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자발적으로 결정하고 ’15년까지 제출해 줄 것을 모든 국가에게 요청, 이를 위해 우리나라 2030년, 205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 설정하는 작업
과 병행하여 ’15년 중에 진행될 예정에 있어 이의 대응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업체는 협회를 중심으로 협업체제를 구축하고 면밀한 공조가 필요하다 만약 적정성 검토결과가 결정된 할당량과 차이가 클 경우 1차계획기간내 ’16～’17년 업종/업체 할당량을 조정할 수 있는 여지를 정부가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가장 엄격하게 배출권을 할당받은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이행비용을 정부가 전력가격을 통해 보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에 있어 우회적인 영향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도 검토되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온실가스 감축 이슈가 중장기적 대응이 필요한 사안임을 인식하고, 업종 혹은 업체차원의 조직적인 대응 역량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업종 내·외부 관련전문가의 육성과 대응조직의 구성, 그리고 지속적인 지원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