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 현황분석과 활용방안

단국대 국제통상학부 최창환 교수

자유무역협정(FTA) 정책의 긍정적 효과
작년 세계경제는 중국을 비롯한 BRICs 경제의 연착륙과 미국의 양적완화 중단과 금리인상 가능성, 유럽의 재정위기 심화, 원유가격 폭락으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으로 격변의 한해였고, 국내외 경제연구소들의 추정에 의하면 금년도 세계 성장률은 3% 수준이며, 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의 수출을 낙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년 우리나라 무역량은 1조988억 달러, 수출액은 5731억100만 달러, 수입액은 5256억9600만 달러, 무역수지는 474억6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대 교역규모, 수출액, 무역흑자 달성이라는 무역 3관왕을 이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4년 수출입 동향자료 참조
. 이러한 세계경제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무역 분야에서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자유무역협정(FTA: Free Trade Agreement) 정책의 효과가 서서히 나타난 결과로 추정된다. 국제무역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FTA 발효국과의 무역 규모는 6.0% 증가 무역 1조 달러 조기달성 요인 분석 보고서 참조
했으며, 이는 우리나라 전체 무역규모 증가율 2.2% 보다 약 3배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통상 환경변화를 간략히 살펴보면 세계 주요 23개국이 무역증대를 통한 경제 재건과 항구적 평화를 정착하기 위해 1947년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 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을 체결하여 관세 및 비관세장벽 등 무역장벽 철폐를 통해 상품교역에 대한 무역자유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하였으며, 세계시장 통합의 시초가 되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 출범 GATT의 마지막 협상(8차)인 우루과이라운드에서는 GATT체제의 미비점을 보완한 WTO의 창설에 합의
이후 상품뿐만 아니라 서비스 무역자유화, 지적재산권 보호강화, 분쟁해결 절차 확립 등 자유무역을 더욱 확대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2001년 WTO 제4차 각료회의(카타르 도하)에서는 새로운 다자간무역 자유화 협정인 DDA(Doha Development Agenda)협상이 시작되었으나, 관세감축과 농업보조금 감축 등에 대한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13년째 협상이 난항을 보이고 있다. 이렇듯 다자간 무역체제 하에서 의사결정은 만장일치제로 협상에 참여한 국가들의 다양한 이해를 조정하기 어려워 WTO 출범이후 추가적인 무역자유화에 대한 합의가 곤란한 구조적 문제를 갖고 있다.

반면 FTA는 회원국 간 상품, 서비스, 투자, 지적재산권, 정부조달 등의 분야에서 관세를 철폐하고 비관세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상호간 교역을 증진하여 궁극적으로 국민의 후생(Welfare)을 증대하고자 하는 양자간·지역간 무역협정으로 논의와 합의가 쉬운 구조이며,  2000년 이후 전세계적으로 급격하게 증가추세에 있다. WTO를 통해 파악된 전 세계적인 FTA협정 발효건수는 2014년 10월 기준 현재 393건이다.

우리나라의 FTA 정책 현황
우리나라는 2003. 2월 한‧칠레 FTA를 시작으로 동시다발적으로 높은 수준의 개방을 목표로 FTA를 추진한 결과 16차례(11건 발효, 5건 타결)에 걸쳐 전 세계 54개국과 FTA를 체결 우리나라 FTA 체결 현황 자료 참조 http://fta.go.kr/main/situation/kfta/ov/
했으며, 미국, 중국, EU, ASEAN 등 세계 주요 거대 경제권과 동시에 FTA를 체결한 것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다. 우리와 FTA를 체결한 국가들의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73.5%에 해당하여 이는 우리나라 경제영토가 대폭 확장되었다는 것을 의미 현재 전체 교역 가운데 FTA 발효국과의 교역이 38.8%를 차지하지만, 이미 타결된 5개국(중국·콜롬비아·캐나다·뉴질랜드·베트남)과의 FTA가 발효되면 FTA 발효국의 교역 비중은 61.5%로 확대될 것임
한다. 더욱이 우리나라 무역의존도 한나라의 무역규모를 국민 총생산에 대한 비율로 나타낸 것을 ‘무역의존도’라고 하며 1년간의 국민소득총액(국민총생산액)/1년간의 무역액(수출액+수입액) *100으로 계산함
는 82.4%로 중국(44.9%)과 일본(31.6%)에 비해 상당히 높은 편이며, 국제무역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어 가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기존에 체결된 FTA를 잘 활용할 경우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지난해 타결된 한·중 FTA로 인한 경제적 기대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면서 13억의 소비시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전체에서 26%, 대중국 수입은 16%에 달했다. 정부가 발표한 타결내용을 보면 상품과 서비스, 투자, 금융, 통신 등 양국 경제전반을 포괄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상품은 품목수 기준 90% 이상을 개방하기로 합의하였다. 자동차 부분과 주요 농산물인 고추와 마늘, 양파, 사과, 배 등 총 610여개 품목은 양허제외 되는 등 비교적 낮은 수준이지만 협정이 발효되면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주력수출 품목인 전자, 철강, 정유화학 부분의 수출 증가가 예상되고, 한류를 활용한 컨텐츠 수출확대, 관광, 의료 등의 서비스 분야의 교역도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중국산 먹거리에 대한 불안 증대와 소득 증가에 따른 건강과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중국의 중산층 소비자들은 안전하고 품질 좋은 한국산 농식품, 유아용품, 화장품 등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수출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FTA 경제효과 극대화를 위한 노력
이러한 FTA 긍정적 효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열위에 있는 산업, 기업 및 종업원들은 수입급증으로 인한 피해를 우려하고 있으며, 중소기업 수출과 농축수산물 수출에서 FTA 활용률이 지극히 낮은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지난해 중소기업의 FTA 체결국가로 수출시 대상 물품 중 실제 관세 혜택을 받고 수출한 물품의 비중인 FTA 활용률은 57.3%로 대기업의 활용률 76.9%에 크게 미치지 못했고, 농식품 수출의 FTA 활용률은 23.1% 수준에 그쳤다.

따라서 이제 정부는 FTA 체결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FTA 체결도 중요하지만 FTA 활용률을 높여 수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정책을 집행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원산지 전문 인력 양성이 매우 시급한 과제이다. 특히, 중소기업과 농식품 수출입 현장에서 FTA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여, 각 지역의 FTA 활용지원 센터를 중심으로 FTA 상담·컨설팅 실시와 전문 인력파견 및 기업들의 시스템 구축 등에 정부가 세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부는 FTA 확대로 인해 어려움에 겪고 있는 경쟁 열위산업인 기술력이 낮은 산업분야 특히, 노동집약적 산업부문과 농·축산업 분야에서의 소득보전과 업종전환 유도, 새로운 수출상품 개발 등 관련 산업 보호에도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하며, 그간의 보호 대책이 실질적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올해 박근혜 정부는 대내적으로는 구조개혁과 창조경제 구현, 내수확대, 규제완화를 통한 투자활성화,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 등 경제 활성화에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 밝혔고, 대외적으로는 메가 FTA로 불리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TPP는 미국, 일본, 뉴질랜드, 싱가포르, 칠레, 브루나이, 호주, 페루, 베트남, 말레이시아, 멕시코, 캐나다 등 환태평양 연안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FTA로서 2010년부터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 이르면 올해 상반기 타결 예상됨
(TPP: Trans-Pacific Partnership) 및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참여를 적극 검토하는 등 보다 더 개방적 통상정책 실시로 무역 2조 달러 목표달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와 공공기관들은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FTA 경제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협력체계를 구축하여 기업들이 FTA 활용률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대외개방에 따라 경쟁에서 소외되거나 뒤처지는 산업과 종사자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 제공으로 산업간 업종간 심각해진 경제격차를 완화하여야만 지속적인 FTA 추진 정책의 정당성과 국민적 협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도 기 체결된 FTA 활용을 늘리기 위해서는 원산지 관리사를 취득하였거나 대학에서 FTA 전문가 과정을 이수한 대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여 수출증대에 활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