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석유관련 법령 변천사-6

여영섭(산업통상자원부 사무관)

2004.10.22.개정되어 2005.4.23. 시행된 세 번째의 석유사업법 전부개정 법률이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 개정법률은 석유대체연료 관련 사항을 반영하고 법명도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으로 변경하였는데, 고유가로 인해 석유대체연료의 개발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반영하고 있다. 이 시기는 석유가격의 급등으로 인해 석유제품 가격을 인하하고자 하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강했고 이에 따른 제도의 변화시도가 활발했던 전개되었다.

4. 3차 전면개정(2004.10.22.개정, 2005.4.23.시행)

4-1. 개정사유

그 동안 경제성이 없어 개발․보급이 되지 않고 있던 석유대체용 에너지 자원이 개발기술의 향상과 지속적인 고유가로 인해 경쟁력이 확보됨에 따라 국내에 수입(오리멀전)되거나, 석유제품에 다른 물질을 혼합한 연료(바이오디젤혼합유 및 에멀젼유) 등의 개발․보급이 이루어지게 되었지만 이를 관리하는 종합적인 관리규정이 없어 이를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석유대체연료 사업의 등록, 품질관리, 석유수입․판매부과금, 비축의무 등의 관리기준과 공적부담 근거를 마련하고 법명을 『석유사업법』에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으로 바꾸는 등의 내용을 반영한 전부개정법률이 2004.10.22. 공포되고 2005.4.23.부터 시행되었다.

4-2. 주요사건

가. 유가의 변동

2003년까지 배럴당 30$이하 수준(두바이원유 기준)에서 안정세를 유지하던 원유가격이 2004년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2006년 8월 70$까지 상승하였다가 2007년 1월 50$까지 떨어졌고 2008.7월 140$, 2008.12월 36$, 2011.4월 119$까지 3차 오일쇼크를 우려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미치면서 급격한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였다. 석유수급상황의 변동이라는 전통적인 요인외에도 달러화 약세 및 투기자금의 유입이 크게 작용하여 이 같은 원유가의 급격한 등락이 발생하였는데, 특히 2007년에는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에 따른 달러화 약세, 투기자금의 유입, 세계경제 위축에 따른 석유수요 감소와 투기자금의 유출이 번갈아가면서 크게 작용하였고, 2011년은 튀니지에서 시작되어 이집트, 리비아 등으로 번진 재스민혁명이 영향을 미쳤다.
원유가의 변동에 따라 국내의 휘발유와 경유가격도 같이 2007.1월 각각 리터당 1,400원 및 1,200원 수준에서 2008.7월에 모두 1,950원 수준까지 올랐다가 2009.1월 1,300원 및 1,275원까지 떨어진 후 다시  2011.4월 1,950원 및 1,800원 수준까지 폭등하였다. 2008.5월에는 경유가격이 휘발유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일어났고 그해 말까지 두 제품의 가격이 비슷하게 유지되었다

자료 :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휘발유, 경유는 2004.1.-2008.4.14는 표본주유소의 주간 평균유가, 2008.4.15이후는 전체 주유소의 일간 평균유가) 자료를 이용하여 작성

석유가격의 급등에 따른 석유가격 인하요구에 대하여 정부는 원유의 관세인하, 유류세 인하, 경차 및 소형화물차에 대해 연 10만원 범위내 유류세 및 개별소비세 환급등의 조치를 하였고, 정유사도 2011.4.7.부터 3개월간 휘발유와 경유의 가격을 리터당 100원 인하하였다(연합뉴스 2011.4.3, 4.5, 동아일보 2011.4.7). 기름값 할인판매기간이 끝날때는 석유유통시장의 수급차질 방지를 위하여『석유제품 수급안정조치에 관한 공고』(지식경제부 공고 제2011-318호, 2011.6.27)를 하여 충분한 생산 및 판매를 하도록 하고 판매거부나 사재기 등의 행위를 금지하였다.

나. 석유시장 경쟁의 변화

1980년대 초반의 휘발유 상표전쟁, 1980년대말 내지 1990년대 초반의 옥탄가 전쟁, 1990년대 초반의 폴전쟁 등 전쟁으로 불리울 정도로 치열하게 벌어졌던 석유시장의 판매경쟁은 1997년 유가자유화 이후 잠깐동안의 가격경쟁을 마지막으로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잦아들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거의 모습을 감추었다. 그 대신에 주유소내 편의점이나 경정비 업체 등의 운영, 주유카드 도입을 통한 고객 서비스 강화, 마케팅 활동을 내세웠고, 더 나아가 신용카드와의 제휴를 통해 주유할인 또는 포인트 적립 서비스로 진화해 나갔다. 신용카드와 제휴를 하면서 석유제품시장의 경쟁은 정유사나 주유소의 범위에서 벗어나 주유할인 등 신용카드간의 경쟁으로 옮겨진 것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되었다. 석유사업자와 신용카드사는 카드수수료 인하를 둘러싸고 갈등을 보일 때도 있었으나 회원유치와 주유할인을 매개로 상호간의 협력관계가 이루어졌다. 주유할인 서비스는 때로는 무이자할부 등 부대서비스와 함께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과당경쟁으로 지적되어 축소요구를 받을 정도로(연합뉴스 2002.10.15, 2007.5.23) 카드회원 유치에 효과적인 유인수단이었다.
그러면서 2000년대 들어서 정유사와 주유소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등의 불공정거래행위로 시정명령을 받거나 과징금을 부과받는 사례가 여러 차례 지적되었고 과거와 같이 치열한 직접적 경쟁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다. 새로운 경쟁의 요구와 대응

2000년 이후 석유시장에서의 치열한 판매경쟁이 모습을 감추고 유가급등과 함께 석유시장이 과점체제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과 석유제품 가격의 적정성 및 유통과정의 타당성 등에 대한 검증과 유류세 인하 요구가 높아져갔다. 대통령도 석유유통시장의 개선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하게 요구하였다(동아일보 2008.3.18, 2009.9.11, 연합뉴스 2011.1.13, 2012.2.28). 이에 따라 석유산업분야에서 경쟁을 활성화하려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
2008년의 석유가격 급등시 정부는 유류세 10%를 인하하는 한편, 기름값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개선대책과 생활필수품 지정관리방안 등을 반영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생활필수품 점검 및 대응계획’(한국경제 2008.3.25), ‘고유가극복 종합대책’(연합뉴스 2008.6.8) 등을 연이어 발표한다. 2010.6월에는 국민권익위원회가 석유제품 현물거래소 설치와 주유소의 석유제품 공동구매 등을 반영한 ‘석유제품의 투명성 및 경쟁 활성화’를 지식경제부에 권고하였다. 2010하반기부터 다시 석유가격이 급등세로 전환하면서 2011.1월의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서민물가 안정을 위한 종합대책’을, 2011.4월에는 석유가격 T/F가 ‘석유시장 투명성제고 및 경쟁촉진방안’을, 2012.4월에도 관계부처 합동으로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의 근본적 개선’을 수립하여 발표할 정도로 석유유통시장의 개선을 위한 요구와 계획수립이 계속되었고 물가관계장관회의 등을 통해서도 수시로 진행상황을 점검·보완하면서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이같이 석유시장의 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수립되었던 계획들에 반영된 과제들은 대형할인점의 주유소 설치 허용, 프랜차이즈형 주유소의 운영, 주유소가 특정정유사의 기름만 받도록 하는 배타적 공급계약 금지, 석유수입업에 대한 규제 폐지, 정유사 및 주유소의 석유 판매가격 공개, 석유시장 선물시장 개설, 한국거래소 전자상거래 싸이트로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온라인시장 개설, 주유소간·대리점간의 수평거래 허용 등의 내용으로 집약할 수 있는데 발표가 거듭될수록 정책구상수준에서 점차 구체화되어 실제 집행되고 운영과정에서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라. 석유시장 경쟁촉진을 위한 대책

⑴ 석유제품 가격공개제도 개선

석유제품의 가격은 1997년의 석유가격 자유화이후 한국석유공사가 표본조사로 조사하여 공개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4년이후 유가의 급등과 함께 유가변동의 비대칭성을 중심으로 석유제품 가격의 적정성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갔다. 특히, 2007년의 정부와 정유사간의 가격논란 과정에서 정유사의 백마진을 둘러싼 논쟁이 튀어나왔다. 석유의 국제가격 인상분보다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인상폭이 크다는 주장과 함께 유류세의 존재 또는 정유사 폭리가 그 원인이라는 여론이 일어났는데 이에 대해 정부는 정유사의 마진을, 정유사는 유류세를 원인으로 들었다(연합뉴스 2007.6.12). 이 토론과정에서 정유사는 주유소에 제품을 공급할 때 공장도가격보다 할인하여 공급하므로 정유사의 실제 마진은 공개된 공장도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마진보다 적다고 주장하면서 이른바 ‘백마진’의 존재를 인정했다(연합뉴스 2007.6.13). 이 주장은 달리 말하면 주유소가 공장도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한 마진보다 더 큰 마진을 얻고 있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 점에 대해 주유소측은 정유사들이 영업비밀 노출을 우려해 실제 공급가격보다 높은 허위의 공장도가격을 공시해 왔다고 주장하면서 주유소는 실제 공급받는 가격을 기준으로 판매가격을 책정하므로 과잉마진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연합뉴스 2007.6.15).
이 같은 논쟁과정에서 유가공개자료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었고 일부 정유사에서는 휘발유 기준가를 더 이상 공개하지 않기로 하는 상황까지 전개되었다(매일경제 2007.6.21). 이에 대해 산업자원부는 『석유류 가격표시제 실시요령』상 ‘공장도 판매가격’으로 되어 있던 조사·공개대상 가격을 ‘판매가격’으로 변경(산업자원부 고시 제2007-92, 2007.7.18)하고 실제 판매가격을 조사하여 2007.7.30.부터 공개하였다. 2007.7.30.의 첫 공개시 휘발유 실 판매가격이 공장도 가격보다 리터당 40원 낮은 것이 확인되었다(연합뉴스 2007.7.30).
이 같은 논란을 계기로 산업자원부는 석유제품 소비자들이 주유소의 판매가격을 쉽게 확인하여 저렴한 주유소를 이용할 수 있도록 주유소의 신용카드 결제정보를 이용해 주유소별 실제 판매가격을 집계하여 공개하는 시스템을 마련하여 운영키로 하였다(매일경제 2007.10.21). 주유소를 중심으로 가격공개를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2008.4.15.부터 전수조사된 주유소별 판매가격이 공개되었다(연합뉴스 2008.4.15).
또한, 석유제품 거래의 투명성을 높여 경쟁을 촉진시키고 석유제품 판매가격의 적정화를 제고할 수 있도록 주유소와 석유정제업자 등은 사업자별 평균 판매가격을 수시(주유소), 주단위 또는 월단위(정제업자 및 수출입업자)로 석유공사에 보고하도록 하고, 석유공사가 이를 종합하여 공개하도록 2009.4.30.시행령을 개정하였다. 이 공개제도는 3년 한시적으로 도입되었으나, 적용기간을 두 차례 연장하여 2017.4월까지 운영하도록 되었다.

⑵ 석유제품의 공급 다양화

석유제품의 공급과 유통경로를 다양화하여 석유시장의 과점체제를 해소하려는 정책도 다양하게 추진되었다. 먼저, 석유제품의 수입을 통한 공급다양화를 위해 2007.7.1.부터 5%이던 휘발유와 경유 등 수입 석유제품에 대한 관세를 3%로 낮춘데 이어 2008.4.1.부터 2009.1.31.까지는 1%로 낮추어 적용하였고 이후 단계적으로 높여 2012.1.1.부터 5%세율을 적용하였다. 2012.5.14.에는 시행령을 개정하여 석유수입업자의 등록요건을 완화하고 일평균 판매량 60일분 이내에서 부과하던 석유비축의무도 폐지하였다. 또한, 2009.4.30. 시행령 개정시에는 그동안 정유사에서 대리점을 거쳐 주유소로 공급되는 수직거래만 허용되어 있던 석유제품 거래제도를 개선하여 주유소간, 대리점간의 수평거래를 허용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해소하고 대리점이나 주유소가 유통경로와 상관없이 싼 제품을 조달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 2010.9.28.에는 석유화학사인 삼성토탈이 화학공정에서 나오는 중간제품을 활용해서 휘발유 등의 석유제품을 생산하는 정제업자로 등록하면서 석유제품 공급자로 새로 등장하였다

⑶ 주유소의 경쟁촉진

석유시장의 과점해소를 위한 노력은 석유공급과 유통경로의 다양화 외에 소비자에 대한 직접판매 창구인 주유소차원에서도 추진되었다. 2008.3월의 기름값 안정을 위한 유통구조개선대책에는 주유소의 경쟁촉진을 위해 대형할인점의 자가브랜드 주유소 설치 허용, 농협산하 마트 주유소와 개별주유소를 연계하여 운영하는 프랜차이즈형 주유소 등의 운영방안이 반영되어 있다(연합뉴스 2008.3.25, 3.27).
농협은 2002년부터 정유사에서 석유제품을 일괄구매하여 단위조합 주유소와 판매소에 공급하고 있었는데 2007년말 주유소가 378개(매일경제 2004.6.6, 연합뉴스 2008.3.31)에 이르고 있어 프랜차이즈형 주유소를 운영할 여건을 갖추고 있었다. 이 때까지는 정유사 상표를 달고 운영해왔으나 자가브랜드 허용에 따라 2009년 7월부터 'NH OIL'이라는 브랜드의 운영을 시작하게 되었고(연합뉴스 2009.7.1), 정부는 단계적으로 농협주유소를 전체 주유소의 10%수준인 1,300개수준까지 늘릴 계획을 밝혔다(서울경제 2009.9.22)
대형할인점의 주유소는 이마트가 2008.12월에 용인 구성점에 주유소를 처음 설치하였고(연합뉴스 2008.12.22), 2013년말 롯데마트와 함께 전국에 6-8개씩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대형할인점 주유소 확대는 곧바로 난관에 부딪치게 된다. 주유소 등록업무가 2009.4.30. 대형할인점 주유소 확대에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기초지자체로 이양되었는데, 『주유소 등록요건에 대한 고시』를 제정하면서 대형할인마트와 주유소간 25〜50m의 이격거리를 두어 대형할인점이 주유소를 설치할 수 없도록 하는 지자체도 나타났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대형할인점 주유소의 등록을 거부하면서 주유소 설치가 어려워졌다.
2011.7월에는 공익단체, 공공기관, 사회공헌 대기업, 공동출자 소상공인 등이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형 ‘대안주유소’를 전체 주유소의 10%수준까지 설치하여 운영할 계획을 수립하였고(지식경제부 보도자료, 2011.7.26), 이 계획을 11월에 알뜰주유소 운영계획으로 구체화하였다(지식경제부 보도자료 2011.11.4). 이에 따르면 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를 주 공급자로 하고 전체주유소의 10%수준인 1,300개를 자가폴 주유소, 농협주유소, 고속도로 주유소, 사회적 공헌형 주유소 등 4가지 형태의 알뜰주유소로 전환하여 가격인하 분위기를 확산시킨다는 것이었다. 석유제품 공급자 선정 등의 준비과정을 거쳐 2011.12월말에 경기도 용인에 첫 알뜰주유소가 설치되었고(지식경제부 보도자료 2011.12.30), 2013.12.5.기준 1,020개(자영 402, 농협 458, 고속도로 160)까지 확대되었다(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 2013.12.18). 알뜰주유소의 운영이후 시장점유율 상위업체인 SK와 GS의 점유율은 하락하였고 S-Oil과 현대는 상승하는 등 정유사의 시장점유율에  변화가 있었다.

⑷ 석유현물시장 전자상거래

석유현물시장 전자상거래는 국내 거래시장이 없어서 정유사의 공급가격이 국내 수급상황과 무관한 싱가포르 국제 거래시장 추이에 따라 결정된다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우리나라의 수급상황에 맞는 가격결정구조를 만들어 석유제품 가격의 객관성을 확보하자는 취지에서 비롯되었다. 2008년에는 기획재정부에서 석유시장 선물시장을 개설할 방침을 세웠고(서울경제 2008.3.27), 2010.6월 국민권익위원회의 ‘석유제품의 투명성 및 경쟁 활성화’ 권고사항에 장기적으로 석유제품 현물거래소를 설립하여 석유사업자가 ‘공개와 경쟁’ 기반의 상품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를 포함하였다. 2011.4월에는 석유가격 태스크포스가 마련한 ‘석유시장 투명성제고 및 경쟁촉진방안’에서 한국거래소 전자상거래 싸이트로 석유제품을 거래하는 온라인시장을 개설하기로 하였다. 2012.3.30 석유 현물 전자상거래 시장을 개장하였으나 기대와는 달리 참여율이 저조하였고 7월부터는 할당관세 적용 등 전자상거래용 수입제품에 혜택을 부여하면서 수입석유제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2013.7월부터는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국내 생산제품에 대해서도 수입부과금환급을 실시하면서 정유사의 거래도 일부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⑸ 석유제품 혼합판매

주유소가 정유사와 전량구매계약을 맺고 해당 정유사 제품만을 구매하도록 수직계열화됨에 따라 가격협상력이 없고 시장에서 싸게 유통되는 타 정유사 제품을 구매할 수 없어 주유소의 유가인하에 한계가 있다는 점에서 타 정유사의 제품을 구매하여 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석유제품 혼합판매가 추진되었다. 그동안 석유시장은 정유사 등의 공급자 상표 표기만 허용하는 상표표시제, 대리점간, 주유소 등 동종 판매업소간 거래를 금지하는 수평거래 금지, 주유소가 특정정유사의 제품만 취급하도록 하는 배타적 공급계약 등을 통해 정유사별로 수직계열화가 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수직계열화되어 있는 석유 유통시장을 보다 경쟁적으로 만들기 위한 취지에서 석유제품 혼합판매 허용 등의 정책이 추진되었다. 2008.3월에 발표한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생활필수품 점검 및 대응계획’에서는 대형할인점의 자기상표로 유통시장에 참여하도록 상표표시제도를 개선하고 주유소의 정유사 상표선택권을 확대할 수 있도록 배타적 공급계약제도의 타당성을 재 검토하도록 하였다(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08.3.25). 이 조치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가 『석유제품판매 표시광고고시』를 2008.9.1. 폐지하였다. 지식경제부에서도 비상표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표식을 설치하도록 규정한 『주유소 비상표제품 등의 표시기준 및 표시방법』을 9.18. 폐지한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는 거래실태를 조사하여 정유사가 주유소에 독점공급을 의무화한 ‘배타조건부 거래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을 내렸다(매일경제 2008.12.24).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시행령』에 규정된 저장시설과 주유기의 석유제품 공급자별 구분 설치 및 상표제품과 비상표제품을 함께 판매하는 주유소의 비상표제품 판매 주유소 표시 의무화 규정도 삭제하였다(시행령개정 2009.4.30). 이 같은 조치를 통해 혼합판매사실을 표시하면 특정 정유사 상표하에서도 타 정유사의 제품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또한, 주유소간, 대리점간 수평거래를 허용함으로써 수직계열화를 파괴하고 유통경로와 상관없이 싼 제품을 조달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시행령개정 2009.4.30). 또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2010.11.30. 모범거래기준인 『석유정제업자와 주유소의 공정한 거래에 관한 기준』을 만들어 혼합판매를 장려하였다. 2012년에는 모범거래계약기준을 만들어 월 판매량의 20%까지 혼합석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하였다(기획재정부 보도자료 2012.3.23). 2012.7월말에는 지식경제부에서 석유제품 복수상표 자율판매 시행방안을 수립하여 8월부터 시행하기로 발표하였는데 혼합판매 비율준수 여부 확인은 정유사-주유소간 계약에 의해 가능토록 하였다(지식경제부 보도자료 2012.8.1). 그러나 당초 주유소측의 요구와는 달리 실제 석유제품의 혼합판매를 시행하는 사례는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전량구매계약시 정유사에서 주는 각종 혜택을 주유소측에서 포기하기 어렵다는 점, 제품결함 발견시 1차적으로 당해 주유소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 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매일경제 2012.10.30).

마. 석유대체연료의 개발과 보급

⑴ 시범사업의 실시

석유대체연료의 보급을 위한 제도의 시행은 1989.3.4. 『석유사업법 시행령』의 개정과 함께 이루어졌다. 유사석유가 범람하면서 사회문제화가 되자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이루어진 1982.12.31.의 『석유사업법』개정(‘83.5.1. 시행)과 함께 1983.6.15. 『석유사업법 시행령』개정시 유사석유제품의 개념을 정하였는데, 『대체에너지 개발촉진법』에 의한 대체에너지를 유사석유의 범위에서 제외하였고(1989.3.4. 『석유사업법 시행령』개정), 이어서 1996.12.31. 개정시에는 “통상산업부장관이 에너지 이용효율의 향상을 위하여 이용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여 고시한 에너지”도 유사석유제품의 범위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는 1988.1.1.의 『대체에너지 개발촉진법』시행에 따른 것이었으며, 석유대체연료의 보급이 실제로 구체화된 것은 위 시행령을 근거로 하여 2002.5월 『바이오디젤 시범보급사업 추진에 관한 고시』(산업자원부고시 제2002-54, 2002.5.25)를 제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하면서 부터이다.
시범사업은 바이오디젤을 경유에 20%혼합한 제품의 시범보급을 통해 대체에너지원의 확보 효과 및 환경개선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다음 그 결과를 보아 이를 전국의 일반주유소에서 본격적으로 시판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산업자원부 보도자료 2002.6.6.), 2002.5.25.∼2005.12.31.까지 이루어졌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2004.10.22. 『석유사업법』에 석유대체연료의 사용근거를 반영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이 시행되고, 2005.12.30. 하위고시들을 마련하면서 2006.1.1.부터는 본격적으로 바이오디젤을 중심으로 한 석유대체연료의 보급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⑵ 대체연료 보급을 위한 관련 고시

대체에너지의 이용과 보급확대를 위해 2005.12.30. 마련된 하위고시들은  『석유대체연료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 『석유대체연료의 성능평가기준과 품질시험방법 등에 관한 고시』, 『이용 및 보급확대 연료의 인정에 관한 고시』, 『석유제품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의 4가지가 있다.
『석유대체연료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와 『석유대체연료의 성능평가기준과 품질시험방법 등에 관한 고시』는 석유대체연료인 바이오디젤, 유화연료유 등의 품질기준과 성능평가를 위한 기준을 정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용 및 보급확대 연료의 인정에 관한 고시』는 바이오디젤을 혼합한 연료유를 유사석유로 보지 않도록 한 것이며, 일반경유에 바이오디젤을 5%이하 혼합한 BD5와 20%를 혼합한 BD20을 이용·보급 확대연료로 인정하였고, BD20의 보급기간을 정하였는데, 2006.6.30.까지 시범보급후 2006.7월부터는 시범사업을 종료하고 2011.12.31.까지 보급기간을 운영하였다. 보급대상은 자가 정비시설을 갖추고 관리가 가능한 업체의 버스, 트럭 및 건설기계를 대상으로 하였다.
『석유제품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는 석유제품의 품질유지를 위하여 1984.2.29. 최초 고시하였으나(동력자원부 고시 제84-5호), 2005.12.30. BD5의 보급을 위해 정유사 및 경유수입업체에 바이오디젤을 혼합할 수 있도록 하고 모든 경유 차량에 사용이 가능하도록 경유의 규격을 변경한 것이다.

⑶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

2007.9.7.에는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을 수립하여 발표하였는데(산업자원부 보도자료 2007.9.7.), BD5의 혼합비율을 2007년까지 0.5%로 설정한 후 매년 0.5%씩 높여 2012년까지 3.0%로 설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11년 이후의 보급방안은 유가, 원료수급여건 등을 감안하여 ’10년 하반기에 전면 재검토 하기로 하였다. 이 계획에 따라 『이용 및 보급확대 연료의 인정에 관한 고시』의 개정을 통해 매년 0.5%씩 상향조정하여 2010년중에는 2.0%까지 이르렀다.
2010.12.30.에는 ‘제2차 바이오디젤 중장기 보급계획’을 수립하였다(지식경제부 보도자료 2010.12.30.). 곡물가 상승으로 인해 바이오디젤의 경제성이 악화됨에 따라 2007년 수립한 1차 계획에서 2012년까지 BD5의 혼합비율을 3.0%까지 설정하기로 한 사항을 변경하여 바이오디젤의 가격 및 원료 수급상황 등을 고려해 당분간 2.0%를 유지하기로 하였으며, 향후 혼합율 상향 조정은 가격경쟁력 및 원료 수급 여건 개선을 감안하여 결정하기로 하였다.

⑷ 바이오디젤에 대한 조세지원과 의무혼합제도 도입

바이오디젤의 보급확대를 위해 소비자가격이 경유제품보다 높아지지 않도록 BD5와 BD20에 혼합되는 바이오디젤 원액에 대해서 2007년까지 교통·주행·교육세의 면제, 2011년말까지 개별소비세 면제 등의 조세지원을 하였으며, 2011년을 끝으로 바이오디젤 유류세 면제 제도가 일몰됨에 따라, 2012년부터는 바이오디젤의 의무혼합제도를 도입하였다. 『석유제품의 품질기준과 검사방법 및 검사수수료에 관한 고시』(지식경제부 고시 제2011-302호, 2011.12.30)를 개정하여 경유제품에 바이오디젤을 2%∼5%의 범위내에서 의무혼합하도록 경유의 규격을 변경하였으며, 이 사항을 법률에 규정하기 위하여 2013.7.30.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ㆍ이용ㆍ보급 촉진법』을 개정하여 바이오디젤 혼합사용 의무를 반영하였다(제23조의2, 2015.7.31.시행예정).

⑸ 바이오연료의 부작용

석유를 대체하는 연료인 바이오에탄올, 바이오디젤 등의 사용요구가 큰 반면 이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바이오에탄올의 수요확대로 바이오에탄올 원료인 옥수수가격이 급등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났고(동아일보 2007.6.20), 식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자동차 연료 확보를 위해 곡물을 소비하여야 하는 가 하는 비난여론도 있다(서울경제 2007.6.22). 2007.11월에는 유가가 100달러 가까이 상승하였음에도 바이오디젤 및 바이오에탄올의 원료가 되는 곡물가격이 급등하여 바이오에너지의 생산원가가 경쟁력을 잃어 석유를 대체할 수 있다는 종전의 전망이 빗나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한국경제 2007.11.5.)

사. 석유산업의 수출산업화

미국의 원조에 의존하던 국내 석유시장은 1964.4월 우리나라에 정유공장이 처음 가동을 시작하면서 국내공급이 이루어졌고 1970년에는 호주에 고급휘발유 7천톤을 수출하면서 첫 수출도 이루어졌다(경향신문 1970.9.5). 그러나 이후 폭발하듯 팽창하는 국내수요 때문에 석유제품의 수출규모는 미미한 수준이었고 1990년대 후반들어 내수규모의 정체와 함께 수출이 본격화되었다. 특히 2008년에는 품목단위로 가장 많은 수출을 하였으며 2012년 수출액은 560억불로 전체 수출규모의 10.2% 수준을 보일만큼 주력 수출산업으로 성장하였다.

아. 국민석유회사의 설립 움직임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자 기름값 20%인하를 목표로 초기 설립자금을 1천억원으로 국민석유회사를 설립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연합뉴스 2012.6.21). 유류소비자를 대상으로 초기 설립자금 1천억원을 마련하고 값싼 시베리아나 캐나다산 원유를 도입하여 하루 10만배럴을 정제하는 정유공장을 설립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의 현실성에 대하여는 논란이 많았다. 2012.12.29. 초기 설립자금 1천억원 약정후(연합뉴스 2013.1.4), 2013.3.21. 법인설립(연합뉴스 2013.3.21)을 하였으나,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약정된 1,000억원 증자를 하는 과정에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투자자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으며(한국경제 2013.6.9, 2013.6.26), 주당 5,000원으로 하는 유상증자 청약을 위한 증권신고서 평가과정에서 -39,814원으로 평가되었다(한국경제 2013.10.9). 이 같은 평가결과를 가지고 10.18.부터 11.15.까지 주식공모를 실시한 결과 청약액은 목표액의 6.7%인 66억 9,600만원만에 그쳐(연합뉴스 2013.11.20), 청약액을 반환하고 국민석유 설립 움직임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서 정리한 석유관련 법령의 변천과정을 이번 호에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한 개인적 필요에서 몇가지 제도의 연혁을 찾아보면서 시작한 것인데 하다보니 일이 커졌고, 중간에 많은 분들이 응원을 해 주시는 바람에 멈추지 못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진행하면서 거듭 확인해보면 빠뜨리거나 잘못 정리된 것도 발견되지만 우선은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후에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수정하고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변변찮은 내용을 보아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격려를 해주신 많은 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