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6 시대에 맞는 바람직한 자동차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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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필수(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


소비자가 인정한 디젤기술

  최근 몇 년 사이에 국내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가장 큰 이슈는 역시 승용디젤차의 선전이다. 선전 정도가 아니라 돌풍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정부의 정책적 배려나 긍정적인 인식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소비자 사이에서 입소문으로 시작하여 주도적인 흐름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맞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수입차가 바로 그 장본인이고 이 중에서도 유럽 승용디젤차라고 할 수 있다. 그 동안 디젤차의 가장 큰 문제였던 매연, 소음, 진동 등 3대 악재를 극복하고 소비자의 만족도에서 최상위 역할을 하였기 때문이다.
 예전과 달리 친환경이 강조되면서 매연 등 각종 배기가스를 극복한 클린디젤 기술과 가솔린차에 육박하는 소음과 진동을 줄이면서 어느덧 승용차의 주류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수입차에 대항마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국산 승용디젤차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내 시장은 바야흐로 본격적인 승용디젤차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역할은 약 5년 전에 시작한 유로5라는 강화된 배출가스 기준이 주된 역할이었다고 할 수 있다. 매연, 탄화수소 등 각종 유해 배출가스를 이전에 비하여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정부의 까다로운 환경 기준을 만족하면서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연비 특성에서 기존 가솔린 차량과는 차별화가 커지면서 더욱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었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그 동안 디젤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여 디젤차에 부담하던 환경개선부담금 제도를 유지하면서 가솔린차 위주로 정책적 방향이 있었으나 최근 디젤차에 대한 기술 개선으로 환경개선부담금 제도 유보 등 긍정적인 인식이 커지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다. 편향된 정책이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정책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이러한 승용디젤차의 바람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중소형 승용디젤차에서 중대형 승용디젤차로 위세가 커지고 있고 국산차와의 치열한 전쟁이 지속되면서 점유율 확보가 중요한 이슈가 되어가고 있다. 냉정하게 얘기하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친환경 요소보다는 고연비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당장 차량 유비지에 유류비가 직접적인 영향 주다보니 관심의 폭이 크고 차량 선택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곧 등장하는 유럽산 승용디젤차는 연비가 리터당 30Km에 육박하는 신차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예전의 국산차가 공세가 이제는 국산차 수세로 바뀔 정도로 유럽산 승용디젤차는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한층 강화된 유로6, 클린디젤이 각광받다.

  이러한 흐름에 더욱 긍정적인 요소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기존 유로5의 배출가스 기준을 획기적으로 강화한 유로6의 환경 기준이 적용된 점이다. 그 만큼 국가의 환경 기준을 만족하면서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때문이다. 더욱이 한미 FTA나 한유럽 FTA를 통하여 국내 시장이 발빠르게 글로벌 시장으로 편입되고 있고 내년에는 한중  FTA가 예상되어 더욱 가속도는 높아질 것으로 확신한다.
  그러나 아직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 국내 시장은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수입차가 주도하는 승용디젤차의 경우 소비자의 선택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나 택시나 버스 등 대중교통적인 특성이 있는 교통수단의 경우 왜곡된 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예전에는 차종에 따라 에너지의 종류에 따라 정책적 지원이 다르고 역할도 달랐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기술적 안정도와 역할이 부족했던 만큼 정부의 정책적 흐름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흐름은 다르다는 것이다. 클린디젤차로 언급되는 기술적 보완이 이루어지면서 영역이 무너지고 있고 에너지의 자율성이 강조되면서 정책적 흐름도 변화를 요구받기 때문이다. 예전과 다른 최근의 흐름을 느끼면서 정부의 정책적 흐름도 대대적으로 변화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몇 가지 측면에서 변화를 수용하고 주도적으로 전환되어야 하는 시점이다.

  우선, 차종의 선택에서 불합리한 정책을 지양하여야 한다. 어느 차종의 경우 아예 진입조차 하지 못하게 ‘보이지 않는 규제’가 작용하고 불이익을 준다면 균형 잡힌 정책을 시행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차종이나 에너지의 경우 모두가 장단점이 교차되는 부분이 많은 만큼 일방적인 정책적 지원 시대는 끝났다고 할 수 있다. 같은 객관적 기준을 마련하여 통과할 경우 같은 기준을 적용하여 지원하거나 불이익을 주고, 미래를 보는 친환경 시대로 유도하는 책임은 정부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직도 구시대적인 유물이 남아있어서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사례가 남아있는 부분은 조속히 개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바라보고 객관적이고 보편타당한 정책적 기준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해외의 바람직한 선진 사례는 얼마든지 있는 만큼 더욱 냉정한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다.
 둘째로, 정부의 정책과 시행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평가할 수 있는 전문적 시민단체의 등장이다. 국내에도 몇 개 주목할 만한 시민단체가 있으나 아직은 역량이 부족하고 전문가도 부족한 만큼 더욱 큰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개선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해외 선진 단체들과 공유할 수 있는 협약과 교류는 물론 각종 정책 세미나와 소비자 포럼이 등장하여야 한다. 정부 정책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와 견제는 선진국 안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필수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셋째로, 기술적 안전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분명히 유로6 기반의 클린디젤 기술은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기술적 안정도를 이루고 있으나 연료자체가 좋아진 것이 아니라 걸러주는 시스템이 좋아진 만큼 더욱 노력하여 단점을 줄이는데 더욱 노력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일각에서 얘기하는 도심지에서의 서행 운전이나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경우에는 배기후 처리장치 등의 한계로 능동적인 대처가 어렵다는 등 갖가지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한다. 또한 오래된 시스템의 경우 고장이나 원활한 시스템 작동이 어려워지면서 커다란 단점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클린 디젤엔진을 기반으로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을 업그레이드 하여 공급하는 등 더욱 매진을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이 본격 등장하고 있어서 시장의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넷째, 해외의 제대로 된 정책 방향과 움직임을 주목하는 것이다. 이미 세계자동차 중심지인 미국이나 유럽 그리고 일본 등을 보면 어떻게 균형 있게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책을 구상하는지 알 수 있다. 필요하면 전체를 아우르는 지속성을 강조하면서도 한시적 정책을 마련하여 소비자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등 객관적이고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우리도 선진국으로 본격 진입하는 만큼 선진국과 시차가 없는 정책적 균형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해외 사례는 가장 훌륭한 기준이 될 것이다. 동시에 한국형 모델 정립도 중요한 가미 요소일 것이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유로6 환경 기준의 업그레이드는 각국의 자동차 산업과 정책을 변화시키는 큰 동력원이 될 것이다. 동시에 강화되는 국제 환경 기준을 능동적으로 대처할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기반으로 그 동안 후진적이고 낙후된 정책을 개선하여 균형과 객관성과 보편타당성을 갖춘 정책을 입안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을 위하여 무엇을 하고 시행하여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하여야 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