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해재난 현장에서 함께하는 우리의 나눔차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김현주 주임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와 도심지역 확대로 인한 환경오염 등의 변화로 인하여 유례없는 자연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2010년 러시아에 폭염과 가뭄, 산불로 인하여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었으며, 슈퍼 태풍 하이앤으로 인한 ‘필리핀 대참사’는 5천명 이상이 목숨을 잃는 인명피해를 불러왔다.
가장 최근 우리나라에 큰 피해를 준 자연재해로는 강원 영동지역의 폭설을 들 수 있다. 올해 2월 강원 지역에 1m이상의 눈이 13일간 지속적으로 쏟아져,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대 폭설이라 평가하고 있다. 이에 강원도는 200억 이상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며, 도심기능마비, 복구 장비 수급 어려움, 눈 적치 등으로 인하여 2차 피해를 면할 수 없었다.
사진 1. 2014 강원 폭설 당시 사진 (출처: 연합뉴스)
뿐만 아니라 사람의 생명과 신체 및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는 화재·붕괴·환경오염 사고 등과 같은 인적 재난도 급증하는 추세이다. 최근 10년간 대구 지하철 대형참사(‘03), 해병대 캠프 익사사고(’13), 경주 리조트 붕괴사고(‘14) 와 최근 진도 해상 세월고 침몰사고(’14) 등, 매년 250,000건 이상의 크고 작은 인재가 발생하고 있다. (출처: 소방방재청 재난연감)
이에 2013년 대한석유협회 및 정유4사는 우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하여 국가적 재난·재해에 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긴급구호 지원이 가능하도록 전국의 사회복지 단체 25개소에 나눔특장차량을 지원하였다. 나눔특장차량은 평시 지역사회 내의 거동이 불편하거나 접근성을 갖춘 복지서비스가 필요한 소외계층에게 이동 세탁·목욕·급식을 지원함과 동시에 위와 같은 대국가적인 재해·재난 발생 시 신속하게 투입하여 긴급구호 활동을 운영할 수 있도록 상시 대비하고 있다.
평상시 나눔특장차량은 25개소의 사회복지단체가 전국 8개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다. 서울, 강원, 세종, 제주 등 전국 곳곳에 사회복지 서비스 인프라를 확충하여 거동이 어렵거나 소외 지역 내 주민 등에 밀착 지원을 통해 복지 소외계층이 보다 높은 삶의 질을 영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까지 2만명이 넘는 복지 소외계층이 나눔특장차량을 통해 따뜻하고 편안한 겨울과 봄을 선물 받았다.
특히 과거의 특장차량은 이동은 가능하지만 차량 내 설계와 갖춘 구성품 등이 열악하여 서비스 제공 방식과 대상이 한정된 것에 비하여 나눔특장차량은 분리하여 이동이 가능한 휠체어가 중심이 되는 욕조가 갖춰진 이동목욕차, 300명의 식사를 바로 조리하도록 가스 및 밥솥 등이 설치된 이동 급식차, 세탁부터 건조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최신형 드럼세탁기 4대가 설치된 이동 세탁차량이기 때문에 수혜자는 물론이고 운영 수행기관 또한 만족도가 높다.
사진 2. 지역사회에서 활약하는 나눔특장차량
또한 나눔특장차량은 재해‧재난 등 대국가적인 위기상황 발생시 현장 복구 지원, 이재민 복지 서비스 제공 등 긴급구호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정유4사 및 대한석유협회 임직원 또한 나눔특장차량의 긴급구호 활동에 자발적으로 함께하여 따뜻한 온기를 더하고 있다.
2014년 2월 강원 영동 지역의 폭설사태 발생시 강원 지역 내 운영 수행기관 및 강원도청, 소방방재청, 재해재난구호협회 등과 연계하여 긴급구호 활동을 펼쳤다. 당시 현장 복구를 위하여 강원도와 서울시 등에서 투입한 민간 자원봉사자 1,500여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지만 식당 또한 눈사태로 인해 문을 닫았기 때문에 따뜻한 식사를 제공할 수 없었다. 이에 운영 수행기관 중 해당 지역의 긴급구호 체계망에 속한 양주시사회복지협의회가 나눔 밥차를 투입하여 정유4사 및 대한석유협회의 임직원 자원봉사와 함께 따뜻한 식사와 국, 차 등을 제공하고 피해 현장 복구에 힘을 보탰다.
피해를 입은 농가주인은 한 걸음에 달려와준 봉사자들에게 따뜻한 식사를 줄 수 있어서 있어서 행복하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끊이지 않는 눈 속에서 따뜻한 식사로 몸과 마음을 녹이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은 우리의 밥차의 소중함을 한 번 더 느끼게 하였다.
그리고 최근 4월 16일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사고와 관련하여, 진도군청 및 관계자, 소방방재청,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및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부 등과 연계하여 전라도 긴급구호 체계망에 속한 나눔세탁차량이 긴급구호 활동에 투입되었다. 4월 21일부터 한 달간 팽목항 및 진도실내체육관에 총 5대의 나눔세탁차가 교대하며 희생자 가족의 모포, 옷 등의 세탁서비스를 지원하였다.
갑작스런 사고로 큰 상처를 입은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어드릴 수 있었으며, 깨끗해진 옷과 모포를 전해드릴 때 가족들의 손을 꼭 잡으며 마음과 마음으로 위로를 전하였다.
사진 3. ‘14. 2 강원 폭설 피해 긴급구호 현장
이처럼 나눔특장차량은 복지 소외계층 및 재해민 등에게 힘이 되고자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따뜻한 에너지를 퍼뜨리고 있다. 운영 수행기관 중 한 담당자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신 적이 있다.
“나눔목욕차를 운영하기 전에는 가가호호 방문하여 어르신들의 혈압, 당뇨 등 건강 체크를 해 드리려고 하면 아픈데도 없는데, 꼭 해야겠냐고 많이 불편해하셨다. 헌데 지금은 나눔목욕차를 이용하시기 전 자연스럽게 우리가 차량 안에 구비한 기구로 체크하면 불편해 하지도 않으시고, 아주 편안한 상태에서 건강을 체크한다. 어르신들이 나눔목욕차가 오기만 기다리시면서 문을 활짝 열고 나와 계실 때,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다.”
민들레 홀씨가 퍼져 또 다른 꽃을 피우듯이 우리 한국사회복지협의회도 나눔특장차량과 운영 수행기관이 지속적으로 따뜻한 에너지꽃을 피울 수 있도록 더욱 지원할 것이다.
사진 4. 진도 팽목항에서 긴급구호를 지원하는 나눔세탁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