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촉진법’이 기대되는 이유

강승진(한국산업기술대학교 대학원장/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경쟁력 강화와 질적 도약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선진 외국기업의 투자유치

  세계적 기업들이 거의 대부분 진출해 있는 중국은 거대한 용광로와 같이 새로운 기업과 사업, 산업을 계속 만들어내면서 우리산업을 바짝 추격해오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중국의 빠른 추격으로 주력산업들이 하나 둘씩 중국의 추격 사정권에 들어가고 있는 현실에서, 선진 외국기업들의 투자유치는 국내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질적 도약을 이루는데 필수 불가결하다.

우리나라는 미국,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외국기업들이 중국진출을 위한 교두보로서의 전략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선진 서구기업과 일본기업의 투자유치를 통해 지역거점화를 도모하여 중국보다 한 단계 앞선 산업구조를 계속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외국인 투자는 산업발전과 미래 경제 활성화에 없어서는 안 될 징검다리이며, 외국인 투자유치가 국내법에 의해 무산되지 않도록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을 통해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 외국인투자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전략적으로 중요한 외국인투자 유치 프로젝트가 공정거래법의 규제로 인해 중단될 위기에 있었다. 외국인투자는 공정거래법에서 규제하려고 하는 재벌의 문어발 확장과는 무관한데도, 그 영향이 외국인투자에 미쳐 자칫 한국산업의 발전과 대중국 대응력 확보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있었다. 즉, 공정거래법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억제한다는 명분하에 지주회사 체제 내 손자회사는 증손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된 공정거래법 규정이 외국인투자 유치를 가로막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즉, 손자회사는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여 합작법인을 설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가 아닌 중국으로 투자될 경우,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는 국내산업

최근 국내 정유사들은 일본의 투자를 유치하여 고 부가가치 제품인 파라자일렌(PX) 생산시설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투자를 유치하는 회사는 내부 기업 지배구조상 손자회사가 되며, 이 때문에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제한받고 있었다. 한일 기업간 PX 합작투자는 이미 2011년부터 추진되어 왔지만 국내 법제도 때문에 최근까지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합작 프로젝트의 일본측 파트너들은 PX 원료를 생산하는 글로벌 정유업체로 한국과의 합작이 성사되지 못한다면 원료의 판로 확보를 위하여 중국측과 협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만약 일본과 중국의 합작이 성사된다면 중국의 PX 경쟁력 제고 및 자급화 일정 단축이 가능해져 국내산업의 입지가 크게 위축될 것으로 우려된다.

위의 PX 생상시설 합작 프로젝트는 투자와 고용 등 거시적 효과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최근 정부는 동 프로젝트와 관련된 PX 생산 2개, 윤활유 생산 1개 회사의 생산시설이 원활히 추진되면, 국가 전체적으로 직접고용 194명, 간접고용 14,000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개정으로 힘을 얻은 국가경제 발전

투자유치 중단은 공정거래법 규정 때문이며, 동 규정은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대한 국내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만들어진 것이다. 이로 인하여 외국인투자 유치가 제한받는 것은 공정거래법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하지만 공정거래법에서 외국인투자에 대해서만 예외규정을 두는 것도 적절하지 않으며 본말이 전도 되는 것이다. 따라서 외국인투자는 국내의 일상사와 분리해서 판단해야 하며, 최근 제기된 투자유치 중단 문제에 대한 해법은 외국인투자촉진법에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개정으로 외국인투자 유치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그에 힘입어 국내 산업의 발전과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정부와 정치권이 마음을 모아 외국인투자의 규제를 완화함으로써, 기업들이 투자유치를 통해 새 산업을 개척하고 고용을 늘려 국가경제 발전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