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신성장 동력 확보 방안

현대오일뱅크 경영기획팀

신문을 꼼꼼히 읽는 독자나 시 외곽의 도로를 빈번히 주행하는 운전자라면 최근 주유소 폐업이 크게 증가하였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2003년 불과 108 개소에 불과했던 폐업 주유소는 글로벌 금융 위기를 기점으로 크게 증가해 작년에는 219개소에 달했고, 올해는 8월까지 무려 237개소가 문을 닫았다. 휴업 중인 주유소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상당수의 주유소가 한계에 도달한 상황이다. 90년대 후반 주유소 사장님이라고 하면 지방 유지 소리를 들으며 외제차를 몰던 것과 비교해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이러한 모습은 오늘날의 정유 업계 현황을 잘 대변해 준다 하겠다. 수요를 감안할 때 적정 국내 주유소 숫자는 7~8천개 수준이지만 20138월 말 현재 국내 주유소 숫자는 약 12천 여 개에 달하며, 이에 더해 알뜰 주유소, 전자 상거래 등으로 판매 마진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정제부문 역시 장기화 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수익 개선은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는 가운데 신재생에너지 개발과 셰일가스 등장으로 인한 천연가스의 공급 증가 등은 정유업의 존속마저도 위협하고 있어, 국내 정유사들의 새 활로 찾기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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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역시 향후 20~30년 회사를 이끌어 갈 새로운 먹거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특히 현대중공업이 인수한 이후에는 이를 위한 실질적인 행동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신사업 전담 조직의 신설을 들 수 있다. 현대중공업의 인수 직후 현대오일뱅크의 새 경영진은 정유, 석유화학, 재무 및 회계 등 신규 사업 추진에 필요한 각 부문별 인력을 선발해 경영기획팀을 조직하였으며, 경영기획팀은 이후 지금까지 현대오일터미널, 현대쉘베이스오일, 현대아로마틱스(가칭) 등의 합작사 설립의 기반을 다짐으로써 신규 사업 인큐베이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합작 파트너와의 긴밀한 공조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전략 중의 하나이다. 2009HCP(현대코스모) 설립 이래 합작 파트너인 일본 코스모오일과는 경영진 및 실무진 정례 미팅, 양사 공장 및 연구소 방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교류하고 있으며, 특히 2011년에는 기술협력 MOU를 체결, 작년 9월부터 6개월간 양 사에서 선발된 엔지니어가 상대방 공장에 머무르며 상대방 공장이 비교 우위에 있는 기술 및 공정 등에 대해 습득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글로벌 메이저 기업인 쉘(Shell)과는 작년 초 윤활기유 제조 합작사인 현대쉘베이스오일을 설립하면서 인연을 맺기 시작해, 중국, 동남아 등 세계 각지에서의 신규 사업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아시아 2위의 에틸렌 생산업체인 롯데케미칼과 콘덴세이트 정제 및 MX 제조 합작사업 MOU를 체결하였으며, 특히 이는 석유화학 업체와의 협력이라는 점에서 향후 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 사업 진출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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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또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의 원천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자랑하는 FBC 보일러는 고도화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원료로 활용하여 저가의 스팀(연간 약 600억 원의 원가 절감 효과)을 생산하는 설비로서, 현대중공업의 우수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목하여 작년 9월 준공되었다. 내년 하반기에는 추가 FBC 보일러가 완공되어 상업 가동을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경쟁력 강화는 물론, 장기적으로는 집단에너지 사업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책과제로 진행 중인 메탄올 생산 기술 실증 작업 또한 현대오일뱅크와 현대중공업이 공동으로 참여 중이다. 본 과제는 천연가스와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메탄올을 생산하는 기술 의 개발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상용화 될 경우 이산화탄소 저감은 물론 청정 원료도 얻을 수 있는 친환경 기술이다. 향후 5년에 걸쳐 진행될 본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현대중공업은 해외 기술에 의존 중인 메탄올 합성 플랜트 기술을 국산화하여 고유 라이선스를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며, 현대오일뱅크 또한 앞으로 있을지 모를 에너지 정책 변화에 미리 대응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합작파트너 및 계열사와 연계하는 방법과 더불어 자체 역량을 기르기 위한 노력도 계속적으로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행된 것이 바로 중앙기술연구원의 설립으로, 2011년 말 개원 이후 지금까지 석박사급 인재들이 정유, 석유화학, 신재생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종합적인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특히 당사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제품 및 부산물을 원료로 하는 아이템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스페셜티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여 수익성을 향상시키는 것은 물론, 보다 원활한 부산물 처리를 통해 사업 전반의 안정성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처럼 현대오일뱅크는 신사업 전담조직의 신설, 합작 파트너와의 긴밀한 공조, 계열사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창출, 중앙기술연구원 설치 등을 통해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향후로도 추가적인 방안들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기를 바라며 많은 응원과 격려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