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차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 주요 내용과 의의
산업통상자원부 석유산업과 김수은 주무관
1.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 개요
지난 9월 11일부터 3일간 서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제5차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가 개최되었다. 첫 날 환영만찬에 이어 둘째 날에 본회의가 개최되었으며, 마직막 날 산업시찰의 일정으로 마무리되었다.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는 아시아․중동 지역 국가간 에너지협력을 목적으로, 지난 2004년 인도에서 처음 개최된이래 2년 주기로 개최되는 고위급 에너지 협력 채널이다. 장관회의 공식 사무국은 산유국과 소비국과의 대화채널을 위해 설치된 국제에너지포럼(International Energy Forum)이 맡고 있으며, 역내 산유국과 소비국들이 번갈아가며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인도에서의 1차회의 이후 2007년 사우디아라비아(2차), 2009년 일본(3차), 2011년 쿠웨이트(4차)를 거쳐 지난 3차대회에서 개최국으로 결정된 한국이 이번 5차회의를 서울에서 개최하게 되었다.
이번 회의에는 亞․中東 지역의 23개 국가와 3개 국제기구(IEF․OPEC․IEA)의 대표단 등 150여명이 참석,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하여 이란, 이라크, UAE, 카타르, 오만 등 대부분의 중동 산유국과 중국, 일본, 한국, 인도 등 소비대국, 그리고 베트남,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동남아시아 국가 등 30개 회원국 중 23개 국가가 참여하였다. 각국 대표는 세계 에너지 시장을 전망하고 역내 국가들의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위한 산유국․소비국 간 협력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세계 에너지 시장에서 아시아 지역의 중요성과 영향력 확대를 재확인하였고 더욱 긴밀한 상호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였다.
2. 5차회의 주요 내용
한국은 이번 회의를 준비하면서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의제 설정을 위해 고민하였다. 그 결과 국제 공동비축, 역내 석유거래시장 구축, 역내 가스가격 결정구조 개선 등 우리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과제와 연관이 있고 또한 국제적으로도 협력 논의가 필요한 의제를 발굴하였다.
3세션으로 구성된 이번 회의의 주요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주재로 진행된 1세션에서는 ‘아시아의 성장과 에너지 전망’을 주제로 아시아지역 경제성장과 에너지 수급전망, 그리고 비전통 에너지자원의 시장 영향 등을 논의하였다. 향후 아시아지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아시아지역의 에너지수요가 전세계 에너지수요를 리드할 것으로 전망되는 바, 참석 장관들은 아시아지역 에너지 수요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시장투명성 개선이 선행되어야 하며, 소비국과 생산국간에 정확한 정보공유가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였다. 또한, 시장 투명성을 바탕으로 투자확대가 이루어지면 아시아 에너지시장의 에너지 수급과 가격안정에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하였다.
공동의장국인 카타르 장관의 주재로 진행된 2세션은 석유․가스 시장에 중점을 두고 저장․거래, 그리고 협력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건을 논의하였다. 2세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아시아 석유거래시장에 대한 협력방안으로 우리나라의 동북아 오일허브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동북아 오일허브는 우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국책과제로서 한중일 등 에너지소비대국에 인접해 있고, 풍부한 정제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항만 조건이 좋은 우리나라에 세계적인 규모의 오일허브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서는 각국의 협조와 협력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바, 이번 장관회의를 통해 우리의 동북아 오일허브를 국제무대에 소개하고 공감을 이끌어냄으로써 사업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각국 대표는 동북아 오일허브의 구축은 동아시아지역 수급안정과 유가변동성 완화에 기여하고, 역내 경제발전의 토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하였다. 이 밖에 2세션에서는 전략적 석유비축, 자원개발 협력, 아시아지역의 정제시설 및 석유화학산업 확대에 따른 시장 영향 등을 논의하였고, 셰일가스 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LNG거래 관행에 대한 개선방안을 협의하였다. 역내 적정 석유의 비축은 공급안정성 확보에 기여할 것이며, 가스분야는 비전통가스 개발에 따라 수급과 가격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브루나이 장관의 주재로 이어진 3세션에서는 미래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위해 역내 국가간 협력이 필요한 안건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보급 그리고 에너지효율 개선, 청정석탄 개발 협력을 논의하였다. 각국 대표들은 아시아 지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신재생에너지 기술협력과 스마트그리드의 상용화 확대를 위한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고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련 표준 설정이 시급하다는 것에 동의하였다. 또한 각 부문별 모법사례의 공유를 통해 역내 확산을 추진하자고 뜻을 모았다. 향후 우리의 중점 에너지정책 중 하나인 에너지수요관리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각국이 공감하였던 자리였다.
회의를 마치고 한국을 비롯, 공동의장국인 카타르와 회의 사무국인 IEF는 회의결과를 요약한 공동의장선언문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각국 대표단은 아시아 지역의 견실한 경제성장을 지속시키는데 있어 에너지 문제에 관하여 지속적이고 더욱 강화된 협력이 상호 이익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였고, 앞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역내 석유·가스 교역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하여 석유·가스 거래 시장의 효율성과 기능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달성과 기후변화 문제 대응을 위하여 청정에너지원과 에너지효율기술 등에 관련된 대안을 연구·평가할 목적으로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아시아 국가들이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이루기 위하여 노력하는 한편, 급변하는 세계 에너지 시장 변화에 공동으로 대처함에 있어, 지역 및 국제적 차원에서 에너지 생산국-소비국간 대화를 지속하고 강화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한편 이번회의 기간 중 우리는 이라크, UAE, 카자흐스탄, 쿠웨이트 등 자원부국과 양자회담을 갖고 에너지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자고 뜻을 모았고, 특히 이라크와는 우리나라의 국제공동비축사업 참여, 이라크 재건 프로젝트에 한국참여 등을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에너지 협력 MOU를 체결하는 성과도 거두었다.
국내 언론들은 우리가 발표한 동북아 석유가스 교역시장 설립 추진 등 회의성과를 비중있게 보도하였으며, 로이터․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들도 한․이라크 석유공동비축, 국제석유시장 안정화 등의 내용으로 회의 내용을 보도하였다.
3. 의의 및 평가
우선 이번 서울회의는 역대 회의중 가장 많은 대표가 참여한 회의로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분야 위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에너지 수요관리와 같이 시의성이 높은 이슈를 의제로 선정하여 토론함으로써 에너지 분야 글로벌 트랜드를 선도하였다고 평가된다. 특히, 이번회의를 통해 동북아 지역에 새로운 오일 허브 구축과 협력 필요성에 대해 아시아 각국이 인식을 공유하였고, LNG거래에 있어서 기존 가격체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거래 방식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도 이루어 내었다는 점에서도 의의가 큰 회의였다. 또한, 이번 장관회의는 10월에 있을 세계 에너지 총회(WEC)의 전초전으로서 아시아지역의 의견을 공유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며, WEC 개최이전에 중요한 에너지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함으로써 WEC의 성공적 개최에도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도 되었다.
에너지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기반을 구축을 위해서 국제협력이 필수적이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우리의 에너지 정책을 국제무대에 소개하고 협력을 이끌어내는 노력이 꾸준히 지속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