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013년 그린카 정책 방향

김정회 지식경제부 자동차조선과장

  2012년 우리 자동차업계는 대외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와 고유가 추세, 대내적으로는 노사문제와 수요위축 등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한 해를 보냈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는 미국 등 주요 시장의 수요 회복, 국산차의 경쟁력 향상, FTA 발효와 수출시장 다변화 등에 힘입어 수출 317만대, 해외생산 360만대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였으며, 해외에서 품질과 브랜드 가치에 대한 인식도 올라가 양적·질적으로 우리 자동차산업의 기초체력이 한 단계 도약하였음을 피부로 느끼는 한 해였다.

2013년도 쉽지만은 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신흥국을 중심으로 자동차 수요의 증가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되나, 서유럽의 재정위기 등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또한 고유가 및 환경규제 강화 추세하에서 글로벌 메이커들이 소형 신차를 대거 출시하면서, 우리의 주력 차종인 소형차 부문의 경쟁이 점차 심해지는 등 어려운 경쟁여건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원고엔저 추세, 각국의 보호무역견제 움직임 강화도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대내적으로는 국내 경기회복 지연과 가계부채 부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져, 2013년에도 국내 수요 회복은 더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대내외적인 환경변화 중에서 2013년뿐만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우리 업계에 근본적이고 대대적인 변혁을 가져올 가장 큰 흐름은 무엇보다도 기후변화 대응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업계와 각국 정부는 경쟁적으로 그린카 시장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차세대 그린카 선점을 위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BMW, 도요타 등은 전기차 출시를 앞두고 전기차 쉐어링 서비스 도입 등 새로운 사업모델 발굴에 몰두하고 있으며, GM은 전기차 볼트의 판매가 저조함에도 불구, 매년 성능 개선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현대차는 ‘13.2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 양산 체제를 구축하였으며, 도요타와 BMW2020년까지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목표로 기본 시스템을 공동 연구하는 계획을 발표하였다. 포드, 다임러, 르노닛산도 2017년 합리적인 가격의 양산형 수소연료전지차 출시를 목표로 공동 개발하기로 협약한 바 있다.

미국, 일본, 독일 등 각국 정부 역시 국가적 차원의 에너지 정책과 연계하여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그린카의 기술개발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저공해 차량에 대한 대대적인 보조금과 세액공제도 지원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이러한 업계와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에는 보급 초기단계의 높은 가격, 배터리 등 기술성능의 한계, 별도 인프라 설치 필요성 등 아직까지 넘어야 할 걸림돌들이 남아 있어, 당분간 대폭적인 시장 확대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이에 따라 그린카 중에서도 하이브리드, 클린디젤 등 기존의 인프라 활용이 가능한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차량이 당분간 보다 많은 활약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클린디젤 차량의 경우,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받았던 과거와 달리 업계의 배출가스 저감

[기술 발전 노력에 힘입어 2014년부터는 가솔린 엔진과 동등한 수준의 배출가스 기준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연간 디젤 차량 판매가 50%를 넘는 유럽시장 외에도, 가솔린 차량 위주의 미국 시장에서도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이러한 세계적 추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업계는 디젤차의 핵심부품을 수입에 의존하는 등 기술수준이 취약하여 SUV와 고가 수입차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클린디젤 차량이 대중화되는 데에는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시장흐름을 감안하여, 2013년 정부의 그린카 정책은 다양한 차종의 특성에 맞는 지원을 통해, 불확실성이 높은 그린카 시장의 변화에 적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가는 데에 중점을 두려고 한다.

 

우선, 경제성과 안정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빠른 속도로 확보해가고 있는 하이브리드차와 클린디젤 차량에 대해서는 핵심부품 국산화와 성능향상을 지원하여 시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특히 클린디젤 차량에 대해서는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커먼레일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를 지속 지원하는 한편, 클린디젤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을 위한 원천기술 개발도 금년도부터 새로이 진행할 계획이다.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해서는 수요확대를 위해 성능 개선과 높은 가격의 해소를 지원하고, 시장이 확대되어갈 수 있는 기반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중소중견부품 업체들을 대상으로 차세대 그린카용 모터, 배터리 등 핵심기술 개발과 함께, 보급형 전기차, 준중형 전기차 등 다양한 차량모델 개발도 지원한다. 보조금·세제 지원 등 각종 보급정책도 지속 추진한다.

 

특히, 그린카 전반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높이고,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함으로써 국내 그린카 수요저변 확대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주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 본격상용화 서비스를 개시한 전기차 쉐어링 사업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거나, 민간 영역에서의 그린카 관련 사업참여를 유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

 

올 한해도 우리 업계는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각국은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치열한 그린카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시장을 선도할 차종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변혁의 시기에서 그린카산업발전을 위한 정부와 각계의 노력이 더해진다면 그린카 세계 4강이라는 비전도 조만간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