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석유 수출 1위 달성의 의미와 ‘13년 수출 전망

한성준 석유협회 정책협력팀 사원

‘12년 국가 주요 수출품목 중 1위 달성 예상

‘12년 석유제품 수출실적은 약 550억 달러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 중 1위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년대비 10.8% 증가한 수치로, 일본 지진사태 · 산유국 정정불안 등에 따른 간접적 효과에 힘입어 크게 수출실적이 증가한 ’11(전년대비 64.2%) 만큼은 증가하지 못하였으나, 특별한 사건사고 없이도 꾸준히 수출물량과 금액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경제성장의 버팀목 수출, 수출 확대의 지렛대 석유 수출

세계 경제위기와 함께 한국 또한 투자위축과 소비감소의 한파가 불고 있으며, ‘L자 형 침체가 예측되는 등 경제 성장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출은 경제의 성장률 추락을 막는 버팀목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석유제품 수출은 10개월 연속 수출 1위 자리를 지키며, 한국 경제성장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다.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11년 한국 수출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72.8%, 내수부문(28.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경제성장률 3.6% 2.6%p가 수출에 따른 경제성장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석유제품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바, 한국 경제성장의 주력으로 석유산업이 성장하고 있다고 보아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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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제품, 16개월 연속 40억 달러 이상 수출

석유제품 수출이 40억 달러를 넘기 시작한 것은 ‘113월로, 일본 지진사태(3.11)의 영향이 컸다. 일본 내수시장으로의 수출, 일본 수출시장에의 한국산 제품 수출 등으로 인하여 수출은 전월대비 24.3%의 물량이 증가했으며, 일본 정제공장 가동 정상화 이후에도 새로이 확보된 시장상황을 고려한 전략을 수립하고 해외시장 확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여 꾸준히 40억 달러 이상을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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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

석유수출 증가가 일본 지진 사태에 따른 간접적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정유사가 수출주력으로 성장하게 된 데에는 이제까지 꾸준히 목표로 삼은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이전의 수출은 내수분을 충당하고 남는 제품을 해외에 파는 단순한 형태였지만, 현재의 수출은 국제시장의 수요를 적극적으로 예측하고, 이에 맞춤화된 세분화 전략을 수립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경질유 및 윤활유 제품이 수출 주력품목으로 성장할 것을 예측, 시설·기술투자를 통해 경쟁력 확보, 그리고는 해외시장의 개척이 이루어진 것이다.

 

고부가가치 경질유 및 윤활유 비중 증가

국내 정유산업은 지속적인 고도화 설비 투자로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여 왔다. 벙커C유 등의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들을 재처리하여 부가가치가 높은 휘발유, 경유 등을 생산해 내는 지상유전이라는 단어 또한 더 이상 생소하지 않다. 지하유전이 땅 속에서 검은 원유를 발굴하는 유전이라면, 지상유전은 중질유를 경질유 혹은 윤활유로 전환시키는, 산업효율성과 고부가가치를 함께 발굴하는 보고(寶庫)이다.

아직 한국의 해외 주요국 대비 고도화 비율은 낮은 편이지만, ‘07년 이후 정유4사는 고도화 설비에 약 10조원을 투자하여 왔으며, 그 결과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경질유윤활유의 비중은 꾸준히 높아져, 이에 따른 수출채산성 확대와 경쟁력 확보가 가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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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수출확대 추세를 계속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

석유제품을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중국일본싱가포르미국 등 전통적 시장뿐 아니라, 필리핀말레이시아 등 동아시아 신흥국을 비롯하여 러시아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 네덜란드영국 등 환경기준이 엄격한 유럽국가로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또한 브라질칠레남아공 등의 나라에서도 석유수송 비용에도 불구, 한국산 제품을 수입하는 등 새로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한국산 석유제품의 수요 또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흥개도국의 산업생산 증가 및 수송용 석유류 수요 확대, 각국의 환경규제 심화 등이 특히 품질이 우수한 한국산 경유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또한 국내외 항공여객 수요 증대 및 화물 수송량 증가 등의 추세에 따라 항공유 수출 또한 늘어날 예정이다. 그리고 중국 자동차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윤활유 수요가 증가하고,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고급윤활유를 사용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등 윤활유의 수출 또한 증대되고 있다.

하지만, 위와 같이 내년도 수출전망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석유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동아시아 국가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세계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석유수요 자체가 하락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유가 및 제품단가 또한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되고 있다. 그리고 국제시장에서의 휘발유, 경유 등에 대한 판매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바, 꾸준히 수출시장 다변화를 꾀하면서도 안정적인 수출선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그리고 급속한 경제성장세를 보이는 동아시아 국가뿐 아니라, 남미지역에도 수출기반을 마련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성장하는 정유산업!

정유업계에서는 ‘121~10월 원유 도입금액 900억 달러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468억 달러를 다시 외화로 벌어들이며 무역수지 흑자에 기여하고 있고, 무역강국 세계 8위 달성에 일조하였다. 또한 같은 시기 대한민국 전체 수출액 4,556억 달러의 10%를 차지하며 정유업의 수출산업으로의 위상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가 되어버린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을 벗어나, 해외시장에서 경쟁과 공존을 함께하고 있는 한국 정유사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는 것만큼 뿌듯한 일이 또 있을까!

2013년 계사년에도 뱀처럼 힘찬 도약과 멋진 몸짓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