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버스 정책은 바꿔야 한다

서울특별시의원 김정태(민주당, 영등포구2)

20047월부터 서울시는 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다. 버스 준공영제하의 서울시내버스 업체는 66, 이들 업체는 총 7,534대의 시내버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중 7,120대가 운행에 투입되고, 414대는 예비 차량이다. 보유 버스 중 CNG버스가 7,473, 경유버스가 61대이다. 운행버스 전량이 CNG버스가 되는 셈이다.

서울시 운행버스 전량이 CNG 버스

2002년 월드컵대회를 앞두고, 수도권 대기질 개선특별대책으로 2000년부터 시행된 환경부와 서울시의 CNG버스 보급정책의 결과다. 올해까지 서울시는 8,370CNG 시내버스를 도입하였다. 시내버스 보유대수보다 많은 것은 CNG버스의 대폐차로 교체한 것이 906대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을버스 943, 청소차 498, 통학용 전세버스 46대 등 총 9,857대의 CNG 차량이 보급되었다.

26개월여 서울시의원 의정활동 중 관심사항의 하나가 서울시내버스 연료정책의 평가와 방향이었다.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서울시 대기질 개선정책 평가에서 비롯되었다. 환경부의 지원 아래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정책의 역점사업은 CNG차량 보급 지원사업이었다. 이 보급 지원사업의 일몰기한이 2012년이다. 13년간의 CNG차량의 보급 지원정책을 평가하고, 차세대 연료정책의 방향을 제시해야하는 서울시의원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인 동시에 의무이기도 했다. 여기에 일방적인 보조금지원정책은 대부분 실패해왔던 경험도 작용되었다.

관련자료를 검토하고, 해외사례와 함께 전문가를 수소문하여 자문도 받았다. 두차례 정책 공청회도 주최하고, 관련자료집도 발간한바 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 상임위원회 에서 깊이 있는 심의 작업도 계속되었다. 특히 지난해 행정사무감사때는 서로 상반된 견해와 주장을 펼치고 있는 국책연구기관 최고 책임연구원 두분을 참고인으로 초빙하여 장시간 청문회를 실시한바도 있다. 지난주에는 시정질문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과 기후환경본부장, 도시교통본부장과 함께 서울시내버스 연료정책을 집중토론 하여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서울시의원의 책임감으로 시작한 CNG버스 정책평가

지난 26개월간 정책을 탐구한 결과 두가지 결론을 얻었다.

첫째는 반드시 필요하고,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환경개선이라는 정책목표의 중요성이 정책수단의 확일화라는 도그마를 가져왔다는 사실이다. 여기에는 행정 편의적 관점도 작용되었다고 본다. 즉 택시는 LPG, 버스는 CNG라는 단순화 도그마에 빠지고 말았다. 그 결과 LPG 가격 급등에 따른 현재 택시업계의 혼란은 이 도마마 정책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획일적인 연료정책은 전량 수입한 원유를 세계 최고 정유기술로 가공하여 가격 손실을 보면서 역수출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을 불러왔다. 결과로 석유제품이 수출1위 상품이 되었다.

두 번째는 CNG에 대한 일방적인 지원정책이 기술진보를 저해하고 시장의 경쟁체계를 와해시켰다. 우리가 CNG차에만 매달려 지원금 정책을 펼칠 동안 EU에서는 유로5, 유로6 등 유로시리즈로 대변되는 배기가스 규제정책을, 미국에서는 오바마 행정부의 치적으로 평가되는 연비 개선정책을 실시했다. 실제로 지난 13년간 CNG버스와 클린디젤버스의 기술진보와 가격 경쟁력을 비교하면 이러한 평가는 자명해진다. 정책집행수단으로 가장 손쉬운 방법이 보조금을 주는 유인정책과 벌금을 부과하는 범칙금제도다. 그런데 이 보조금 정책은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는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보조금 지원정책, 기술 진보의 저해 시장경쟁의 왜곡 불러

한동안 서울시는 환경부보다 더 적극적으로 CNG차량 보급지원정책을 펼쳤다. 첫 번재 예는 전세관광버스의 보급정책이이다. 시내버스, 마을버스, 청소차 등은 환경부 정책에 따라 국고 보조비 50%를 지원받지만, 전세관광버스의 CNG버스화는 전액 서울시비로 지원을 했다. 서울시와 서울시 지방공사의 부채는 25조원에 달하는 등 사상 유래 없는 재정난 상태에서 이를 시행한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을 펴는 것은 서울시민을 대표하는 주민대표기관으로 당연한 의무였다. 결국 서울시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2011년 예산안의 절반을 삭감당하고 2년간 49대를 보급하고 사업은 중단하였다. 시민에게 당당하고, 역사에 떳떳했다고 자부한다.

두 번째는 CNG버스 이후의 차세대 시내버스 기종의 선정이다. 전임 오세훈 시장은 이후 차세대 버스로 전기버스를 구상하고 있은듯하다. 구체화 된 것이 세계3대 전기자동차 선두도시 선언이다. 전기자동차는 현재의 값싼 전기료를 전제로 한다. 즉 원전의 추가 건설 반대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반하는 정책이다. 전기는 2차 에너지다. 자동차로 인한 환경오염을 대폭 불일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전기 생산을 위한 환경오염은 개산에서 제외되었다. 신재생에너지를 전제로 한다지만 현재 수준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경제성을 충족 시킬 수 없다.

그것을 대변하는 것이 50cc급 전기오토바이 보급사업이다. 당초 전기이륜차 보급사업은 2000년부터 전액 국고 지원사업으로 진행하다 2005년에 중단되었다. 이를 2008년부터 전액 서울시비사업으로 부활시켰다. 그것도 2014까지 250억원을 투입하여 전기이륜차 1만대를 보급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추진하였다. 50cc급 전기오토바이가 1600cc급 승용차가 배출하는 오염물질보다 일산화탄소(CO)12, 탄화수소(HC)124배 많이 배출하는 오염원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해답은 환경성과 경제성 평가인 B/C분석에 있었다. B/C분석 결과 1.35가 나왔다고 했지만, 분석대상을 2행정 오토바이를 삼았은 것이 문제였다. 2007년부터 정부가 오토바이 배출가스를 규제하면서 2009년도에 2행정 오토바이 생산은 완전히 중단되었는데 생산 중단된 오토바이를 평가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2012년부터 민간 전기이륜차 보급 지원사업 역시 의회의 반대로 완전히 중단되었다.

CNG버스 보다 더 큰 문제인 CNG-하이브리드버스

문제는 이것뿐만 아니다. 20112월 환경부 CNG버스 이후 차세대 버스로 CNG-하이브리드버스를 결정하고 지방치단체에 강제하고 있다. 서울시도 올해 20대 보급계획과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서울시의회에서는 시험운행과 평가 후에 보급할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서울시는 올해 7대만 구입하였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6대를 대상으로 시험운행을 하고 그 결과를 평가한바 있다. 연비의 향상, 메탄 등 CNG버스의 환경오염 물질 배출은 저감되었다. 그러나 엔진성능과 제동, 출력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엔진성능의 경우 연비 효과를 위해 기존차보다 작은 용량의 엔진을 사용했고, 제동과 출력 성능은 초기운행버스로 보완 개선이 진행 중이라는 제작사 검토 의견도 제시 되었다. 경제성 평가에서도 문제가 보인다. CNG-하이브리드버스 1대당 가격은 27400만원, CNG버스보다 65백만원, 크린디젤버스보다 16천만원이 비싸다. 그래서 CNG-하이브리드버스는 구입보조비가 1대당 4천만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버스회사의 손익분기점이 4년 이후에 발생한다는 결론이다. 버스업계의 참여를 위하여 초기구입비 지원확대와 서울시의 인센티브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시민으로는 더 큰 출혈이 올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내년도 CNG-하이브리드버스 50대 도입을 목표로 예산안을 의회에 올렸다. 서울시의회는 전액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조만간 서울시 버스정책 변화 가시화 될 것

CNG버스의 안전성도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유럽에서는 가스차량의 터널진입은 물론 지하주차장 주차도 금지시키는 상황에서 서울시 CNG버스 내압용기를 검사한 결과 검사대상인 2003년 출고 차량 50대 중 단 1대만 합격했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2006년도 생산된 CNG버스 308대 중 87대가 불합격(불합격율 38.2%), 생산된지 3년밖에 되지 않은 2009년 생산 CNG버스 1,030대 중 215대가 불합격한 상황에서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어찌 안전하다고 자신할 수 있겠는가?

본의원이 중심이 된 서울시의회의 노력 결과 서울시내버스 연료정책은 조만간 변화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시의회의 주장을 경청하고 있다. 곧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서울시 정책담당자도 서울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된 7,120대 중 1,500대 정도는 공차거리 등을 감안할 때 CNG버스로서는 한계가 있다고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2년이다. 서울시는 유로6가 상용화되는 2014년을 전환기로 보고 있는 듯하다. 2년은 긴 시간이 아니다. 서울시의 환경화 그리고 시민의 안전, 연료 에너지의 다변화를 위해 정책적 연구와 고뇌가 필요한 시간이다. 이제 CNG 일변도의 도그마에서 벗어날 때가 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