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적으로 디젤이 가장 효율적이고 친환경적 엔진 

이제는 데이터를 근거한 정책 수립을 해야 할 때다.

 

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BMW가 지난 26세대 3시리즈 한국 런칭을 디젤 엔진만으로 했다. 언제나 가솔린 엔진 사양을 먼저 출시하고 나중에 디젤 엔진을 추가한 것과 전혀 다른 행보다. 이는 최근 BMW의 글로벌 판매 상황과 무관치 않다. BMW 2011년 판매대수는 138 384대로 그 중 디젤차가 53 8,200대로 44%에 달했다. 절반 가까이가 디젤차인 것이다.

BMW의 디젤차는 유럽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여기에 2008년부터 북미시장에도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카와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한국 수입차시장에서의 디젤차의 존재감도 높다. 2011년 수입차 시장에서 디젤차 비중이 35.2% 2010년의 25.4%보다 10% 가까이 높아졌다. 증가율로는 60.5%에 달한다. 지난해 가장 많이 등록된 수입 디젤차는 BMW 520d, 폭스바겐 골프 2.0 TDI, 폭스바겐 CC 2.0 TDI 블루모션 순으로 나타났다.디젤차 중 1위부터 10위까지 브랜드별로는폭스바겐이 4종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BMW 3, 메르세데스-벤츠 2, 아우디 1종 순이었다

한국시장에서 디젤차 인기몰이의 원인은 연비다. 급증하는 석유가격 때문에 운행비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을 주도한 것은 독일 메이커들이라는 것이 데이터를 통해 나타나 있다. 이런 흐름에 편승해 현대기아차도 최근 디젤 엔진 버전의 추가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적으로는 아직까지 가솔린차와의 가격차이를 이유로 확대를 망설이고 있다. 잘못된 판단이다. 2리터급을 기준으로 디젤차는 가솔린차 대비 200만원 정도 비싸다. 하지만 500만원 가량 차이나는 현대 YF쏘나타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훨씬 경쟁력이 있다.

디젤과 하이브리드 모두 연비와 이산화탄소 저감효과에 가솔린 대비 30~40% 이상 우수하다. 두 파워트레인의 우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유럽시장은 디젤차가 신차 판매의 55%를 차지하며 압도하고 있는 반면 미국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카 판매가 4% 전후에 불과하다. 물론 미국시장에서 디젤차 판매는 1.1%로 훨씬 낮다. 다만 세계 최대 메이커인 토요타자동차가 하이브리드에 올인하고 있고 그 때문에 다른 메이커들도 경쟁에 동참하고 있어 시장 전망은 쉽지 않다

하지만 무엇보다 최근 들어 미국과 일본에서도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클린 디젤을 중심으로 한 독일 메이커들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이런 공세의 배경은 물론 지구온난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온실가스의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지구촌 차원의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는데 있다. 하지만 각 지역과 국가들은 각각의 처한 상항에 따라 다른 해법을 내놓고 있다. 자동차회사들은 기술력의 차이에 의해 다른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큰 명제에는 동의하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절박하지 않다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코펜하겐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등 2012년 끝나는 교토 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기후 협약을 만드는 일이 초미의 관심사다

UN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온실가스 배출을 감소세로 돌릴 수 있는 기회는5~10년 뿐이라며. 지금 행동해야 하는 이유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회의를 통해 전 지구적인 온실 가스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를 나라별로 할당하는 것이 핵심과제다

하지만 개발 도상국들은 화석 연료를 태워 산업을 일으킨 선진국들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온실 가스 규제 기준과, 감축에 들어가는 비용 분담 문제를 어떻게 푸느냐에 시각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상징적인 것은 세계 1, 2위 온실 가스 배출국인 중국과 미국이 어떻게 나오느냐 하는 것이다. 연간 300만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미국이 70억톤, 중국이 60억톤을 배출한다. 두 나라는 입장이 정 반대다. 미국은 이미 그동안의 산업화를 통해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해 왔고 중국은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배출량이 급증했다. 그런만큼 이산화탄소에 대한 시각도 다르다. 서로 상대편이 더 많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세계 양대 강국의 이견만 확인한 채 회의는 끝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각국의 정부는 물론이고 자동차회사, 에너지관련 회사들이 각자의 입장에 따른 데이터가 아닌 지구를 위한 분명한 데이터를 제시하고 그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기술적으로도 입장의 차이가 과정의 차이를, 나아가 결과의 예측도 달리하게 한다.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의 22.2%를 차지하고 있는 운송 부분 중에서 자동차는 제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배출량 저감의 첫 번째 대상으로 지목되어 있다. 내연기관 엔진 중 이산화탄소 저감에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클린 디젤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다만 그 기술이 유럽 국가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다는 점이 시장 확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미국은 여전히 디트로이트 빅3의 회생을 위해 그 힘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려 하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로 그들의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하이브리드 기술에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 토요타가 버티고 있다. 사고방식의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은 전문적이지 않은 정보 전달매체들을 통해 잘못된 정보를 갖고 있어 어느쪽이 더 효율적인지에 대한 확고한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다. 또 그것을 담당하는 각국의 정부 당국자들도 에너지에 따른 효율성이라든가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솔직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한국만하더라도 내연기관의 연료로 사용되고 있는 가솔린과 디젤, LPG, CNG 등에 대한 배출량에 대한 자료를 명확히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내의 경우 자동차회사와 정유사, 가스공사, LPG 협회 등도 모두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집단의 이익이 우선이다. 그것을 조정하고 올 바른 방향을 제시해야 할 당국도 손을 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21세기 초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는 LPG 가 가장 많고 그 다음이 가솔린, 그리고 디젤이 가장 적다는 데이터를 발표한 적이 있다. 그러나 최근 무슨 이유에서인지 LPG가 청정연료로 분류하는 예가 있는데도 그에 대한 확실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으며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가장 최근의 자료는 지난 2월 택시회사에 의해 실시된 클린 디젤 엔진의 친환경성과 경제성 검토를 위한 실증실험에 관한 것이다. 대구 소재 구상운수와 극동자동차 등 대구택시조합 산하 5개 운송회사가 2011 10 14일부터 2012 1 13일까지 3개월 동안에 걸쳐 현대자동차 i40 클린 디젤차를 대상으로 실차 실험 테스트를 실시한 것이다. 이 실험을 주관한 한국기계 연구원 정동수 박사는 2 1일 서울 파이넨스센터에서 발표회를 갖고 환경, 에너지, 국익 차원에서 클린 디젤차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동수 박사는 지구온난화와 고유가 시대를 맞이해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와 연비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정부의 택시 지원정책의 타당성을 분석 검토하고 운영난에 봉착한 지역 택시업계의 사업성 향상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에서 실험을 실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실험은 1. 에너지 절약과 연비성능, 2. 환경성, 3. ‘저탄소 녹색성장정책과 자동차산업 성장 동력성, 4. 운행경제성 및 택시업계의 사업성, 5. 국가 에너지 수급 균형성과 세제지원 불평등성, 6. 편리성, 안전성, 내구성 등 종합적인 측면에서의 분석 검토가 수행되었다고 말했다

실험은 i40 1.7 디젤 사양의 일반 승용차와 NF 쏘나타 LPG 택시를 실제 택시 기사들이 운행하면서 그 결과를 기록해 평균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구지역에는 실험 당시 YF LPG 택시가 없었기 때문에 NF로 실시했다

결과는 우선 연비에서 클린 디젤이 9 4,703km 운행에 평균 11.84km/리터, NF LPG 택시가 10 1,952km 주행에 5.97km/리터. 운전자의 운전습성 차이 등 조건이 완전히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이 수치가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 정도의 실증실험을 직접 실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환경성 측면에서는 자동차회사와 에너지 기술연구원 등에서 동등한 조건 하에 이루어진 데이터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현대자동차의 출고시 공인 환경성 측정 자료에 따르면 일산화탄소/이산화탄소가 i40 디젤이 0.136g/149g, NF 쏘나타 2.0 LPG 0.340g/169g 등으로 디젤 엔진이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디젤엔진의 약점으로 꼽혀왔던 탄화수소와 NOx, PM(미세먼지) 등에서는 HC 0.23(디젤)/0.007(LPG), 질소산화물이 0.142/0.011, PM 0.0001/0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수치 중 오늘날은 가솔린과 LPG 등에서는 PM측정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산출한 에너지 환경 비용은 i40 클린 디젤이 68 7,639, NF 쏘나타 LPG 74 4,003. 하루 270km, 연간 300일을 주행한다는 가정 하에 각 배출가스의 비용을 산출한 것을 근거로 하고 있다

하지만 2010 2 LP가스공업협회와 석유협회, 도시가스협회가 공동 참여한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자료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는 물론이고 탄화수소도 디젤 2.0 엔진이 0.007 LPG 2.0 엔진의 0.012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세먼지도 무게식으로 측정한 경우 디젤이 0.0024, LPG 0.002로 비슷하게 나타났으며 개수식으로 측정한 데이터는 디젤이 3.12E+10, LPG 3.62E+10으로 디젤이 오히려 깨끗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비도 디젤이 14.8km/리터, LPG 8.9km/리터로 차이가 났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디젤 엔진은 가솔린 대비 25% 낮은 온실가스 배출은 물론이고 연비성능이 30%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2009 5월 국회에서 클린 디젤 자동차가 그린카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그에 대한 홍보가 미흡해 일반인들은 여전히 디젤차에 대해 좋지 않은 인식을 갖고 있다

또한 에너지 수급 차원에서도 디젤엔진의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정재과정에서 발생한 부산물의 사용을 위해 택시부터 도입했던 LPG에너지는 이제 그 수요가 넘쳐 수입을 해야 한다. 반면 디젤유는 수출을 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분명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얘기이다

에너지 효율성의 측면에서도 배터리 전기차보다 디젤차가 두 배 이상 높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2009 127일 국회에서 열린 클린디젤 글로벌 포럼에서 현대자동차의 김해진 전무는 디젤이 가솔린 대비 출력 14% 및 토크가 93% 우세, 발진 가속 10% 및 추월 가속 18% 우세하고 연비도 32% 우세하다며 디젤엔진의 장려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어 세계적으로 친 환경차로 장려되고 있는 디젤 차량에 대한 적극적인 시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저연비 차량에 대한 세제 혜택을 비롯해 디젤 핵심 부품의 국내 업체 기술력 육성, 경유 가격 안정화 유지, 친환경 디젤의 적극적 홍보로 이미지를 제고해야 한다는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모든 것이 그렇듯이 변화는 이익이 주어졌을 때 이루어진다. 하이브리드카나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 속도가 떠드는 것보다 빠르지 않은 것은 아직까지 소비자들에게는 구매 가격과 운행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디젤차는 약간의 비용부담만 더하면 된다. 높은 연비성능으로 그 비용도 짧은 시간 내에 회수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그런 내용을 좀 더 정확히 소비자들에게 알려 선택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회사들의 입장에서도 이익이 수반되어야 한다. 하이브리드카나 전기차는 당장에는 투자 대상이다. 디젤차는 최대 시장인 미국의 총량연비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대안이다. 소비자들의 인식결여로 내수시장에서 판매가 어렵다는 점을 핑계로 삼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고유가 시대의 대안은 물론이고 지구촌 최대 관심사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도 당장에는 디젤차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