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분기 국내 정유사 경영실적 분석



조상범
대한석유협회 정책협력팀 차장



2011년 2분기 국내 정유사 경영실적 분석

올 2분기 국내 4대 정유사는 유가 및 정제마진 상승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경영실적을 시현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10년2분기) 대비 31.7% 증가한 36조1,049억원 이었으나, 영업이익은 36.5% 하락한 7,027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순이익은 21.4% 증가한 6,38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환율하락에 따른 환차익(전년 환차손에 따른 기저효과)과 등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영업활동 성과를 나타내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9%로 전년의 4.0%에 비해 2.1%P 하락하였다. 이는 지난 2009년 3분기 영업이익율 -0.1% 이후 가장 낮은 이익률로서, 직전분기인 2011년 1분기의 영업이익률이 6.8%로서 호조였던 것에 비하면 불과 1분기만에 경영환경이 급변하였다는 사실을 반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2분기의 저조한 경영실적은 정유부문실적 악화영향이 가장 크다.
국내 정유사 사업구조는 석유정제 및 판매 관련한 사업주력분야인 정유부문과 석유화학, 윤활유 등의 비정유부문으로 나뉘는데, 통상 매출액 등은 정유부문이 많지만 영업이익은 정유부문과 비정유부문의 이익률이 비슷한 수준의 추이를 보여왔다.


【표】 2011년 2분기 정유 및 비정유 부문 이익률 현황                                  
(단위 : 억원)
구분
정유
비정유
합계
매출액
(비중)
327,505
(91%)
33,544
(9%)
361,049
(100%)
영업이익
(비중)
1,377
(20%)
5,650
(80%)
7,027
(100%)
영업이익률
0.4%
16.8%
1.9%


지난 2분기에도 정유부문과 비정유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91:9로 정유부문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나,영업이익은 20:80으로 비정유부문의 비중이 훨씬 높은 결과를 보였다. 특히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률이 16.8%인데 비해 정유부문의 영업이익률은 0.4%로 수익성은 정유부문이 매우 저조하였다.

이 같은 정유부문 실적악화의 가장 큰 요인은 첫째, SK에너지를 비롯하여 GS칼텍스, S-OIL,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가 지난 4월7일부터 7월6일까지 실시한 휘발유 및 경유의 리터당 100원 할인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다.

정유사들은 할인방식 측면에서 SK에너지가 신용카드 사후할인을 선택하였고, 3개사는 공급가 할인방식을 선택하였다는 차이점은 있었지만, 자사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및 경유에 대해 리터당 100원 할인을 실시하였으며, 대략적인 영업이익 손실액은 약 6~7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둘째, 회계기준이 금년부터 IFRS(국제회계기준)로 변경되면서 재고평가방법이 과거 후입선출법에서 총평균법으로 바뀜에 따라 유가변동성에 대한 손익영향성이 확대되었는 바, 1분기에는 국제유가가 상승하여 이익이 크게 증가하였고, 2분기에는 원유가격이 지속 하락함에 따라 이익도 감소하는 영향을 받았다.


【표】 2011년 2분기 정유업계 경영실적 현황                                                    (단위 : 억원)


매출액
(A)
영업이익
(B)
당기순이익
(C)
매출액순 이익률
(B/A)
매출액순이익률
(C/A)
SK에너지
'11.2Q122.056
954
357
0.8%
0.3%
'10.2Q113,037
5,796
3,662
5.1%
3.2%
증감(%)8.0%
-83.5%
-90.1%


GS칼덱스
'11.2Q114,865
3.333
2,895
2.9%
2.5%
'10.2Q82.557
2,399
752
2.9%
0.9%
증감(%)39.1%
38.9%
258.0%


S-Oil
'11.2Q80,259
2,416
2,371
3.0%
3.0%
'10.2Q493
2,010
510
4.1%
1.0%
증감(%)63.3%
20.2%
364.9%


현대오일뱅크
'11.2Q43,868
325
765
0.7%
1.7%
'10.2Q29,483
855
377
2.9%
1.3%
증감(%)48.8%
-62.0%
102.9%


합계
'11.2Q361,049
7,027
6,3881.9%1.8%
'10.2Q274,240
11,060
5,260
4.0%
1.9%
증감(%)31,7%
-36.5%
21.4%


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자료 기준임.

정유부문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원유 및 석유제품간 스프레드 등의 추이는 전년동기대비 개선된지표를 시현하였으며, 특히 수출채산성의 향상은 휘발유, 경유의 판매가격 할인에도 불구하고 정유부문 이익이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경기회복 등에 따른 휘발유 및 경유 등 경질유 수요확대로 원유와 국제석유제품가격과의 스프레드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그림】 석유산업 자유화 이후 정유사            
【그림】 주유소 상표별 휘발유가격 추이
             영업이익 및   매출액 영업이익률 추이               (2011.4.7~7.6)             



【표】 2011년 월별 두바이유 및 국내원유도입가 추이                                        (단위 : $/베럴)

'11.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두바이유
92.55
100.24
108.53
115.76
108.04
107.50
원유도입가(CIF)
91.21
97.02
104.98
114.20
116.45
112.41


【표】 단순/복합 정제마진 및 크래킹 마진 추이                                               
(단위 : $/베럴)
구분
'08
'09
'10
'10.2Q ①
’11.2Q ②
차이 (②-①)
싱가폴 단순정제마진
△2.5
△2.8
△2.4
△3.3△2.0
1.3
싱가폴 복합정제마진
3.1
△1.5
△0.2
△1.1
1.8
2.9
크레킹
마진
휘-HSFO
25.2
11.1
14.9
14.9
22.1
7.2
경-HSFO
46.5
13.7
19.0
19.8
31.6
11.8
주) 1. 출처 : IEA Oil Market Trend 및 석유공사 페트로넷
2. 휘발유는 92RON, 경유는 황함량 0.5%, 고황중유는 HSFO(380cst)
* HSFO(High Sulphur Fuel Oil) : 고유황 중질유


둘째, 원유-제품간 스프레드 확대로 인해 단순정제마진의 적자폭이 축소된 데에 이어 크래킹 마진 증가로 복합정제마진은 플러스로 돌아섰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싱가포르 두바이유 복합정제마진은 지난 2분기에 1.8$/B를 기록하여 전년동기의 -1.1$/B에 비해 약 3$ 상승하였다.

셋째, 수출물량 증가와 수출채산성 개선으로 수출수익성이 향상되었다.
정유사 가동율 상승으로 석유제품 수출물량이 증가하였고, 석유제품 수출금액 또한 국제유가 상승에 따라 큰 폭 증가하였다.

2분기의 정유사 가동율은 글로벌 제품수요 확대 등에 따라 전년동기대비 8.8% 상승하였고, 석유제품 수출물량은 15.0% 증가하였다.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수출액은 58.9% 증가하였다. 그 결과 수출채산성은 ‘10년 2분기의 경우 배럴당 8.8달러에 달했으나, 올 2분기는 12.3달러로 늘어났다.

【표】 수출물량 및 금액 현황
구분
정유사 가동율
석유제품 수출물량
석유제품 수출금액
'11년 2Q(A)
88.5%
133,932 천B
183,031 억원
'10년 2Q(B)
81.3%
116,499 천B
115,159 억원
증감(A-B)(%)
7.2%P(8.8%↑)
17,433 천B (15.0%↑)
67,872 억원 (58.9%↑)


【표】 수출채산성 비교
구분
원유도입가($/B)
제품 수출가($/B)
수출채산성($/B)
’11년 2Q (A)
112.6
124.8
12.3
’10년 2Q (B)
78.6
87.4
8.8
증감(A-B)
34.0
37.4
3.5 (39.4%↑)


【표】 B-C유/윤활기유 국제가격 및 판매물량 비교
구분
’10. 2Q (A)
’11. 2Q (B)
증감폭 (B-A)
가격
B-C유 가격 ①
70.64
100.37
29.73
윤활기유 가격 ②
122.02
190.77
68.75
차이 (②-①)
51.38
90.40
39.02
윤활(기)유 판매물량4,438
4,863
425
주) B-C유는 380cst, 윤활기유는 150N 기준



비정유부문 수익성 탁월

한편 정유사의 주력사업부문인 정유부문의 저조한 실적과는 달리, 비정유부문의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어 법인 전체의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이는 무엇보다도 윤활유 부문의 수익성 향상 기여도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2분기 비정유부문 전체 영업이익 5,650억원중 윤활유에서의 영업이익은 2,736억원으로 50%에 육박한다. 매출액은 9,706억원으로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8.2%이다. 윤활유는 미국 및 유럽의 윤활기유 수급 타이트 지속과 세계 자동차시장 확대 등으로 원료(벙커C유) 상승폭보다 윤활(기)유 상승율이 훨씬 가팔랐고, 판매량 또한 증가하여 영업실적이 극대화 되었다.


석유화학부문은 SK에너지의 석유화학부문 분사(’11.1)로 인해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50% 감소하였음에도 높은 수익성으로 인해 영업이익은 오히려 13% 증가하였다.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폭 40%에 비해 에틸렌, 프로필렌 등은 중국 등의 석유화학제품 수요감소로 상승폭이 18%에 그쳐 스프레드가 악화되었으나, 파라자일렌은 폴리에스터 수요증가 및 일본지진에 따른 생산차질로 가격이 56% 급등하였기 때문이다.
SK에너지 분사효과 배제시 매출액 증가율은 65%, 영업이익 증가율은 241%에 달한다.


【표】 주요 석유화학제품의 국제가격 추이                                      
(단위 : US$/MT)
구분
나프타
벤젠
톨루엔
자일렌
파라자일렌
에틸렌
프로필렌
’11.2Q (A)
(Spread)
988
1,126
(138)
1,110
(122)
1,148
(160)
1,529
(542)
1,269
(281)
1,472
(484)
’10.2Q (B)
(Spread)
708
882
(174)
834
(126)
837
(129)
980
(272)
1,077
(369)
1,077
(369)
증감액(A-B)
(Spread)
280
244
(△36)
276
(△3)
311
(31)
549
(270)
192
(△87)
192
(△87)
증감률(A/B)
(Spread)
40%
28%
(△21%)
33%
(△3%)
37%
(24%)
56%
(99%)
18%
(△24%)
18%
(△24%)
주) 자료: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표】 해외 메이저와 국내 정유사 2011년 2분기 경영실적 비교

외국정유사(백만$)
국내정유사 합계
ExxonMobil
BP
RD.Shell
Chevron
TOTAL(프)
평균
(억원)
(백만$)
매출액

125,486

103,848

124,562

68,948

64,772

92,430

361,049

33,489

순이익

10,680

5,620

8,662

7,732

3,923

6,670

6,388

593

이익율

8.5%

5.4%

7.0%

11.2%

6.1%

7.2%

1.8%

1.8%

주) TOTAL은 유로화를 달러화로 환산함.


이상에서 살펴본 ‘11년 2분기 정유사 경영실적은 36조원에 이르는 매출액 규모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1.9%, 순이익률 1.8%를 기록해 국내 12월 결산법인 전체 상장사 평균 2분기 순이익률 5.8%에 크게 못미쳤다.

정유사 경영실적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메이저와의 비교시에도 낮은 수익률을 보였다. 석유메이저사인 엑슨모빌, BP, 로얄더치쉘, 쉐브론, 토탈 등은 6.1% ~ 11.2%의 순수익률을 보여 국내 정유사보다 3.4~6.2배 이상 높았다. 이는 해외메이저가 상류부문의 비중이 하류부문보다 높은 반면, 국내 정유사는 상류부문 보다 하류부문에 치우쳐져 있어서, 유가상승의 영향으로 메이저의 상류부문의 수익성이 개선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결어

2011년 2분기 정유업계를 둘러싼 영업환경은 정유부문과 비정유부문에서 극명하게 엇갈렸다. 정유부문에서는 원유가격과 석유제품가격의 스프레드 개선 및 높은 수출채산성에도 불구하고, 정유사의 휘발유 및 경유에 대한 리터당 100원 할인실시로 영업이익률 0.4%에 불과한 저조한 이익을 시현하였다.

국내 석유산업이 상류부문보다 하류부문에 치우쳐진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의 더블딥 우려와 세계경제 동반침체로 유가하락 및 정제마진 악화시 국내 정유사가 받는 영향과 충격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비정유부문에서의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여 정유부문의 부진한 실적을 보전하긴 했으나, 이는 주력분야가 아니라 비주력분야에서의 수익으로 산업경쟁력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우려된다.

더구나 2009년 10월 SK에너지 윤활유 부문의 물적분할, 2010년 2월 현대오일뱅크의 석유화학시설 매각, 2011년 1월 SK에너지의 화학부문 분사 및 석유개발부문의 SK이노베이션 이관 등으로 정유사의 비정유부문이 축소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할 경우, 향후 정유부문의 실적악화는 고스란히 법인 전체가 떠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정제’라는 본업에서의 경쟁력 강화가 긴요한 시점이다.

2011년 하반기 정유업계 경영실적은 무엇보다도 정제마진의 추이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직도 미국, 유럽, 중국 등 선진국 및 개도국의 경기회복세 여부와 신용등급하락에 따른 국제유가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최근의 각종 글로벌 경제지표 악화는 정유업계를 둘러싼 경영환경이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