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G시내버스 보급정책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

정동수 | 한국기계연구원 그린카센터장

환경부는 3월 29일, ‘글로벌 코리아 NGV 정책 및 기술협력 세미나’에서 “시내버스는 CNG버스, 시외버스는 클린디젤버스가 보급정책의 기본방향으로, CNG 하이브리드버스 보급사업은 서울 등 수도권지역을 대상으로 올해 대당 4000만원을 지원으로 추진하여, 2012년 이후 안정적인 보급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며, 올해 안으로 HCNG 엔진기술 개발을 완료하여 2013~2014년 동안 HCNG 하이브리드버스 시범보급 사업과 CNG충전소에서의 HCNG버스 충전을 위한 시범운행을 추진한 후 2015년부터 HCNG버스의 본격적인 공급에 나선다는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또한 서울시는 3월25일, 대기질 개선과 시민건강을 위해 서울시내 시내버스의 99%인 7,419대를 천연가스버스(CNG)로 모두 교체한데 이어 이번엔 전국적인 운행망을 갖추고 있는 관광버스에도 각종 보조금을 지원하여 CNG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천연가스 연료는 청정성과 편의성에서 우수하여 취사나 보일러용으로 사용하기에는 매우 훌륭한 연료이지만 수송용으로 사용할 경우, -161도 이하가 아니면 액체가 되지 않아 200바(bar) 이상 고압가스 상태로 운반해야 하고 효율 좋은 디젤엔진에는 사용 못하는 애로 사항이 있다. 또한 경유차 대비 연비는 20%정도 나쁘면서 1충전 주행거리는 1/3수준에 폭발위험성이 있으며, 차 가격은 약 2천만원 이상 비싸고 고가의 별도 충전시설도 필요로 하는 단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고압의 충전시설은 주민 기피시설로 설치가 제한되어 운행상의 불편함이 많고, 그리고 주성분인 메탄은 CO2보다 수십 배 효과의 온실가스인 점 등 여러 단점을 갖고 있어 향후 자동차 연료로서는 부적합한 연료이다.

그래서 원유고갈을 대비한 차세대 수송용 연료로 압축천연가스가 아니고 기존 디젤엔진의 개조 없이 100%까지도 대체사용이 가능하고 수송용으로 장점이 많은 천연가스 합성 액체연료 GTL(Gas To Liquids)이라는 연료가 이미 개발되어 Shell, Sasol 등에서 양산하여 공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압축천연가스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2000년부터 약 10년 동안 정부정책으로 시행된 천연가스 시내버스 보급은 그 당시 다른 대안이 없었으므로 도심지 대기질 개선과 에너지 다변화를 위한 의미 있는 행보였으며 월드컵 축구행사의 성공적 개최 등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는 사업이었으므로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음에 틀림이 없다.

그러나 약 10년이 지나는 동안 전 세계의 관심은 친환경에서 지구 온난화와 고유가로 바뀌면서 세계자동차 산업에서도 대기질 개선 친환경성 보다 CO2저감과 연비향상에 우선하여 과거의 친환경자동차 시대에서 이제는 저탄소 녹색성장형 그린카 시대로 변하였다.

따라서 2015년 이후에는 이 두가지 규제를 만족하지 못하면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시장에서 판매가 금지된다. 즉, CO2저감과 연비 면에서 불리한 차는 자동차로서 취급을 받지 못하게 되므로 천연가스 자동차는 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에서는 판매가 될 수 없게 된다.

다행히 천연가스 생산국 중심으로 개발 도상국가는 당분간 이런 연비규제가 적용이 되지 않으므로 CNG버스 시장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그 동안 독점적 정부지원으로 CNG버스 개발과 충전소 건설 등이 활발하게 진행되어 CNG 관련산업과 기술수준이 이미 국제 경쟁력을 갖고 있으므로 이러한 국제적인 상황을 잘 활용하면 또 다른 10년 이상의 새로운 CNG산업 성장을 해외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맞이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국내에서 무리하게 시대역행적인 정부지원책을 계속 고집하지 말고 이 틈새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이 정책 입안자의 부담도 들고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공생할 수 있는 현명한 방안이라 생각된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자동차 보급확대 일환으로 한국조세연구원을 통해 '친환경차 자동차세'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는 차량의 배기량(CC)에 따라 자동차세를 부과하고 있는데 향후에는 같은 배기량이라도 연비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자동차세가 달리 책정될 것"이라며 "연비가 좋거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차량에 대해 일종의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이라고 소개했다.

세상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이미 변하였고 자동차 기술이 고속으로 발전하여 현재 유로5급 클린디젤차 부터는 그 동안 문제시 되었던 디젤차의 미세먼지와 NOx 배출물은 CNG차와 동등 수준이 되었고 CO2배출도 동등하면서 연비는 20%이상 우수한데도 10년 전 디젤차 대비 CNG차의 장점을 계속 주장하면서 이미 유명무실 해진 정책에 집착하여 시대변화에 순응하지 못하면 미국의 자동차산업처럼 국제시장에서 외면당하게 되고 결국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바로 회생 불가능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게 될 것이다.

환경부나 서울시의 주 관심은 친환경이므로 아직도 천연가스자동차 보급지원에 미련을 두고 있겠지마는 저탄소 녹색성장형 그린카 시대에서는 친환경성과 함께 연비와 온실가스 저감성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이므로, 이제는 특정 연료나 자동차를 지정해서 지원하기 보다는 성능기준을 정하고 이를 만족하는 차종에는 동등하게 지원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행정안전부의 자동차세 책정 방향은 바람직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