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탄소경제하의 그린카 발전전략
조 철_산업연구원 연구위원
환경문제에 따른 자동차 규제 강화
CO2로 대표되는 온실가스 배출에 의한 지구온난화문제는 1992년 리오 UN회의부터 이미 전 지구적인 문제로 부각되었다.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 및 2005년의 교토의정서 발표 등으로 글로벌 차원에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방안이 마련되었다. 2009년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UN 기후변화협약에서 지구 온난화문제가 세계적 이슈로 대두되었다. 이러한 온실가스 배출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가 자동차인데,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16.3%가 교통부문이고, 수송수단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의 77.7%가 자동차부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국에서는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 허용기준을 설정하여 자동차의 생산 및 운행에 제약을 가하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EU의 유로기준이다. 1992년 유로Ⅰ이 도입된 이후 지속적으로 기준이 엄격해져 현재 유로Ⅴ가 적용되고 있으며, 2014년이 되면 유로Ⅵ기준이 도입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도 EU와 1, 2년 격차를 두고 비슷한 기준을 도입하여 배기가스 배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승용차생산기업별 평균 CO2 배출허용기준을 설정하여 자동차업체가 저탄소 그린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EU는 업체당 생산승용차의 평균 CO2배출량이 km당 175.9g에서 2012년 130g, 2020년 95g까지 줄이도록 허용기준을 설정하고 있다. 미국은 승용차에 대한 기업평균연비(CAFE: 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제도를 통해 대기오염을 줄이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주요 자동차수출시장인 우리로서는 이러한 규제에 적응해 나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 많은 국가들이 온실가스배출을 줄이기 위해 CO2 배출량이나 연비에 따라 자동차세를 부과하는 정책을 실시하거나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우리나라 역시 CO2 배출량을 기준으로 하는 자동차세의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환경문제뿐만 아니라 에너지수급에 있어서도 자동차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 전체적으로 화석원료의 고갈문제도 있지만, 특히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세계 에너지가격의 변동에 따라 큰 영향을 받고 있다. 발전부문에 있어서는 원자력의 비중이 비교적 커 큰 문제가 없지만, 자동차의 원료로 사용하는 석유의 경우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녹색성장정책에서의 그린카 발전전략
세계적인 온실가스문제와 각국별 배기가스 배출 규제 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자동차업체와 각국 정부는 그린카 개발 및 생산,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부터 기후협약에 가입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국내 온실가스 절감량의 20~30%를 자동차분야에서 담당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의 녹색성장정책에 따르면 그린카는 그린 동력시스템의 활용 또는 장착, 이에 준하는 개선으로 기존 내연기관 대비 연비가 높고 배출가스나 CO2 배출량이 적은 차량을 말한다.
그린동력시스템을 활용 또는 장착한 차량으로는 하이브리드자동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연료전지자동차, 전기자동차 등을, 이에 준하는 배출가스나 CO2 배출량이 적은 내연기관차량은 클린디젤차를 제시하고 있다. 클린디젤자동차는 일반 디젤차보다 배출가스를 현저하게 줄이면서 동급 가솔린차량 대비 20~30%의 효율이 높은 초고효율 디젤 시스템을 장착한 차량을 말한다. 자동차연비가 10% 향상될 경우 연간 7백만톤 이상의 CO2 저감효과가 있다고 보고 있다.
그린카의 발전과정과 전기자동차의 부상
친환경자동차는 에너지고갈, 세계적인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미 1990년대 초부터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에너지자동차로서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가장 먼저 하이브리드차량을 출시하여 1998년 말부터 보급을 실시하였고, 이에 맞추어 일본 정부는 하이브리드차량을 중심으로 구매자에 대한 보조금 제도를 실시했다. 1990년대 및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대체에너지차량은 하이브리드 및 수소연료차량이 대세였다.
하이브리드는 지나가는 중간단계고, 결국 수소연료자동차가 최종적인 대체에너지차량이라는 생각에서 초기에 하이브리드 차량은 일본업체들만 주로 관심을 가졌고, 유럽이나 미국업체는 주로 수소연료자동차 개발에 집중하였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들도 수소연료전지자동차 개발에 엄청난 자금을 투입하였다. 일본의 수소/연료전지자동차실증사업 및 연구개발(828억엔), 미국의 Freedom Car 및 Fuel 프로그램, Clean Fuel Bus 프로그램 등(27억 달러 규모), 유럽의 수소연료전지공동개발사업(71억 유로) 등이 그 대표적인 사업이다. 2005년 전후해서 수소연료전지자동차의 상용화가 쉽지 않을 것이고, 하이브리드시대가 생각보다 오래갈 것이라는 현실적 고려가 이루어져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에 관심을 가지게 되자, 하이브리드자동차 개발 및 보급에도 정부의 지원이 확대되었다. 우리나라도 2009년부터 현대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로 하이브리드자동차의 보급이 본격화되었는데, 올해는 현대 소나타와 기아 K5의 가솔린 하이브리드가 출시될 예정이다.
전기자동차는 자동차산업 초기부터 존재하였지만 충전문제 등으로 내연기관차량의 대체재로서 적절치 못하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최근 핸드폰, 노트북 등 휴대용 전자기기의 발달과 더불어 2차전지의 용량이 커지면서 갑자기 부상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주요국 및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자동차 혹은 충전이 가능한 하이브리드자동차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 개발에 관심이 증대되고 있고, 집중 투자 및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전기자동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핵심이 되는 2차 전지 개발에 많은 규모의 지원이 실시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오바마정부가 들어선 이후 2차 전지 개발 및 전기자동차 보급 촉진에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대국으로 부상한 중국 역시 2007년 전까지 주로 하이브리드 및 연료자동차에 집중하다가 최근 전기자동차로 지원 및 개발 방향을 전환하였다. 중국은 전기자동차의 보급관련 지원이 가장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국가 중 하나이다. 공공부문의 시범보급뿐만 아니라 주요 자동차생산도시를 중심으로 일반 보급의 시범사업을 실시하여 전기자동차 구매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미 작년부터 중국 션전(深圳)시에서 전기자동차 택시가 운행되고 있는데, 일부차량은 7만km 이상 주행하여 전기자동차의 가능성을 검증한 상태이다. 우리나라도 2010년 10월 전기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고, 핵심부품개발, 법․제도의 정비, 시범생산 및 도로운행 실증사업 지원, 보급지원 등을 전기자동차의 양산단계까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재 전지 및 모터를 비롯한 주요부품의 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주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전기자동차실증사업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실적인 대안으로서의 클린디젤자동차
향후 빠른 속도로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의 보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지만 산업화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므로 여전히 효율이 높은 내연기관 자동차가 요구될 것이다. 연비나 CO2배출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대안으로 클린디젤자동차가 부상하고 있다. 지구온난화 및 온실가스문제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유럽이 클린디젤자동차에 대해서도 가장 적극적이다. 클린디젤자동차는 여타 그린 자동차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가장 높고, 우리의 국산화율이나 기술 확보 측면에서도 선진국에 근접하고 있다. 특히 클린디젤자동차는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비해 연비에 있어 큰 차이가 없지만, 가격은 클린디젤이 크게 싸다. 물론 클린디젤을 하이브리드화한다면 더 높은 연비를 지닐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량이나 연비에 따른 친환경세제가 도입될 경우 클린디젤자동차 보급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핵심 클린디젤기술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핵심기술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녹색성장정책에서도 차세대 클린디젤용 신연소 기술 및 핵심 부품소재 원천기술, 초고효율클린디젤엔진 핵심부품기술, 클린디젤 엔진용 핵심부품 통합제어기술 및 최적화 기술, 상용 클린디젤 열효율 향상(60%)을 위한 핵심원천기술 및 최적화 기술, 차세대 후처리 시스템 개발 등을 중요 기술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클린디젤자동차에 대해 호감도는 높은 수준이고,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되고 있지만, 클린디젤자동차의 우수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잘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클린디젤자동차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연비 등 실질적인 소비자 혜택에 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