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연료 '석유'의 변천과정

임의순 한국석유관리원 연구개발팀장

우리나라 정유산업은 지난 1963년 하루 정제능력 35천배럴에서 2009년 말 2,925천배럴로 무려 약 80여배 비약적으로 성장하여 세계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석유수입 세계 5위, 석유소비 세계 9위(2,308천배럴/일)로 석유에너지 다소비 국가이다.

원유의 정제공정을 통하여 생산되는 석유제품으로 액화석유가스(LPG, Liquefied Petroleum Gas), 휘발유, 등유(보일러등유, 실내등유), 경유, 용제, 항공유, 중유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제품의 연도별 소비변화 추이를 나타내면 그림 1과 같다. 자동차용 휘발유의 소비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외환위기 이후 소비가 급감하였다가 2000년 이후 꾸준한 소폭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이는 전체 차량 등록대수 1,700만대 중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휘발유차량의 지속적 증가율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유는 지속적인 성장을 보이다가 외환위기 이후 급감하다가 일정한 성장 후 안정세를 보이며 최근 2008년 고유가 이후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난방 취사용으로 사용되는 등유(보일러등유, 실내등유)와 LPG 1호(가정·상업용, C3(프로판)) 도시가스보급율의 지속적인 상승으로(’98년 50% → ’07년 73%) 감소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LPG 2호(자동차·캐비넷히터용(C4, 부탄))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전체적인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유(B-C유)는 주로 난방용으로 사용되었지만 지상유전이라 불리우는 고도화설비 중질유분해 및 탈황시설 등을 통하여 새롭게 휘발유나 등경유로 전환되어 그 생산량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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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용 연료의 품질 향상 프로그램은 대기질 개선을 위해 배출가스 저감에 중점을 둔 환경적 측면을 강조하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에너지안보와 온실가스 저감의 목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추세이다(그림 2). 이러한 세계적인 흐름에서 추진된 국내 자동차용 연료품질의 환경적 변천을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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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유해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이 우리나라 전체 대기오염원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NOx, PM10, CO의 배출비중이 각각 42%, 43%, 79%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자동차의 증가에 따른 대기환경오염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1990년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을 통해 그 동안 자동차 성능을 충족하기 위해 관리해 왔던 자동차 연료 품질을 대기 오염물질 저감을 위한 친환경성을 고려하기 시작하였다.

1991년부터는 연료로부터 기인되는 오염물질 저감을 위해 자동차용 휘발유와 경유의 품질기준을 제정하여 현재까지 7차례의 제·개정을 통하여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친환경 석유제품 수준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현재 자동차용 휘발유의 환경 품질항목은 황함량, 방향족함량, 벤젠함량, 납함량, 인함량, 올레핀함량, 증기압, 90%유출온도이다. 자동차용 휘발유는 2000년 이후 자동차 배출허용 기준의 강화추세와 함께 배출가스 후처리장치의 성능 및 효율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황 함량’항목이 추가되었고 대기오염의 주범인 오존(O3, Ozone)과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Volatile Organic Compounds) 발생 저감을 위해 ‘올레핀’ 및 ‘증기압’ 등이 새로운 항목으로 추가된 이후 꾸준히 강화해오고 있다.

<표 1>은 국내 대기환경보전법상 자동차용 휘발유의 제조기준 변천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옥탄가는 자동차용 휘발유의 안티노크성(anti-knock)과 연관되는 연료성능의 지표로 옥탄가가 높으면 연비와 출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예전에는 옥탄가 향상제로 사에틸납(TEL, Tetra Ethyl Lead)을 사용했으나, 연소과정에서 납산화물이 공기 중으로 배출되어 호흡기질환 등 신체장애를 일으킬 수 있는 독성물질로 간주되어 자동차용 연료 첨가제로서의 사용이 1991년부터 금지되었다. 이후 사에틸납을 대신한 옥탄가향상제로 함산소화합물인 메틸t-부틸에테르(MTBE, methyl tert-butyl ether)를 사용하였으며, 자동차용 휘발유중의 산소함량으로 MTBE 혼합량을 규제하고 있다. 방향족 화합물은 연소 시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성물질을 배출하므로 점진적으로 강화하여 현행 24 부피%(21%)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올레핀 함량은 16 부피%(19%) 이하로 규제하고 있다. 방향족화합물 함량과 올레핀 함량을 합한 총량이 40 부피%를 넘지 않게 규정하고 있으나 친환경을 고려 할 때 향후 그 함량은 더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자동차의 유해 배출가스 저감을 위한 친환경연료 생산 공정으로 알킬레이션(Alkylation)을 들 수 있다. 자동차용 휘발유의 경우 환경오염원의 주성분은 황, 올레핀, 벤젠, 방향족화합물 등을 들 수 있다. 황함량이 낮아지면 자동차 배출가스 후처리장치의 촉매효율을 증가시켜 유해배출가스 HC, CO, NOx 등을 저감할 수 있다.

 올레핀은 증기압과 함께 오존생성의 전구물질이며, 장기 저장안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규제하고 있다. 벤젠, 방향족 화합물은 연소 시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물질을 배출하므로 규제하고 있다. 알킬레이트는 촉매를 사용하여 이소부탄(iso-butane)과 C3~C5 올레핀(olefins)을 반응시켜 C7~C9 이소파라핀(iso-paraffin)형태로 전환된 물질이다.

알킬레이트 생산에 사용되는 원료물질은 대부분 정유공정부산물로써 주로 유동층 접촉분해공정(FCC, Fluidized Catalytic Cracking)에서 생성되는 부산물인 C4's 가스이다. 알킬레이트 제조를 위해서는 산촉매(acid catalyst)사용이 필수적이며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촉매로는 액체산(황산(H2SO4) 또는 플루오르화수소(HF))와 고체산 등이 있다. 국내 정유사 모두 알킬레이트 생산공정으로 황산 알킬레이션 공정을 도입하여 운전중에 있다.

알킬레이션 공정에서 생산된 알킬레이트의 가장 큰 특징은 낮은 증기압과 높은 옥탄가이며, 특히 황, 올레핀, 벤젠(방향족 화합물)과 같은 유해배출가스 발생원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알킬레이트는 옥탄가 향상과 친환경 휘발유 기제로서 사용 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상반기 국내 정유사의 자동차용 휘발유 황함량은 3 ~ 4 mg/kg 수준으로 품질기준 10 mg/kg 이하보다 약 절반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발암성 물질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벤젠은 품질기준 0.7부피% 이하 보다 낮은 0.4 부피%로 관리되고 있다.

image     * 2010.01.01부터 하절기(06.01 ~ 08.31) 적용

수송용 연료중 경유는 시꺼먼 연기를 연상시키는 대기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자동차 배출가스 저감기술과 경유에 대한 지속적인 환경품질기준 강화를 통하여 청정연료의 이미지로 새롭게 도약하고 있다. 석유제품 중의 황 함량은 연소 시 황산화물을 형성하여 자동차부품의 부식 및 대기환경 오염을 야기 시킨다.

91년부터 대기질 개선을 위하여 자동차용 경유 중 황 함량을 강화하기 시작하여 4,000 ppm('91년) → 2,000 ppm('93년) → 1,000 ppm('96년) → 500 ppm('98년) → 430 ppm('02년) → 30 ppm('06년) → 10 ppm('09년) 이하로 무황 성분수준(Sulfur-free)의 초저유황 경유(ULSD, Ultra Low Sulfur Diesel)를 생산하고 있다.

황 성분을 제거하기 위한 공정은 수첨탈황공정(HDS, Hydrotreated Desulfurization)으로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석유소비가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1940년 후반부터 상용화되었다. 최근의 ULSD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단순 촉매교체만으로는 생산이 불가능해져 정유사들은 초심도탈황(Deep Hydrodesulfurization)의 기술개발을 진행해 왔다. 초심도탈황공정은 기존탈황공정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수소압력이 요구되며, 반응기의 부피도 커지지 때문에 신규공정 도입 시 투자비의 대폭적인 증가와 함께 수소 소모량의 증가를 초래한다.

현재 자동차용 경유의 환경품질 항목은 10% 잔류탄소분, 밀도, 황함량, 다고리방향족, 윤활성, 방향족화합물, 세탄지수(또는 세탄가)로 총 7개의 항목이 규정되어 관리되고 있다. 자동차용 경유의 10% 잔류탄소분과 밀도는 연소 시 PM의 생성량과 관계가 있으며, 다고리방향족과 방향족화합물은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등을 생성시킬 수 있다.

2009년부터 새로이 강화된 환경품질 항목으로 PM과 세탄가 등과 관계가 있는 ‘밀도 감소’, 자동차부품 부식, 후처리 촉매의 기능상실과 황산화물배출과 연계되는 ‘황 함량 감소’, 기기의 마찰마모와 연계되는 ‘윤활성 강화’, 배출가스 중 발암물질의 발생과 관계가 있는 ‘방향족화합물 신설규제’, 그리고 자동차의 출력과 연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세탄지수(또는 세탄가) 신설’ 등이 있다. 그러나 친환경 추세에 비추어 보면 향후 방향족화합물(다고리방향족)은 더 강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0년 상반기 국내 정유사 생산 경유의 황 함량은 4ppm 수준으로 품질기준 10 ppm 이하보다 절반 이하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다. 발암성 물질 생성원으로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다고리방향족은 품질기준 5.0 부피% 이하 보다 낮은 1.6~2.3 부피%로 생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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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의 대표적인 환경설비는 자동차용 휘발유의 경우 중질유분해시설(RFCC, Residue fluid Catalytic Cracking) 및 알킬레이션(Alkylation), 상압잔사유 탈황공정(ARDS, Atmospheric Residue Desulfurization Unit) C4 이성화공정(C4 Isomeriztion), 가스유분회수공정(Light Ends Recovery), 황회수시설 등이 있다. 그리고 경유는 수첨탈황공정(Hydrotreating Unit), 수소제조공정, 탈황시설 디왁싱(Dewaxing) 공정 등이 있다.

국내 정유사는 수조원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환경규제에 대응하는 환경설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국내정유사의 정제능력은 1969년 180 천B/D에서 1995년 1,818 천B/D, 2009년 2,925 천B/D로 급격한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 또한 지상유전으로 불리는 중질유분해시설 보유능력인 고도화비율은 중국이 35%로 가장 높으며, 싱가포르 22%, 우리나라는 19.25%로 일본의 10%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이는 국내 석유제품의 환경품질수준이 미국, 일본, 유럽 등의 선진국과 거의 동등 수준으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질의 석유제품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고 아울러 수출 다변화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실제 정유사의 2008년 석유제품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는 우리나라의 총수출액 4,224억 달러 중 약 10%인 370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효자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를 앞지르는 수준이다.

2008년 원유도입금액 860억 달러 가운데 약 44%를 다시 외화로 벌어들여 국가경제력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선순환구조의 경제체계를 구축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정제시설이 부족하여 석유제품을 수입하여 사용하는 상황과 비교하면 우리나라 정유산업의 경쟁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좋은 실예라 할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정유산업은 과거 공해유발과 사양사업의 이미지에서 친환경 설비투자와 운영을 통하여 새롭게 친환경 청정 석유제품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정유사의 다년간 신연료 연구개발의 성과인 수소화바이오디젤, 바이오부탄올 등의 바이오연료도 친환경 연료로서 상용화되길 기대한다.

참고문헌

1. 환경부, 차기(‘12년 이후)자동차연료 제조기준 설정을 위한 연구(2009.9)

2. R. Silva, R. Cataluña, E. W. Menezes, D. Saminos, and C. M. S. Piatnicki, "Effect of additives on the antiknock properties and Reid vapor pressure of gasoline", Fuel, 84, 951-959 (2005).

3. 박성환, 정명규, 조해용, 최창하, 김명녀, “Sodium molybdate가 납중독 쥐의 말초신경 내 myo-inositol 인지질 대사관련 효소에 미치는 영향”, 대한위생학회지, 16(4), 1-8 (2001).

4. 정석진, “무연 가솔린의 옥탄가 향상제인 MTBE의 특성”, 자동차공학회지, 11(6), 24-27 (1989).

5. 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가솔린 첨가용 함산소 화합물 제조연구”, 1996.

6. 석유협회보, ‘디젤, 환경오염의 대명사에서 클린연료까지’2010 봄호

7. 오토저널, ‘알킬레이션 공정기술과 이에 따른 휘발유 품질향상’2010.02

8. http://chem.ebn.co.kr (ENB화학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