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개선비용부담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글 | 조원진_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위원, 대구 달서·병 국회의원

몇 십년을 일류 브랜드로 군림했던 도요타의 최근 대규모 리콜 사태를 보면서 자동차의 기술개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환경문제가 전 세계적인 이슈로 부각되면서 저(低)탄소·친환경적인 기술을 얼마나 많이 상용화 하느냐의 문제는 각 국 경제의 생존의 문제로까지 해석되고 있으며, 21세기 한국경제의 생존 역시 얼마나 친환경적인 기술을 상용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동차산업의 지속적인 발전과 국민생활 환경의 향상을 도모하여 궁극적으로 국가경제에 기여하기 위하여 2004년에 제정된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도 2009년 개정을 통해 천연가스자동차, 클린디젤자동차를 환경친화적자동차에 포함시켜 정책적으로 육성·보급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관련하여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로 가야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차세대 그린카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클린디젤(경유)을 보급·발전시킬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사실 오랫동안 경유 자동차는 휘발유 자동차보다 대기오염에 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그 때문에 환경개선부담금 부과 등 여러 가지 제약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유자동차는 휘발유나 LPG 차량에 비해 연비가 20~30% 우수하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도 절약되고 대기오염물질도 저감되는 장점이 있으며, 매연저감장치(DPF: Diesel Particulate Filter)를 부착한 경유자동차는 미세 먼지 등이 휘발유 자동차나 LPG 자동차와 동등한 수준으로 저감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발표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 최근 시판 중인 경유차는 지속적으로 유해배출가스 저감기술을 개발하여 이를 적용함에 따라 휘발유, LPG 차량과 유사하게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EURO-5 수준의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고 있습니다. 에너지관리공단에서 발표한 차량별 등급을 보면, 1등급 전체 74개 차량 중 53%인 37개 차량이 경유차량이었는데, 공차중량에서는 경유차량이 휘발유차량보다 28%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평균 연비는 약 10%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유차의 높은 연료소비효율을 감안할 때, 대기오염물질을 비슷하게 배출한다는 것은 결국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한다는 것입니다.

< 휘발유/경유차 연도별 배출허용기준 비교 >

이처럼 경유의 환경성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법으로 전체 경유차에 대해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법이 변화된 시대상황을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경유차 소유자들이 2008년 11월 환경개선금 부과취소 소송을 제기하게 되었고, 작년 12월 법원에서 EURO-5 기준 이전의 경유타량은 휘발유 차량에 미세먼지 및 질소산화물 배출이 많으므로 경유차량에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정당하다고 판결하였습니다. 결국 EURO-5 기준을 충족하는 경유차량에 대해서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 정당하다는 것이며, 이에 따라 본 의원이 저공해차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는 경유 자동차에 대해서는 환경개선부담금을 영구적으로 면제하는 법안을 발의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유 차량 기술력은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며, 대량 생산체계도 갖추어져 있어 약간의 기술만 더해진다면 곧바로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시장 확대 가능성이나 경제성이 불투명한 차량을 신규 개발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과 시간을 낭비하기 보다는 기존 경유차를 발전시켜 연비를 더욱 향상시키고 유해배출가스도 줄일 수 있도록 각종 규제와 부담을 과감하게 풀고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하는 것입니다. 유럽에서는 연비에 따라 운행세 및 등록세를 부과하고, EURO-5 기준을 충족하는 차량을 구입시 운행세를 면제해 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도 클린디젤차량에 대해서 세액 공제 혜택을 주거나 취득세 등을 경감해 주고 있습니다.

차세대 자동차 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경제성과 우수한 연비를 가져야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친환경적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8월 17일 환경부장관 고시를 통해 ‘EURO-5 기준’을 만족하는 경유차에 대해서는 환경개선부담금을 면제한다는 발표가 있었습니다. 늦지 않게 정부의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어서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졌던 의원으로서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이러한 내용을 법으로 명시하여 제도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합니다. 국회에서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관련 내용이 개정될 수 있도록 미력이나마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