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그린카 정책동향 및 전망
글 | 전문수_충주대학교 교수
1. 서론
지구 온난화 현상이 사회적 주요 이슈로 부각되면서 차량연비 또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석유자원의 고갈에 따른 유가의 상승 등과 같은 경제적인 문제에서 해수면 상승, 이상기후의 발생 등과 같은 인류의 생존 문제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의 변화에 따라 자동차개발 패러다임은 9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유해 배기가스 저감에서 연비 저감으로 바뀌었으며, 전 세계 주요 선진국들은 지구 온난화에 대한 사전대응 차원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는 차량연비에 대한 구체적인 허용기준을 제시해 놓은 상태이다. 따라서 자동차산업의 생산 유발계수나 타 산업과의 연관효과 등을 고려할 때 유해 배기가스 허용기준을 만족하면서 연비가 우수한 그린카 개발능력 보유여부는 향후 10년간 각국의 자동차산업 성패 여부를 결정하는 변수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고에서는 그린카에 대한 시장전망 및 주요 각국의 그린카 정책동향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그린카 시장전망
그린카에 대한 정의는 각 기관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으로 유해 배기가스와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감소시키는 시스템 또는 이러한 가스를 발생하지 않는 무공해 동력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으로 정의된다. 즉, 기존의 내연기관에 비해 연비가 우수하면서도 유해 배출가스가 적은 친환경·신기술 자동차로 하이브리드자동차(HEV, hybrid electric vehicle)를 비롯하여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PHEV, plug-in HEV), 클린디젤자동차(CDV, clean diesel vehicle), 전기자동차(EV, electric vehicle), 연료전지자동차(FCEV, fuel cell electric vehicle) 등이 포함된다.
표 1. 그린카의 분류
그린카 종류 | 주요 내용 |
HEV, PHEV | ■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두 종류 동력을 사용하며, 자동차의 주행의 상태에 따라 두 동력장치를 적절히 작동시켜 연비를 향상시킴 |
CDV | ■ 기존의 디젤엔진의 문제점을 개선하여 높은 수준의 연비를 유지하면서 하이브리드자동차나 천연가스자동차 수준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자동차 |
EV | ■ 충전된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모터의 동력으로 구동하는 자동차로 오염물질의 배출이 없음 |
FECV | ■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성하는 연료전지가 전기모터를 구동하는 자동차로 오염물질의 배출이 없음 |
그림 1은 향후 10년간 그린카에 대한 시장전망(1)을 나타낸것이다. 그린카 시장의 경우, 최근의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자의 구매력 감소에도 불구하고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인사이트 등 하이브리드자동차의 판매는 증가하고 있으며, 5~10년 후에는 그린카 중 특히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여 2020년에는 전체 그린카 시장의 약 31%를 점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클린디젤자동차는 높은 에너지 효율을 갖고 있어 대체연료자동차와 함께 10년 후에도 가장 높은 5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예측된다. 2015년 이후에는 하이브리드자동차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자동차로 발전하여 2020년에는 전기자동차와 함께 이 분야에 대한 시장을 형성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연료전지자동차와 전기자동차가 그린카 시장의 주류를 이루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림 1. 그린카 시장전망
따라서 그린카는 시장수요 측면에서 볼 때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자동차와 같이 10~20년 후에 대중화 될 것으로 예측되는 ‘미래형 그린카’와 향후 10년 이상 그린카 시장의 주류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되는 ‘현실형 그린카’인 클린디젤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자동차의 경우 주요 핵심기술에 대한 특허를 일본 업체들이 선점하고 있어 기술적 장애물을 극복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클린디젤자동차는 주요 핵심기술에 대한 국내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근접하고 있어 국내의 기술수준을 고려할 때 그린카 중 가장 투자가치가 높은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주목 받고 있다(2).
3. 그린카 정책동향
그린카에 대한 시장전망을 바탕으로 주요 자동차 선진국들은 전 세계 그린카 시장을 공략하고 자국의 시장을 보호하기 위하여 현재 더욱 강화된 연비규제를 제시하고 있다. 먼저 클린디젤자동차에 대한 핵심기술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유럽연합은 지난 2009년 4월 자동차의 이산화탄소 배출 허용기준을 2012년부터 신규 자동차의 65%에 대해 130g/km 적용하는 연비 규제치를 확정하였다. 이 기준은 2015년까지 신규 자동차의 100%로 확대 적용된 후, 2020년에는 더욱 강화된 평균 95g/km라는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오바마 정부 출범 이후 더욱 강화된 연비 규제를 추진하면서 2016년까지 기업 평균연비(CAFE, Corporate Average Fuel Economy) 15.1km/l(승용차: 16.6 km/l, 경트럭: 12.8km/l)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강력한 연비기준을 발표한 상태이다. 국내에서도 2013년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기업평균 연비를 종전보다 약 37% 강화시킨 2015년 기준 17km/l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미국보다 높은 수준의 연비 규제기준을 마련한 상태이다. 또한 하이브리드자동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일본의 경우에도 우리나라와 유사한 수준인 2015년까지 16.8km/l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연비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며, 중국도 우리나라와 일본과 동등한 수준인 2015년 기준 17.9km/l의 연비기준을 마련한 상태이다. 이러한 연비기준을 분석하면 2020년에는 전 세계의 모든 국가의 연비규제 수준은 무려 20~22km/l로 상향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림 2. 각국의 연비규제 동향
이와 같이 한층 강화된 각국의 연비규제는 향후 10년간 그린카 분야에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예고하고 있으며, 주요 경쟁국들은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관련법규를 강화하고 도로 교통체계를 개선하는 등 그린카 관련기술을 선점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그린카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대응 전략을 내놓고 있다.
유럽연합은 2015년까지 차량평균 CO2 배출량 130g/km을 만족하는 클린디젤자동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한 ‘CARS 21 INITIATIVE’ 프로그램을 2008년부터 진행하고 있으며, 첨단 클린디젤자동차 기술로 미국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경제산업성 주관으로 ‘혁신적 차세대 저공해차 종합기술개발’ 프로그램을 현재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엔진, 연료, 인프라를 3대 혁신분야로,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클린디젤, 바이오연료, 편리한 사회구현을 5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미국 또한 DOE 주관으로 ‘Freedom CAR and Fuel Partnership’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개인운송 목적의 디젤 차량분야에 대한 연비향상 및 배출가스 저감기술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그린카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식경제부 주도하에 2013년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클린디젤자동차 부품산업발전전략 기술사업’ 등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3), 현재 ‘클린디젤 국회포럼’, ‘2010 그린카 전략포럼’ 등 그린카 개발경쟁을 주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부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표 2. 각국의 그린카 개발을 위한 대표 프로그램
국가 | 프로그램 면 | 지원부처 | 지원기간 | 총 사업비 |
유럽 | CARS 21 INITIATIVE | EU | '08~'15 | – |
미국 | Freedom CAR and Fuel Partnership | DOE | '02~'12 | 1,500억원 |
일본 | 혁신적 차세대 저공해차 종합기술개발 | 경제산업성 | '02~'12 | 720억원 |
중국 | 신자동차산업정책 | 중앙정부 | '04~'10 | 2억 4천만불 (민간) |
한국 | 클린디젤자동차부품산업발전전략기술사업 외 | 지식경제부 | '02~'12 | 5,200억원 |
4. 맺음말
전술한 바와 같이 그린카는 2020년 이후에도 전 세계 자동차산업을 주도할 것이다. 이러한 배경하에 주요 선진국들은 그린카 분야에 대한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강력한 연비규제를 제시하고 있으며, 자국의 기술을 더욱 육성하여 미래의 그린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종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조건에서 우리나라가 그린카 분야에 대한 상대적 기술격차를 극복하고 그린카 4대 강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우선 현실형 그린카인 클린디젤자동차와 하이브리드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을 강화하여 양산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미래형 그린카인 전기자동차의 상용화와 연료전지자동차에 대한 기술개발도 지속적으로 수행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교통체계의 개선, 관련 기술의 표준화, 그린카 보급을 위한 관련 제도의 개선 및 법규 정비 등 그린카 개발을 촉진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며, 그린카 분야에 상대적 기술격차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지원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그린카 핵심부품의 개발을 통한 양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업체간의 긴밀한 협조체제의 구축 및 이를 지원하기 위한 대학 및 연구소 중심의 지원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1) Technologies for Sustainable Mobility Racing toward a Green World with Bosch, 2010 Green Car Strategy Forum, 2010.
(2) '클린디젤 글로벌 국회포럼', 2010. 03. 10
(3) 클린디젤자동차 부품산업육성사업 연구기획보고서, 2009, 지식경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