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그 눈부신 기술 진화
지요한 |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파워트레인센터 승용디젤 연구위원
▪ 디젤 엔진 개발의 중요성
최근 온실 가스 배출량의 증가로 인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지구 온난화는 대규모 기상 재난을 유발하고 생물 종의 다양성을 파괴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을 가로막고 인류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유가의 불안정성도 세계 경제의 큰 변수가 되고 있는데, 최근의 국제 유가는 배럴 당 약 75 Dollar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된 동향을 보이고 있으나 경제 위기로 유가가 최저 수준을 보였던 2008년 말에 비해 약 2배 이상 상승하였으며, 투기적인 수요와 주요 산유국의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2008년 7월에는 140.7 Dollar (Basket Price 기준)의 사상 최고치에 달한 바 있고 세계 경제의 회복과 중국, 인도 등 이머징 마켓의 수요 증가를 고려할 때 국제 유가는 중, 장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온실 가스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에서는 난방과 발전 분야가 전체의 44 %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며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16 %로 두 번째로 높다. 또한, 에너지 수요 예측에 따르면 2030년 전 세계 에너지 수요는 원유 환산 기준으로 3.2억 배럴/일에 달하여 현재보다 약 40 %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자동차를 포함하는 수송 기계 분야의 에너지 수요는 타 부분보다 빠르게 증가하여 2030년에는 전체 에너지 수요의 21 %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분야별 온실 가스 배출량 및 에너지 수요 예측 (출처 : Exxo▪ Mobil, 2007)
이러한 환경과 경제 측면의 위험 요인에 대처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감축 효과가 큰 차량 배출 온실 가스와 연비에 대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은 유럽의 경우 2015년까지 서 유럽 지역에 판매되는 전체 차량의 평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30 g/km 이하로 낮추도록 입법화하였고, 2012년부터는 규제치를 초과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대해 1 g 당 최대 95 Euro의 벌금이 부과된다. 미국의 경우도 2016년까지 평균 연비를 현 수준에 비해 약 40 % 향상된 35.5 mpg로 개선하는 것이 입법화되었고 국내도 2015년까지 유럽 수준과 유사한 연비 17.0 km/L 또는 이산화탄소 140 g/km로 연비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림 2. 주요 국가별 연비/온실 가스 규제 강화 동향 (출처 : HKIPC, 2009)
전 세계 자동차 회사의 개발 전략은 이와 같이 강화된 연비와 온실 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고 효율, 저 연비 파워트레인과 차량 개발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하이브리드 차량, 바이오 디젤과 에탄올 등의 대체 연료 엔진, 전기 자동차와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 등 다양한 신기술 및 시스템 개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기술 중 전기와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는 궁극적으로 차량 배출 온실 가스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전기 및 수소 충전 시설 등 인프라의 구축과 소비자들이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어 기존의 디젤과 가솔린 엔진의 효율 개선을 통해 연비와 온실 가스 배출량 규제에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판단되며 특히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비가 약 30 % 우수한 디젤 엔진이 친 환경 차량 개발 전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디젤 엔진 기술 개발
80년대 말 직접 분사 방식의 승용 디젤 엔진이 시장에 소개된 이후 연료 분사와 과급 장치 등의 기술 개발에 힘입어 승용 디젤 엔진은 출력, 연비 및 유해 배출물 측면에서 비약적인 향상을 이루었다. 그림 3에서 보듯이 최근 개발된 승용 디젤 엔진은 80년대 말의 엔진에 비해 출력은 2배 이상, 연비는 약 40 % 개선되었으며 질소산화물과 입자상 물질 등 유해 배출물은 약 1/10 수준으로 감소하였다.
그림 3. 디젤 엔진의 성능 향상
또한, 동급의 가솔린 엔진과 비교하면 디젤 엔진은 연비는 약 30 %, 온실 가스 배출량은 약 20 % 우수하며 자연 흡기 방식의 가솔린 엔진에 비해 토크는 약 2배 높은데,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서 유럽 시장에서 디젤 엔진은 환경 친화적인 프리미엄 엔진으로서 50 %를 상회하는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디젤 차량의 서 유럽 시장 점유율 2008년 53 %, 2009년 1~6월, 52 %) 전기 및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등의 무 공해 차량이 실용화되기 이전의 과도기에 온실 가스 저감과 연비 향상을 구현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파워트레인으로 인식되고 있다.반면, 디젤 엔진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배기 규제에 대응해야 하는 큰 기술적인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그림 4에서 볼 수 있듯이 디젤 엔진의 주요 배출물인 질소산화물과 입자상 물질에 대한 규제는 매 5년마다 약 2배씩 강화되어 왔으며 2014년 9월부터 적용되는 유로 6의 디젤 엔진에 대한 질소 산화물 규제치는 0.08 g/km로 가솔린 엔진의 0.06 g/km와 거의 동등한 수준까지 강화되었다.
그림 4. 디젤 승용차에 대한 유해 배출물 규제 (출처 : HKIPC, 2009)
현재 디젤 엔진의 기술 개발은 2009년 발효된 유로5 대응 기술은 개발이 완료되었고 유럽의 차기 규제인 유로6와 북미의 SULEV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요소 기술에 집중되고 있으며, 디젤 엔진의 강점인 연비 측면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기술에도 개발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그림 5는 디젤 엔진/차량에 대한 강화 배기 규제에 대응하고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한 디젤 엔진의 기술을 간략히 소개한 것이다. 강화 배기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요소 기술은 연소 시스템 개선과 함께 질소산화물 흡장 촉매 (LNT, Lea NOx Trap)와 선택적 환원 촉매 (SCR, 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등의 후 처리 장치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들 기술은 개발이 완료되었고 일부 차종에 적용되어 유로6와 북미 SULEV 배기 규제를 대응하고 있다. 연비 개선 기술로는 마찰 손실 저감을 위한 고전적인 기술 외에도 2단 터보 차져를 적용한 다운사이징, 저압 EGR 시스템, 부분적인 예 혼합 연소를 구현하는 신 연소 기술, 가변 밸브 시스템 등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역시 다수의 기술들이 개발 완료되어 양산을 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그림 5. 강화 배기 규제 대응과 연비 개선을 위한 디젤 엔진의 신 기술
▪ 디젤 엔진의 미래
디젤 엔진은 차량용 파워트레인 중 열 효율이 가장 우수하며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비는 약 30 %, 온실 가스 발생량은 약 20 % 우수한 친 환경 엔진으로 전기와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등 궁극적인 친 환경 차량이 실용화되기 전까지 온실 가스 저감과 연비 규제에 가장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엔진이다.
디젤 엔진은 과거 20년간 성능, 연비 향상과 유해 배출물 저감 측면에서 괄목할 성과를 거두었으나 신 기술 적용을 통해 추가 개선이 가능한 포텐셜을 확인하였다.향후 경쟁력 있는 파워트레인으로써 디젤 엔진의 개발 전략은 각 엔진, 탑재 차량 별로 가장 가격 효용성이 뛰어난 시스템을 정의하고 시스템을 최적화하는데 있다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