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ll We Salsa Dance?
이공주 | S-OIL 인사후생부
스물다섯살 때 남자친구와 이별을 이유로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미쳐버릴 것만 같았던 때가 있었다. 댄스스포츠는 그 탈출구였다. 평소 춤에 관심은 있었지만 그런 이유로 그렇게 시작하게 될 줄은 몰랐었다. 그렇게 시작한 춤으로 여러 대회도 나가게 되었고 시상도 받았고 지도자 자격증까지 따게 되었다.
Salsa를 처음 접한 건 사촌이 운영하는 동호회에 잠깐 구경하러 갔었는데 댄스스포츠를 지도하고 있던 때라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던 어느날 부산에 한 Salsa Bar를 가게 되었고 반짝이는 조명 아래 너무도 즐거워하며 자유롭게 춤을 추는 사람들을 봤었다. 정해진 동작과 규칙이 있는 댄스스포츠와는 달리 너무도 자유스러워 보였다. 마치 무엇인가에서 해방되 자유를 만끽하는 이방인 들이라고나 할까... 쉼없이 움직이는 step, 현란한 손동작… 마치 아프리카 원주민을 연상케 하는 춤사위에 여기가 필시 한국은 아닐거란 착각이 들 정도였다.
플로어에 떨어지는 땀방울과 가쁜 호흡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얼굴에 띈 미소는 분명 그들이 희열을 느끼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래 이거야! 파트너끼리 동작을 외워서 추는 댄스스포츠의 한계를 넘어선 춤. 모르는 사람들끼리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출 수 있는 춤! 그때부터 Salsa를 조금씩 알아가기 시작했다. 물론 내 몸엔 댄스스포츠 자세가 스며 있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춤을 시작하는 사람들보다 Salsa를 이해하기가 훨씬 어려웠었다. 지금도 댄스스포츠 자세가 많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리 신경 쓰이진 않는다. 언젠간 그것들이 도움이 될 것을 알기에.
그때부터 난 매주 토요일마다 부산의 Salsa Bar를 찾아갔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며 2시간 반이 넘게 걸렸지만 가는 내내 두근반 세근반 가슴이 설렜다. Bar가 가까워질수록 Salsa 음악 소리가 선명했고 덩달아 내 심장의 두근거림도 더해져갔다. Salsa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부산에 있는 공연팀에 합류했다.
회사를 마치고 부산까지 운전해 가서 밤새 연습하고 울산으로 돌아오는 길이 반복됐고, 너무 피곤해 고속도로 갓길에서 새우잠 자기도 허다했다. 그렇게 나름 열심히 했었는데도 Salsa 느낌을 제대로 찾질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울산에 최초의 Salsa Bar를 차려 동호회를 만들고 공연단도 만들어 여기 저기 공연을 다녔다. 공연이야 짜고치는 고스톱이라 그리 어려울건 없었다.
그렇게 20대의 열정을 Salsa에 쏟아부었지만 항상 마음 한구석엔 제대로 된 Salsa느낌에 대한 갈망이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3년전 갑작스런 어머니 별세로 Salsa를 접게 되었다. 3년동안 Salsa는 가지 못하는 고향과도 같았다. 늘 그립지만 갈 수 없는 곳...
어느날 TV나 라디오에서 Salsa 음악이 흘러 나오면 난 마치 내 심장에서 뜨거운 피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곤 했다. 그러다 Salsa를 추는 장면이 나오면 내 영혼은 어느덧 Salsa Bar 위에 놓여져 있었으나 영혼을 따라갈 수 없는 육체는 서러움속에서 몸부림을 쳤었다. 최근 정신적/육체적으로 너무 힘든 나머지 Salsa를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다.
울산에서 Salsa 강습을 하는, 전부터 알고 있었던 유능한 언니를 찾아갔고 바로 공연단에 합류했다. 단원들의 따뜻한 환영에 동안의 공백기를 열심히 메워 나가야지 하며 다짐했고 난 지금 열심히 Salsa 느낌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나에게 왜 Salsa를 추냐고 묻는다면…
그건 내 의지가 아니라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다 라고 말하겠다.
Salsa 음악을 들으면 난 Salsa의 노예가 되어 버린다.
그건 내 의지와는 달리 내 몸이 자동적으로 음악에 반응해 버리기 때문이다.
솔직히 난 Salsa를 잘 모른다.
그 뿐 아니라 Salsa를 잘 추지도 못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Salsa를 참 좋아한다는 것이다.
최근 꼬리뼈 통증으로 3일 간격으로 벌침을 맞아가면서까지 연습장으로 향하는 이유는 내 의지가 아니라 내 몸이 '아픔'보다는 Salsa를 더 보고싶어하기 때문이 아닐까
- Salsa가 좋은점.
1.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출 수 있다.
2. Basic이 단순하고 쉬우며 전국적으로 많은 동호회가 결성되어 있어 처음 시작하는 분들도 쉽게 적응할 수 있다.
3. 쉼없이 움직여 땀이 많이 나지만 그리 힘들지가 않기에 체중 감량에 탁월하다.
- Salsa를 처음 접하시는 분들께
처음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스스로가 박자치다. 몸치다. 통나무다. 한번도 춤을 춰본 적이 없다 라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많은 분들이 3개월이 지나면 타 지역으로 원정 Salsa를 추러 다니는 걸 수도 없이 보았다. 그냥 아무 생각없이 Salsa Bar의 문을 두드려 본다면 평생 가져갈 행복을 얻게 될 거란 걸 감히 장담해 봅니다.
- Salsa 하기
우선 daum 카페를 통해 인근에 있는 Salsa동호회에 가입한다. Salsa 동호회는 전국 각지에 거의 다 있을 정도로 활성화 되어 있기에 찾는데 그리 어렵진 않다. 회원가입 후 정규모임이 있는 날 지정된 시간에 찾아간다. 신입이라 얘기하면 초보자 교육 담당자가 친절하게 기초를 알려준다.
모임장소는 대게 Bar에서 하는데 규모는 15평에서 70평까지 다양하며 들어갈 때마다 입장료를 받는데 7천원~15천원 정도로 지역마다 다르다. 이 입장료엔 음료가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있어 맥주나 기타음료를 교환할 수 있다.
모든 취미생활이 접근에서 활동해 나가는 과정이 그러하듯이 처음 편한 운동화로 시작하다가 댄스화를 신은 모습이 키도 커보이게 하고 다리 라인도 예뻐 보이게 해서 댄스화(보통7만원)를 구입하게 된다. 그러다 조금 더 흥미를 느끼면 몸매를 아름다워 보이게 하는 몸에 붙는 댄스복을 사게 되고 초급-중급-고급 강습을 들으면서 각 과정이 마칠 때마다 발표회를 하게 되는데 이 발표회 통해 실력이 많이 upgrade 된다.
Salsa 는 etiquette을 가장 중요시한다. 같이 추는 춤이라 당연히 skin ship 이 생기는데 이에 나쁜 의도로 접근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입소문을 타고 주의할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또한 실력이 있다 하여 상대를 무시하거나 상대를 배려하지 않고 복잡한 동작이나 회전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도 가끔 있는데 이런 사람들도 주의 대상이다.
- Salsa의 기원
Salsa 라는 용어는 스페인어의 소금이라는 sal과 소스를 의미하는 salsa의 합성어로 그 기원은 쿠바, 푸에르토 리코로 알려져 있다. 쿠바는 1492년 콜럼부스가 쿠바해안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스페인과 만났으며, 푸에라토리코는 1493년 콜럼부스의 두번째 항해를 통해 스페인 영토로 편입되었다. 그 다음 세기동안 두 섬의 토착민들은 거의 전멸되었고 스페인 이주민들은 1511년까지 아프리카 노예를 수입했으며 이 노예제는 19세기 중반까지 존속되었다. 확연히 다른 두 섬이지만 노예제 종식투쟁과 스페인으로부터의 독립투쟁 등 몇 가지 공동의 역사를 갖고 있다. 이 점에서 일제치하 시절을 겪었던 한국인으로서 동질감이 느껴진다.
맛깔스런 음식에서는 빠질 수 없는 살사(소스)처럼 살사댄스 역시 격렬하고 화끈하며 율동감이 넘치는 춤으로 오래 전에는 노동의 고달픔을 덜기 위해 일상생활의 양념같은 춤이었으며, 오늘날에도 마을 축제나 파티에서 자유롭게 즐기는 대중적인 춤으로, 기본동작은 남녀가 마주 서서 손을 잡고 밀고 당기는 기본스텝과 손을 엇갈려 잡은 후 복잡한 회전을 섞은 응용동작으로 구성된다.